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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ㅣ 인문학의 생각읽기 2
박우성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기획 / 김영사on / 2013년 12월
평점 :
공사주의의 몰락과 더불어 자본주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날로 심각해 지고 있다. 더군다나 신자본주의와 신자유무역주의은 그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금융자본주의는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와 가난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모든 주의 뒤에는 인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다루는 것이기에 인간이 변하지 않고는 모두 불완전한 것이다. 이념으로 치자면 공산주의가 훨씬 좋게 보이지 않는가? 그러나 결국 자본주의보다 먼저 무너졌다. 이념이 좋을수록 인간의 한계는 더 빨리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지식인들도 마찬가지다. 많이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잘 실천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노암 촘스키는 다르다. 아는 만큼 말하고, 실천한다. 미국의 지성이라고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지성, 미국에 대하여 당당하게 문제를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지성이라고 볼 수 있다.
촘스키는 언어학자로서도 대성한 사람이다. 변형생성문법을 주장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언어의 구조주의적 입장을 뒤집는 학설이었다. 언어의 기능은 모든 인간 속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면 동의한다. 연어가 그 먼 바다를 갔다가 번식을 위해서 다시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능력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 어미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그것은 연어의 세포 속에 내장된 기억이다. 이미 오랜 세월을 지내면서 세포 속에 저장되어 있어 그냥 그 기억대로 따라 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세포 속에는 언어에 대한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언어를 잘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악을, 아리랑을 배우지도 않아도 한 번 들으면 따라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부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세포 속에 내재된 기억일 것이다. 어쨌든 촘스키의 언어에 대한 새로운 생각에 찬사를 보낸다.
다음으로 노암 촘스키는 미국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고 있다. 미국우월주의, 미국패권주의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으로 말미암아 베트남, 이라크, 시리아, 파나마, 멕시코, 브라질 등이 어려움을 겪었다. 나라의 어려움이 아니라 그 나라의 국민들, 그것도 가난한 사람들이 큰 파탄에 이른 것이다. 이라크 전쟁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듯이 심각한 화학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반미주의자 후세인 축출과 석유자본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전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같이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왜 이런 일들이 바로 알려지고 국민들이 그것을 바로 잡지 못하는가? 그 배후에는 돈 많은 소수의 부자들, 기업들, 다국적 기업들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언론은 기업들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결국 언론들도 기업들의 생각을 대변하는데 그치는 것이다. 언론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로 바로잡을 수 있지 않은가?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뽑으면 그들이 바로 하면 될 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것도 역부족이다. 미국의 정치는 돈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통령 선거를 하려면 상상외의 돈이 들어간다. 이 돈을 누가 내 주는가? 결국 기업이다. 기업들이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대 주고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해 달라는 것이다. 기업의 돈을 받은 정치인들은 기업들의 대변인 노릇 밖에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그렇게도 탈도 많고, 문제도 많은 무기 거래법이다.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는데도 무기는 여전히 팔리고 있다. 무기상들의 무차별적인 로비가 결국 아직도 해결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일 뒤에는 1%의 부자들, 극소수의 기업들, 다국적 기업들의 돈줄이 미국의 언론, 정계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서도, 몰라서도 말 못하는 미국에서 미국 최대의 지성 노암 촘스키가 당당하게 고군분투하면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노암 촘스키에게 찬사를 보낸다.
모든 문제의 근원 속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바뀌지 않고는 아무것도 달라질 것이 없다. 사람을 바꾸는 운동을 벌리는 수밖에 없다. 즉 인성교육이다. 미국도 자본주의 국가로서 돈버는 방법, 성공하는 방법만 가르치지 사람이 되는 교육을 하지 않으니 결과는 뻔 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 생각된다. 집에서부터 아이들에게 나가서 맞고 오지 말라, 친구를 이겨먹어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성공해야 한다만 가르친다. 학교는 어떤가? 선생님들의 말 속에 경쟁심을 부추기고, 돈과 성공에 눈이 어두운 암울한 인간상을 심어주고 있다. 학교의 교육부터 남을 배려하고, 돕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실천할 수 있는 그런 학교가 되어야 한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바로 내 집부터 해야 하겠다.
어렴풋이 안 미국 사회에 대한 진실을 노암 촘스키를 통해 알게 해 줘서 감사하다. 지성의 축적이 아닌 실천의 상을 보여주고 있는 노암 촘스키에 대하여 감동을 받는다. 이런 진실을 만화와 글을 통해 잘 표현해준 작가와 만화가에게도 감사한다. 주제가 무겁지만 만화라는 재밌는 매체를 통해 전달하니 쉽게 접근이 되는 장점이 있었다. 좋은 책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