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 이펙트 - 세계사를 바꾼 결정적 범죄들
이창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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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큰 줄기의 흐름은 사건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고, 모든 역사의 기록은 승자에 의해 만들어진다고들 말한다. 그렇다 보니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의 내용 속에는 실제의 사실적인 부분 외에도, 일부의 내용이 다소 부풀려지거나 미화되고 왜곡되어 후대로 전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게 마련이다. 역사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단순한 하나의 사건에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오늘의 시각에서 과거 역사의 사건을 들여다 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많은 역사의 내용 중에는 우리가 잘못이해하고 있었거나 본래 역사의 사실과는 사뭇 다르게 인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류 역사의 변곡점이 되는 기간에는 언제나 중요한 사건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인간성 해방을 위한 문화혁신을 일으켰던 르네상스의 도래가 그렇고, 제한적인 역사의 무대를 지구 전체로 확대시켰던 신대륙의 발견이나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은 우리의 전반적인 사회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많은 역사의 사건들 가운데에는 그와 같이 인류를 한걸음 진보하게 만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도 있지만, 역사의 발전은 고사하고 오히려 퇴보하는 측면이 더 가까운 일종의 범죄나 다를 바 없는 부정적인 내용도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표지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세계사의 주요 전환점 되는 시기에 항상 범죄가 존재했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 인류사를 변화시킨 내용이 무엇인지를 집중조명 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역사의 사실을 다시금 관찰해보고자 했다.


먼저 이 책의 저자는 인류의 역사는 곧 범죄의 역사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는 말한다. 얼핏 들으면 독자의 입장에서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역사의 많은 굴곡의 지점에 범죄가 빠지지 않았음을 살펴볼 수 있는데, 그러한 사실이 결국 인류 문명의 변화에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볼 때, 독자들은 그러한 저자의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할 것으로 생각된다.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은, 고대사에서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수 없이 많은 역사적 사건 가운데에서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16가지의 핵심적이고 이슈가 될 만한 역사의 사실들을 흥미진진하면서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그 전모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어 주목을 이끈다. 1부의 내용에는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예수와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아간 고대시대에 진행되었던 재판의 과정을 엿볼 수 있으며, 중세 몰락의 과정에 횡행했던 마녀사냥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 2부에서는 맹목적인 종교적 신념과 탐욕으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희생된 십자군 전쟁의 내막과, 명분 없는 추악한 전쟁으로 변모한 영국과 중국 간에 아편 전쟁, 그리고 미국의 금주법 시행의 결과로 나타난 당시 조직범죄의 실상을 담았다. 3부와 4부의 내용에는 미란다 원칙이 만들어지게 된 그 배경과 이제는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9.11테러와 같은 극단주의의 실상을 담았고, 최근 언론에까지 문제시 되고 있는 명예살인의 내용과 사이버 테러와 같은 문명의 이기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범죄 양상을 상세하게 분석하여 소개하고 있다.


사소한 개인의 감정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든 전쟁과 같은 국가적 이기주의에 의한 것이든 역사상의 큰 변화 뒤에는 범죄가 존재했음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인류의 역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많은 역사서들이 있었지만, 이 책과 같이 여러 형태의 범죄로 인해 역사의 흐름이 뒤바뀌었음을 지적하고 언급한 경우는 없었다.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지나온 인류 역사에 크고 작은 범죄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을 당해야 했던 역사적 과오들이 상당 부분 정의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미화되어 포장되어 왔음을 우리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범죄를 억제하고 뿌리 뽑는 것이 정의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오히려 정의라는 미명하에 범죄의 행태 자체가 합리화 되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함을 은연 중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오늘날 글로벌 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형성으로 세계평화와 지구를 위협하는 문제에 적극대처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다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진 것만은 분명하지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사건들이 언제 어디서 터지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책을 통해 범죄에 대한 냉정한 비판의식은 물론이고, 우리의 올바른 역사관의 정립과 정의에 대한 본질을 다시금 재인식해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범죄라는 관점에서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살펴봄과 동시에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런 이유로 많은 독자들이 인류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역사적 사건의 전반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관의 폭을 한층 더 확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한번 일독해 보기를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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