-
-
불편한 경제학
세일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이다. 그렇다 보니 해외시장, 특히 미국의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2007년 미국의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가 파산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경색을 불러 오고, 2008년에는 미국 내 3-4위의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가 역시 파산되면서,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미국의 경제 문제가 터질 때마다,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거의 패닉에 가까운 현상을 보였었다. 게다가 환율은 단 몇 칠 사이에 급속도로 오르면서, 한국의 원화가치는 땅이 꺼져라 하락했다. 이렇게 국내 경제 상황이 미국의 경제 변화에 따라, 불안정하고 취약한 국면을 보이는데 있어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정부는 널뛰기하는 환율과 끝없이 추락하는 주가를 보고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매일 반복 되는 이야기를 하지만, 적어도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그 말을 100% 믿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 된다.
정부는 97년 외환위기가 도래하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통계지표를 보여주며, 우리나라 경제의 장밋빛 청사진을 이야기 했다. 하지만 그 당시 한보를 비롯한 여러 대기업들이 부도를 맞으면서, 결국 우리는 굴욕적인 자세로 IMF의 긴급 구제 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우리 국민들은 한동안 고통속의 불안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기억하기 싫은 과거의 전례를 가지고 있다. 이미 한차례의 커다란 홍역을 치룬 국민들은, 최근 미국에서 쓰나미가 되어 우리에게 몰려오는 경제 위기와, 더불어 세계 경제의 급속한 위축으로 인해, 오늘날 벌어지는 우리의 경제 현황들에 대해서, 이제 더 이상 정부의 말만 믿고 의지하기에는, 너무 불안하다는 우리의 생각이, 과연 쓸데없는 일이라고 치부해야 것이 정말 옳은 일일까?
나는 한때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가진 무명논객의 글을 한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적이 있다. 단순히 앞으로 일어날 몇 가지의 경제 예측을 그가 예상하고, 그것이 어느 날 정확하게 들어맞았기에 그의 글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 나라에서 시행된, 여러 가지 이해 할 수 없는 경제 정책과, 그에 따른 경제 현상들을 보면서, 그 동안 우리가 경제에 대해, 타성에 젖은 나머지 너무 안일한 생각으로 대처하기엔, 오늘날의 현실이 불안했고 답답했었기에, 이제라도 경제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세계경제 위축에 대하여 정부가 시행 하는 정책들과, 우리 사회에서 기이하게 벌어지는 경제 현황에 대한 사실을 이해하고 판단하기에는, 여러 가지 지식이 너무 부족 했던 터라, 이 책의 내용이 나에겐 너무 절실하게 다가 왔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의 언론보도에도 우리나라의 경제는 큰 문제가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 역시, 한동안 침체 되었던 경제 성장률은 점차 회복되고 있으며, 수출은 매분기마다 흑자를 기록하고, 실업률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중산층과 서민들이 실제 피부에 느끼는 경제는, 정부의 이야기와는 달리 약간의 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나는 이 책을 읽어가며 그 동안 경제에 대해 단편적으로 알아왔던 지식을, 좀 더 깊고 세부적으로 접근해 가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다. 특히 오늘날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의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데 있어, 그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 때문인지, 또한 정부가 이야기 하는 경제관련 이야기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며,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와, 지난 오래 기간에 걸쳐 기록된, 경제의 여러 가지 통계와 수치를 보며, 많은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 하고 예상하는 모든 것이, 실제 이루어지는 경제의 현상과 반드시 일치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어떤 여과장치 없이 무수히 쏟아지는 인터넷의 경제 예측에 관한 이야기와, 정부나 그리고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하는 경제 관련 이야기들을, 어떻게 구별해서 이해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알게 해준,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오늘도 여전히 다음 아고라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경제에 관한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 경제학의 분야는 그 범위가 워낙 방대하고, 시대가 발전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실제 경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경제에 관한 커다란 물줄기의 큰 흐름은 알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우리는 매일 매일 경제생활을 영위 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경제가 불안해지면 우리의 생활도 자연적으로 불안해 질수 밖에 없다. 경제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정부 정책에 따라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거나, 또는 방송이나 언론에 보도되는 경제 기사의 내용만 믿고, 그대로 모두 받아들인다는 건, 요즘 세상엔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특히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우리나라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물론 어떤 내용이든 판단의 몫은 자신이 해야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듯 이왕이면, 미리 경제학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우고 익히는 것이, 오늘날의 경제 현실을 판단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 되며,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경제 행위를 하는데 있어서도, 우리의 우매한 실수가 적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