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조절 -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 내는 방법
권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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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감정'하면 이성보다는 감성의 영역을 떠올린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가장 많이 좌지우지하는 포인트이자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 '감정 선'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안전사고와 범죄,
우울증과 자살률, 줄어드는 출산까지도
모두 이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면
과연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감정을 쉽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라거나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다.
유난히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나
혹은 반복되는 타인과의 부딪힘 속에서
'저 사람은 저렇게 타고난 거겠지'
'나랑은 안 맞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며
서로를 포기하거나 이로 인해
끝없는 다툼과 단절을 해버리면서 말이다.


감정 조절이라는 것도
각자가 품고 있는 마음의 일렁임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억제하거나
참는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감정 조절'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런 감정 조절을 통해서
공동의 선을 위해 연대하고
나아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감정 조절법에 대해서 전달하는
〈감정 조절〉을 만나고 나니,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감정이라는 것이
지극히 제한적인 시야에서만 바라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서 정신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트라우마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작가는
'감정 조절'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느끼지만
그에 압도되거나 휩쓸리지 않는 상태로,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또 감정을 마비시키지 않으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감정 조절 상태'라고 말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크고 작은 상처와 스트레스 사이에서
유난히 무너지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다시 균형을 회복하곤 한다.
작가는 그 차이가 개인의 인내력이나 통제력이 아닌
'감정 조절 능력'에 있다고 본다.


감정을 통해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고
나의 상태와 다른 사람의 상태를 알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로 바라보며
감정을 통해서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되며
함께 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각 개인이 더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그렇게 인간적인 개인들이 모여서
인간 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며 썼다는 이 책에는


감정 조절의 개념은 물론,
감정 조절의 결과로 나타나는 다양한 애착 유형,
그리고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역사적 사회적 사건들이
국민들의 감정 조절 능력에 미친 영향,
감정 조절을 잘 하기 위한 방법 등을 담았다.


감정 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참고 감추는 것이 '감정 조절'이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도 그랬다.
'타고난 기질은 바꿀 수 없다,
사람은 바꿔쓰는 거 아니다.'라는 생각에
무언가 감정 조절이라는 말이 있지만
조절할 수 없는 것이 감정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감정 조절에 대해서 들여다보니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는 감정 조절 상태를 통해
나와 타인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정 차이'로 벌어지는 문제들 또한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감정 조절에 대한 이해를 더해주는
다양한 이론들은 물론(뇌의 구조부터 시작해서)
영화나 소설 또 작가가 직접 마주한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감정 형태와 애착을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릴 적 감정 조절 경험으로 인해
달라질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애착 유형은
책 속에 있는 '성인 애착 유형 검사' 질문을 통해
스스로 진단해 봄으로써
자신의 애착 유형에 대해
파악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서
더욱 실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주로 한 개인의 문제나 입장에서만 바라보며
그것을 사회적이나 역사적인 사건,
혹은 오래도록 뿌리내려 온 관습을 통해
바라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불안과 우울의 시대,
분노와 무기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대사회에서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고
마음을 돌보는 것이 나와 타인의
건강한 관계는 물론
모두가 평안한 삶과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참거나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느끼고 존재하는 것.
감정 조절의 방법을 통해
제대로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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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결혼하는 법
소피 어윈 지음, 이미영 옮김 / 마시멜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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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경제신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결혼'

자연스럽게 짝을 이루는 여느 동물들과 달리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결혼'이라는 것은

하나의 제도이자 약속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은 이상이 반영된

하나의 환상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사랑의 결실이자, 평생을 함께 한다는 약속.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며 인생의 남은 시간을

함께하겠다는 다짐으로 그려지는 결혼을 생각한다.


어떤 '조건'을 '결혼' 앞에 붙인다는 것은

사랑에 대한 모독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신성한 결혼'의 모습만을

참 결혼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수많은 사랑 이야기가 그래왔고,

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돌려보면

아니, 시간을 돌리지 않고 지금을 생각하더라도

서로의 '조건'을 통해 결혼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은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상대방의 조건에 맞춰서 결혼을 하기도 했고

자유연애시대라는 말이 우스워진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조건 때문에 사랑하지만 헤어지기도,

또 사랑하지 않지만 결혼을 하기도 한다.


조건이 결혼의 평가요소가 되는 게

시대 불문이라 한다면,

그런 조건을 따지는 것이

결코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결혼 앞에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한,

가난한 숙녀의 이야기를 담은

〈부자와 결혼하는 법〉은

'여성'과 '시대'라는 한정된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결혼을 '선택할 권리'를 보여주는

주인공 키티의 이야기를 통해

대담하면서도 매력적인 여성을 그려낸다.


