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당연 ‘힐링’이다. 힐링이란 상처를 치유 받음을 의미하니 상처가 많다는 소리다. 아니 과거에는 먹고 사는데 급급하여 상처를 생각할 겨를도, 돌볼 생각도 못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의식주 문제의 해결이 상처 치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 상처가 어디에서 오며, 어떤 상처들이 있는지,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 에 대한 관심이 많다. 나는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보고 안쓰럽게 느끼기 보다는 화를 더 많이 냈다. 아마 어머님이 힘들어서 흘리시는 눈물이 내 마음을 눌러 부담스럽게 느껴진 것들이 트라우마가 되어 그렇게 자리 잡았나 보다. 나중에서야 상담을 접하면서 알게된 사실이다. 상처는 가까운 사이에서 많이 받고 있음을 알고 접근하면 많은 도움이 되어 더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책에 기대를 하면서 읽어나갔다.

 

이 책은 가까운 사이의 대표적인 관계, 즉 부부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알려주고 있다. 그 부부가 서로 상처를 받는 이유는 가정에서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로 인한 것임을 알려주면서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상처로 인해 나타나는 유형은 자기애성, 경계성, 수동공격성, 강박성, 분열성이다. 각각의 성향은 그 받은 상처로 인한 대처 방안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저자는 G-spot(육체적으로 느끼는 부분)보다는 V-spot(감정적 상처)부분을 조심하라고 한다. 감정이 상하면 관계를 망가뜨리고, 모든 기능이 마비가 된다. 보여지는 상처부분에 집중하다가 정작 더 중요한 감정부분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치료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또한 브이스폿은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브이스폿이 자극을 받으면 근거 없는 두려움, 공격성, 수치심, 죄책감 등에 사로잡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 브이스폿에 노출되면 감당하기 힘들다고 해서 브이스폿을 회피하려해서는 안 된다. 감정에 직면하고 바로 대처해야 한다. 그 이유가 뭔지, 어떻게 해야 내가 그런 감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좋은 결론을 낼 수 있는지를 직면하여 해결해야 한다.

 

첫째, 자기애성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형태를 나타낸다. 모든 것이 자기를 위해 존재해야 하고, 자기를 드러 내야 하고, 칭찬을 받아야 하며, 자기를 위하는 사람만 있어야 한다. 자기에게 반응해 줄 사람을 끊임없이 찾아 나선다. 자기애성 곁에는 대부분 ‘내면적인 빈곤’을 무의식적으로 투사할 수 있는 사람인 경계성의 사람이 머문다. 자아감이 부족하고 특권의식이 없는 경계성은 자기애성의 투사 대상이 되기 쉽다.

둘째, 경계성, ‘아프니까 사랑이다’의 형태를 나타낸다. 경계성 성향의 사람은 파괴적이고 어딘가 문제가 있는 관계에 얽히지 않는 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심각한 박해불안,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의 결과로 생기는 수치심을 느끼고 비난과 공격적 행동을 일삼는 특징이 있다.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사고와 판단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경계성의 곁에 머무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애성들인데, 이들은 끊임없는 찬사와 엄청난 반응을 필요로 한다. 경계성은 세상을 다 줄 것 같은 약속을 남발하지만 결과적으로 실망과 감정적 상처만을 안겨준다. 경계성은 곁에는 그야말로 나쁜 남자가 머물게 된다.

셋째, 수동공격성, ‘불쌍한 나는 희생자’의 형태를 나타낸다. 수동공격성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감정을 드러내 놓고 표현하는 대신에 행동으로 보여준다. 뒤로 미루고, 비효율성, 잊어버리기, 회피하기로 나타난다. 수동공격성이 배우자로 선택하는 대상은 강박성이거나 보호자 유형의 사람이다. 강박성은 완벽함을 강박적으로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책임을 지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수동공격성의 성향과 잘 맞는다.

넷째, 강박성, ‘당신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의 형태를 나타낸다. 강박성은 모든 것을 조종하고 통제하려고 끊임없이 애쓴다. 청결함과 완벽함에 지나치게 집착하지만 감정이 결여되어 있고, 일중독에 빠져있으며, 욕구나 욕망을 느낀다는 이유로 배우자를 깔아뭉갠다. 늘 배우자를 기다리게 하는데 그들에게는 배우자를 위해 쓸 시간이 거의 없다. 다른 이의 욕구를 알아보고 충족시켜주지 못한 죄의식을 누그러뜨리고자 이들은 일, 일, 일할 정당성을 찾고 효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울 것이다. 좌우명은 ‘나는 대의를 위해서 이것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정적 자기 또는 상처받기 쉬운 자기를 외면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면서 사람들을 속이고 학대하고 부정행위를 하고 계약을 꾸미기도 한다. 강박성이 배우자로 선택하는 유형은 히스테리성, 초기에는 따뜻하고 외형적이며 느긋한 배우자의 성격에 매료된다. 반면에 정리 정돈을 잘 하고 깔끔한 특성에 끌린다. 안정성과 안정감과 힘을 제공해주는 남자들을 찾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박성은 할 일을 뒤로 미루는 배우자의 나태한 태도에 서서히 싫증을 내면서 배우자를 추궁하고 비난한다.

다섯째, 분열성, ‘나 좀 내버려둬’의 형태는 나타낸다. 매우 멋지고, 유혹적이기도 하며, 차갑고, 냉정하며, 매력적이지만 속이 텅 빈 빙산과 같다. 겁쟁이고, 상처받기 쉬운 유약한 사람이다. 친밀한 관계를 두려워하는 프로그램이 이미 내장된 혐오자다. 친밀한 관계가 시작되자마자 숨이 턱턱 막히고 무언가가 자기 자신을 집어삼키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분열성의 성향의 곁에는 의존적 혹은 히스테리성 성향의 사람이 머문다.

 

사랑의 관계는 정상적인 사랑: 관계가 더 중요하다. 사랑이 갈등을 이긴다. 병적인 사람: 부분대상이 기능한다. 갈등이 관계보다 우선한다. 도착적인 사랑: 신 나고 흥분되는 일을 추구한다. 부부가 번갈아가며 선과 악의 역할을 맡는다. 성숙한 사랑: 전체대상이 기능한다. 관계는 목적 의무 지향적이 된다. 성숙한 사랑을 위해서는 자존감을 회복해야 하며,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 관계나, 보상으로 존재감을 갖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겨야 한다. 노래에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것을 확신해야 한다. 이 성숙한 사랑을 위해서는 ‘담아주기’를 시행해야 한다. 상대방을 잘 파악해서 이해하고, 품어주고, 담아내야만 사랑을 완성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마음 속 가해자를 찾아 화해해야 한다. 부모든, 배우자든, 친구든 가해자를 찾아야 하고, 브이스폿을 직면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뛰어 넘어야 한다. 나의 브이스폿을 자극한 사람이나 문제에 상관없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완전한 나를 회복한 후에는 비로서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담아낼 수 있다. 나는 오늘도 나를 사랑한다. 나를 소중히 여긴다. 그러기에 남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다. 그리고 그 상처를 싸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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