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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 안철수연구소 - 개정판
안철수연구소 사람들 지음 / 김영사 / 2010년 8월
평점 :
지구상에는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기업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기업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딱히 떠오르는 기업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심해서 그 동안 몸집 부풀리기와 문어발식 기업 확장의 문제 그리고 하청업체에 대한 일방적이고도 고압적인 자세나 족벌체제의 경영 등과 같은 고질적인 병폐에 물든 대기업들의 사고방식을 보면, 책임과 의무는 고사하고 이젠 그들의 부끄러움을 지적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윤을 극대화 하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그에 비례한 사회적 공헌 역시 그들의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에 속한다는 것을 기업가들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 기업가들에게서 이런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며 오히려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행위로 소비자들을 기만하지는 않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물론 그들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자원도 없고 기술적으로 후진국이라는 불명예스런 딱지를 떼어내고 오늘날 세계경제의 10권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 자신들의 피나는 노력은 왜 생각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생각해보면 그러한 결과물에 국가와 국민들의 적잖은 보탬이 없었다면 성립 가능한 것도 아니었을 거라고 본다.
어떤 상황이 온다 해도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이 최근 들어 도산 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이것은 결국 기업유지의 중요한 핵심사항인 부단한 자기혁신과 노력 그리고 소비자와 함께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는 기업은 언젠가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음을 말해주는 것일 것이다. 이 책은 하나의 기업이 크게 성장하기 힘든, 국내의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기업으로서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참된 경영을 펼쳐 오늘날 모범적인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었던 그 과정들을 여과 없이 우리에게 보여주면서, 기업이란 모름지기 이런 형태로 되어가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경영자에서부터 직원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투철한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의 원칙을 지켜 가는 생생한 모습들을 모두 담아내어 독자들에게는 큰 감동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1990년대 국내에서는 벤처기업들이 줄줄이 탄생하는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이 시기에 급격한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술력 하나로 냉정한 기업세계에 발을 디딘 여러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그 성장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대다수 많은 업체들은 지금 조용히 사라져 우리의 과거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지금 우뚝 선 기업이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안철수 연구소다. 촉망받는 의사의 길을 걷던 안철수는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말로만 듣던 바이러스라는 신기한 객체에 대하여 관심을 두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바이러스 퇴치에 노력을 기울이다가, 누군가는 이러한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느끼고 창업의 첫걸음을 시작한다. 하지만 지본도 없고 투자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의 기업은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는 위기의 상황을 계속 겪어가야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결코 굴하지 않고 고객과의 약속은 물론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국내 보안시장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놀라운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여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는 기업을 키워가면서 적은 자본의 어려움으로 인한 여타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직원과 소비자와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방침과, 더디게 가더라도 정도가 아니면 가지 않는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을 일구어 가는데 노력 했으며, 기존의 기업문화와는 전혀 다른 경영진과 직원간의 화합을 우선으로 하는 그리하여 서로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고, 더 나아가 기업이 사회적 책임자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어 베풀어 함께하는 기업의 모습을 우리에게 실천적으로 보여 주려고 노력해 왔음을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오늘날 안철수 연구소라는 기업을 모르는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며,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 치고 V3의 혜택을 받지 않은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것은 그만큼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크게 성장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업의 이윤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어찌 보면 서로 대립되는 요소들이지만 그 어느 것 하나에도 치우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서로 조화롭게 이루어 기업을 이끌어 갈 것인가를 경영자는 물론이고 직원들까지 그들은 이를 위해 언제나 고민했고, 앞으로도 더 좋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 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는 세계의 여러 기업가들의 모습들은 여러 차례 있어왔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이에 대응할 만한 인물을 찾기가 극히 드문 우리의 현실에서 안철수 연구소가 우리에게 보여준 신선한 경영철학의 내용은, 현존하는 많은 기업가들에게는 결코 기대 할 수 없었던 것들이라 생각한다. 좋은 기업은 이제 소비자 스스로가 키워야 한다. 또한 기업은 이윤의 일부를 다시 사회에 환원 하고, 이것이 순환적이 되도록 하여 미래 우리 사회발전에 큰 틀을 형성하여 공동체적인 운명으로 함께 미래로 향하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한다. 바라는 바는 앞으로도 안철수 연구소와 같은 혁신적인 이미지를 갖춘 투명하고 공명정대한 기업들이 점점 늘어났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