모든 것이 열려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하나의 생존전략으로 '결혼'을 선택하는 그녀가

과연 속물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문학을 좋아하는 이라면

혹은 여성문학을 이끄는 제인 오스틴을 아는 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동경을 품고 있는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뻔하지만 결코 뻔하지 않은,

발칙하면서도 대담한 매력을 가득히 품고 있다.


화려한 파티와 사교계로

시대적인 느낌은 물씬 풍기면서도

시대와 시선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도도하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적극적인

여성상을 그려냄으로써,

가장 역사적이면서도 역사적이지 않은

포인트를 비틀어 담아낸 것이다.


1818년 영국의 시골마을 도싯셔.

장티푸스로 부모님을 모두 떠나보내고

주인공인 캐서린 탤벗에게 남겨진 것은

네 명의 여동생과 막대한 빚.

약혼자와의 결혼을 통해 집안의 빚을 청산하고

앞으로의 편안한 미래만을 꿈꾸고 있었는데,

더 부유한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긴 약혼자는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결혼'을 파기하며

그녀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빚쟁이들에게 돈을 갚아야 할 시간은

4달밖에 남지 않았고,

이대로 가다가는 집도 잃고

동생들과도 뿔뿔이 훑어지게 될 상황 앞에서

'더 부유한 남자와 결혼'을 하기 위해

오래전 연락이 끊겼던 엄마의 옛 친구가 있는

런던으로 향하게 된다.


사교계 진출을 통해 자신의 집과 인생을 구원해 줄

남편감을 찾고자 한 키티.

과연 그녀는 원하는 신랑감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결혼'을 감행하는

그녀의 모습이 가식적이고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

야망을 드러내는 것은

당시의 여자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는 삶.

어쩌면 당시 여자들의 삶은 남자들을 위한 보조나

그를 꾸미는 장식품이나 인형 같은

느낌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소설 속의 키티는

주어진 삶에 순응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벗어나고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어가기로 한다.


그 방법으로 런던을 향하고,

그곳에서 사교계 진출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바꿔줄 남자를

스스로 '선택'하려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계층과 한계를 넘어

드디어 결혼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을까 싶었던 그때,

그녀의 발길을 가로막는 벽이 하나 생겼으니

바로 그녀의 계획과 속셈을 눈치채고

그녀를 동생에게서 떼어내고자 하는

제임스 드레이시 백작.


서로를 향한 거침없는 말과 행동,

서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협조 아닌 협조를 하면서

점차 얽히고 마는 두 사람.


과연 키티는 꿈에 그리던 남자를 만나

위기에 빠진 집과 자신을 구할 수 있을까?

제임스 드레이시는 키티로부터 동생을 지킬 수 있을까?


화려한 드레스로 치장한 사교가 이루어지는 파티장,

춤을 추며 서로를 간파하고자 하는 남녀,

신분과 계급의 벽이 높은 리젠시 시대의 풍경을

그대로 담아낸 이 소설은

가장 현실적인 로맨스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형적인 여주인공의 모습과는 다른

진취적인 여주인공이 그리는

리젠시 시대의 로맨스는 어떤 모습인지

마치 제인 오스틴이 현대에 소설을 쓴다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 작품이었다.


우리가 생각해 온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그려왔던

결혼 적령기 여성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새로운 모습의 여주인공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


결혼은 사랑의 마침표일까?

아니면 하나의 제도에 불과할까?

라는 질문을 던졌던

〈부자와 결혼하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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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무늬
백희성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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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로망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것 중 하나는 무엇일까?

바로 '기억'이라는 힘이 아닐까?

억지로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그 물성이 사라진다고 해도

마음 깊숙한 곳에 내내 남아있는 것.

바로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기억'이라는 의미 말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어떤 기억은 평생을 가도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속에 자리 잡은 기억이라는 흔적은

때로는 떨쳐내고 싶어도 내내 파고들며

한 사람의 인생을 흔들기도 한다.


건축 디자이너 출신 작가라는 특이한 이력뿐 아니라

첫 책부터 이른바 초대박을 터뜨린

작가 백희성이 2년 만에 돌아왔다.

전작인 〈빛이 이끄는 곳으로〉는

건축가인 작가의 특색에 어울리는

생생하고 탄탄한 설계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소설에서도 파리를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파리의 패션학교에 다니는 스물두 살의

안면인식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평생을 이끌어온 '기억'과 '촉감'에 의지해

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담은

〈기억의 무늬〉이다.


매일 밤 꿈으로 나타나는 그날의 기억.

세 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그 순간은

손끝에 닿았던 촉감과 실루엣으로 남아

그의 평생을 따라다닌다.


자살사고로 이미 오래전 종결되었지만,

자신의 기억 속 낯선 실루엣을 떠올리며

그날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카미는 패션학교에 진학하며,

손에 남아있는 직물을 찾고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려고 한다.


