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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 - 번영과 탐욕의 두 얼굴, 자본주의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하워드 블룸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역사가 시작 되면서 인간은 생존을 위한 자급자족을 이루며 살아오다가 점차 물물교환을 시작하면서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도입하긴 했지만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고 구체화를 띠기 시작했던 것은 서구를 중심으로 한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일 것이다. 오늘날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본주의체제가 주는 장점을 바탕으로 물질의 풍요로움을 포함한 생활의 편리함이나 그 수준을 높여나갔고, 혁신을 통한 산업의 전반적인 부분에 놀라운 성장에 힘입어 오늘에 이르렀으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혜택을 고스란히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진행된 자본주의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경제체제가 언제나 우리에게 좋은 기억만을 인식하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자본주의는 이윤을 목적으로 한 필요이상의 과잉적인 상품을 생산하게 하여 자원의 고갈과 더불어 우리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자연환경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했고, 빈부격차에 따른 물질만능주의와 극도의 이기주의를 은연 중 조장함으로서 인간성상실과 같은 사회적인 여러 병폐의 문제점을 안겨주기도 했다. 게다가 자본주의 성장 동력이 되는 새로운 기술과 신상품이 한동안 호황을 이루다가도 어느 순간 그 수명이 다해 그 상태가 급격히 꺼져갈 때면 불황이나 공황과 같은 예기치 않은 암초에 부딪쳐 많은 기업들의 도산하는 결과를 가져옴으로서, 실업자들을 대거 양산하는 원인이 되었고 이는 다시 빈곤, 노동착취, 기회의 불평등과 같은 사회불안적인 요소들을 야기 시켜 왔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의 위기가 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 드리우면서 그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각계의 여러 전문가들은 자본주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들어 대대적인 수술의 필요성과 함께 새로운 시스템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비관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오늘날 이러한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우리의 자본주의를 어떻게 인식할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이를 보완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앞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에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논점들에 대하여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와 더불어 빈곤과 억압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최상의 시스템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떠한 방향으로 개편해 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들과 함께, 그 동안 자본주의 역사로부터 우리가 간과해왔던 여러 사실들을 살펴보고 그 근원적인 해법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바라보기를 주문하고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오래전부터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대체하기 위해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종교와 이데올로기들이 우리 사회에 등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자본주의만큼 우리를 획기적으로 만족시켜준 사례들은 없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하여 발전시켜옴으로서 완전하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를 강제해왔던 자연환경을 빠른 시간 내에 어느 정도 쉽게 극복할 수 있었고,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빈곤과 질병 그리고 기아 같은 억압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저자는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이 책을 통해 경제 침체라는 깊은 수렁에 빠진 현실을 두고 왜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수정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있지 못하는지를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분석으로 생태학적인 측면에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생명체들이 군락과 집단생활을 통해 붐과 붕괴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창조물을 탄생시키기 위해 탐색과 용도변경과 같은 진화과정을 거쳐 온 것처럼, 인간 역시도 생물학적 유전자에 의해 감정과 인식의 변화에 따른 경제 불황과 같은 것을 유발시키기도 하지만, 이를 발판으로 이전에 존재 하지 않았던 또 다른 성장 동력을 찾아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어느 시점에 경제가 붐이 일어나면서 호황이 되었을 경우 사람들은 그 기간 동안 엄청난 소비를 통해 활기찬 생활을 하다가도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기운을 잃고 서서히 약해져 가지만 이와 동시에 과거의 사실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통해 역할 변화를 위한 새로운 무언가를 모색해 나간다는 것이 바로 인간의 속성이라는 것이며, 따라서 시간이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본능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러한 논리를 위해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과 붐과 붕괴를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진화생물학의 실제 사례를 토대로 이 책에서 상세하게 나타내고 있는데, 물론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기게 되는 범죄와 같은 비도덕적인 문제나 자본주의의 의무라고 생각되는 이타정신과 같은 윤리적인 측면은 분명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는 그 동안 성장과 불황을 반복해왔던 자본주의 역사적 사실로 볼 때 독자의 입장에서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겠다.
지금까지 불황이나 공황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몰락할 것 같은 심각한 위기에 부딪칠 때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분석이나 경제 이론들을 내놓았지만 그러한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경제가 흘러갔던 적은 거의 없었던듯하다. 그런 연유로 지금처럼 서서히 자본주의 몰락의 과정을 고통스럽게 기다리기보다 이제는 지금과 같은 틀에서 벗어나 다른 어떤 새로운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힘을 얻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의견에 대해 지금 우리의 경제상황이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문제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결코 이것이 자본주의를 바꿀 정도의 것은 아니며, 지난 과거의 경험에서 보아왔듯 무수한 진화를 통해 인간이 지닌 능력들, 즉 상상력과 욕망과 같은 본능 등을 통해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는 분명 극복될 것이라는 다소 긍정적인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조만간 새로운 형태의 그 무언가가 있어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의 난제들이 해결되겠지만 사실 세계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저자가 이 책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은 최악의 조건하에서도 우리가 이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루어왔던 생태학을 포함한 다양한 학문적 내용과 여러 사례들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재해석한 그의 견해에서처럼,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기존의 고정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경제를 바라보는 근시안적 시야의 확대할 수 있어야 하고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우면서 긍정적인 가치관을 심어가는 일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