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이야기 - 세계 거물들은 올해도 그곳을 찾는다
문정인.이재영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포럼은 일종에 토론형태의 또 다른 하나의 방식이지만, 공공의 장소에서 공공의 문제를 논의하되, 참여자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특징을 갖는다. 그래서 토론자들은 물론이고 청중을 포함한 참여자들 모두가 서로 활발한 의견의 개진을 하고 최종적으로 합의를 이루어내게 된다. 독자들 중에 국내외 시사내용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도 경제포럼이니 미래포럼이니 하는 말들을 간혹 봐오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이런 포럼문화가 오늘날처럼 대중들의 시각에 일반화되기까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지만,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여 진다. 왜냐하면 우리의 사회가 점차 다원화 되는 경향을 나타내면서 이러한 소통방식을 통해, 각 분야에서 실질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사회 문제점에 대한 보다 나은 해결책을 효과적으로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포럼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면서 주목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과 공신력을 지닌 다보스포럼을 들 수 있겠다. 요즘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국가들의 언론이나 방송매체들이 보도하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보스포럼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데, 이 점은 현재 다보스포럼의 지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포럼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규모의 크기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물론이고 다국적 기업의 CEO, 노벨수상자와 같은 각 분야에서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명망 있는 인사들이 다수 참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 위상과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UN산하의 다른 어떤 국제기구나 협의체보다 실질적인 면에서 강력한 파워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다보스포럼의 그 주된 목적과 진행과정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그 실체를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이 언론을 통해서만 보아왔던 다보스포럼이 지니는 그 힘의 원천과 세부적인 부분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이 포럼의 진행요원으로서, 그리고 또 한분은 교수요원으로 초빙되어 지난 6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다보스포럼이 지금까지 어떻게 형성되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언급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다보스포럼은 스위스의 작은 마을 다보스라는 곳에서 개최되며, 매년 1월에 개최 측으로부터 초빙을 받은 일부 사람들에 한해서만 진행된다고 한다. 그런데 독자들이 눈여겨 볼 것은 극히 일부인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수 자비를 들여서 참석한다는 것이고, 특히 이곳에서 발제되는 여러 내용들이 기존 UN의 기구에서 보는 것처럼,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에서 발의가 된 여러 내용들이 향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겠다.


최근 중국과 인도가 놀라운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이전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다보스포럼을 이용한 효과에 의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또한 상대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아랍의 일부 국가들이나 몇몇 아프리카의 나라들의 경우, 그들의 겪고 있는 내부문제를 이 포럼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표출함으로서, 새로운 모색의 길을 찾아가려는 움직임에도 우리는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늘날의 국제사회는 과거에서처럼 어느 일부 강대국의 일방적인 힘으로 이끌어가는 수동적인 모습을 벗어나, 세계화 추세에 따른 새로운 형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한 국가의 실질적인 힘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을 앞세운 하드파워가 아니라 다원적인 공공외교를 통한 국가이미지의 제고가 중요시 될 것으로 보았던, 하버드대학 석좌교수이자 미국외교 정책의 핵심적 인물이 되는 “조지프 나이”의 의견에서처럼, 우리도 이제는 다보스포럼을 매개체로 한 공공외교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힘을 모아야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올해도 각계의 세계 거물들은 스위스의 다보스를 찾아 지구촌의 가장 뜨거운 이슈들을 논의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독자들이 그동안 표피적으로만 보아왔던 다보스포럼의 실체를 들여다보게 만들어 줌으로서, 바쁘게 움직이는 세계를 바라보는 자신에 가치관의 안목을 확대시키는데 좋은 계기가 될듯하다. 또한 이 포럼에 참석하는 명망 있는 인사들의 행보들을 통해서 정치, 경제, 안보, 환경 등 다양한 문제들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예측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이 포럼의 효용성과 관련하여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여러 대내외적인 문제들, 이를테면 아직까지도 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북한의 핵문제와 함께 남북평화 공존의 문제라든지, 과거 일제치하에서 행해졌던 위안부와 같은 갈등의 소지가 있는 여러 사안들을 이슈화시킴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우리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데, 하나의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스스로가 이 포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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