안타깝게도 사건 이후의 충격 때문인지

그 누구의 얼굴도 알아볼 수 없는

안면인식장애를 가지게 된 주인공.

그런 그에게는 이런 장애를 남들이 알아차리지 않고

타인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니,

바로 뛰어난 관찰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버릇과 습관이 묻어나는

옷의 흔적이나 향기, 감촉으로

그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타인을 구분한다.


그에게 손의 감각 '촉감'은

그에게 새로운 시야이자 언어였으며,

어떤 기록보다도 큰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매주 경찰서를 찾아 부모님의 사망사건을 담은

사건 기록을 들여다보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고

다들 이제 그만 '너의 인생을 살라'는 말만을 한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실루엣과

손에 닿았던 직물의 감촉이

'기억'인지 아니면 '환상'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다양한 직물을 배우고 만져보며

그날 범인을 구분할 수 있었던

'기억'을 찾으려 애쓰는 카미에게

부모님이 남긴 집, 그리고 거기에 남겨져 있는

어린 시절 사용했던 침대로부터

뜻하지 않은 실마리를 찾아가게 된다.


직물을 오래도록 연구했던 교수님과

그의 말을 믿고 다시 재수사를 하기로 한 경찰,

언제나 옆에서 카미를 믿어준 친구까지

4명이 다시 시작한 사건의 추적은

과연 어떤 진실을 가져올까?


카미가 기억하고 있던 직물의 '촉감'은

정말 환상이 아닌 '진실'이었을까?

대체 누가 부모님을 왜 죽였을까?


뭉뚱그려진 흐릿한 얼굴을 뒤로하고

주인공인 카미의 관찰이 담긴 시선을 따라

오래도록 묵혀두었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건축 디자이너인 작가답게

스토리 설계 역시 굉장히 탄탄해서

늘 이야기의 진실에 가닿을 때면

생각지 못한 반전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이윽고 이야기의 끝에 다다른 후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소설의 문장 속에 담긴 이야기의 실마리를

하나씩 다시 발견하는 재미까지 쏠쏠했다.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의 주인공이

유일하게 기억한 '촉감'으로

사건의 진실을 쫓아가는 과정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억'과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비트는 기발함이 있었다.


그리고 삶의 깊숙한 곳에 새겨진

사랑의 흔적이 이윽고 드러나면서

밀려오는 감동은 정말 완벽한 핏의 옷을 만난 듯

산뜻하고 가벼운 기분이었다.


건축가로서 늘 바라보는 '공간'이 아닌

손때 묻은 사물에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며 그려낸

깊은 감동의 반전 소설!


정말 소설을 읽고 나니,

스쳐 지나갔던 많은 물건들에는

어떤 깊은 사연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백희성 작가의 신작은

역시 전작에서도 느꼈듯이

기대 이상의 놀라움으로

마음에 깊은 '기억'을 새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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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죽는 사회 - 사회적 부검으로 들여다본 한국인의 고독사
송인주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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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부부와 자식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형태의 가구에서 벗어나

이제는 홀로 살아가는 1인 가구의 시대가 열렸다.

길어진 사회활동, 결혼과 출산의 부재는

단순히 가족 구성원의 변화뿐 아니라

'1인 가구'로 살아가면서 삶의 마침표를 찍으며

나타날 수 있는 '고립된 죽음'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는데,


서로 관계를 맺는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어우러져사는 도시라는 공간 안에서

홀로 쓸쓸하게 고립된 채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나타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단순히 '고독사'의 현황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들이 고립되고,

고립 속에서 어떻게 죽음에 이르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면서

늘어나는 1인 가구 1,000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

그리고 지금의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됐다.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사회복지 연구가인 작가가

대중 독자들이 고독사 문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 〈혼자 죽는 사회〉이다.


뉴스를 통해 '고독사'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보통 홀로 사는 노인 가구 층에서 많이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중장년층이나

청년층의 고독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다가오는 미래에는 우리가 더욱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죽음의 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고독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물어보면

고독사를 맞이한 당사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왜 그 지경에 이르렀는가?'하는

책임론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현재의 우리는 곁에 아무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당사자에게서 '고독'의 원인을 찾으려 하는데,

이들이 마주한 고립이라는 외로움이

결코 한 사람의 탓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저자는 다양한 기록과 사례를 바탕으로,

'고독사'라 불릴 수 있는 현황을 자세히 살펴봤다.

