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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서 좋아 - 도시 속 둥지, 셰어하우스
아베 다마에 & 모하라 나오미 지음, 김윤수 옮김 / 이지북 / 2014년 6월
평점 :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그에 따라 우리의 생활방식도 달라진 사회문화에 맞춰 그 모습을 달리하게 마련이다. 불과 30년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3세대에 걸쳐 가족을 이루고 사는 대가족의 문화가 일반적이었다면, 이후 도시의 발달과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핵가족의 형태로 변모했고, 출산율의 경우도 과거와 달리 현저한 감소율을 보이며, 지금은 오히려 심각한 인구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러한 우리의 라이프 트렌드가 바뀌어 가는 것은,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 여겨지지만, 그 중심에 다원화 경향에 따른 사람들 개개인의 가치관의 변화가 주된 요인일 것이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달라지면서 가장 먼저 다른 형태를 보이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의식주와 관련한 우리의 생활양식이다. 이중에서도 주거방식의 내용은 그 변화의 과정이 가장 더디고 까다롭게 진행되지만, 반면에 그만큼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져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는 많은데다가 좁은 면적을 가진 국토 때문에,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차원에서 생활 주거 공간의 편리성에 맞춘 아파트 문화가 일찍이 형성되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문제점의 대두로 원룸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주거형태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이는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것과 동시에 독신자의 증가라는 시대적 현상과 맞물리면서 급속히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주거문화 방식에서 한층 더 나아간 셰어하우스라는 또 다른 형태의 주거문화에 관심의 눈길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듯하다. 이 책은 셰어하우스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셰어하우스에 대해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해 주는 유익한 책이 될듯하다.
통상 집이라는 개념을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이라고 한다면, 셰어하우스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하나의 집을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며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주거방식은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어왔고, 일본에서도 한때 마치 유행처럼 번지다가 잠시 감소하기는 했으나 다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에는 셰어하우스만을 따로 관리하는 전문적인 회사가 등장하고 있고, 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에 때맞춰 국내에도 이와 같은 주거 형식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여 이제는 젊은 세대들에게 각광받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 책에 따르면 셰어하우스의 구조는 대개 거주공간과 생활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집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부동산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차원에서의 이익을 얻고, 상대적으로 거주자에게는 기존 원룸에서의 집세부담을 덜고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통해, 사회생활에 전초기지로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내용을 통해 실제 셰어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조금은 생소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독자들을 위해 그 실질적인 부분을 비교적 객관적이면서도 면밀하게 소개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남녀를 구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될 때,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이나, 반면에 입주자들이 셰어하우스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알려주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우려되는 단점은 의외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셰어하우스는 공통적인 취미나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가구를 구성한다거나, 또는 이것을 조금 더 확대하여 가족 대 가족으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면에서, 향후 우리의 주거문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타인과 지낸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방식에서 조금은 획기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개 집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거주한다는 의미에서의 개념보다는 소유라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과, 또한 시대가 달라졌다고는 해도 서구와 달리 혈연에 얽매인 다소 폐쇄적인 우리에 인식의 문제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비추어 볼 때, 그동안 우리는 이웃과 담을 쌓고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삭막하고 건조한 도시생활을 해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보여주는 것은, 셰어하우스가 단순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주거문화라고 생각해야할 것이 아니라, 이웃 간에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자신과 타인, 혹은 공동체 간에 단절을 회복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서, 이해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셰어하우스를 통해 생활하는 과정이 항상 좋은 점만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낮선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한다는 것이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만은 않아서, 더러 생길지도 모르는 사생활 침해라든지 어떤 사안을 두고 이해관계에 따른 불협화음의 문제로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가 자칫 무너질 수도 있기에 그렇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셰어하우스의 입주자들의 경험담을 근거로 부정적인 측면 보다는 긍정적인 것이 더 많았음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하듯이, 우리는 누군가와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만 한다. 셰어하우스는 이미 선진국에서 실시되어 하나의 주거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일본 역시도 이제는 널리 확산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는 공동체 복원에 중점을 두고 본격적인 사회복지차원에서 셰어하우스와 유사한 형태인 두레사업이 실시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셰어하우스의 기본적인 내용에서부터 실질적인 것까지를 모두 다루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셰어하우스에 대해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세부적인 것을 알아보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