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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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처럼 나에게 여행의 깊은 여운을 남긴 곳이 있을까? 그 중에서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 이탈리아다. 그 중에서 한 곳을 꼽으라면 베네치아다. 베네치아 여행 중 마태오 성당앞 광장이 물로 점점 잠기는 장면은 기임함이었다. 또한 알랑들롱 이상가는 핸섬보이들이 물질을 하는 배는 환상 그 자체이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설레인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아니라 ‘그곳이 가고싶다’이다. 그런데 유럽 중 탑 10, 가장 가고 싶고, 먹고 싶고, 보고 싶고, 달리고 싶고, 갖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곳 등등의 탑 10을 선정했다. 유럽 중에 가보지 못한 곳이 아직도 많다. 그 중에 스페인이 가고 싶은 곳이다. 투우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 정여울님이 어떻게 유럽을 소개할까 궁금하다. 유럽으로 떠나보자.

 

작가는 일 년에 한 번씩 유럽을 간단다. 그렇다고 형편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갔다 와서 돈을 메꾸느라 고생도 한단다. 그럼에도 여행의 매력에 빠져 가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그런 지경에 이른 것이다. 내 경우에 보면 여행도 중독되는 것 같다. 한 해에 한 번 이상 가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은 이상한 마음이 든다. 작가님은 그렇게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중독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쁘게 표현하면 그렇지만 그만큼 여행에는 중독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여행안내 책자를 여러 권 읽었다. 대부분 자세한 교통, 음식, 관광지, 환전, 숙소 등을 그냥 소개하는 여행안내서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글이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말들이 있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그 장소에서, 또한 책에서 묻어나고 있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들이 더욱 빛이 난다.

 

가고 싶은 곳의 안내가 정말 가고 싶게 만든다. 적절한 글들의 소개와 개인의 경험이 어우러져 그곳에서 똑같은 경험을 하고 싶은 충동을 주고 있다. 단순한 장소와 역사의 소개가 아니라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가다운 재치가 묻어난다. 감상하는 방법도, 먹는 방법도 아주 맛깔스럽게 소개해 줌으로 마치 내가 가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내가 가 본 곳은 그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고, 가보지 못한 곳은 빨리 가야지 하는 조급함마저 들게 한다. 여행도 작가가 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이 멈춘 유럽 10 중 체코의 프라하 성을 잊을 수 없다. 체코에 갔을 때 야경이 좋다고들 가자고 했다. 그런데 피곤도 하고, 파리에서 야경이 좋다고 해서 많은 돈 들여 보러 갔다가 실망한 기억도 있고 해서 그냥 숙소에서 보냈다. 아뿔싸! 이렇게 좋은 광경을 현장에서 놓치다니 정말 억울하다. 정보가 없어서, 이 책을 미리 보고 가기만 했어도 절대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하지 않았을 텐데. 다행히 헝가리의 도나우강의 야경은 보았다. 헝가리의 야경도 잊을 수 없었다. 어쨌든 다음에 가면 미리 정보들을 더 많이 수집하고, 반드시 좋은 광경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또한 조금 피곤해도, 돈이 들어도 웬만하면 따라나서야겠다.

 

이 책의 몇 감동이 된 글을 소개해 보자.

“그리움을 제멋대로 놓아주니 비로소 그리움이 내 영혼을 아프게 짓누르지 않았다. 그리움은 반드시 슬픔과 연관되는 감정만은 아니었다. 그리움에는 다른 감정에는 없는 또 하나의 깊은 희열이 있었다.” p39

 

“할머니 저 회사 그만뒀어요. 인제 어떻해요?”

“아가, 앞으로 돈 벌 날 하고많응게 쪼매 안 벌어도돼야. 안 굶어죽는다.”

“할머니, 저 이렇게 술 많이 마셔서 어떻해요?

“아가, 걱정하지 말아라. 들어갈 대 실컷 마셔라. 안 들어갈 날이 곧 온다.”

