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틀리
알렉스 플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진정한 사랑의 감정에 한번이라도 깊이 빠져본 독자가 있다면, 삶을 살아가면서 그 안에 때로 가슴 절절하고 애틋하면서도 무한한 행복감을 주는 사랑의 진면목을 느껴보지 못한 누군가의 인생을 보게 될 때 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운 삶이 될 것인가 하는 왠지 초라한 모습이 연상되지 않을까 싶다. 잠깐의 고독한 시간도 능히 견디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본 모습이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고도 본능적인 욕구라고 보면 아마도 사랑이란 것은 우리의 삶을 유지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 이유에서 일지는 몰라도 인간은 이러한 사랑에 관한 감정을 주제로 그 동안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전해왔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으며 그래서 때로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면 아주 흔해빠진 닳고 닳은 것이어서 별거 아닌 것처럼 여겨져 애써 무시하거나 태연한척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사랑에 관한 진지한 상황에 정작 자신이 부딪치게 된다면 분명 실제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진행 될 것이다. 외부에서 사랑을 바라다보면 사랑은 그동안 혼자 견고하게 쌓아놓은 마음의 울타리를 한 순간에 무너트릴 만큼 강력한 힘이 존재하며, 이것은 어떠한 장벽으로도 결코 막아 낼 수 없고 어떠한 것으로도 설명 되지 않는 무자비한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우린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고 있으며 이를 찾아 수없는 방황의 나날을 보내기도 하는 것을 보면 사랑이란 존재는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묘한 대상이다.

영화나 책을 통해서든지 아니면 우리 주위 그 누구의 이야기에서든지 간에 감동적인 사랑의 스토리는 언제 듣고 보아도 질리지 않으며 우리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현대판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현실적인 배경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하여 사실적인 묘사와 함께 그 내용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함으로서 진정한 사랑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어떤 전제와 조건을 달수 없다는 사랑의 참의미를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음은 물론,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은 결코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되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생성되는 순수하고 깨끗한 감성의 본질이 우선하여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식과 위선의 가면을 쓴 거짓된 사랑이 판을 치는 오늘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재미와 더불어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책 속 주인공 카일 킹스버리는 타고난 자신의 외모와 더불어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은 부유한 집안의 배경을 덕택으로 사랑도 명예도 모두 자신이 원할 때는 언제든지 얻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이지만, 못생기고 초라한 분위기가 풍기는 이성의 친구들을 대할 때면 언제나 무시하거나 혹은 멸시하는 좋지 않은 습성을 가진 친구다. 어느 날 교내 킹카와 퀸카를 뽑는 클럽파티에서 그는 켄드라라는 여자 친구에게 심한 모욕감을 주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괴물과 같은 야수로 변모되는 마법에 빠지게 된다. 하루아침에 야수로 변한 카일은 자신의 본모습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음을 알고 실의에 빠지게 되고, 켄드라가 전해준 거울을 통해 자신에게 걸린 마법을 풀기 위해서는 2년 안에 자신의 야수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되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무섭고도 끔찍한 괴물의 모습을 보고 사랑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문득 자신이 행했던 부끄럽고 추악한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어리석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고, 마침내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다녔던 학교의 한 여학생을 우연하게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기에 이른다.

마치 어디선가 한번 들었을 법한 동화 속 이야기처럼 전개되는 이 책의 내용은 사랑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카일이라는 등장인물을 내세워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사랑이 인간 내면의 어떠한 숭고한 바탕 없이 단지 물질적인 것으로 그리 쉽고 단순하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으며, 또 하나는 자신이 저지른 사소한 잘못하나로 인해 타인에게 입혀지는 심각한 상처의 아픔을 돌아보게 함으로서 독자들에게 여러 가지 교훈적인 의미를 전달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현실적인 감각과는 조금 뒤떨어져 보이는 듯싶고, 이와 비슷한 줄거리의 책이나 영화를 접한 사람이라면 야야기의 배경을 현대적으로 옮겨왔다는 것 외에는 이들의 눈길을 끌만한 새로운 요소를 다루고 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랑은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어쩌면 우리에게 있어 숙명적인 대상이라고 해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감동적인 사랑의 이야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열광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을 이루기 위한 마음속의 갈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며, 그러한 과정의 결과가 우리의 인생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기에 그럴 것이다. 생각해 볼 것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라고 딱히 정의할 수는 없으나 분명한 것은 이 책의 내용에서처럼 상대방에게서 어떠한 조건을 달지 않고도 있는 그대로를 온몸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할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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