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의 거울, 영웅전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로마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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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의 일면을 들여다보면 겉으로는 평온해보이지만 그 속으로 한 발자국 정도만 다가가보면 위기에 가까울 만큼의 여러 위험의 요소들이 곳곳에 잔재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개인 간의 빈부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가고 있고 최근 몇 년 간 경제성장의 정체로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으며 심상치 않게 보이는 지속적인 물가상승의 요인은 향후 우리의 삶을 점차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듯해 보인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단점은 결국 극도의 이기주의를 야기하게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공의 이익이나 사회정의라는 말이 우습게 들릴 정도가 되어 버린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경제마저 불안정하게 진행되는 상황을 보이는 가운데 남북 간의 문제는 점차 공존의 방향성을 잃고 평화를 기대할 수 없는 대결의 국면으로 내달리고 있는 형세여서 한 치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어지럽고 불투명한 우리의 현실에서 시급히 필요로 하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작금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점차 고착화 되어가는 사회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그리고 희망찬 미래의 비전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는 지도력을 갖춘 역량 있는 인재가 필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먼저 그런 인물을 찾아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고 여겨진다. 이와 관련하여 이 책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리스와 로마의 과거 영웅들의 지나온 삶을 살펴보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적 능력을 발휘하여 새 시대를 구가했던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삶의 길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한 번 깊이 고민하고 성찰의 기회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 싶고, 이에 더하여 로마 그리스 역사인물들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되새겨보는 의미 있는 계기로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먼저 이전에 출간되었던 같은 제목의 군주의 거울에서는 역사 속 특정인물 중에서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을 선택하여 집중 조명하는 방식으로 자세히 살펴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편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그리스와 로마의 여러 영웅들 중에서 비슷하면서도 보는 관점에 따라 판단을 달리 할 수 있는 두 사람을 선정하여 이들을 서로 객관적이고도 심층적으로 비교하고 있어서 눈길을 이끈다. 저자에 따르면 책 속에 나와 있는 로마의 군주들에 대해서는 플루타르코스가 펴낸 비교 영웅전에 나타난 내용을 기본 골자로 하여 핵심적인 부분만을 떼어내어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그리스의 인물들에 관하여는 비교 영웅전 외에도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비롯하여, 국가, 키루스의 교육 등 여러 책을 함께 참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군주는 모두 25명으로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핵심적인 인물들의 전반적인 것을 상세히 분석하여 다루고 있는데, 이들로만 한정한 것은 대개 군주의 거울로 삼기에 손색없는 교훈을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독자들도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의 내용에서 조금은 특이하고 이채롭게 보이는 것이 하나 있다면, 소개하고 있는 군주들이 누구나 본 받을 만한 정의롭고 인덕을 갖춘 군주들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 외에도 시대를 바꿀 정도로 유능한 능력을 가졌지만 언제나 일인자의 자리에 가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군주도 있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며 사리사욕과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고 나라를 어지럽혔던 암군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깊이 있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독자들은 여러 군주들이 걸어왔던 고단한 삶의 여정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가르침의 조언을 모색해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지난 역사의 과정을 통해, 그 안에서 훌륭한 인간적 가치를 펼쳐내었거나 혹은 인류사에 빛나는 업적을 이룬 영웅들을 향해 자신의 인생에 닮고 싶은 룰모델로 삼기도 하며 때로는 그 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기를 갈망한다. 물론 역사 속 위대한 인물로 존재한다고 하여 그들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짐작해 볼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일생을 살펴보다보면 어떻게 자신의 명성을 세상에 떨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깨달아야 하는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미 여러 유명 사상가들에 의해 인정 받아왔던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의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역사적 업적이 유사한 그리스와 로마의 군주들을 상호 대비시켜 그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했거나 지나쳐왔던 세세한 부분들을 명쾌하고 알기 쉽게 분석해내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래서 다른 어떤 개인의 전기를 다룬 것에 비해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한 인물을 바라보고 그들의 행적을 통해서 나타난 교훈적 가치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 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이 책에 드러나 있는 그리스와 로마의 인물들의 내용을 매개로 하여 그 시대의 역사의 일면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새로이 재조명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 최고 권력의 자리는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어느 나라든지 그 안에 속해 있는 국민이 현명한 사람을 선택한다면 희망찬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지만 만약에 어리석은 사람을 내세운다면 그 국가와 국민의 운명은 바람 앞에 놓인 촛불의 운명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위기의 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이를 원만히 해결해 나갈 덕목을 겸비한 능력 있는 인물을 등장해야 할 때라고 본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영웅다운 영웅을 바로 알아보는 확대된 안목을 길러봄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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