-김현진<들어갈 때 실컷 마셔라> 중에서 p111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칼 구스타프 융 p149

 

여행은 치료다. 어제 <사람이 꽃이다>라는 책을 읽었다. 10년 난임으로 고통을 겪은 부부 이야기다. 12번의 인공수정, 5번의 시험관아기, 세 번의 유산의 아픔을 10만 시간 가까이 겪어온 아픈 사연이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 부부가 다 잊고 중국 배낭여행이나 하자 해서 갔다가 그만 자연 임신이 되고 결국 자연분만으로 어여쁜 딸을 얻는다. 여행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여행은 생명까지 낳는다. 여행을 떠나자. 여행의 깊이를 더해 주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행에 흠뻑 젖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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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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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독서 9년차다. 친구들과 함께 한 주에 한 권씩 읽고 독후감을 써서 나눈다. 그러기를 9년이 넘으면서 나도 모르게 7년차부터 글이 써진다. 시가 나왔다. 어설프지만 지금도 써내려 가고 있다. 얼마전 계간 잡지에 시인으로 등단도 했다. 독서라는 도전이 지금의 내 모습까지 왔다. 그런데 얼마전 쓰라린 경험도 했다. 책 한권을 써서 출판사에 의뢰했다가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그 출판사는 이름만 들어도 싫다. 다음 출판사에 의뢰하기가 겁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도전을 받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내 글을 쓸 것이다.

 

이카루스 이야기는 이런 것이다. 그리스 사모스 섬 남쪽으로 이카리아 해에 자만의 희생자 이카루스가 빠져 죽었다고 한다. 이카루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손재주가 비상하여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게 없는 발명가였다. 미노스 왕에게 의탁하던 시절 반인반우의 모습을 한 미노타우로스를 가둬두기 위해 미로를 설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후 그는 미노스의 뜻을 거역한 죄로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그 미로에 갇히게 된다. 그곳에서 다이달로스는 기발한 탈출 계획을 세웠다. 몸에 날개를 달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날아올라 미로를 쉽게 빠져나왔다. 날아 오르기 전 다이달로스는 아들에게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마법에 도취한 이카루스는 그 말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점점 높이 올라갔다. 밀랍이 녹아내리고 날개를 잃은 이카루스는 바다에 떨어져 죽음을 맞이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이런 것이다. 왕의 뜻을 거역하지 말라. 아버지의 말씀을 어기지 말라.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신의 능력이 있다고 자만하지 말라. 여기에 한 가지 첨부하자면 너무 낮게도 날지 말라는 것이다. 날개가 젖어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저자는 조직에, 사회의 관념에, 통념에 빠져 살지 말라는 것이다. 산업사회의 구조가 그대로 내려오는 지금의 조직 사회에서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트란 새로운 틀을 구축하고, 사람과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정해진 규칙 없이 시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 아티스트란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이다. 즉 아티스트가 되라고 한다. 그럼 어떻게 아티스트가 될 것인가? 6가지 주요 자산이 필요하다. 1)신뢰, 2)공감, 3)독창성, 4)리더십, 5)사람들 입에 널리 오르내리는 이야기, 6) 인간적인 요소: 연결, 공감, 겸손

여기서 리더십을 보자. 리더십과 반대되는 말은 관리다. 관리는 어제보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낮은 비용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우리는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복종의 미덕을 찬미하고, 끊임없이 비용을 낮추고, 오차를 줄이면 된다. 반면, 리더십은 차원이 다른 게임이다. 리더십에는 어떠한 지침이나 규칙도 없고, 문제가 생겼을 때 호통 치는 상사도 없다. 혹시 리더십에 관한 안내서를 찾고 있다면, 당신이 정말로 되고자하는 것은 리더가 아니라 관리자인 셈이다. 진정한 리더는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다른 이들을 완전히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

 

