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침과 기도
시자키 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모든 일에는 반드시 명확한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주변에 생겨나는 일들 중에는 간혹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납득하기 힘든 이상한 현상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흔히 미스터리라고 간주되는 이러한 이야기들은, 때로 신비스럽게 여겨지면서도 반면에 그만큼 의혹과 궁금증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2010년 일본 서점가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미스터리 분야에서 평단으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은바 있어 독자들의 눈길을 이끌고 있는데, 더욱이 이 작품의 저자가 우리에게는 익히 알려지지 않은 신인작가여서 미스터리를 좋아 하는 독자들 이라면 한번 주목해 볼만하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미스터리의 이야기들은 흔히 추리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사건과 연계하여, 독자들에게 흥분과 스릴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런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러나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미스터리가 지녀야 하는 본질적인 부분에 충실하면서도 그 바탕에 몽환적이고도 낭만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서, 신선하고 색다른 재미를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 작품에는 모두 다섯 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특이한 것은 각 단편마다 이국적인 배경에 개별적으로 펼쳐져 있는 미스터리의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하나의 커다란 틀에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 점은 여타의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는 이 작품만의 독특한 부분이자 하나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사이키는 일본 잡지사의 기자로 세계 주요 곳곳에 파견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그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고 특기할만한 일을 취재하여 본사로 보내는 일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가 떠난 여행지마다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당혹스런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첫 단편에 등장하는 사막을 달리는 뱃길은, 오지의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생필품을 전달해주는 교역 상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사막의 한 가운데서 벌어지는 연쇄적인 의문을 죽음을 통해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가 전개되어 있다. 또한 러시아의 수도원을 배경을 펼쳐지는 얼어붙은 루시라는 단편은, 250년 동안 썩지 않는 시체가 보존되어 있다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를 두고 그 실체를 파악해가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그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여러 단편 중 가장 주목을 이끌었던 것은, 아마존 밀림에 관한 어느 부족의 관한 이야기였는데, 불과 30명에 불과한 이 부족에게 어느 날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에볼라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 사건이 흥미롭게 다루어져 있다.

이 소설에는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지만, 각 단편은 따로 떨어진 개별 작품이 아닌 취재 여행 중 주인공이 경험했던, 각각의 저마다 독특한 미스터리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의 기도라는 작품은 주인공이 여행지에서 경험했던 과거의 기억의 파편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면서 또 하나의 색다른 이야기로 그려내고 있어, 작가의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반면에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없지 않아서, 작품 속 일부의 이야기는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다소 미흡함을 보이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국적인 풍경을 바탕으로 예기치 않은 미스터리한 사건을 적절하게 엮어내 완성도를 높인 이 작품은, 기존의 미스터리 방식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볼만 하지 않나 싶다. 따라서 미스터리를 좋아 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 세계 각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색적인 미스터리의 향연에 잠시 빠져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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