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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 IS(이슬람국가)에 대해 당신이 아직 모르는 것들
이케우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최근 언론의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슬람 수니파의 무장단체로 구성된 일명 이슬람국가(IS)가 또다시 시아파 무슬림 남자 8명을 인질로 붙잡아 오렌지색을 옷을 입혀 참수형에 처했다고 한다. 많은 독자들도 이미 해외뉴스 영상을 통해 보아왔듯이 이들의 극악무도한 행위는 불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은 작년 여름 납치된 것으로 파악됐던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국적에 상관없이 그들이 주장하는 사상과 이념에 반대하며 군사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던 나라들의 국민들을 인질로 삼아 수차례 공개처형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그들의 비인도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가 현재 국제사회에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슬람국가는 1999년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에 의해 결성된 소수의 수니파 극단주의 집단에서 출발하여, 결성초기만 해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지역 무장단체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2003년 이라크 전쟁을 기점으로 미국과의 게릴라 방식의 전투를 취하면서 그들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내부결속과 대외선전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어 세력의 확대를 꾀하다가, 작년 6월경에는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모술을 포함해 북부의 주요도시와 시리아 국경지대의 도시까지 점령함으로써, 이제는 전 세계 이슬람교도의 정치적 지도자임을 자처하며 중동지역에서의 새로운 체제개편을 요구하는 등의 무시하지 못할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요즘 중동지역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슬람국가(IS)의 실체와 지금까지의 행동과정의 변화, 그리고 향후 중동 질서의 행방을 모색하여 그 실질적인 내용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먼저 2011년 초부터 시작된 아랍의 봄을 계기로 직접적으로 연관된 각국의 통치체제가 흔들리면서 그 재건이 주요 과제로 대두되었던 중동정치가, 갑작스런 이슬람국가의 등장으로, 그들과 이웃한 중동국가는 물론이고 서방세계가 그들의 이념과 사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하는 문제의 해결책이, 결국 중동지역의 평화를 위한 최우선의 과제가 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요즘 이슬람국가가 중동지역에서 주요 이슈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종파주의와 극단주의에 기인한 무자비한 폭력적 행동이 크게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보다는 현재 이들 세력의 실질적인 지도자로 알려져 있는 알바그다디가 이슬람교도의 정치적 지도자임을 칼리프를 자칭하며 제국주의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서 중동지역의 정치 지형에 또 다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부분에 더 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이슬람국가 세력이 현재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며 내세우고 있는 점은, 과거 그들이 서구문화를 밀어내고 이루어 냈던 이슬람세계가 근대로 넘어오면서 피지배의 형태로 변모하여 마침내 지금의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간주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격적인 투쟁을 통해 서구의 간섭을 배제하고 이슬람원리에 의한 통치로 오래전 영화로운 시대를 누려왔던 칼리프시대를 되찾고자 하는데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까지 그들의 해왔던 행태들을 분석해보면, 칼리프가 전 세계의 이슬람교도들을 지도한다는 그들의 주장은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이미 현실성을 잃었으며, 그럼에도 이들이 결코 굽히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세력을 모으고 강화시키기 위한 선전효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이슬람 국가를 자처하며 광기어린 시선으로 공포정치를 일삼고 있는 그들은 2004년 우리나라의 선교사 김선일을 살해하여 당시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트렸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올해 2월에는 일본인을 참수함으로써 그들의 비열한 테러행위에 대항하자는 일본 내의 여론을 한동안 들끓게 만들기도 했다. 2014년 9월 미국 CIA가 공개한 이슬람국가의 군사력을 살펴보면 이들의 규모는 3만여 명 내외의 병력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은 막대한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을 비롯한 여타의 국가들이 왜 그들을 쉽게 소탕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이점에 대해서 저자는 이들의 세력에 동조하는 지하드 전사들이 네트워크 형태로 세계의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더불어 지금 이 시간에도 직간접적으로 전투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단기간 내에 무력으로 진압을 시도하게 된다면, 자칫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무고한 시민에게 테러를 가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조심스러워 하고 있음을 언급한다. 검은 두건을 둘러쓰고 반대세력에 대해 무차별적인 공개처형을 시도하며 지역 확장에 혈안이 되고 있는 이들을 국제사회는 주요쟁점으로 다루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는 극히 미미해 보인다. 또한 언제나 큰 사건의 뒤에는 언제나 음모론이 등장하듯이 이들의 배후를 은밀하게 조종하는 또 다른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다양한 시각들도 있는듯하다. 그러한 이유에서 이 책은 그들이 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지금의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으며 그리고 오사마 빈 라덴이 창시한 알카에다와 궁극적으로 어떤 노선의 차이가 있는지, 또한 한편으로 이를 주시하고 있는 세계는 이슬람국가에 대해 어떤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다각적인 관점에서 독자들의 궁금해 하는 모든 사안들을 충분히 해소시켜주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이슬람국가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