루이스 하이드가 <선물>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어던 행위가 아트가 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을 영혼과 꿈의 세계로 이어주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주 작은 부분이나마 어떤 식으로든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트가 아니다.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나누어주지 못한다면, 아트가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위험이 없다면, 아트가 아니다.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척하며 살아가기는 인생이 이제 지겹지 않은가?” 인도는 왜 무너졌을까? 동인도회사라는 영국군 부대를 앞세운 식민지 총독부가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을 경제적, 정치적 차원에서 끊임없이 인도를 계속해서 지배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1대 100만 정도 밖에 안 되는 소규모 병력으로 인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기존의 인도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일련의 이야기와 기대를 만들어냈다는 데 있다. 영국군은 인도의 문화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계급 구조 위에 하나의 새로운 지배계급을 추가했다. 그들은 무력이 아니라 선전을 통해 인도 사회를 지배하였던 것이다.

 

이티스트에게 필요한 습관이 있다.

-혼자서 조용히 앉아 있기

-특별한 이유 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사람들에게 솔직한 대답을 요구하지, 듣기 좋은 칭찬은 외면하기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먼저 격려의 말을 건네기

-변화를 위해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기

-자신이 만든 것을 과감하게 드러내기

나는 가끔 내가 쓴 시를 아내에게 읽어준다. 어떨 때는 감동하고, 어떨 때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무시한다. 그러나 굳세게 계속해서 읽고 또 읽어준다. 앞으로도 계속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새로운 도전을 좋아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50이 넘으면서 점점 그 열정이 식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과 주변에서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 이 책에 의하면 내 마음 속에 확실한 뭐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를 키우자. 확실한 무엇을 끝까지 붙잡는 자세를 견지하자. 그리고 포기하지 말자. 무엇보다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유익함을 주는 그런 비전 말이다. 나에게는 확실한 비전과 도구가 있다. 이제 열정으로 채울 때다. 로켓이 연료를 가득 채우고 스텐바이 큐를 기다리듯, 내 속의 열정과 실력과 능력으로 채우자. 그러면 반드시 비상할 날이 올 것이다.

 

50이 넘은 이 시점에 다시 한 번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용기를 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책이 좋은 게 뭔가. 도전을 받고 마음에 응축시켜, 다시 한 번 시도하는 게 아닌가?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응축의 에너지를 충분히 주었다. 나는 책이란 비평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전받기 위한 것이라 정의하고 싶다. 그래서 그 사람의 삶이 담긴 책이 좋다. 나의 삶이 담긴 책을 써보자.

 

두려워하라

이재선

 

