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향기
장 크리스토프 뤼팽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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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많은 일은, 탐욕을 추구하는 인간 스스로 자초한 일들이 아마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의 경우라고 한다면 예외로 할 수는 있겠으나, 이점도 최근 급작스럽게 변화되고 있는 기후의 형태로 볼 때, 그 원인을 생각해 보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편리함만을 추구하려는 얄팍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잘못이 절대 작지 않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전과 달리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들이 점차 커졌고, 또한 그동안 자연재해를 소재로 다루었던 이야기들이 영화나 책을 통해 간혹 등장하고는 했었다. 그러나 그러한 것 중 대부분은 사실 자연재해의 단편적인 내용을 다루었던 것이지, 그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해보고자 했던 작품은 거의 없었던 듯하다. 따라서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작품은, 결국 인간의 생활이란 것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당연하고도 필수 불가결한 관계라는 관점에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자원들은 유한하지만, 반면에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인구과잉의 문제나, 더불어 그 과정에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인류 미래의 문제와 연관을 지어, 이를 조망해보고자 하는 근래 보기 드문 화제작으로 여겨진다.

 

폴란드의 외딴 도시에 자리 잡은 생물학 연구소는, 어느 날 동물 보호단체의 일원으로 보이는 외부 침입자에 의해, 그동안 각종 연구에 실험에 동원되었던 여러 동물들이 불과 하룻밤 사이에 모두 사라져버리고, 값비싼 실험자재도구들이 파괴되는 것과 동시에 냉장고 안에 보관되어 있던 의문의 물체가 들어 있는 빨간 플라스크 하나를 도난당하게 된다. 폴란드 당국은 이 사건이 자국민 아닌 타국인에 의한 사건일 것으로 보고, 범죄자 색출을 위해 영국의 첩보기관에 의뢰하게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은 한때 미국 CIA에서 오랫동안 책임자 자리에 있었다가 최근 그곳에서 은퇴하여 사설첩보기관을 운영하고 있던 아치볼드에게로 넘어온다. 그는 과거 자신에 부하였다가 지금은 평범한 의사로서 생활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는 폴이라는 믿을만하고 책임감 있는 친구에게 사건을 일임한다. 이후 사건을 맡게 된 폴은 이 사건이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임을 깨닫고, 자신이 신뢰하는 동료 케리를 불러들여 함께 이 범죄의 주된 목적이 무엇이며, 그 배후에 누가 있으며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지를 조사하기에 이른다.

 

사건에 관하여 충분한 증거와 목격자가 없고, 게다가 이 사건의 배경에 어떤 보이지 않는 조직의 힘이 작동함고 있음에 따라 폴과 케리는 사건의 당사자와 배후를 캐는데 때로 난항을 겪지만, 이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어떤 이득을 위한 범죄 차원이 아닌, 누군가로부터의 막강한 권력과 금권의 힘에 의해 좌우되고 있음을 실제 조사 결과를 통해 밝혀낸다. 그러나 그들은 그 실체가 누구인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앞 단계에서 CIA로부터 돌연 조사를 그만두라는 일방적인 지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결코 그만둘 수 없었던 폴과 케리는 이 사건이 다른 어떤 사건보다 그 내용에 있어 수많은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자신들에게 지시된 사항을 무시하고 계속 진행할 것을 다짐한다. 결국, 변종이 된 콜레라균을 이용하여 무자비한 학살을 저지르려는 모종의 바이오 테러리즘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폴과 케리의 양자 간의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대결로 압축되어 가면서 작품은 결말을 향해 점점 흥미롭게 진행된다.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주목해볼 만한 것으로는, 우선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스케일과 그 안에서 긴장감 있게 전개되는 첩보의 과정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사실적이고 흡입력 있게 잘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도 독자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갈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이 작품과 관련하여 독자들이 깊이 생각해봐야 할 점은, 작품의 내용이 우리가 쉽게 간과할 수만은 없는 자연환경과 인간과의 본질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고, 또한 인간과 자연이 서로 공생하며 조화로움을 추구하기 위해서, 앞으로 인류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에 그 주제의식을 독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다만, 부분적으로 이야기 전개과정에서 사실에 대한 원인과 이유가 불분명하여 석연치 않게 느껴지는 점과 주요 등장인물들의 향방을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 있어서, 조금은 식상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은 오늘날에도 심각하게 오염화되어가고 있고, 원형으로의 회복이 힘들 정도로 날로 파괴되어 가고 있다. 반면에 정작 이런 문제에 있어 자연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그만큼 비례적이지 못한듯하다. 따라서 이 작품은 그러한 관점에서, 인간의 탐욕에 의해 저질러지는 자연환경 파괴의 문제와 맞물려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을 고찰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관심을 두어볼 만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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