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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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과 관련하여 이름이 꽤나 알려진 외국의 여러 유명작가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국내 독자들에게 여전히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들 중 한 명을 꼽는다면 프랑스의 대표작가로 알려진 기욤뮈소도 포함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는 자신의 작품으로 이미 자국 내에서 무려 200주가 넘는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며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40여개의 나라에 판권이 팔릴 만큼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아울러 우리나라에도 그의 작가적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주목할 만한 다수의 작품들이 여러 차례 소개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적잖은 호응을 얻은바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 할 때, 그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문학을 선호하는 대중들에게 그 나름대로의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마도 작품 줄거리를 통해 긴장감이 넘치는 스릴의 요소에 애틋하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로맨스를 조합시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물론 그의 작품을 접해본 일부 독자들에게 있어서는 눈에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감성에만 호소하려는 반복적인 패턴에 식상함을 느껴 다소 비판적인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개인주의가 점점 팽배해지면서 건조하고 메말라가는 우리의 냉담한 사회현실을 감안해본다면, 그의 작품으로 인해 잃어버린 감성을 조금이나마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작품은 그러한 시각에서 사랑과 감동의 여운이 가미된 매혹적인 스릴러가 전개되어 있어서 독자들에게 기대 이상의 흥미로운 감상의 시간을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인다.


작품 속 사건의 발단은 프랑스 파리의 경찰청 강력계 팀장으로 자신이 맡은 사건에 열정을 가지고 책임감을 다하는 열혈 여형사인 알리스가, 이른 새벽 뉴욕 센트럴 파크공원의 숲속 벤치에서 난생 처음 보는 낮선 남자와 함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잠깐의 비몽사몽간의 정신을 가다듬고 지금쯤 파리경찰청에 있어야할 자신이 어떻게 현재와 같은 어이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의아심을 가지고 지난밤의 기억을 곰곰이 더듬어 보게 된다. 그런데 그녀의 기억으로는 지난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바에서 술을 마시고 취한상태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하던 것까지만 생각이 날뿐, 그 이후의 일은 도무지 떠올릴 수가 없다는 사실에 체념하며 망연자실한다. 이윽고 알리스는 여전히 자신의 옆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모른 채 잠들어 있는 남자를 서둘러 깨운 뒤, 조각난 기억을 되살리려 노력하지만 그 남자 역시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그러한 고민도 잠시 알리스는 자신의 옷에 누군가의 혈흔이 묻어있고 또한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처럼 생각되는 번호가 팔뚝에 적혀져 있으며, 한편으로 소지하고 있는 권총이 자신이 것이 아닌 것을 문득 깨닫게 되면서, 지금의 상황이 파리근교에서 발생한 독신여성의 연쇄살인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는 즉시 파리경찰청의 동료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고, 가브리엘이라는 생면부지의 남자와 어떻게 해서든 이 난관을 벗어나기 위한 나름대로의 계획에 착수하게 되면서 작품 속 이야기는 본격적인 국면으로 접어든다.


작품의 내용면에서 본다면 시작부터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연상케 하는 이 소설은, 주인공 알리스가 혼자 사는 여성을 상대로 한 연쇄살인이라는 스릴을 배경으로 급박한 전개가 이루어지지만, 중반 이후부터 사건과 관련한 수수께끼와 같은 의문점들이 하나둘 씩 베일을 벗으면서 독자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놀라운 반전이 펼쳐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더구나 작품을 이면에는 한 여성이 고통스럽게 겪어야 했던 안타까운 과거의 사실이 애틋하면서도 의미심장하게 그려져 있으면서도, 결말부분으로 갈수록 작품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휴머니스트적인 감동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기욤뮈소라는 작가가 왜 유명세를 타고 있는지를 이 소설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만하지 않나 싶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은 독자로서 약간의 부분을 지적해 본다면 사건과 관련하여 중간 중간 과거의 사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흡입력 있는 스토리 흐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소시키는 딱딱한 내레이션 형태의 서술방식과, 사건의 모티브 설정에서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고 있는 점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조금은 방해요소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스러움이 있다. 하지만 매력적이고 탄탄한 스토리의 진행과 섬세하고 치밀한 구성, 그리고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을 통해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주제의식을 간접적으로나마 일깨워주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많은 독자들이 한번 쯤 읽어볼만한 괜찮은 작품으로 생각된다. 기욤뮈소의 작품은 읽어보면 언제나 독자들에게 실망스러움을 안겨주지 않는듯하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그의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들이 있다면, 이 작품을 통해서 즐거운 감상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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