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유전자 - 제국을 향한 피의 역사가 깨어난다
에릭 두르슈미트 지음, 이상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대항해 시대에 스페인과 포르투갈 두 나라가 식민 지배를 바탕으로 한창 전성기를 이루다가 산업혁명을 계기로 영국으로 패권이 넘어간 뒤, 세계2차 대전 이후 미국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고 일컬어지던 대영제국을 누르고 지금까지 전 세계를 아우르며 독주 체제를 지탱해 왔다. 그리고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이 구성의 틀은 그들이 세계의 모든 대륙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 군사 경제의 강력한 힘 아래 결코 깨지지 않으리라는 의견들이 지배적 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중국의 놀라운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 그들의 국제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주장들은 이제 서서히 되짚어 볼 시기가 된듯하다. 물론 세계의 분위기, 즉 기축통화로서 미국의 달러 외엔 적절한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과, 그 동안 미국과 긴밀한 협력 체제를 유지해왔던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연합체제의 보이지 않는 중국에 대한 견제, 또한 중국 스스로 안고 있는 내부의 구조적인 여러 가지 문제점 등과 같은 사실적인 내용들에 의거하여 생각해보면 아직은 섣부른 판단이라 여겨지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머지않아 중국을 위시한 국제 관계의 변화 가능성은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 질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국제 역학관계를 예의 주시해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지리적 위치관계로 인해 오랜 교류의 역사를 통해 때로는 협력관계로 때로는 적대관계로 그들과 함께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념적인 성향을 떠나 정치 외교적으로 보면 여전히 그들과는 껄끄러운 관계로 이어져 가는듯하다. 이는 결국 우리는 그만큼 많은 시간을 통해 그들을 겪어왔지만 충분한 이해는 그렇다 해도 여전히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중국을 한층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지나온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우리가 그들에게서 무엇을 알고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동기가 되는 책이라 생각된다. 그 동안 서양인의 시각으로 동양을 제대로 이해하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논의된 책은 그리 없는듯하다. 특히 문화와 역사적 사실이 연계된 책에서는 더욱 그렇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랜 시간동안 중국의 문학과 역사를 공부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그 주변 나라를 오가며 얻은 여러 가지의 실증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최대한 제3자의 입장에서 지나온 중국의 역사를 재조명 하고자 했고, 그 당시 행해졌던 중국 내부의 여러 진행 과정과 그리고 이와 관련한 상대국과의 세력다툼을 통해 오늘의 중국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과 유익한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어, 앞으로 전개 될 중국의 행보를 조금은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중국의 일부 역사과정을 다룬 이 책은 13세기 칭기즈칸의 대륙 정복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식민지배에 혈안이 된 외세의 세력에 밀려 국토를 유린당하고 굴욕적인 역사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혼란스러운 근대 상황의 여러 가지 이야기와, 미국을 등에 업은 국민당과 자주와 외세배격을 주장 했던 공산당과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 그리고 마침내 이를 딛고 개혁과 개방을 거쳐 오늘의 중국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중국의 역사를 매우 흥미롭고 생생하게 담고 있는 책이다. 따라서 분열 되었다가 다시 하나가 되고 그리고 그 저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하는 반복되는 지난 중국의 역사과정을 살펴 볼 때 이 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자못 크다 할 것이다. 특히 책의 말미에는 현재의 꾸준한 경제 성장을 토대로 하여 강력한 군사력과 함께 그들이 국제 사회에서의 중심적인 역할에 향후 국제 관계에 미묘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넘나드는 그들의 불안한 줄타기와 중국의 경제적인 팽창으로 인해 언젠가 터질지 알 수없는 선진국과의 무역 분쟁에 대한 서술은 우리가 한번 깊이 눈여겨 볼만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오늘날 중국의 놀라운 성장에 모든 세계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중국 역시도 이제 세계 권력의 중심으로 나서기를 갈망하고 있는듯하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우리가 냉정하게 생각해 볼 것은 국제 관계는 결코 도덕이나 이성적인 논리가 아닌 오로지 힘의 논리로 해결된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나와 있듯이 지나온 중국의 역사를 보면 결국 그들도 강력한 외세의 힘 앞에 굴복 할 수밖에 없었고 치욕적인 수모를 당할 수밖에 없었음을 우리는 보아왔다. 오랜 역사적 사실로 볼 때 국제 권력의 투쟁 관계가 정의로 해결 되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겉으로 나타나는 우호나 협력이라는 미명아래 행해지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위한 오로지 지배 아니면 피지배의 관계만이 있을 뿐이다. 이제 중국은 그 동안 감추어 두었던 힘의 과시를 펼치기 위해 서서히 모습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으며 미국을 위시한 다른 여러 나라는 이에 대해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이러한 현 상황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많은 논의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경제력은 물론 외교력에도 온 힘을 집중하여 국제 사회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중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할 때는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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