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 미국이 쓴 착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벗기다
노엄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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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현대의 시대를 맞이하기까지 그 오랜 과정에는 폭력과 억압, 경제대공황, 이데올로기의 대결에 의한 냉전과 같은 수 없이 많은 격변의 현상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두발로 딛고 있는 이 세상이 아직 살만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고난의 환경에도, 그때마다 불의에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목숨의 위협에도 결코 주저하지 않았던 많은 이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고 외치는 굳은 한마디의 말과, 정의를 바로세우고자 하는 거룩하고 숭고한 행위들을 통해, 우리는 또 하나의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세상에 대한 절망보다는 희망에 대한 긍정적인 힘을 얻기도 한다. 그러한 시각에 비추어 볼 때, 이 시대의 지성인으로 불리는 노암 촘스키를 그런 인물에 가까울 것이라는 의견에 부정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학자이자 세계적인 석학이며 지성인으로서, 그 실천적 사명과 모범을 보여 온 그의 최신 칼럼들을 담아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는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고 또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여러 불편한 사실들에 대해 비판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세계 평화와 인류번영을 위해 각국 모두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힘쓸 것을 촉구한다. 그는 이 시간에도 때로 학자로서 일개의 시민으로, 강단과 언론매체를 통해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본다면 이 책은 아마도 독자들에게 있어, 세계 변화의 흐름에 따른 올바른 세계관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고,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상적 견해와 철학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속에는 급변하고 있는 세계정세에 대한 노암 촘스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을 엿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이 하나 같이 우리의 현실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어서 독자의 관심과 주목을 이끈다. 이 책에는 세계적으로 군사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의 중동정책과 연관하여 그들의 비양심적, 비인도적인 행태들과, 금융위기를 불러온 미국 내의 금융, 정치 권력세력의 문제점, 그리고 미국의 패권에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는 중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이 직면한 여러 현안들이 세밀하게 다루어져 있다. 우선 촘스키는 책 속 칼럼을 통해 미국이 그동안 줄곧 펼쳐왔던 중동의 외교정책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미국은 자신들의 중동외교정책에 대해 테러에 대비한 자국의 안보와 중동전역에 평화를 정착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여러 자료의 분석에 근거한 촘스키의 말에 따르면, 이는 미국이 자국의 언론을 이용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려왔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중동정책의 중심에는, 그들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스라엘과 협력하여 석유자원의 안정적 지배와, 자국의 석유 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벌어다주는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이러한 후안무치적인 외교정책의 기조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현재 그 해결의 끝이 보이지 않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골치 아픈 영토분쟁에 대해서도 수차례 반복하여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양국이 서로 적대적인 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 문제에 관하여, 평화로운 공존을 유지하기 위해 UN을 통한 국제기구는 이에 충분한 논의를 거쳤고, 무려 140개국이 넘는 나라의 찬성을 얻어내면서 새로운 양상을 보이는듯했다. 그러나 결국 이 문제가 여전히 원만히 해결되지 못한 것을 두고, 그 원인의 중심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으며, 애초 약속과 달리 이를 이행치 않는 그들의 비신사적이고 비합법적인 행위에 날선 비판의 시선으로 질타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의 입장에서 특히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북한의 핵보유에 관한 문제였다. 다자회담을 통해 북한은 핵무기와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포기를 수용했지만, 이후 부시 행정부가 외교적 해결보다는 대결적인 국면을 선택함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었었다. 그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미국이 과연 대화와 타협을 우선으로 삼는 진정한 민주주의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되묻고 있다. 최근 고도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새롭게 떠오른 중국의 힘이 예전에 비해 달라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국제정세의 대부분은 미국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을 통해 그러한 미국에 대하여 이들이 취해왔던 그동안의 여러 정책들에 속내를 살펴볼 수 있으며, 그 와중에 제국주의의 구태적인 행태를 버리지 못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한층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와 달리 오늘 우리가 맞닥트린 현실의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다원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에 우리가 이미 겪었던 고통스럽고 힘든 일들이 결코 적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일들은 과거보다 점점 더 심각한 양상으로 변하고 있기도 하고, 또한 어떤 부분은 언제 터질지 모를 위기에 봉착되어 있기도 해서, 향후 움직임을 쉽게 예측하기 힘든 면이 있다. 세계 패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겨진 이후, 국제 정세의 대부분은 미국을 중심으로 몇몇 국가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UN이라는 국제기구가 있어 각국이 서로 상충되는 부분들이 있거나, 혹은 어느 특정국에 의한 전쟁과 같은 위기상황이 있을 때 그 해결책을 도모하고는 있지만, 이 부분 역시 강대국들의 힘에 의한 논리로 흘러가기는 마찬가지다. 지금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수시로 이합집산하며, 새로운 방향으로의 방법적 모색에 골몰하고 있는듯하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상의 어느 한쪽에서는 자본주의 발달에 따른 생활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반면에 또 다른 곳에서는 내전으로 목숨을 위협받는 불안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고, 먹을 것이 없어 기아의 상태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 우리는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를 깊이 생각하고 판단해보는 일이다. 하지만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아쉽게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지구상의 많은 일들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사실인지를 가늠하기가 힘들며, 더구나 그 속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노암 촘스키의 칼럼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속 그의 글을 통해, 세상을 향한 우리의 눈을 조금 더 확대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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