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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해부 - 위대한 석학 22인이 말하는 심리, 의사결정, 문제해결, 예측의 신과학 ㅣ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3
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강주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부분이 새로운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그에 따라 모든 것이 다원화되고 세분화 되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지난 시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지 물질이 주는 경제적 혜택에 의한 풍요로움을 통해서 자신의 행복과 만족감을 추구하는데 그쳤다고 한다면, 이제는 그러한 외양적인 면에서 눈을 돌려 내적으로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할 것인지 하는 인간 본연의 문제와 연관하여, 자신의 삶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 가려는 움직임들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는듯하다.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의 기술은, 우리들로 하여금 그러한 질적인 삶을 위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의 유용한 정보와 지식의 습득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세계적인 인문학자이면서 심리학의 권위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존 브록만 교수는 이러한 지적욕구를 꾀하려는 우리의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 기존의 전통적인 인문학 분야는 다소 소모적이고 편협한 해석학을 지속하면서 문화적 비관론에 빠진 채, 세계적인 사건들에 대한 우울한 전망에만 매달려 있다고 비판하면서,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과학과 인문학의 거리를 좁히고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사고의 몰입에 힘써야 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의 역자이기도 한 그는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최고의 석학들이 자신의 학문적 견해와 그동안 연구해온 성과를 토론하기 위해 모임을 갖는 엣지재단의 회장이면서 웹사이트 포럼 엣지와 리얼리티 클럽의 설립자로 일하면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석학들과 교류하며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한 시각에서 이 책은 지금까지 엣지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석학들의 지적성과의 결과물들을 담아 독자들로 하여금 인문학과 과학의 단절을 극복하고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어 사고를 통합하는 그 단초를 제공하는 있어 주목을 이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사회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인관관계를 맺고 경제적인 활동을 하면서 겪게 되는 직관적인 사고나 판단과 관련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점에 관하여 학계에서 오랫동안 심층적으로 연구와 논의가 되고 있는 획기적이며 이슈가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 속에는 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생각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그동안 자신들이 연구하며 진행해왔던 결과물과 이와 관련한 학계에서의 논의가 되고 있는 부분을 심층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독자의 입장에서 뇌과학, 철학, 심리학, 의학에 이르기까지 지적탐구를 위한 광범위한 학문의 세계를 두루 살펴보고 음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책의 일부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가 경제적 행위를 함에 있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정서 예측의 오류관한 것을 시작으로 불확실성 시대에 심리학을 이용하여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적 기술과 또한 자아감과 자기정체성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그들의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융합한 새로운 방식의 연구부분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며,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던 나심 탈레브 교수는 통계와 응용확률의 한계성을 지적하면서 엉터리 수학의 위험성을 논증하는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후반부를 보면 오늘날 국가적 위기와 범세계적 위기가 도덕적 실패와 도덕적 갈등으로 빚어지거나 악화되는 도덕심리학에 대한 학술대회의 발표내용이 나와 있는데, 이는 오늘은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번쯤은 깊이 탐독해봐야 할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세상을 움직이는 석학들의 지적탐구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는 엣지에서 정수만을 뽑아낸 이 시대 최고의 지식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파생될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고민한 노력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다른 무엇보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연구 성과를 통해 우리 사회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아울러 질적인 인간의 삶을 위해 무엇을 인식하고 제고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파악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듯하다. 물론 책 속 일부 연구의 결과는 아직까지 논란이 여지가 있기도 하고 다각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책은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관점에서 대중들에게 과학적 이해를 돕고 생각의 전환을 일깨우는 유의미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여겨진다. 현대사회가 정보의 범람현상으로 인해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지식과 정보들이 넘쳐나면서, 상대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우리의 지적욕구를 만족스럽게 하기보다는 어떤 면에서 보면 오히려 방해하는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우리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통찰할 것인가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러한 이유에서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이 중요하게 다루고 관심을 가져야 할 인문학적 요소에 중점을 둔 실용적인 지식을 총체적으로 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지적즐거움을 누리는 유익하고 알찬 시간을 만들어봤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