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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식탁 -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건조하고 따분한 일상생활의 즐거움을 위해 혹은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방법으로 여가시간을 쪼개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미 하나쯤은 갖게 마련이다. 저마다 선호도가 각각 다르고 관심의 분야도 달라서 취미도 다양할 것이지만, 그중에 빼놓을 수 없는 취미 중 하나는 아마도 독서가 아닐까 싶다. 예전의 어느 설문 조사 연구기관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인 남녀의 연간 독서량이 불과 도서 몇 권 밖에 안 될 정도로 극히 적다고는 해도, 세계 여러 다른 나라에 비해 독서 인구가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해에 국내에서 출간되고 유통되고 있는 도서의 양만 보아도 충분히 이를 증명해준다 할 것이다. 그러나 독서를 취미로 삼고 있는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도서 선택을 함에 있어 주로 자신의 관심 분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시대가 변해 이미 다양성이 일반화 되어 있는 지금의 시기에, 어느 한 분야에만 치우친다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 자신의 인생이 어떤 경로로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양한 분야로의 독서는 한번 쯤 깊이 고려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저자 스스로가 책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최근 통섭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등장시켜 특정분야의 편협적인 독서를 하기보다는, 학문의 어떤 경계 없이 폭넓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번 주목해 볼 만하다.
저자는 이 책을 일명 통섭의 식탁이라고 명명하여, 독자들에게 풍성한 지식의 만찬을 즐길 수 있도록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도서들을 준비해 놓았는데, 식탁에 올라온 책들이 하나 같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읽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목록으로 꾸며져 있어서 이채롭다. 우선 저자가 준비해놓은 메인 메뉴에는 동물의 행동과 사회구조에 관한 책들이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소개해놓은 책들은, 이전에 관심이 없기도 했지만 사실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힘들어 손이 잘 가지 않았던 것이 많았는데,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세심하고도 핵심적인 부분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독자들이 나름대로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특히 메인 메뉴에 올라온 책들은 저자가 오랜 시간동안 공부하고 연구해왔던 전공분야와 관련이 있는 만큼,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영양가 있고 알찬 독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디저트로 올라온 도서들은 대부분 과학자들의 특별한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래서 그들의 풍부하고 전문적인 과학지식은 물론이고, 그들의 생애에 관한 특징적이고도 독특한 삶의 이야기를 음미할 수 있도록 해놓아서 저자의 알뜰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끝으로 저자가 차려놓은 것은 퓨전요리라고 이름붙인 책들이다. 앞부분이 과학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다고 보면, 여기서는 자연과학과 연계한 인문사회 분야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역사와 과학을 비롯하여 여러 인문학 도서들이 독자들에게 있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지만, 그만큼 깊이 있는 내용을 통해 독자들의 지적 갈망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독자들이 취미로 독서하는 것을 두고, 그것이 단순이 머리를 식히는 의미에서 혹은 잠깐 동안의 독서를 통해 자신의 삶의 어떤 발전을 바라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처럼 여기고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조금식이나마 지적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자신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시간들이 행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 역시도 이 책에서 밝힌 것처럼 통섭의 식탁을 독자들에게 마련하기 전까지, 관심이 없었던 생소한 분야의 책을 대하는 것이 생각만큼 그리 쉽지만은 않았음을 회고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저자가 그렇게 어렵게 조금씩 한걸음 내딛으면서 독서를 통한 진정한 기쁨을 얻었던 것과 같이, 독자들도 이제부터라도 자신과는 별 상관이 없는 분야라고 여겨졌던 도서들을 선택해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더불어 독자들이 어느 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의 영역을 확장하고 키워가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저자의 말대로 여러 학문분야의 내용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더욱 유용한 것이 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싶다. 이 책은 자연과학을 중심으로 인문 사회 분야의 책들을 독자들이 두루 요긴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책이 될듯하다. 또한 통섭이라는 화두를 통해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독서가 되길 바라는 저자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이 되어, 때로 이 책이 독서를 취미로 삼는 그 누군가에게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