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훔치는 그림자 사유와공감 청소년문학 3
이성엽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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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유와공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 모두는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에 실제로 있다는 이 존재의 의미가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거나 두드러진 모습의 의미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존재들 사이에서 자신의 의미를,

이미 존재하는 자신을 스스로 잃기도 하고

되려 잊히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친하지는 않아도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있는데

마치 이 모든 기억들이 어디로 갔나 싶게

졸업앨범이나 오래된 사진 속에서 잊고 있던

얼굴과 이름을 발견하고는

"아! 맞다! 이런 이름이 있었지"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사라진 이름들은, 그 존재는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소설이 있다.

한창 '나라는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타인 사이에서 소외나 따돌림에 아파할 청소년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고민으로 다가갈

철학적 판타지를 담은 소설

<이름을 훔치는 그림자>이다.


상처도 많고 외로움도 짙은 '정지훈'이라는

아이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한다.

친구들 사이에서의 문제들로

어린 시절부터 상처가 많았던 지훈은

'차라리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기를,

이 세계에서 지워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어느 날 늘 옆자리에 앉았던 자신과 비슷했던

'김준서'라는 이름의 친구가 사라졌다.

그의 이름뿐 아니라 있었다는 기억, 사실, 흔적 등

모든 것이 말이다.


유일하게 그를 기억하는 지훈은 이런 현상이

단순한 이상 현상이 아니라, 이름과 기억을 삼키는

비형의 힘이 깨어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를 잡아끄는 듯한 방울소리와 기억해달라는 목소리,

오랜 과거의 신화적 요소와도 연결된 이야기는

기이하면서도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데..


자신의 존재마저 지우고 싶어 했던 지훈이

유일하게 준서를 기억하는 한 사람이 되고,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며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그를 다시 세상으로 끌어내려 한다.

이 세계로 다시 묶어주는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름 앞에

세상은 쉽게 기억을 잃곤 한다.

누구든 쉽게 채워지고 수정되며

낯선 얼굴로 바뀌긴 하니까 말이다.

오로지 '나로 존재한다'라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그 빈틈 앞에

이름을 잊어버린 자들의 목소리는

소중한 이름과 그 존재의 의미에 대해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얼마 전 SNS를 달궜던

이름이 적힌 과자의 인기처럼

비로소 타인이, 또 내가 부를 때

의미가 있어지는 이름은

'존재함'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가장 원초적인 구분점이 돼주기도 하는 것 같다.

불러야 의미가 되는 이름,

불러야 비로소 존재가 되는 얼굴들은

'나'라는 존재를 혹은 '타인'에 대한 애정을

우리 모두가 갖자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한때는 스스로 지워지고 싶었던 소년이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놓고

지워진 이름을 불러 세상에 묶어주는 모습은

한 단계 성장하고 초월한 단계의 사랑 그 자체였다.

지훈의 성장과 희생을 지켜보며

나도 불러야 그 의미가 더해지는

소중한 이름들을 자주 입에 올려야겠노라고 생각했다.


나의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어떤 존재로 남아있을까?

기억이라는 무게가 전하는 존재감을 느끼며

함께 어우러지는 따스한 온기를

우리 모두가 서로 전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잊은 건 아니지만 가슴에 품은 그 이름을

맘껏 불러보며 한때는 분명 존재했었고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있는 얼굴들을 떠올린다.

'잊히지 않는다면 존재할 수 있어!'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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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 결심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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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학동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라는 옛말처럼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해진 운명이라는 게 있지는 않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가두리 같은 것은 있는 것 같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를 증명하듯

여러 영역을 오가며 자신의 능력을

한껏 내보이는 이들이 있다.


판사 출신 작가,

책뿐만 아니라 드라마 각본도 쓰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준 '개인주의자' 문유석 작가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법원을 떠나 전업작가로의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담은 신작이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보았다.

〈나로 살 결심〉이다.


문유석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개인주의자 선언〉을 통해서였다.

