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 1~3 세트 - 전3권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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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원작을 토대로 하여 영화나 소설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게 마련이다. 웬만한 사람들이면 익히 알고 있는 배트맨이나 슈퍼맨은 원래 만화의 캐릭터였지만 미국 허리우드에서 각색을 거쳐 악을 제거하고 정의를 수호한다는 스크린의 예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끌어가는 일본 역시도 한때 호러의 내용을 담아 인기를 끌었던 토미에, 그리고 데스 노트 같은 상상력을 초월하는 만화들이 대중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으면서 영상으로 만들어져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든가 최근 허영만의 식객과 타짜를 포함해, 비록 원작은 다른 나라의 것이지만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영상으로 만들어지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관객들에게까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면서 원작에 대한 관심이 높기도 했다. 그러한 시각에서 쓸개라는 이 작품은 탄탄하고 매력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포털사이트 다음의 웹툰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관심과 주목을 받으면서 소설화 되어 눈길을 이끌었고, 급기야는 영화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한다. 막대한 양의 황금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게 되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낸 이 웹툰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탐욕의 일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어서 스토리 흐름에 따른 재미와 더불어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지 않나 싶다.



작품 속 주인공은 표지의 제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쓸개라는 뜻을 가진 딴낭이라는 조금은 독특한 이름의 소유자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환경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외부와 단절된 채로 20여년을 넘게 살아온 그는, 세상물정을 모르는 순박하고 어눌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어느 날 문득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의붓아버지로부터 자신의 태생과 관련한 비밀스런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는데, 그 내용 가운데에는 아버지의 모진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한편으로 엄청난 양의 금괴를 숨겨두고 가출해버린 오래전 엄마가 처했던 불행한 사실을 알기에 이른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일가친척 없이 홀로 외롭게 지내면서 은연 중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궁금함을 가지고 있었던 딴낭은, 한편으로 자신에게 남겨진 금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의붓동생과 함께 시내의 금도매상에 들르게 된다. 하지만 금에 포장되어 있던 보자기의 겉 부분에 세실리아 흥업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는데, 묘하게도 그곳 점포의 상호이름과 동일한 것을 보고 의아한 생각과 함께 매장의 상인들로부터도 심상치 않은 눈초리를 의식하게 되면서 서둘러 빠져나온다. 이후 그는 조선족이었던 엄마로부터 금괴가 자신에게 넘겨지기 전까지 그 과정에서 배후에 가려진 어떤 깊은 사유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되고, 지금까지 자신이 모르고 있었던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 둘씩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 결과 딴낭은 자신의 태생과 관련하여 가슴 아픈 사연의 연유가 되었던 충격적인 실체를 새로이 인식하게 되면서 작품 속 이야기는 쉽게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간다.

 


포탈사이트를 기반으로 하여 근래 들어 인터넷 웹툰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음을 본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웹툰을 즐겨보는 편에 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들여다보게 될 때 일부 작품의 경우에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심금을 울리거나, 부조리한 오늘 우리의 사회상을 비판적으로 꼬집는 등의 내용면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흡족한 것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놀라곤 한다. 그래서 이 작품도 내게 있어서 몇 안 되는 흥미롭고 기억할만한 웹툰이 아닐까 싶다. 400Kg이라는 어마어마한 황금을 차지하기 위해 인간의 이기주의적이고 과도한 욕망의 세계를 스릴 있게 펼쳐낸 이 작품은, 돈을 향해서라면 그 어떠한 행위를 저질러도 상관없다는 금전만능주의 세태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단지 작품이 주는 흥미를 넘어 우리의 윤리적 도의에 대한 자각을 다시금 직시해볼 수 있도록 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사실성을 더하기 위해 다른 어떤 작품보다 상당한 공들 들이며, 기나긴 장고 끝에 만들어진 것임을 연재 후에 밝힌 바 있다. 작품의 내용에 대해 접하는 사람들마다 세부적인 평가의 부분은 각기 다르겠지만, 인터넷상에서 많은 독자들이 공감과 호응이 적지 않았던 것을 보면, 이 작품의 이면에 내포되어 있는 주제의 의미와 아울러 짜임새 있고 스릴 넘치는 전개의 흐름에서 오는 인상적인 장르의 요소는, 아마도 기대 이상의 재미를 제공해 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요즘 들어 우리들이 한번 쯤 생각해 볼만한 유의미한 내용을 다룬 여러 웹툰들이 제법 소개되고 있는 듯해 보인다. 이는 그만큼 작가의 부단한 노력에 의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웹툰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높이가 한층 높아졌다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인기리에 연재되었고 이제 곧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인 이 작품을 아직 접하지 않은 독자들이 있다면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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