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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최신 인지심리학이 밝혀낸 성공적인 학습의 과학
헨리 뢰디거 외 지음, 김아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12월
평점 :
학창시절에 누구라도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적인 문제를 두고 깊은 고민을 해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주변 친구의 학습방법을 모방해보기도 하고, 혹은 공부와 관련한 자기계발과서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나름대로의 효율적인 수단을 강구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만약에 공부의 왕도라는 것이 있다면 굳이 이런 저런 학습방법을 찾으려는 수고스러움이 없을 것이지만, 개인마다 학습능력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공부에 대한 관심의 정도나 생활습관과 같은 부분들이 제각기 다르기에 마땅히 거쳐야 하는 어떤 특정한 과정이 딱히 있을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이 사람들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주로 이용해왔던 것은 스스로 노력하여 지속적인 반복학습을 통하거나,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학습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방향의 틀은 변하지 않고 마치 불문율처럼 여전히 유효하게 인식되고 있는듯하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잠재된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보이지 않는 그러한 가치의 능력을 어떻게 이끌어 내어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 그동안 학습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있어왔고, 인간의 뇌와 관련한 기억, 지각, 사고를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지식을 어떤 방식을 통해 얻게 되는지, 그리고 그렇게 얻은 지식을 어떻게 구조화하여 축적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혀내는데 주력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논리적인 과학적 근거로 성공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학습에 몰입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릇된 공부방식의 습관으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고 역설하면서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얼마든지 학습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는 학습이란 후천적으로 얻게 되는 기술이며 가장 효율적인 학습전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일 때가 많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공부를 하게 될 때, 대개 교재를 반복해서 읽거나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기와 같은 공부방식을 택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생산성이 떨어지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수없이 반복하거나 혹은 한꺼번에 몰아서 연습하는 방식의 경우는 얼핏 생각하면 실력이 늘었다는 느낌을 주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장되지 않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리는 불완전한 학습이 되어, 결과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러한 학습방식보다는 보다 나은 몇 가지의 학습전략을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데, 어떤 학습이든 공부를 하게 될 때 사실이나 개념, 사건을 떠올리려는 인출 연습과 같은 방식을 취하면 향상된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복습을 할 때에라도 시간 간격을 두거나 두 가지 이상의 주제를 번갈아 배운다면 우리의 기억에 오래남고, 나중에 적절한 상황에서 그 지식을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는 편하게 배우는 것이 학습에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하지만, 오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것이 잠깐 동안의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비효율적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학습의 시간을 보내왔고, 앞으로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습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기존의 일방적이고 추상적인 느낌을 주는 자기계발서와 달리 인지과학에 근거한 여러 실제의 사례들과 오랜 연구 끝에 검증된 사실을 토대로 새로운 학습의 전략을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그동안 누군가의 개인적 경험에 의한 잘못된 학습의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학습법을 공유하고자 했다. 이 책의 집필 과정은 다양한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에 의해 장장 3년여에 걸친 대규모의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어떤 학습공부법을 소개한 책들의 내용에 비해,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학습 모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어떤 부분에서 우리의 학습방법과 그 인식이 잘못되어 있는지를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살펴볼 수 있으며, 생산적인 학습향상을 위해서 무엇이 먼저 선행되고 개선되어야 할지를 폭넓게 인지할 수 있는 유익한 도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많은 학습 대상자들이 밑줄 긋기, 반복학습, 집중 연습과 같은 공부의 형식을 선택해왔지만, 이는 공부한 내용을 알고 있다는 착각만 불러일으킬 뿐, 오랜 남는 지식의 습득 방법이 아님을 이 책은 밝히고 있다. 더불어 성공적인 학습자가 되기 위한 핵심적인 규칙과, 특히 학습향상을 위해 근거로 제시한 이 책의 내용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져 유용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학습에 대하여 남모를 고민이나 문제점을 안고 있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학습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학업을 성취하는데 한번 쯤 참고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