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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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종종 도덕적 판단이 요구되는 어떤 사안에 대해, 무엇이 옳고 그름인 것인지를 놓고 저마다 의견을 개진하고는 한다. 물론 이러한 토론의 자세는 우리의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각 개인에게는 미처 인식하지 못한 점을 일깨워 준다는 시각에서 권장해야 될 일이고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그런데 그러한 과정에서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해 보이는 일방적인 상황에서 그렇지는 않겠지만, 특정한 피해자가 없는 경우에 그 내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과는 반대되는 다른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될 때, 서로가 자기 자신 혹은 자기편만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추론을 펼쳐가면서, 급기야는 다툼과 갈등의 상황을 만들게 된다는 점이다. 이성은 다른 동물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간만이 지니는 고유의 특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미 오래전부터 이성과 연관한 도덕에 대한 많은 연구와 논의가 있어왔고, 우리는 학습을 통해 정의가 무엇이며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워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불의가 끊이지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하나의 국가와 사회 안에서도 정치나 종교를 두고 서로가 편을 갈라 서로를 비방하며 헐뜯는 일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협력하고 화합하는 것이 독단적이고 분열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임을 알고, 또한 양심에 따른 도덕적인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길 바라면서도 우리는 왜 그와 같은 어리석은 일들을 벌이게 되는 것일까.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 이면에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지를 찾아보고, 아울러서 만약 그것이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겪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설사 이념과 사상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서로가 공존을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깊이 모색해 보고자 했다.


저자는 우리의 도덕적 행위와 관련하여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모두 3개의 원칙으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먼저 첫 번째 원칙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도덕성은 도덕적 추론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선천성과 사회적 학습이 조합을 이룸으로서 나타난다고 말한다. 그래서 직관이 먼저이고 그에 따른 추론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도덕적 추론은 때로 자신의 사회적 의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합리화의 수단으로 작용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의 마음은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모습은 마치 기수(통제된 인지과정)가 코끼리(자동적 인지과정)의 등에 올라타고 있음을 비유하여 설명한다. 두 번째 원칙의 내용은 첫 번째 원칙에서 언급한, 도덕심리학에서 일어나는 행위가 대체적으로 직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한다면, 그런 직관들은 도대체 어떤 것이며, 또한 그런 직관들이 어디에서 생겨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도덕성은 단순히 피해와 공평성 차원에서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우리의 도덕성은 마치 여섯 가지의 미각 수용체를 지닌 혀와 같아서, 지금처럼 공평성과 불의의 가치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자유, 충성, 권위, 고귀함 등의 가치를 함께 고려할 수 있어야함을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내세운 원칙을 보면, 도덕은 사람들을 뭉치게 만들지만 반면에 눈을 멀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다윈이 주장했던 집단 선택사상을 토대로, 우리 인간은 타인과의 경쟁을 통해 때로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존재인 것은 분명 하지만, 항상 그렇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특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보다는 집단의 목표에 더 집중하게 마련이어서, 이를 근거로 지극히 이타적인 존재가 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공통된 도덕을 가진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음을 역설한다.


이 책은 도덕심리학을 오랜 시간동안 연구해온 학자의 입장에서, 왜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할까 하는 문제에 그 초점을 맞춰, 그동안 다방면에 걸쳐 진행해왔던 여러 실제사례와, 한편으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수없이 논의 되어왔던 도덕적 관점을 분석하여, 보다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법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서 눈길을 이끈다. 특이 책의 내용에는 도덕이라는 관념을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를 점차 확대시켜 개인과 집단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거기서 축적된 집단적 경험을 통해 결론적으로는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인류애차원에서의 공동체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지 않나 싶다. 인간의 도덕적인 행위와 관련한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인간이란 본래 이기주의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때로 양심을 거스르는 비도덕적인 행동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더구나 자신의 이익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거나 자신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이것이 더욱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누군가가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을 자신의 목전에 두지 않는 한 거의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를 취하거나, 또한 단순히 정치적인 사상이나 종교 때문에 편을 갈라놓고 서로가 서로를 멸시하고 비판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 점에 있어 우리가 인지해야할 것은, 대부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눈을 먼저 돌리게 되는 것은 맞지만, 한편으로 개인적인 이득을 감수하고, 대신에 집단의 일원이 되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삶의 진정한 보람을 느끼게 된다는 점을 우리는 의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도덕적 행위를 그저 자신의 개인적인 것으로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조금은 광의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향후 우리의 사회는 아마도 지금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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