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사회학 - 당신은 대한민국 몇 %입니까?
정태석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아마도 행복한 삶을 얼마나 오래도록 유지할 것인가에 있을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행복한 삶의 내용을 대체적으로 충분한 경제적인 여유를 가지고 안락한 삶을 펼쳐가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오늘 하루도 연명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그러한 행복은 고사하고 그저 헐벗지 않고 당장 굶주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여긴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행복에 대한 개념적인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인데도, 행복한 삶에 대한 실질적 내용이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말하기를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두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나 의지가 분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삶을 구가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그 책임은 당사자보다는 정부에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이를 방치한 우리 자신 모두의 몫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의 행복한 삶과 관련하여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부익부 빈익빈에 따른 소득의 불평등이 갈수록 확대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돈이 사람의 행복을 규정짓는 절대적인 척도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하여 살아가는 사회구조 속에서, 경제적 능력을 잃어버려 기초적인 삶을 유지할 만큼의 소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시급한 사회의 문제로 받아들여져야 함이 마땅하다. 결국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노력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이상으로 필요한 것은 헌법에도 나와 있는바와 같이, 누구에게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환경의 조성이 마련되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지난 시간동안 우리가 이룩해왔던 놀라운 경제 성장에 따른, 생활의 풍요로움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기는커녕, 오히려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는 오늘의 불편한 진실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깊이 살펴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보고자 했다. 저자는 우선 책 속에서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현실이 누구나 수긍할만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여러 실제의 사례를 들어 그 내용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비판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시급한 대책과 그릇되고 편협한 우리의 인식이 하루빨리 달라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어 독자의 관심을 이끈다. 저자는 결코 안녕하지 못한 우리 사회 문제의 원인을, 먼저 그동안 잘못된 정부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으로 경이적인 성과를 이루어 냈고,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탈바꿈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했던 그 바탕에는 우리 국민 개개인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성과의 결과가 보편적 복지와 같은 방법으로 이행되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재벌이나 기득권층에 의해 독식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했는데, 이를 바로잡지 못한 정부의 안일한 대책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저자의 주장은 깊이 되새겨 볼만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펼치는 논지 가운데 독자의 입장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좌우 이데올로기의 극심한 대립이 극복되지 못하면서, 이제는 지역 간의 분열로 확산되어 통합과 소통을 불가하게 만들었던, 우리의 혼란스러운 정치사와 이를 바라보는 편협하고 그릇된 우리의 인식과 가치관의 문제 역시, 쉽게 넘길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늘 우리의 사회를 돌아보면, 경제적 부는 일부에 지나치게 편중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과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더불어 살아가려는 공동체 의식은 점차 희박해지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들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이런 사회가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그 사회의 미래는 결코 희망적일 수 없다. 이 책 속에도 자세히 나와 있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OECD에 가입되어 있는 34개의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수치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노동시간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조사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국민을 위한 복지보다는 성장만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원만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적으로 더욱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것은, 많은 국민들 스스로가 결코 행복하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적절한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정부를 향해 같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자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하여 선행되어야 할 것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 스스로가 능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 저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정부는 이제라도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단지 부지런하지 못하고 노력하지 않은 각자 개인의 문제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지, 그 원인을 찾아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데 이 책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시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그 역할이 무엇인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위한 우리 스스로의 자세와 인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풀어내어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볼만한 유익한 책이어서 한번쯤 읽어보기를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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