두려워하지는 말되 두려움 자체를 피하지는 말라 두려움은 믿음을 낳는다 큰 두려움은 큰 믿음을 낳고 작은 두려움은 작은 믿음을 낳는다 두려움 속에 큰 길이 있다 두려움은 적극적으로 담아야할 우리 인생의 승리의 길이다 하나님은 두려워하라고 하셨다 경외함으로 복을 누리라고 하셨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두려움과 세상의 두려움은 다르다 경외 하는 두려움이 진정한 믿음의 두려움이다 왜 하나님이 두려움과 경외를 구분 하셨을까 하나님을 경외하는 두려움은 믿음의 두려움이고 인간이 하는 두려움은 사망의 두려움이다 두려움의 바다에 번지 점프를 하라 하나님의 당겨줌의 쾌감을 느낄 것이다 두려움에도 밀려온 두려움이 있고 선택한 두려움이 있다 떠밀려온 두려움은 비상하는 믿음으로 극복하라 찾아간 두려움은 스릴과 열매가 있을 것이다 모든 두려움은 믿음의 닷 줄만 있으면 존귀의 열매를 맺는다 세상의 문화나 존귀와 부는 모두 두려움의 산물이다 높아짐의 자리는 두려움의 터널 통과자만이 갈 수 있는 포지션이다 두려워하라 두려움으로 달려가라 두려움의 자리에 가라 두려움의 자리에 앉는 순간 영광의 자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죽음의 두려움을 넘은 자만이 천국의 영화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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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순간들 - 불멸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 에세이 부글 클래식 boogle Classics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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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는 메모광이다. 어떤 때는 아침에 산 볼펜이 저녁이면 다 떨어졌다고 한다. 하루에 볼펜 한 자루를 다 쓸 정도로 끊임없이 메모를 한다. 타이핑보다 더 날렵하게, 더 많은 글들을 써내려 간다. 나로서는 도저히 따라할 수도, 따라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냥 글 쓰는 것이 습관 되고, 즐거운 것 같다. 나는 소설을 쓰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그 많은 글들을 손으로 베껴 쓰는데 만도 얼마나 많은 시간과 손의 수고가 필요할까를 생각하면 쓴다는 자체만으로도 존경스럽다. 그런데 아마 소설가 대부분은 일단 글을 쓰는데 익숙하고, 단련이 되어 있고, 즐겨하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이 힘들게 느껴진다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존재의 순간들>을 읽으면서 버지니아 역시 메모광, 글쓰기 달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그냥 느끼고, 생각하고 지날 일들을 모두 글로 옮겨 놓은 것들이다. 생각하기만도 힘든 일들을 모두 글로 모아 놓았다. 아마 힘든 마음들을 잊기 위해서 수도 없이 펜을 들고 쓰고, 또 쓰고 했던 것 같다. 이것이 메모로 남아서 후에 이 작품 <존재의 순간들>이 나온 것 같다. 버지니아 울프는 무엇을 느끼며 살았는가 울프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위대한 문학가는 세 종류에 의하여 만들어진다고 본다. 첫째, 극도의 고난 속에서 나온 깊은 사색이 작품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둘째, 환경적 요인보다는 개인적으로 센치멘탈하며, 우울 기질이 있어 남들이 느끼거나 보지 못하는 것들 사색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셋째, 스스로 고난의 현장에 뛰어들어 그 고통을 몸소 체험하면서 그 느낌들을 기록한 것이다. 첫째의 경우는 박경리님의 삶의 애환은 너무나 고통스러워 어쩔 수 없이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방편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두 번째 경우는 버지니아 울프처럼 그리 어렵지 않은 환경 속에서(개인적으로는 힘든 상황이었겠지만 비교해 볼 때) 자랐음에도 지극히 예민하고 우울기질이 강하여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들을 기록한 부분들이 많다. 세 번째 경우는 헤밍웨이다. 그는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군에 자원 입대하고, 건강문제로 제약을 받자 다시 종군기자로 투신하여 몸소 전쟁의 큰 소용돌이에 몸을 던진 느낌들을 기록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존재의 순간들>을 읽으면서 버지니아 울프가 글을 쓸 수 밖에 없었음을 여러 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울프의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울프가 13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신다. 울프는 이 책 곳곳에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대부분 어머니의 죽음이 그에게 오랫동안 빈자리로 남아 있음을 말하고 있다. 어머니의 존재감이 너무나 컸던 것 같다. 아니 울프에게는 그랬을 것이다. 다른 형제들이 느끼지 못하는 공허감이 그에게는 특별히 많았던 것이다.

“나는 어머니와 스텔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그들의 죽음이 입힌 피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p204 여기서 어머니와 언니의 죽음이 가져다 준 자신에게 온 아픔에 대해 생각한 것이지 그 엄마와 언니 자체를 생각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만큼 버지니아 울프는 예민한 성격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공백으로 괴로워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해 못내 아파한다. 책임감이 큰 성격이었던 것 같다. 어린 딸로서 천진난만하게 그냥 보낼 수도 있었겠지만 울프는 선천적으로 그런 성격이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책임감 때문에 아버지와 하기 싫은 산책을 하고, 함께 있어 드리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런 책임감, 남들에 대한 부담감이 글을 쓰게 만든 것 같다.

 

그의 글 “그 모든 것들을 통해서 나는 한 가지 분명한 생각을 얻었다. 자기 본위의 이기주의만큼 무서운 것은 세상에 없다는 깨달음이었다. 그 사람 본인을 이기주의만큼 잔인하게 해치는 것도 없고, 그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접하게 되는 사람들에게도 이기주의만큼 잔인하게 상처를 입히는 것도 없다.”(p222) 하고 있다.