워낙 지적이고 근엄한 이미지인

현직 판사가 쓴 책은 그 자체로도

굉장히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실제로 읽어보고 나니 막연하게 마음속으로 그려왔던

법과 정의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던

계기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리고 뒤이어 만나게 된 〈쾌락독서〉는

책을 좋아하는 한 명의 독자로서

공감이 가는 포인트도 많았고 말이다.


이처럼 문유석이라는 한 사람은

'판사'라기보다는 '작가'로 심어진 이미지가

나에게 자연스럽게 심어졌고,

그가 법복을 벗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을 때도

'언젠가 마주할 것만 같았던

드라마의 당연한 장면'과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정년까지 근무할 생각했던

판사라는 선택에서 전업작가로의 두 번째 선택은

쉽지 않고 큰 변화로 다가왔을 것이다.


〈나로 살 결심〉은 판사에서 전업작가로,

인생의 두 번째 선택을 하게 된 작가가 전하는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한 회고이자,

전업작가로서 살아가며 느낀 법복 바깥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1부에서는 판사로서의 그의 삶,

부장판사로 사표를 내고

법이라는 세상 속에서 벗어나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그에게 '왜 전업작가가 되었는가?'라는

궁금증을 가졌던 이들에게

또 판사 문유석의 삶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전업작가 문유석의 삶,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업으로 삼으며

'자유'를 찾고 꿈꾸며 선택했지만

스스로 '구속'을 더할 수밖에 없었던

프리랜서의 쉽지 않은 삶의 고충을 엿볼 수 있다.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되었을 때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마주한

작가의 허심탄회한 심정을 읽고 있자니,

'사람 사는 일은 다 거기서 거기구나~

어떤 일을 했고 무엇을 했느냐에 관계없이

느끼는 건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에

그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3부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그의 삶을 다룬다.

여전히 흔들리고 방황하며,

그러면서도 멈추지 않고 글을 쓰고 있는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자기답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다짐을 한다.


지난 첫 번째 선택에 대한 마음을 간직하고

두 번째 선택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은

그의 글을 즐겁게 읽고 만나온 독자로서

반갑기도 하고,

또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큰 응원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정해진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일을 판사에서

질문을 던져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작가로,

문유석의 이런 선택은 서로 다른 듯싶지만

결국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옳고 그름 앞에서 '사람'을 생각했던 판사,

또 글을 통해서 그런 옳고 그름을 보이려고 하는 작가.

그 모든 모습은 '문유석'이라는 사람을

하나의 카테고리로만 정의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선택 앞에 후회 없이 달려나가며

오롯이 '나로 살 결심'을 내놓는다.

그의 모습을 통해 나 스스로도

'어떤 모습의 나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무수한 선택 앞에 고민과 방황,

후회 또는 만족을 할 모두에게

그의 선택이 전하는 응원이 가닿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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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이명진 지음 / 크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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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크루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몸의 감각은 결국 하나이기 때문일까?

어떤 추억을 떠올릴 때면

그날의 날씨라든가 입었던 옷,

혹은 먹었던 음식의 맛 등

하나의 감각이 열쇠가 되어

보물 상자에 보관해둔 추억이

쏟아져내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추억들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많아져서인지 때때로 자주 멈칫하게 된다.


최근 들어서는 부모님이 나이가 드시면서는

언젠가 다가오게 될 이별의 순간을 떠올리며

매일매일의 추억과 맛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음식으로 기록된 추억의 이야기를 담은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를 만나보고 나니,

그런 나의 결과 일치하는 책 같아서

엄마와 함께 읽어보고 우리 집 만의 레시피를

정리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또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요리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작가는,

음식에 얽힌 추억을 글로 옮기며

자신의 시간에 대한 치유와 성장 또한 함께 담아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서 재치 있고

따뜻한 시선을 통해 매일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은

별다를 바 없는 우리들의 인생에도

조용한 위로를 전해주는 것 같았다.


이제는 세상을 떠나버린

시어머님, 시아버님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들부터

'우리 집'만의 대표 메뉴라 할 수 있는

특별한 조리법들은 누가 쉽게 따라 하지도

또 쉽게 낼 수도 없는 묵직한 맛을 가지고 있다.


