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절대 지식 : Big Ideas - 세상을 바꾼 200가지 위대한 생각
이언 크로프턴 지음, 정지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날 우리는 날이 갈수록 변모해가는 놀라운 정보통신의 기술과 컴퓨터의 처리능력의 향상을 목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언제어디서나 손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새로운 정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개개인은 다른 어느 때보다 지적향상을 위한 더 없이 좋은 환경을 맞이하게 되었고, 각자의 소신에 따라서 관심 있는 분야의 폭넓은 지식확대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 자기계발에 필요한 부분을 무리 없이 채워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정보의 보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어떤 위대한 사상가나 명망 있는 학자들에게서 축적된 경험이나 지식에 관한 매우 기본적인 것을 알고 있는가를 질문한다면 이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듯하다. 한편으로 지금까지 통설로 받아들여졌던 어떤 사상이나 이론에 관한 주제에 대한 개념들이 여러 언론매체들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될 때에, 본래의 의미나 개념과는 다른 내용으로 쓰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기도 한다. 일례로 오래전부터 최근에 이르러 각종 소셜커뮤니티에 등장하는 말 중에 좌파, 우파, 중도 혹은 진보, 보수라는 단어들이 많이 쓰이고 있음을 본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의 경우에는 정작 그 단어가 어디에서 유래했고 어떤 뜻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한 이해는 고사하고라도 오히려 곡해된 채로 받아들이고 있기도 해서 다소 우려스러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현재까지 자주 인용되거나 언급되는 여러 학문 속의 사상이나 주제들의 개념을 간략하고도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교양인으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서라고 여겨진다.


책 속의 내용과 관련하여 이 책을 한 마디로 규정하여 본다면 철학과 과학을 포함한 모두 8개의 학문 분야에 걸쳐 우리가 학교의 교육과정에서 겉으로 한두 번쯤은 눈으로 접해왔던 200여개의 핵심적인 개념들을 선별하여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명료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교양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책의 서술형태로 볼 때,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삽화나 사진이 곁들여져 있기도 해서 일종의 마치 축소된 백과사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우리는 가끔 어디선가 보아왔던 주제였거나 익히 들어왔던 단어임에도 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애매모호함을 느낄 때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이 책은 바로 그 해결의 열쇠를 독자들에게 제공해 주는데 충실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학문분야별로 책의 각 장마다 소개되는 상당한 카테고리의 주제에 대해서 알기 쉽게 개요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아울러 그 범주에 속하는 핵심적인 단어들에 관해서는 그 말이 담고 있는 의미와 뜻을 가급적 정확하게 규정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이전에 단지 피상적으로만 알아왔던 다양한 지식들이 객관화되어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깊이 있는 독서나 토론을 마주하게 될 때에도 이해의 폭을 확대하거나 적절한 용어를 구사함에 있어 적잖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여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분야 이외에도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거나 혹은 접근이 쉽지 않았던 여타 학문의 전반적인 부분까지를 개괄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어볼만한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높은 지능과 이성을 지닌 존재이다. 한편으로 이를 바탕삼아 지적탐구에 대한 무한한 열망과 도전의식을 잠재하고 있기도 하다. 인간에게 이러한 특별한 부분이 없었다면 아마도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혜택이나 합리적인 사회구조를 형성하기까지의 여러 복잡한 과정들은 무척이나 더디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최근 인터넷 발달에 의해 우리는 세계적 위인들이 남겨놓은 가치 있는 사상이나 학문적으로 의미 있는 업적을 이루어 놓은 석학들의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의 결집된 사상이나 방대한 내용을 담은 학문 앞에 마주선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스스로에게 내면화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방법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한 시각에서 이 책은 우리가 목적을 가지고 지향하고자 하는 학문적 기치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을듯하다. 설사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개인적 가치관의 확립이나 혹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교양서로서의 역할로도 충분하다 하겠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인생이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며, 그 배움에서의 깨달음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욕구나 의지가 충만하지 못할 때에 보다 어른스럽고 성숙한 삶의 완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요즘도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말하는 일방적인 자기계발에 관한 도서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음을 본다. 물론 이러한 종류의 책이 우리에게 따끔한 충고와 교훈의 도구로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그보다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충분하리만큼의 교양적 지식을 쌓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이 책과 함께 많은 독자들이 자신만의 지적성장을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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