이른바 '사회적 부검'을 통해

우리가 고독사라 부리는 현상에 대해서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조사와 연구를 했는데,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서 바라본 '고독사'의 현실을 통해

이들이 고독사에 이르게 된 이유를 발견하며

나아가 죽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립에 이르지 않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이르고자 한 노력이 담긴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해서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발견이 되길 바라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이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또 제도적으로 도움을 받았어야 할 이들에게

정책이 제때에 닿았는지를 살펴보며

우리가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또 제도적인 부분을 넘어

근본적인 '외로움'을 벗어나 그들을 고립에서 꺼내 줄

사회적 온기에 대해서도

사회구성원인 우리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이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달랐던

다양한 고독사 사연을 살펴보며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사회제도의 사각지대 및

'당사자'에게 가닿지 못하는 제도의 한계를 느꼈다.


우리는 '나'의 이야기가 되기 전까지는

문제를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데,

막상 그런 일이 나에게 닥친다고 생각해 보면

그들이 처한 '외로움'이라는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무엇으로도 형용할 수 없는 답답한 마음이 든다.


점점 늘어갈 1인 가구,

결국은 사람의 '온기'가

서로를 구원하고 연결 지으며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각 개인을 지킬 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지키고, 상대를 지키며

결국은 이 사회를 지키는 방법.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강력하면서도 이야기로 와닿았던

새로운 시선이 담긴 책이었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죽음이라는 결과 보다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원인을 독자들에게 던지며

다짐을 하게 하는 책,

〈혼자 죽는 사회〉를 통해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외로움'의 무게를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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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온다, 다정한 모습으로
김문희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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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바른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같은 동네, 같은 학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인간관계를 가졌던

어린 시절에는 '인연'이라는 말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친구, 이웃이 되어 어울렸으며

노력하지 않아도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라는

'인연'이라는 의미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점점 나의 경계가 커지기 시작하고

사회 속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을수록

'인연'이라는 것이 가진 힘에 대해서 체감하게 되었다.


한 번 맺은 인연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것도 너무 좋지만,

사실 끊어진 것과 다름없는 인연을 유지하려고

부단히 혼자 애쓰는 것도 좋지 않다는 깨달음.

그리고 어떤 인연은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와 얽히게 된다는 것을

살아온 시간의 두께만큼 점점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는 곳도, 나이도 다르지만

공통 관심사로 인해 알게 된 지인이

언젠가 우리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편지를 건네준 적이 있었다.


그 편지에 적힌 '인연'이라는 말을 보며

누군가에게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에

으쓱하며 기분이 좋기도 했고,

그 '인연'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 사람 역시

나에게 더욱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은 것 같았다.


'인연'이라는 것이

꼭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만을

다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로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다룰 수 있지만

함께 지구를 살아가는 생명체라면

그것이 동물이든 식물이든

'인연'으로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작은 생명체들과의

'인연'을 통해 평범할 수 있는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맞이한 사람이 있다.


다친 아기 까치와 길고양이 세 마리의 엄마이자

누구보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작가가

자신에게 다가온 특별한 '인연'에 대해서 털어놓은

〈인연은 온다, 다정한 모습으로〉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우리가 마음속에 그려온

'동화'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저 의미 없는 얼굴들 같아도

사실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인연이라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부모와 자식은 전생에 원수였다거나,

한번 옷깃만 스치는 인연도

사실은 엄청난 겁의 인연으로 엮여있다고 하니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옛말을 되새기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서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사소한 접점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것이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될 수도 있고,

정말 말처럼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


우리가 매일 주어지는 24시간 동안

나를 둘러싼 수많은 인연의 가지들을 무시한 채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며

메마른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부러 주변을 둘러보며 나에게 주어진 인연을

품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는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아파트에서 마주친 다친 아기 까치에게

까토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 가족이 되고,

각기 다른 곳에서 다른 사연으로 떨어져 있던

길냥이 세 마리도 품게 된 작가.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비로소 그것이 현실이 되어야

'생명'이라는 것이 가진 무거움을 체감하게 되는데.

자녀들을 키우면서 이미 익숙해진 엄마라는 자리였지만,

이제껏 만나보지 못했던 작은 생명체들은

작가의 인생에도 특별한 일상을 선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다가온 다정한 인연들은

그녀가 힘들고 지칠 때 응원을 해주는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주기도 한다.

함께 웃고 웃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내가 이들을 구했다는 사실보다도

이들에게서 받게 된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치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스치는 '인연'을 비로소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


의식적으로 맺고 끊은 관계가 아닌,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맺어진 관계.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애틋하게 느껴진

작은 생명들과의 '인연'은

바쁘고 삭막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마치 어린 시절 마음을 부풀게 했던 동화책을 읽듯

따뜻하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인연과 인생, 그리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

이 책을 읽고 나니,

매일 걷고 둘러보는 아파트 주변의 풍경을

보다 다른 눈으로 살펴보게 됐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인연'들을

발견하고 품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지겠노라고 다짐도 하게 되었다.


'세상은 아직 다정하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에 '특별함'이라는 필터를 넣어 바라본다.

어딘가에 있을 나의 '인연'을 찾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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