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 10년 후 세계를 움직일 5가지 과학 코드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 옮김 / 살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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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넓은 의미에서 보면 물리학은 우리 산업 전반에 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기본이 되고 있는 학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후보자가 물리학적인 지식을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에게 대두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의 문제와, 에너지 고갈, 그리고 인공위성과 우주 개발과 같은 국가 경제의 커다란 축이 될 수도 있는, 이와 같은 굵직한 현안들을 생각한다면, 대통령에게 있어 물리학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는 물론 향후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적어도 그에 대한 적잖은 관심과 올바른 이해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물리학과 같은 순수과학은 경제논리의 측면에서 생각하면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찾기 힘든 분야여서 사실상 그리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오늘날 물리학을 바탕으로 하는 최첨단 과학기술과 지식이 여러 고부가가치 산업을 새로이 창출해내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아마 누구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풍부한 지하자원이 없는데다가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과학 기술을 등한시 한다면 완전한 선진국으로서 진입은 생각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이런 맥락에서 결국 한 국가를 총체적으로 책임져야하는 대통령이라면, 현재 직면한 다른 여러 정책들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겠지만, 튼튼하고 실속 있는 국가를 위한 장래를 위해서라도 과학으로의 관심과 이해는 분명 필요할 듯하다.

이 책은 지금부터 앞으로 10년 후 세계를 움직일 5가지 과학 코드, 즉 요즘 세계 각국에서 심각하게 자주 발생되고 있는 테러에 대한 문제와, 유한한 자원의 고갈에 대비한 새로운 에너지의 창출 문제, 그리고 이에 대해 가장 크게 부상되고 있는 원자력, 또한 세계주요 강대국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인공위성과 우주개발의 문제, 끝으로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과다로 화석연료의 소비로 인한 지구 온난화까지, 어떻게 보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우리의 문제이면서도 국가지도자의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인지를 현실적인 바탕위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보고자 했다. 일반적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과학을 생각할 때, 선입관처럼 먼저 떠오르게 되는 것 중 하나는, 복잡한 수식과 이론과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행스럽게도 그러한 부분을 들추어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과학과 관련한 이슈적인 문제들을 토대로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물리학의 핵심 내용과 개념들을 쉽게 설명해놓아, 누구나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책의 첫 부분은 테러리즘과 관련한 것인데, 악의적인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을 향한 테러를 일삼는 일들이 그동안 여러 각국에서 종종 발생했지만,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 센터를 한순간에 폭파시켰던 9.11테러는 이미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도 우리에게는 상당한 충격으로 남아 있다. 이 사건이 비록 우리나라가 아닌 남의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일어나지 않으라는 보장은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늘날의 테러가 예전과 달리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되어 감에 따라, 소형핵무기를 통한 테러나 방사능이나 생화학 테러에 대한 일부의 의견들에 대해, 핵과 방사능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자신의 과학적 기술적 판단으로 볼 때, 크게 걱정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다만 가솔린을 이용한 항공기 테러는 이미 한 번의 성공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남긴 사례가 있어, 향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시도들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미래 에너지와 관련하여서는 석유가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해도, 이를 대체할 다른 화석 연료가 고갈될 염려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수소 경제가 도래한다든지 태양광 발전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제반 기술 여건에 비해 상당히 과대 포장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사람들이 이에 현혹되지 않기를 당부한다. 더불어 저자는 많은 반대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이 앞으로 우리의 미래 에너지 수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 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어서 주목을 이끈다. 특히 원자력을 이용한 에너지 수급을 두고, 대개 우리들이 우려하는 방사능의 문제는 생각만큼 위협적이지 않다면서, 원자력 에너지의 올바른 활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 개발 계획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최근 우리나라가 나로호 발사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에서 보듯, 우주개발에 관하여서는 첩보, 지구 기상과 대기관측, GPS, 인공위성을 통한 여러 가지 과학적 활동이 적절하게 전개된다면, 이를 통해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들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가 국익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수립하고 이를 어떤 방향으로 시행해 갈 것인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국민의 처지에서 이는 자신의 생활에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어서 다소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따라서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두어 단지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눈앞에 보이는 일시적인 효과만을 보고 투자정책을 편다거나, 다수가 누리게 되는 혜택이 아닌 일부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이 책과 관련하여 가능성만을 보고 무조건적으로 과학에 맹신하는 것도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눈앞에 이익이 나지 않는다 하여 이를 기피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도 현명한 일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과학기술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여타 선진국에 비해 현재 우리의 투자 규모는 미미한 상황이다. 미국 행정부의 자문 위원이자 물리학자인 로버트 트리블 교수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은 국제경쟁력의 핵심이라며, 한국의 경우 잠재력을 가진 우수한 인재를 이용한 기초과학으로의 투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과학을 향한 우리들의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할 듯하고, 이것이 국가정책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현대의 사회 정치적인 여러 이야기를 중심으로 명쾌하고도 흥미롭게 엮어 나간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물리학과 관련한 내용들을 제대로 이해시켜줌과 동시에, 앞으로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과학교양도서로 독자들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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