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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수학개념 100
라파엘 로젠 지음, 김성훈 옮김 / 반니 / 2016년 3월
평점 :
교육과 관련하여 최근 발표되고 있는 주요 통계수치에 따르면 수학과목을 포기하는 중 고등학교 학생들의 비율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수포자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수치가 고등학교에서보다 중학교 학생들 사이에 그 변화의 폭이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관계자들은 기존의 문제풀이 방식의 수업진행을 새롭게 바꾸거나 교과과정을 축소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것이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 개인적 경험을 돌이켜 보면 나 자신도 중학교시기에 잠시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시절이 있긴 했지만, 요즘처럼 수학에 대한 관심의 집중도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포기를 해버리는 학생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하니 마음 한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의 원인이 정작 학생만의 문제일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수학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파고들면 들수록 재미가 솟아나는,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는 수많은 수학적 개념이 녹아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실제의 사례를 들어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누구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의 내용을 읽어 본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수학의 오묘하고 신비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수학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어떻게 존재하고 있으며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몇몇의 언론보도의 내용에는 어린아이의 경우에도 숫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면, 수학을 특별히 학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일부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깨우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수학을 단지 연산 훈련을 통해서 숙지하게 만드는 것 보다는 아이들이 친근하게 즐겨하는 놀이를 통해서 수와 관련된 일정한 규칙의 형태를 이해하거나 또한 사물의 다양한 모양들을 도형의 기초적인 개념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환경조성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기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가 수학을 생각할 때, 수학 그 자체의 증명이나 도식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여러 사회적 현상을 토대로 수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배우고 그것이 건네주는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말하기를 수학이란 형태, 패턴, 숫자, 논증의 것을 명시하는 것이지만, 그러한 우리의 통상적인 논리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수학의 원리가 실생활의 내부에 적용되어 편리의 방향으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면 수학의 오묘한 재미를 한층 더 새롭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그동안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수학의 세계가 교과서와 같은 책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독자의 입장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역사, 경제, 문화, 예술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수학의 기초적인 개념이 결합되어 있음을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그 이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너무 짧거나 가볍게 다루고 있어서 단편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원시시대의 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수학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발전과 그 맥을 같이 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수학은 철학과 예술과 같은 학문과 서로 조화를 이루며 그 내용을 풍부하게 꾸준히 확장시켜왔으며 우리 사회 전반을 보다 편리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 그런데 대개 많은 사람들은 수학을 머리에 떠올리게 될 때면 왠지 골치가 아플 것 같아 다가서기가 조금 꺼려지는 일종의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상을 바라보는데 있어 기존의 생각이나 관점을 조금은 달리해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한적이고 고정적이었던 자신의 시각을 한 순간에 갑자기 바꾸어 본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수학에 대한 생각할 때 무심코 우리가 중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학과목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이 책의 내용에 나와 있는 것처럼 ‘맨홀의 뚜껑은 왜 일정한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골프공에 홈이 파여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사물의 형태를 보고 드는 호기심에 중점을 두고 접근해 본다면, 한층 수학이 재미있어지고 흥미롭게 여겨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중국의 성인 공자의 논어 학이 편에 나오는 내용 중에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다는 의미의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우리가 무엇을 알고 깨우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물론 이 한권의 책으로 우리가 수학의 모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수학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딱딱하거나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의외로 재미있고 유쾌하며 특히 수학을 통해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는 동기부여로도 작용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잠시나마 수학의 매력에 한 번 빠져보는 것도 괜찮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