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
슈테판 폰 캠피스 지음, 전진만 옮김 / 더난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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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새로이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1세가 오는 8월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종교계는 물론 일반시민들까지 감사와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교황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요즘 이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듯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자신사퇴로 교황청은 추기경단 회의를 소집해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 콘클라베에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를(프란치스코) 가톨릭교회의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했다. 프란치스코 1세는 교회 역사상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이면서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이라는 것 외에 크게 알려진 것이 없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전임 배네딕토 교황과 새롭게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나온 삶의 행적을 사진집의 형태로 그 전반적인 것을 상세하게 담아냈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동안 언론이나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교황을 포함해 교황청의 내부의 실로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교황청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에 방한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출은 원래 예정에 없었던 일이었다. 교황청은 1년 전 이제는 전임교황이 된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의 문제로 더 이상 교황직의 임무를 계속해서 수행할 수 없을 거라면서 교황의 퇴임을 공식발표했었다. 하지만 교황 재위 역사상 딱 한번 밖에 없었던 과거 전례에 비추어 보면, 교황 스스로가 자진사퇴하는 이러한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간주되었다. 왜냐하면 통상적으로 추기경단 투표에 의해 누군가가 교황 자리에 오르고 나면 선종할 때까지 그 직위에 머무는 것이 그동안 가톨릭의 전통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급작스런 베네틱토 전임 교황의 사임은 뜻밖의 일이었고 한편으로는 교황청 내부 세력 간의 알력다툼이 표출된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가에 대한 소문들이 무성했다. 그러나 교황청 내부의 모든 일은 비밀을 유지해야하는 규칙에 따라, 그 정확한 내용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런 배경의 흐름을 간접으로나마 읽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과 비교해 부각되는 몇 가지의 사실들이 있다.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으로는 공식석상이나 개인적인 생활에서 검소함과 겸손함이 두드러진다는 점인데, 일례로 전임자들이 사도 궁전에 거주했던 데 반해 프란치스코는 성녀 마르타 호텔을 자신의 거주지로 삼은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이나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은 소수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물론, 사상이나 신념 혹은 타종교에 대한 신앙을 가진 사람에게까지도 먼저 가까이 다가가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폭을 넓혀가고 있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조국 아르헨티나가 독재정치라는 암울한 정치상황에 신음할 때, 비판적인 시선을 보여 왔으며 자신을 인신공격하던 사람들까지도 포용하려는 가톨릭 신앙의 기본정신인 사랑을 실천해가고 있다. 교황 즉위식이 있던 날, 로마 유대 공동체의 수장과 콘스탄티노플 동방정교회의 총대주교가 참석했는데, 이것은 1054년 교회대분열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교황과 이들의 만남을 두고 교회일치라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심의 촉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의 내용을 보면 그가 교황으로 선출되었을 때, 자신을 선택한 추기경들을 향해 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비록 죄인이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교회의 사명은 조직과 힘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명을 신뢰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전임교황들처럼 교황이 되기까지의 화려한 경력도 없으며, 신부가 되기 전 여자 친구를 사귀었으며 취미로 탱고를 즐겼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교황이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교황으로서 그가 처음부터 관심을 가졌던 주제는 자비라고 한다. 그는 교구를 이끌 때, 누구나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는 것, 약하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해왔었다. 그래서 많은 신자들과 비신자들은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그리스도 정신을 전파하려는 그의 행보를 두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교황의 재임 시절에는 몇 가지의 불미스러운 일로 따가운 비판의 시선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에 대한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모든 가톨릭교회가 그리스도의 정신에 입각해 정도를 걸을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향후 그의 과업이 인류의 평화를 향한 하나의 크나큰 축복으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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