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희균 옮김 / 검은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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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독특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를 중심인물로 등장시켜 수수께끼 같은 미스터리 사건을 풀어가는 일종의 탐정이라는 이름을 내걸은 많은 추리소설 가운데, 일반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으로는, 영국의 소설가 코난 도일에 의해 발표된 셜록 홈스가 있을 것이고, 일본의 경우를 본다면 대표적으로 긴다이치 고스케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지만, 아마도 추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재미있는 많은 추리단편들 외에도 X, Y, Z의 비극시리즈부터 라이츠 빌 시리즈나 국명 시리즈 이르기까지 여러 추리명작들을 만들어 낸 엘러리 퀸을 결코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그의 시리즈 작품들 중에서 라이츠 빌 시리즈를 보면,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이는 트릭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인간의 심리적인 다양한 부분들을 섬세하게 담아내어, 독자들로 하여금 범죄를 통해 일종의 성찰적인 측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국명 시리즈는 각 나라의 특정한 물건들을 연관 지어서,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전개와 다양한 트릭을 포함해 논리적으로 문제해결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독자들마다 추리소설이 가지는 요소의 특성에 따라 각자 선호하는 부분이 다를 수 있을 것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적어도 자신을 추리마니아라고 여긴다면, 한 번쯤은 엘러리 퀸의 시리즈를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것은 그의 작품과 관련하여 우선하여 이미 많은 독자들로부터 뛰어난 완성도를 보인다는 객관적인 평가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현재 그의 작품과 비견할만한 작품들이 의외로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불어 그의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새롭게 인식되면서 이후 추리문학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상당한 발전을 가져왔다는 점에서도,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듯하다.

 

이 작품 속에서 전개되는 사건은, 어느 부유한 미술품거래상이자 수집가였던 한 남자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그의 개인 변호사가 유산상속의 문제로 비밀리에 보관되어있던 유언장이 어느새 사라졌음을 알고, 이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이후 경찰의 조사 결과 이 유언장은, 최근 미술품 거래상이 죽기 전에 그가 자신의 갤러리에 대한 상속인을 바꾼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문제는 과연 누가 유언장을 훔쳤는지 당시 주변 인물들의 알리바이 조사 과정으로는 명확하게 밝혀낼 수 없다는 점이다. 한편 아버지와 함께 이 사건을 맡게 된 엘러리 퀸은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주변 인물들의 여러 증언과 정황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이 사건에 대한 해결책으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을 제시하게 되는데, 결국 그의 논리에 따라 경찰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감추어진 사건의 실마리 푸는데 적잖은 역할을 하게 되지만, 결과적으로 사건이 생각보다 더욱더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고, 범인을 잡는데 의외로 상당히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암운이 드리워진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의 과정에 엘러리의 엉뚱한 추리력도 결국 크게 한 몫을 하게 되었으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엘러리 퀸은 한동안 심한 우울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그는 남들에게서 받는 따가운 눈총을 안중에 두기보다는, 자신의 논리가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세밀하게 점검하면서, 사건의 이면에 감추어진 범죄자의 교묘한 트릭을 간파하면서, 사건 해결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서게 되는 획기적인 방안을 세우는데 골몰하게 된다.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 작품 중에서 최근 출간된 <그리스 관 미스터리>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작품은, 미국 내 독자들과 평단으로부터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가받을 만큼, 사건 해결의 추리과정을 논리적이면서도 치밀하게 풀어가고 있어,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이 작품을 통해 본격추리소설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국명시리즈에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엘러리 퀸 탐정은, 처음부터 누구도 감히 쉽게 풀어내지 못하는 복잡하게 얽힌 사건을 정확하게 꿰뚫어 내면서, 그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숙하고 명민한 탐정이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그가 훗날 다양한 사건을 통해 경험을 쌓고 중후한 모습의 멋진 탐정으로 거듭나기 이전의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엘러리 퀸이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아버지 밑에서 사건해결의 일익을 담당하는, 한편으로 어설프지만 핵심을 제대로 찌르는 초보탐정 시절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때로 좌충우돌하면서도 그의 집요하고 빈틈없는 성격이 바탕이 되어, 탐정으로서 날카롭고 논리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런 이유로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사건 해결에 있어 그가 보여주는 여러 활약상은 물론이고, 간혹 그의 엉뚱한 추리로 인해 수사의 혼선을 가져옴에 따라 주위로부터 듣게 되는 비웃음에 더러 우울해 하거나 냉소적으로 변하는 그의 모습과,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탁월한 추리력으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고 최종적으로는 범인을 검거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는 그의 상반된 두 모습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엘러리 퀸이 중심이 되어 사건을 풀어가는 국명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탄탄한 논리를 바탕으로 사건의 내부에 치밀하게 장치된 갖가지 트릭이나 함정을 찾아내어, 본격추리의 매력을 제공해 준다는데 그 묘미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추리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엘러리 퀸의 국명시리즈를 주의 깊게 살펴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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