음식을 통해 시부모님께 표현했던 사랑은

거슬러올라가 할머니와 엄마에게

아낌없이 받았던 사랑 가득 메뉴들로 떠오른다.

여느 집 아이들의 김밥과는 다른 양파달갈전,

일요일마다 온 가족이 청소를 한 뒤에 먹었던 잔치국수

등으로 말이다.


남편, 아이들과 함께 먹으며

새롭게 쌓아가는 추억들도 있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가득 담아 요리를 해주다 보면

어느새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엄마의 마음 가득한 메뉴들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힘으로 다가갈 것이다.

마치 그녀가 할머니와 엄마에게

받았던 응원처럼 말이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힘들고 지치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해준 메뉴들도 있다.

음식이라는 것은 이토록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고 끌어올려 주는 깊은 맛과 힘이 있다.


입맛을 돋우는 맛있는 음식의 사진과

이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나도 우리 집 만의 추억이 가득한 메뉴들과

절대로 잊고 싶지 않은 맛들이 떠올랐다.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할머니가 해주셨던

다시는 먹을 수 없는 메뉴도 있고,

언제까지고 영원했으면 하는 엄마 아빠의 메뉴도 있다.


아무리 지친 날도 한술 밥을 뜨다 보면

잊고 이겨낼 수 있는데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추억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하나씩, 배우고 만들어가며

그 맛과 추억을 오래도록 이어나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친 하루 끝, 이윽고 도착한 집에서

따끈한 김을 피워 오르며

나를 달래던 음식의 힘,

사랑이라는 양념을 더해

무엇보다도 내 입에 잘 맞는

그 음식이 부리는 마법을 오늘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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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대신 라면 - 밥상 앞에선 오늘의 슬픔을 잊을 수 있지
원도 지음 / 빅피시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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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빅피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결국엔 "먹고살기" 위함인데

때로는 그 방향이 반대가 된 듯

일하기 위해 먹고사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끼니를 거른다거나

밥 먹을 새도 없이 일을 하다 보면

"도대체 먹고사니즘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음식의 맛처럼 다양한 맛을 가진 세상에서

나를 먹이고 다독이고 일으켜 세운

날들의 기록을 맛깔난 한상차림으로

채워낸 작가가 있다.


8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경찰관 속으로〉, 〈아무튼, 언니〉,

〈있었던 존재들〉, 〈파출소를 구원하라〉 등으로

독자들과 만나 온 원도 작가가

경찰관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전업작가의 길을 걸으며

"뭐 먹고살지?"에 대한 숱한 질문에 대한

답을 담은 에세이 〈눈물 대신 라면〉이다.


"뭐 먹고살지?"라는 질문은

"오늘은 또 뭘 먹지?" 와 함께 놓인다.

뭐(를 해) 먹고살지?라는 질문 앞에

늘 놓였던 다양한 음식들을 떠올리며

작가는 음식의 맛에 인생의 맛을 함께 느낀다.


때로는 지친 자신을 일으켜 세웠고,

때로는 자신을 다독였으며,

대체로 자신을 먹였던 음식들.


언제나 힘을 내게 하는 음식이기도 했고

아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기도 했으며

누군가와 함께 해 더욱 따뜻했던 음식이기도 했다.


경찰관으로 살아가며

또 전업작가의 길을 걸으며

낯선 서울 생활을 시작한 작가가 마주한

매일의 기록은 하루 세 끼의 음식들이 쌓인 것만큼이나

수북하게 책이라는 상 위에 차려졌다.


지친 마음이나 쌓인 일도

"일단 먹는 동안은 잊자"라는 마음이 된다.

고단함이나 슬픔도 잊게 해주는 음식들의 힘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이 지난한 인생을 살아갈

원동력을 얻곤 한다.


이 책은 단순한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먹고사는 것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잔뜩 담은

맵고 짜고 뜨거운 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전작들을 통해서 만난 원도 작가의 이미지는

과학수사를 하는 경찰이라는 직업 때문인지

특유의 무거움이 느껴졌었다.

