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 우리가 알고 있던 만들어진 아프리카를 넘어서
윤상욱 지음 / 시공사 / 2012년 3월
평점 :
아프리카 대륙을 두고 일부 사람들은 빈곤에 따른 기아와 질병 그리고 종족 간에 벌어지는 내전으로 말미암아 미래가 암울한 어둠의 땅이라고 말하지만, 한편에서는 자원의 천국이자 낙후된 시설로 인해 개발의 여지가 많은 그래서 앞으로 발전의 가능성이 기대되는 기회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같은 아프리카 대륙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이런 상반된 시각이 등장하게 된 것인지 그 상세한 내용을 명확하게 아는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몇 년 전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선진국들은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아프리카대륙에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고자 다양한 투자를 통해 관계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는듯하다. 이처럼 현재 세계적인 이목이 아프리카를 주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독자들은 현재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여러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피상적인 부분만을 알고 있을 뿐, 아프리카의 실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이는 드물다. 다시 말해 유엔을 통한 엄청난 자금과 식량원조와 더불어 석유와 같은 여러 광물 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왜 가난과 기아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들은 어떤 이유로 인해 수년간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끔찍한 내전의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는지와 같은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에 관해, 그것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고 그 해결책을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지, 또한 지금의 그러한 악조건 하에서도 과연 아프리카에 희망적인 미래가 있을 것인지를 말이다. 그동안 우리는 방송과 언론을 통해 아프리카의 극히 일부분적인 면만을 보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아프리카의 내부적인 문제를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부분은 다소 왜곡되어 그릇된 지식으로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저자가 외교관으로 아프리카 현지에 주재하면서, 그동안 보고 듣고 실제 경험한 다양한 사실과, 아프리카와 관련한 여러 학문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오늘의 아프리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그들의 과거와 오늘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리고 이를 토대로 우리들이 간과했거나 잘못 인식하고 있던 부분을 바로잡고,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더불어 현재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측면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모순점을 찾아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들은 지금까지 아프리카에 대해 알고 있던 단편적인 내용을 넘어 그들이 처해있는 현실적인 고통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물론이고, 그들이 겪어왔던 쓰라린 과거 역사의 과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새로운 시장으로 희망적인 미래가 점쳐지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아프리카의 또 다른 면을 새롭게 알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재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주요 현안 문제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는데, 우선 아프리카대륙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오늘날 해외원조 없이는 단 며칠도 버티기 힘든 가난과 질병 그리고 내전이 끊이지 않게 된 그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로, 그들을 과거 식민지로 삼았던 서구 유럽 열강들과 그들을 노예로 전락시키는데 크게 한 몫을 했던 주변 아랍국들에게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부분은 아직도 일부 진행 중에 있으며 거대한 자본의 힘과 무력을 이용해 그동안 아프리카의 다양한 자원과 노동력 착취를 일삼아 왔음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종족간의 내전의 이유도 따지고 보면 서구 열강들이 그들을 식민지화 하면서 인위적으로 그어 놓은 국경선과 무관하지 않음을 독자들에게 말해주고 있다.
또 하나 저자가 이 책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은,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들의 보호와 관심 속에서도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아프리카 집권자들의 독재 권력욕과 함께 국민과 공공복리를 위한 정치가 아닌 대통령 개인을 위한 부정축재의 문제를 들고 있다. 그래서 국가의 모든 주요한 사업과 요직은 대통령의 친인척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마치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데다가,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많은 원조 자금과 물품들이 단지 자신의 정권 유지와 사적인 용도로 이용되고 있어 국민의 복지 향상과 국가의 발전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현재 자주 발생하는 내전의 일부는 바로 정치권력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의해 주로 비롯된 것이며, 그에 따라 아무런 힘이 없는 국민들은 정부나 반군의 강압에 의해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불행한 현실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을 두고 서구의 여러 나라들의 아프리카에 건전한 정치 구조를 위한 민주주의 정착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그들의 내전을 이용하여 무기를 팔아 자원을 얻으려는 일부 국가들의 탐욕과, 아프리카의 본래의 전통적인 사회문화를 바탕으로 한 정치개혁, 그리고 행복한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는 국민의식구조의 변혁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여전이 미약하다는 점에 저자는 아쉬움을 표한다. 이 책은 이외에도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우리의 잘못된 여러 편견들과 왜곡된 사실에 중점을 두고, 그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고통과 모순된 내용들을 지적하여 독자들에게 이를 올바르게 알리고 그 해결책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전반적으로 함께 고민해보고자 했다.
우리는 그동안 다분히 단편적이고 경제학적인 시각에서만 아프리카를 보아왔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직면해 있는 현실적인 아픔에 대해, 일시적이고 추상적인 감정에 머물렀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듯이 풍부한 자원과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아프리카대륙이 오늘날 빈곤과 무지, 그리고 내전이 빈번하게 초래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내부적인 문제보다 외부적인 영향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는 재스민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일어났지만, 주변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는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던듯해 보인다. 이는 여전히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의 철권통치가 굳건하다는 증거이며, 더불어 당장 입에 풀칠하기 바쁜 국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이 하루아침에 바꾸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그들에게도 언젠가 민주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생각된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에는 비록 미약하지만 내외부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지금의 아프리카대륙은 그동안의 정체성을 벗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국제사회는 아프리카의 빈곤과 폭력을 퇴치하고 안정된 민주주의를 정착화 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그러한 외부의 노력 못지않게 우리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아프리카에 대한 그동안의 그릇되고 왜곡된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이 어떻게 해서 힘들고 고통스런 현실에 이르렀는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따라서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을 알아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싶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