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의 자유 - 그리고 정부의 한계 ㅣ 우리 시대의 이슈 총서 4
찰스 프리드 지음, 이나경 옮김 / 바이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시대가 변하고 그에 따른 인간의 다양한 욕구들이 표출되기 시작하면서, 과연 이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 것 인가에 대한 문제들을 두고 아직까지도 여러 이견들이 있는 듯하다. 그동안 인간이 누리고 싶어 하는 자유에 관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 정의를 설명하고는 있지만, 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없어 보인다. 사전적 의미로서 자유라는 것은,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뜻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라는 것이 그렇게 말로서 쉽게 규정할 수는 있는지는 몰라도, 실질적인 면에서 일괄적으로 이를 단정하기에는 애매모호한 구석이 너무 많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자유는 인간이 갖는 가장 기본적이고 고유 권한이어서,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는 개인의 그러한 자유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연적으로 타인과의 교류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래서 자유는 때와 상황에 따라 그 성격을 얼마든지 달리할 수 있는 것이고, 자유에 버금가는 그 외의 다른 가치와도 상충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한다. 그런 연유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대부분들의 국가들은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기본적 이념에 맞춰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 하되, 그것으로 인해 타인이 침해를 받거나 혹은 공공적인 가치를 현저하게 무너트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때로 이를 제도나 법으로 조정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소홀히 하고 은연중 임의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만약 그 중의 일부라도 침해했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이며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이 책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자유라는 개념에 대하여, 이것이 국가나 종교, 타인이 추구하려는 어떤 목적과 불가피하게 충돌하게 될 때, 서로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는 관계의 정립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고자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인의 자유가 어떤 지배자에게도 종속되지 않고, 자기 땅을 경작하고 추수하는 권리를 의미했다면, 현대인에게서 자유는 개인을 지배하려는 독재주의의 권위와 소수를 굴복시키려는 대중의 힘에 저항해 쟁취한 독립과 승리를 의미한다는 현대 자유의 주창자였던 프랑스의 뱅자맹 콩스탕의 주장을 들어, 국민이 아닌 개인의 자유와 현대의 자유를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유의 평가와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한다. 또한 그는 자유에 걸 맞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타의 여러 가치들 즉, 평등, 아름다움, 자신과 타인을 위한 배려와 존중에 관하여, 자유가 크게 침해 받지 않은 범위 내에서 어떻게 하면 이를 조화롭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짚어가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따라서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러한 개념들이, 서로 어떠한 연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금까지 어떻게 유지되어 왔는지를 어렵지 않게 파악해 볼 수 있으며, 또한 자유에 대한 가치를 직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국가나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이에 따라 파생되는 약자들이 이용당하지 않도록 일정부분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를 하면서도, 한편으로 그러한 사회적 규제와 처벌이 오히려 우리의 자유를 은연중 박탈하는 것은 아닌지 독자들이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규제와 처벌을 두고 그것이 과연 정당성을 부여할 만큼 충분한 이유가 있는지를 깊이 살펴보는 것이, 바로 현대의 자유를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앞으로도 자유의 본질에 대한 의미를 크게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가치 있는 관념으로 남아 있게 하는 하나의 방편임을 주장한다.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지닌 자유를 만끽하는데 있어, 불가피하게도 자유와 상충되는 여러 가치 있는 관념들과 서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신이 누려야 할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받는다고 생각 할 때는 이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대개 간단하게 넘겨버리고 만다. 더구나 그것이 평등이라는 가치와 연결된다든지, 공공적이거나 혹은 가치 있는 어떤 요소와 결합할 때에 설사 자신의 자유가 크게 침해당하면서도 더러 이를 용인하곤 한다. 그러나 이 점에 있어 우리가 쉽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러한 식으로 이를 당연하게 수용해버린다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범위는 점차적으로 협소해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구속의 굴레를 뒤집어 쓸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이 책에서 국가나 공동체 혹은 이외의 수많은 가치 있는 관념적 요소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얼마든지 침해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독자들이 이를 쉽게 허용하기보다, 참된 자유의 가치를 지킴으로서 자신이 누려야 할 자유의 폭을 최대한 보장 받기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이 이 책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자유의 상실은 결과적으로 정신적 퇴행이자 인간성 상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어떠한 경우라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