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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무도 - 왜 우리는 호러 문화에 열광하는가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대개 의도하지 않은 어떤 불미스럽거나 끔찍하게 여겨지는 일들에 대하여 일종의 공포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리고는 현재 자신이 그와 같은 공포의 테두리 안에 자신이 존재 하고 있지 않음에 안도하며 행여 그러한 일이 더 이상 자신에게 인식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 언제나 가슴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공포라는 존재물에 대해 제 3자의 간접적인 시각에서 이를 관찰하거나 느껴보려는 호기심 같은 것이 있어서, 특별히 자신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이를 즐기고 싶어 하는 욕구의 본질적인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내면에는 서로 상반되는 묘한 이중성이 서로 대립하여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는 경우 그것은 각자 주관적인 부분이어서 정도에 따라 그 차이가 조금은 상이 할 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포에 대한 비슷한 공감이랄까 하는 공통점들이 있고, 또한 공포에 대한 그 범위를 생각해보면 그 영역이 워낙 넓은데다가 누구에게나 피해 갈 수 없는 부분이어서, 차라리 이참에 공포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이라면, 이러한 책으로 과연 공포란 것이 무엇이고 공포에 대해 우리가 무얼 얻을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보고, 이와 반면에 공포를 좋아 하는 독자의 경우 대해 좀 더 깊이 그리고 다양한 공포의 세계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에게는 ‘미저리’ ‘쇼생크 탈출’과 같은 작품으로 익히 알려진 스티븐 킹에 의해 엮어진 이 책은 가히 공포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공포를 이루는 주요 요소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이를 토대로 대중매체인 영화, 만화, 드라마, 책에 나타난 공포의 내용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 해부하여 우리가 공포의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 할 것인가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주안점을 둔 마치 백과사전과도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이 책에서 공포란 단순하게 인간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것 외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일종의 폄훼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어떤 면에서 보면 조금은 비정상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공포의 다양한 내용을 좋아 하고 이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을 보는데 있어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려 하는 사람들에게, 공포라는 것이 우리가 말하기 두려워하는 어떤 상징적인 것들을 직설적으로 말하여 주고 있고, 그리하여 책이나 영화를 통해 이를 우리가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닫혀있는 우리의 상상력의 세계를 무한히 펼쳐가는 하나의 도구일 수도 있으며, 사회가 우리에게 부단히 요구하는 감정들을 운동시킬 기회를 제공하는 유용한 존재라고 말한다. 몰론 그가 주장하는 이야기가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논란거리를 제공하는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그의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책속에 등장하는 여러 작품을 통해 그가 제기하는 공포에 관한 여러 심층적인 이야기들이 우리가 공포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무척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공포물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한번쯤 읽으면 어떨까 싶고, 더구나 공포물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자전적인 경험들이 함께 담겨있어 독자로서 그가 바라보는 공포의 관점들을 함께 더불어 살펴보는 것도 나름 유익하리라는 생각이다.
공포물에 대한 영화나 책들이 우리나라에도 여름 때가 되면 봇물처럼 터져 나와 독자나 관객들의 시원하고 짜릿한 즐거움을 주는데 한몫을 하며 이는 유행처럼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작가의 말대로 많은 사람들이 그 짧은 한순간의 공포를 보며 때로 극도로 불편한 감정에 휩싸이면서도 이를 위해 상당한 돈을 지불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편 생각해 보면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또한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나 작가들이 펼치는 상상력의 세계가 과연 어디서 비롯되어 우리를 이다지도 흥분 시키는지 더러 궁금해지기도 한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 까지 미국에서 개봉된 공포와 관련한 영화와 책들에 대한 모든 것이 총망라되어 있고, 지킬박사와 하이드,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으로 대변되는 공포의 진수를 이 한권에서 모두 맛볼 수 있는 이 책은 공포를 좋아 하는 독자나 이에 입문하고자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분명 더 없이 좋은 책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다만 아쉬운 것은 공포영화나 책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이 별로 없는 독자에겐 약간은 건조하게 느껴 질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공포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과 충분히 해결해줄만한 책이 그 동안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작가의 안내에 따라 공포물에 대한 요소요소를 찾아 세밀하게 이 책을 읽어 간다면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공포의 세계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크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