이런 글을 볼 때 얼마나 울프가 남들에 대한 배려심, 아니 지나칠 정도로 남을 의식하는 모습이 배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모습이 바로 글을 쓰게 하는 힘이었다.

 

또한 울프는 부와 인기를 누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자신을 최고의 작가로 찬사는 보낼 때 좋아하면서도 과연 이런 마음이 속물근성 때문이 아닌가 자신을 자책하고 있다. 보통 사람 같으면 그냥 한껏 그 인기에 젖어 행복감에 휩싸여 지낼텐데 울프는 그것마저도 성격상 쉽지 않았다. 이런 센티멘탈이 글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제 나는 나 자신이 보관(寶冠)에 홀딱 넘어가는 그런 속물일뿐 아니라 불을 훤히 밝힌 응접실을 좋아 하는 속물, 즉 사교적인 잔치를 즐기는 속물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 같다. 어떤 집단이든 옷을 멋있게 갖춰 입고 사교적으로 빛을 번쩍인다면 그 집단은 낯선 사람들일지라도 나에게 효과를 발휘할 것이며, 확고한 진실을 흐려놓을 화금과 다이아몬드 가루를 피워 올릴 것이다.”(p316)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버지니아 울프는 조그만 누림에도 예민한 금욕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성향이 예민하게 사람 속 마음을 간파하고 그 것들을 글로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성격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이 생각한 것에 대한 확신은 있었지만 그 성격 자체에 대한 만족은 아닌 것 같다. 지나치게 예민한 자신을 자책하는 듯한 모습들이 보인다. 대부분의 문학가들의 현상이라 생각한다. 이상 역시 자살을 했는데 얼마나 그 내면 속에 주체할 수 없는 아픔들이 녹아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박경리님 또한 남편을 부역의 대상으로 잃고 아들을 먼저 보내고, 사위마저 감옥에 보냈어야 하는 아픔들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고통이 있었던 것이다. 이들 모두 자신의 처한 환경이나, 성격을 좋아해서 받아들인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개인의 아픔들이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니 이것 또한 아이러니다. 일반 대중들의 아픔을 문학가들이 고스란히 당하고 그 고통들을 글로 써서 감동을 준다는 것은 위대한 작가들에게 오직 감사할뿐이다. 버지니아 울프에게 감사한다. 울프의 작품을 이해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울프의 자전적 에세이가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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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인문학의 생각읽기 2
박우성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기획 / 김영사on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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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주의의 몰락과 더불어 자본주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날로 심각해 지고 있다. 더군다나 신자본주의와 신자유무역주의은 그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금융자본주의는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와 가난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모든 주의 뒤에는 인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다루는 것이기에 인간이 변하지 않고는 모두 불완전한 것이다. 이념으로 치자면 공산주의가 훨씬 좋게 보이지 않는가? 그러나 결국 자본주의보다 먼저 무너졌다. 이념이 좋을수록 인간의 한계는 더 빨리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지식인들도 마찬가지다. 많이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잘 실천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노암 촘스키는 다르다. 아는 만큼 말하고, 실천한다. 미국의 지성이라고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지성, 미국에 대하여 당당하게 문제를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지성이라고 볼 수 있다.

 

촘스키는 언어학자로서도 대성한 사람이다. 변형생성문법을 주장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언어의 구조주의적 입장을 뒤집는 학설이었다. 언어의 기능은 모든 인간 속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면 동의한다. 연어가 그 먼 바다를 갔다가 번식을 위해서 다시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능력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 어미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그것은 연어의 세포 속에 내장된 기억이다. 이미 오랜 세월을 지내면서 세포 속에 저장되어 있어 그냥 그 기억대로 따라 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세포 속에는 언어에 대한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언어를 잘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악을, 아리랑을 배우지도 않아도 한 번 들으면 따라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부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세포 속에 내재된 기억일 것이다. 어쨌든 촘스키의 언어에 대한 새로운 생각에 찬사를 보낸다.

