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삼국지
장연 편역, 김협중 그림 / 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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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처세술에 관한 책에 대비하여 동양의 처세술에 관한 책을 꼽으라면 그 중에는 당연 삼국지가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남자라면 삼국지 한번 정도는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은연중에 일반화 될 정도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삼국지는 중국 원나라의 작가 나관중이 지은 장편 역사소설로 4대기서의 하나다. 사실 삼국지를 처음 접할 때는 단순한 흥미 위주에서 읽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 인데, 그 내용을 따라 상세하게 보노라면 사회생활 속에서의 처세와 생존법의 지혜를 가득 담은, 일종의 지침서와 같은 책으로 느끼는 이가 많을 것으로 본다. 학교에서는 배움의 가장 표준이 되는 교과서를 보듯, 사회인으로서 아마도 가장 적합한 교과서는 반드시 삼국지여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복잡하고 치열한 경쟁의 삶을 강요하는 우리의 현실에 삶의 지침을 주는 책 중, 과연 삼국지만큼이나 우리가 가장 쉽게 대입할 수 있고 실질적인 다른 책이 솔직히 있을까 싶다.

삼국지가 쓰여 졌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지는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으로 남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삼국지의 이야기 서술과정에 나타나는, 처세에 관한 다양한 고사성어의 훌륭한 교훈의 내용에서 우리에게 좋은 충고와 같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기 때문이기도 하며, 또한 우리의 좁은 시각을 삼국지의 폭넓은 무대를 통하여 크게 확장하여 주는 것과, 배신과 복수 그리고 충성과 의리와 같은 삼국지의 인물 개개인에게서 느끼는 다양한 도덕적 가치관을 생각하게 함으로서, 우리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삼국지의 이야기가 주로 남자 중심으로만 이루어진 영웅호걸들에 국한된 이야기라, 많은 여성들에게는 그리 각광받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쉬운 감은 있으나, 그러나 이것도 일종의 선입관적인 면이 혹시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점에서는 보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이 책은 역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독자가 방대한 분량의 삼국지를 대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한권의 책으로 축약하여, 가급적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삼국지의 전체적 흐름을 읽고, 그 안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압축해놓은 책이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은 예전에 원작을 놓고 오랜 시간을 두고 읽어왔던 그 당시의 감회나, 한권의 책으로 중요 내용들을 엮어낸 이 책에서 받은 감회는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삼국지를 처음 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다소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삼국지 원본에 먼저 도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 책으로 먼저 읽어 보고 그 후에 원본을 읽어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나 싶다. 특히 이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삼국지의 중요한 사건이나 과정을 역자가 원본에 근거하여 상세한 부연 설명을 해놓았기에, 삼국지를 이제 막 읽기 시작한 독자에게는 그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더구나 역자는 이제 한창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이 책이 교육적으로 읽혀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삼국지의 명언이나 고사성어 부분은 따로 다루어 놓았는데 이는 그들에게 적잖은 도움이 되는 않을까 싶다.

삼국지를 이미 읽어 본 사람들은 알다시피 다양한 역사의 배경과 내용에서 삶의 지혜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것에 대해 큰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라 본다. 어떤 이는 삼국지를 오늘날의 국제 경제나 국제 정치, 그리고 전쟁이론에 연관 시켜서 보기도하며, 어떤 이는 기업의 전략이나 리더십이론에 적용해 보기도 한다. 이는 삼국지가 그만큼 오늘의 현실에 적용 가능한 많은 연구 과제를 담고 있기에, 수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우리에게 각광받고 호응 받는 그 이유라 생각한다. 삼국지는 동양에서 성서나 불경보다도 더 많이 팔리는 책이라 한다. 그리하여 삼국지에 관한 다양한 책이 이미 많이 출판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삼국지를 읽는 독자의 시각이 삼국지의 내용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소 왜곡되어 지거나 해서 잘못된 인식을 줄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삼국지에 나오는 모사들의 전술내용에는 이간계와 같은 음모 술수적인 부분이 많이 등장하기에, 실제 교훈적인 이야기는 보질 못하고 편협적인 내용에만 치우친다면 그것은 오히려 문제가 있기에 그렇다. 이 책은 역자가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역사의 진실에 다소 맞지 않는 부분들의 생략하고, 미신적인 부분들과 같은 불필요한 내용들은 과감히 삭제 하였기에 삼국지가 주는 그 진정한 감동을 깊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따라서 일반인은 물론 많은 청소년 독자에게도 한번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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