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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대통령인가 - 여자가 대권을 잡으면 과연 세상이 나아질까?
크리스틴 오크렌트 지음, 이희수 옮김 / 호미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시대가 바뀌면서 양성평등이라는 인식이 일반화 되면서 예전에 비해 여성들의 지위향상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한 이유로 그 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커다란 장벽에 막혀 진입이 힘들었던 각 분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영역에서는 여성들의 능력이 가히 작지 않음이 증명되고 있기도 하다. 지금 세계 정치권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권력자로서 여성의 역할이다. 권력은 한때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었고 당연한 것처럼 받아 들여져 왔지만, 1970년대 이사벨 페론이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이 된 이후로 오늘날 세계 여러 국가에서 많은 여성들이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현상들은 왜 나타나는 걸까. 개인적으로 정치력을 발휘하는데 있어 그 능력의 정도가 남성이나 여성과 같은 성별의 차이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와 같이 여성들이 정치의 전면에 부각되어 나타나는 오늘의 정치 현실의 변화에 대해 우리는 한번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계적인 정치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프랑스 국영 TV 뉴스 앵커로도 활동하고 이 책의 저자는, 근대 이후 지금까지 여성으로서 최고의 정치 자리에 있었던 영국의 대처 수상이나 독일의 메르켈, 그리고 칠레의 바첼레트와 같은 여러 여성 대통령들의 행적을 집중으로 조사 분석하면서, 여성이 대권을 잡으면 과연 세상이 어떻게 변화될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서 정치의 속성을 조망해 보고자 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배제되어야 하고 혹은 권력을 쟁취하려는 행위를 두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은 결코 올바른 시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여성의 정치 입문이 적은 나라들의 경우 대부분은 보수적인 사회문화에서 기인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기를 권력은 더 이상 남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또한 남성에 의한 정치능력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일부 시각들에 우려감을 표하면서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그녀는 오히려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되는 현상으로 볼 때, 이는 그동안 남성들이 지배해왔던 정치의 이면에 수많은 과오들과 결코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상적인 행동들에 대하여,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대중들이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결과라고 보는듯하다. 그러면서 독일의 총리인 메르켈과 칠레의 바첼레트와 같은 현역 여성 정치인을 예로 들면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힘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그녀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특별할 것은 없지만, 권력을 묘사하고 표현하는데 있어 남성의 경우와는 달리 상당한 차이점을 보인다고 말한다. 일례로 사회의 불균형한 발전으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남성보다 훨씬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이에 임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전에는 정치에 대해 야망을 가진 여성들이 이를 실현하는데 있어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해야했으며, 또한 야망을 품는 것이 남자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실제 정치능력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음을 피력하면서 이러한 시각들은 분명 고쳐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권력을 잡은 여성이라고 해서 정치관행에 따른 어떤 유혹이나 혹은 독재나 과잉적인 폭력행사들에 대해 남성보다 더 자유롭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성별과는 상관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며, 대중들은 선거의 과정을 통해 이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어느 국가든 정치의 최고 정점에 서있는 대통령이나 총리의 자리는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아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기에, 최고 권력자로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하고 또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그에 맞는 적합한 인물이 있다면 정당하고 타당한 이유 없이 어떤 성적차별이나 구분을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그 자리에 올랐던 여러 여성 정치인들에 그간의 행적들을 볼 때, 그녀들의 정치적 능력이 남성들의 그것보다 현저히 뒤떨어진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일부 나라의 경우에는 국민들로부터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여성정치인들의 예전에 비해 부쩍 늘어났고, 저마다 각 분야에서 책임 의식을 가지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본다. 정치란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들의 의견을 받아 들여 이를 수렴하여 공익적 차원에서 올바른 정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어 가는 행위다. 그래서 지도자가 사회를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그 대상이 여성이 되어야 할지 혹은 남성이 되어야 할지를 논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납득하기 힘들다. 따라서 대통령이 되었든 정책입안자가 되었든 간에 그 선출에 있어 성별에 따른 어떤 편견이나 그릇된 인식에서가 아닌, 도덕성에 어긋나지 않는 개인적 역량이나 그 수행 방식 그리고 정치 철학과 신념과 같은 것이 얼마나 투철한지가 무엇보다 우선하여 중요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