 

다음으로 노암 촘스키는 미국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고 있다. 미국우월주의, 미국패권주의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으로 말미암아 베트남, 이라크, 시리아, 파나마, 멕시코, 브라질 등이 어려움을 겪었다. 나라의 어려움이 아니라 그 나라의 국민들, 그것도 가난한 사람들이 큰 파탄에 이른 것이다. 이라크 전쟁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듯이 심각한 화학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반미주의자 후세인 축출과 석유자본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전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같이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왜 이런 일들이 바로 알려지고 국민들이 그것을 바로 잡지 못하는가? 그 배후에는 돈 많은 소수의 부자들, 기업들, 다국적 기업들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언론은 기업들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결국 언론들도 기업들의 생각을 대변하는데 그치는 것이다. 언론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로 바로잡을 수 있지 않은가?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뽑으면 그들이 바로 하면 될 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것도 역부족이다. 미국의 정치는 돈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통령 선거를 하려면 상상외의 돈이 들어간다. 이 돈을 누가 내 주는가? 결국 기업이다. 기업들이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대 주고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해 달라는 것이다. 기업의 돈을 받은 정치인들은 기업들의 대변인 노릇 밖에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그렇게도 탈도 많고, 문제도 많은 무기 거래법이다.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는데도 무기는 여전히 팔리고 있다. 무기상들의 무차별적인 로비가 결국 아직도 해결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일 뒤에는 1%의 부자들, 극소수의 기업들, 다국적 기업들의 돈줄이 미국의 언론, 정계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서도, 몰라서도 말 못하는 미국에서 미국 최대의 지성 노암 촘스키가 당당하게 고군분투하면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노암 촘스키에게 찬사를 보낸다.

 

모든 문제의 근원 속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바뀌지 않고는 아무것도 달라질 것이 없다. 사람을 바꾸는 운동을 벌리는 수밖에 없다. 즉 인성교육이다. 미국도 자본주의 국가로서 돈버는 방법, 성공하는 방법만 가르치지 사람이 되는 교육을 하지 않으니 결과는 뻔 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 생각된다. 집에서부터 아이들에게 나가서 맞고 오지 말라, 친구를 이겨먹어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성공해야 한다만 가르친다. 학교는 어떤가? 선생님들의 말 속에 경쟁심을 부추기고, 돈과 성공에 눈이 어두운 암울한 인간상을 심어주고 있다. 학교의 교육부터 남을 배려하고, 돕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실천할 수 있는 그런 학교가 되어야 한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바로 내 집부터 해야 하겠다.

 

어렴풋이 안 미국 사회에 대한 진실을 노암 촘스키를 통해 알게 해 줘서 감사하다. 지성의 축적이 아닌 실천의 상을 보여주고 있는 노암 촘스키에 대하여 감동을 받는다. 이런 진실을 만화와 글을 통해 잘 표현해준 작가와 만화가에게도 감사한다. 주제가 무겁지만 만화라는 재밌는 매체를 통해 전달하니 쉽게 접근이 되는 장점이 있었다. 좋은 책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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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레이디 가가에게 배우는 진심의 비즈니스
재키 후바 지음, 이예진 옮김, 이주형 감수 / 처음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지금 50대다. 30대에 들어서면서 대중음악, 연예계와 관심이 멀어지면서 80년대 중반 이후의 가수나 연예인들을 잘 모른다. 더군다나 미국의 연예인은 더욱 문외한이다. 그런데 레이디 가가는 안다. 아니 깊이 안다는 의미는 아니고 이름은 알고, 그냥 풍문에 문제가 많은 연예인이라는 정도로만 안다. 이 책은 레이디 가가에게서 배우는 마케팅, 기업의 전략이다. 레이디 가가에 대한 팬들의 열광은 남다르다. 문제시 보이는 부분도 많지만 어떻게 그런 광팬을 만들어 내는가는 전문가의 분석을 눈여겨 보아야할 것이다.

