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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 2 : 붉은 하늘 ㅣ 다른 세상 2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프랑스의 공포 추리스릴러물의 대표작가라고도 할 수 있는 막심샤탕이 새롭게 선보이는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악의 영혼과 같은 소설을 통해 추리 작가라는 인상이 깊이 남아 있었기에 사실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듯이, 이 소설은 실제 작품을 보고 감상하게는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 차이가 얼마나 다른지를, 새삼 다시 깨닫게 하는 흥미만점의 모험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펼쳐져 있어서, 독자의 눈을 의외로 즐겁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전설이나 신화 그리고 마법의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문학들이 많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신비로우면서도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험난한 모험의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뜸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그런 와중에 출간된 이 작품은 방대한 스케일과 손에 땀을 쥐는 스릴, 그리고 저자의 치밀한 구성에 따른 생생한 모험담을 감상할 수 있어서, 장르 문학을 좋아 하는 독자로 하여금 기대와 만족을 한껏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판타지 모험 소설을 좋아 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낮선 곳에 남겨져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의 목숨을 지켜야 하는, 이들 삼총사들의 운명적인 모험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통해, 즐거운 감상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라며 이를 추천해본다.
이 소설의 1편이 폭풍설에 의해 지구촌 곳곳이 암흑의 세계로 변하면서, 일부 살아남은 어른들은 냉혹하고 공격적인 변조 인간으로 바뀌고, 아이들은 그들에 의해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생존 공간을 찾아 정착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냈다면, 이번 2편에서는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라고 할 수 있는, 맷과 그의 단짝 친구인 토비아스, 앙브르 세 친구와 그리고 플륌이라는 용감한 개와 함께, 그들이 한때 머물러 있었던 카마이클 섬을 떠나, 보다 안전한 곳을 찾아 새로운 세계로 가는 여정에서 펼쳐지는 모험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은 섬에 있을 당시 남다른 친밀감을 느끼게 되면서, 앞으로 일어날 여러 상황들에 대비하여 서로의 안전을 위해 언제나 함께 하기를 굳은 맹세로 다짐하고, 남쪽 어딘가에 있을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향해 생사를 넘나드는 모험의 길을 떠난다.
맷을 비롯한 삼총사는 며칠 동안의 낮선 길을 헤매다가 비상식량들을 얻기 위해 여러 곳을 수색한 끝에, 이제는 기억 속에 잊혀져버린 어느 도시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처음 보는 괴물들에 의해 발각되면서 뜻하지 않은 습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곳의 근처에서 생활공동체를 이루고 지내던 자신의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고, 다시 그곳을 떠나 그들이 찾아보고 싶어 했던 금단의 숲이라는 곳에 마침내 도착 하게 된다. 그곳은 수백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숲으로 빽빽하게 이루어져 햇빛이 들어 올 수 없는 암흑의 공간이었고, 애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는 이상한 생명체들이 살아가던 곳으로 판명난다. 결국 그들에 의해 발견되어 삼총사는 절제절명의 순간을 맞이하지만, 거대한 나무 꼭대기에서 무리를 이루고 사는 클로로필팬들에 의해 간신히 구출된다. 어렵게 목숨을 구한 삼총사는 그들이 이루고 사는 외딴 마을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카마이클 섬에 남겨둔 자신의 동료들을 위해 새로운 세상을 찾아 여정을 떠날 것인지를 두고, 잠시 고민에 빠지지만 출발하기 전부터 염두에 두었던, 그들이 원하던 곳을 찾아 다시 나서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그곳을 떠나는 삼총사들의 앞에 펼쳐질 여정은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작품은 자연의 대재앙 앞에 초토화 된 세상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3명의 소년 소녀가 겪게 되는 모험담의 이야기를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재미있게 풀어나간 판타지 소설이다. 우선 이 책이 흥미롭게 생각되는 것은, 탄탄한 이야기의 구성도 그렇지만,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전개되는 스릴의 연속과, 빠르게 전개에 따른 다양한 세계로의 모험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판타지 소설을 좋아 하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책을 한번 펴게 되면 손을 떼지 못하는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더구나 모험의 과정에서 주인공들이 맞닥트려야 하는 생사를 넘나드는 장면이 수없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그것이 폭력적이거나 잔인하게 그려져 있지 않아 누구나 접할 수 있다는 것과, 또한 작품의 줄거리에서 전해지는 판타지적 모험의 흥미로운 부분 외에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연환경의 소중함과 인간의 과잉적인 탐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만 하다. 무리한 개발과 남획으로 몸살을 앓던 지구촌에,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않았던 폭풍설이 불어오면서 끔찍한 자연의 대재앙을 맞은 이후, 혼돈의 세상으로 변해버린 그곳에서 극히 일부의 어른들과 아이들이 어렵게 살아남아,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간다는 이야기를 담아낸 이 작품에, 독자들의 많은 관심이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