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 패권국가 중국은 천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마틴 자크 지음, 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중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면 이란 가정의 말을 10년 전쯤으로 되돌아가서 생각 할 때, 이를 믿거나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국가나 개인은 아마 없었을 것으로 생각 된다. 그것은 세계 2차 대전이후 미국과 유럽선진국이 주도한 서구의 정치, 경제 체제가 공산주의를 표방하던 동유럽은 물론 구소련마저 연방이 해체하게 되는 주요한 원인이기도 했고, 그 결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사회의 커다란 틀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 갈 것이라고 의심의 여지없이 굳게 믿어져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세기 동안 서구 유럽사회와 미국이 전 세계에 걸쳐 끼친 정치, 사회, 문화의 영향력은 실로 엄청났으며 그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나라들은 오늘날과 같은 국제 관계의 형성을 당연시 여겨왔고 또 이를 바꿀만한 다른 어떤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도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2008년 부동산을 필두로 미국의 금융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지금까지 국제 사회를 주도했던 미국의 위상이 서서히 흔들리고, 매년 두 자리 수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의 대 약진으로 말미암아 이제는 이에 발맞추어 기존의 미국이 주도했던 국제 질서가 새로 개편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여러 의견들이 요즈음 속속 등장 하고 있는듯하다.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향후 GDP 예측에 따르면 2050년이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며 미국과 인도가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어느 국가든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군사력의 강화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이며 그 동안 통념상 국제 사회가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 된다고 보았을 때, 중국이 언젠가는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은 이제 뜬소문이 아닌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앞으로 전개될 국제 사회의 새로운 개편에 대비하여 중국과 함께 더불어 우호적 협력 아래 동반 성장 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대책과 준비가 있어야 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세력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경제 성장의 바탕이 과연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어 현재 어디까지 와있으며 또 앞으로 펼쳐지게 될 국제 사회의 방향이 어떻게 흐를 것인지 그리고 과거 중국의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그들의 사회, 문화적 요소를 오늘날의 시각으로 새롭게 분석해 보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세계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통한 심층적이고도 폭넓은 내용을 상세히 담고 있는 다소 쇼킹한 책이라 하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 세계 패권을 향해가는 중국의 지나온 역사의 발자취를 살펴보면서, 지금까지 서구세력이 국제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면 21세기에는 5천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이 이제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감히 단언 하고 있는데, 그가 분석해놓은 이 책의 여러 가지 사실의 내용으로 볼 때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인정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상당 부분은 그가 전망 하는 방향으로 세계화의 흐름이 현재 전개 되어가고 있는 듯해서 그저 단순한 개인의 의견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그것은 오랜 시간 동안 해결이 쉽지 않았던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예전과 달리 우호적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고, 그 동안 심각한 문제가 되었던 자원의 용이한 수급을 위한 중국의 아프리카나 남미 쪽에 공을 들여 협력하고 투자한 노력의 결실들이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며, 중화사상으로 똘똘 뭉친 13억의 거대한 인구가 이제는 노동집약적인 생산은 물론이고 기초과학에서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조만간 세계의 중심에 중국이 서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나 쉽게 짐작 가능 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 국제 정세로 볼 때 미국은 심각한 내부 경제회복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다루어 온 중동문제에 있어서도 성공적 이라기보다는 실패에 가까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등 국제사회에서 패권을 유지하려는 동력의 힘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이와는 반대로 엄청난 경제성장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에서부터 주도권을 쥐기 시작하여 이제는 이를 점차 다른 대륙으로 확대해 나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기존의 국제 관계의 틀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지 크게 변한다고 보는 것이 일말 타당해 보인다 하겠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여타 외국의 간섭이 설사 있더라도 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21세기에는 자국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세계 패권의 야욕을 이제 본격적으로 드러내놓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현재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불안하고 복잡한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세계를 아우를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고, 또한 점점 비대해지는 중국 경제의 상황을 미국을 비롯한 유럽세력들이 그저 수수방관만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기에, 중국의 생각대로 국제 관계가 그리 쉽게 풀릴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형적으로 보아 중국이 국제 질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나라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며 이 책의 저자와 같은 일부 전문가들은 조만간 세계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 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서 앞으로의 새로운 국제 관계의 형성이 어떻게 전개 되어 갈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불과 몇 년 전 만하더라도 이처럼 중국이 세계를 주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온 이야기가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의 국제 질서 역시도 어떻게 진행 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비한 미국 일변도의 외교정책에서 탈피한 다각적인 교류를 모색한다든지 혹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동반 성장의 여지는 없는지 하는 등의 심층적인 여러 논의들이 분명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고, 개인적으로는 급속하게 변해가는 국제 정세 속에 중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세계화의 흐름의 변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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