 

이 책은 레이디 가가의 성공 전략을 총 7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 1%를 공략하라.

두 번째, 가치를 기반으로 경영하라

세 번째, 커뮤니티를 구축하라

네 번째, 커뮤니티에 이름을 붙여라

다섯 번째, 심볼을 공유하라

여섯 번째, 수퍼스타를 대하듯 대접하라

일곱 번째, 말할 거리를 제공하라

 

이런 원칙들은 이미 기업들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무시하고 나름대로 기업을 경영함으로 경쟁의 시대에 살아남지 못하고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공유해보자. 1%를 공략하라는 부분에 참 공감이 된다. 우리는 제일 먼저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릴까? 기업을, 상품을 사게 만들까를 생각한다. 그래서 특징도, 원칙도, 눈에 띄는 모양도 없는 밋밋한 어떤 것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오직 자신에게 열광하는 1%에만 집중하다보면 거기서부터 답이 나온다. 그 1%를 집중공략하다 보면 그것이 2%, 3%가 되는 것이다. 레이디 가가는 학교에서 왕따, 가정에서 버림 받은 아이, 사회에서 소외당한 사람(동성애자가 주류를 이룸)를 대변하는 정책을 피웠다. 이것이 공감이 되어 다양한 상처로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심리까지 파고들어 수많은 사라들이 공감하게 된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순서가 있다. 그것은 왜->무엇을->어떻게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먼저 왜? 나의 공동체는 이 왜가 분명하다. 즉 우리 공동체가 존재해야 하는지가 분명하다. 사람을 살리는 비전이 있다. 세상의 죄악 속에서 신음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무너지는 가정 속에서 절규하는 가장, 아내, 자녀들이 있다. 파괴된 학교에서 신음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을 반드시 건져내야 한다. 이것이 우리 공동체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내가 살아 있는 이유이다.

 

어떻게?: 오직 관계 중심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마음을 전달함으로, 모든 것은 마음을 담아야 한다. 예수님도 외식을 책망하셨다. 사람은 모양을 보나 하나님은 중심을 보느니라.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하셨다. 모든 일에 마음이 없는 것은 다 버려라.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좋다.

 

무엇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함께 하심, 치료하심, 평안 주심을 전해야 한다.

 

가와사키는 <꿈을 판매하다>라는 책을 통해 애플이 좀 더 대단한 무언가를 ‘판매’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동기, 즉 가치는 5가지 차원이다.

-비전 실현하기

-더 나은 삶 제공하기

-보다 큰 영향력 창출하기

-욕심 없는 행동 취하기

-반대세력 받아들이기

 

옳은 일, 선한 일, 남을 돕는 일, 사회를 바꾸는 유익한 일을 할 때 더 광적으로 해야 한다. 사실 의로움이 열의가 약한 경우가 많다. 바른 다수는 늘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의로울수록 더욱 광적으로 그 일을 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공동체는 앞으로 이렇게 할 것이다.

 

우리의 공동체는

-새 역사를 창조하는

-새 시대를 열어가는

-이웃과 함께 하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세상과 공동체를 이어주는

-바다와 같이 품어내는

그런 공동체가 될 것이다.

 

무엇이 하고 싶다면

 

이재선

 

무엇이 하고 싶다면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그 일이 하고 싶다면 그 일만큼은 하지 마세요

꼭 해야 한다면 그 것에서 멀어지세요

사랑하고 싶다면 그 사람을 떠나세요

사랑을 받고 싶으면 그 사람을 지우세요

 

그리고 나서

 

하고 싶을 때를 기다리세요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세요

하고 싶어 미칠 지경에까지 다달으세요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속에서 나오도록 하세요

성취는 우물물을 퍼 올리는 게 아닙니다

성공은 용암이 분출하듯 하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담아두세요

압축이 커질수록 분출은 커집니다

청년의 때는 발산이 아니라 응축의 때입니다

많은 실패는 당신은 성공의 확률을 높입니다

그 사람과 멀어질수록 당신 곁에 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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