글을 읽으며 함께 웃는다기보다는

그가 전하는 사연을 읽으며

함께 울고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연대나 책임감 같은 것이 대부분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경찰이라는 옷을 벗은 전업작가 원도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조전'을 좋아하고 씩씩하게 콩나물을 넣은 밥을 비비며

오늘의 시름을 씩씩하게 이겨내는

초짜 서울생활러이자 우리의 이웃으로 말이다.


그리고 나 역시 일상의 밥상 앞에 앉아 한술을 뜨며

그의 '삼봉오란' 이론에 공감하고

치킨 부위 양보를 떠올리며

인간관계와 보편적인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맛'이 있는 인생 목표를 세운다.

오롯이 내 몫의 밥상처럼 차려진 인생에서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내 입맛에 맞는 인생을 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일단 입을 크게 벌리고

맛있는 음식부터 한 입 먹어본다.

먹방을 보며 입맛을 다시듯

작가의 음식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맛을 배워본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맛깔나게 다가온

베스트 먹방 같았던 책 〈눈물 대신 라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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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 - 생각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스토리텔링 설계법
마크 에드워즈 지음, 최윤영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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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이야기가 중요하다'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이것을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어렸을 때 그저 재미로 읽었던

아라비안나이트를 커서 다시 읽어보니

셰헤라자데가 매일 밤 이야기를 이어가며

왕의 분노를 잠재우고, 결국 자신의 목숨뿐 아니라

수많은 여성들의 운명을 바꾸는 장면은

"이야기가 곧 생명"이라는 생각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같은 내용을 전하더라도

유난히 끌리는 사람이 있다.

청중의 이목을 끌어 자신에게 집중하게 하고,

빠지게 하는 화자는 말투나 어법이 뛰어날 뿐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청자에게 제대로 전하고 몰입하게 하는

'이야기'가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렇듯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이야기'를 가진

스토리텔러와 스토리텔링 설계법을 통해

이를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을 만났다.

저널리스트 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마크 에드워즈가 쓴 〈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이다.


작가는 25년간 기자이자 평론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매체에 글을 써오며

복잡한 아이디어를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글쓰기로 명성을 얻었다.


〈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는 저자의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회의, 보고, 제안 스피치 등 다양한 비즈니스 상황에서

스토리 구조를 적용하는 SUPERB 설계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이야기로 성과를 바꾸는 기술'로 평가받으며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교본으로도 쓰이고 있는데,

특정한 사람만이 스토리텔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다며

이런 기술을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직장에서의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춰

모범 사례를 재정의한 이 책은

어려운 기술이라 생각했던 스토리텔링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임을 깨닫게 하고,

간단한 6단계를 따라 하다 보면

쉽게 적용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다.


작가는 이 단계를 SUPERB라고 이름 붙였고,

이를 스토리 구성에도 활용할 수 있지만

업무를 진행하며 많이 사용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이메일, 연설문,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할 수 있음을 전한다.


1장에서는 스토리텔링이 효과적인 이유에 대해 말한다.

스토리텔링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먼저 스토리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개론이라고 할 수 있다.


2장에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지금까지

스토리에 대한 주요 이론과 정의를 분석한다.

무엇이 스토리를 만드는지,

무엇이 좋은 스토리를 만드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3장에서는 비즈니스에 가장 적합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소개한다.

스토리의 주인공이 누구여야 하는지,

기존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글쓰기 기법이

왜 비즈니즈 환경에서 통하지 않는지 설명한다.


4장에서는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에

방해되는 요소를 살펴본다.

업무에서 가장 많이 자주 사용하는

파워포인트를 언급하는 게 신선했는데,

파워포인트의 함정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스토리텔링 헤드라인 기술을 활용해

스토리 구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5장에서는 SUPERB 6단계 모델을 소개한다.

거의 모든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이 모델을 통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배울 수 있다.


6장에서는 숨겨진 스토리를 파악하는 수단으로서의

SUPERB 모델과 강력한 글쓰기의 방법도 소개한다.

데이터에 익숙한 발표자가 그렇지 않은 청중과

명쾌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7장에서는 SUPERB 모델 뒤에 숨겨진

8가지 주요 감정 유발 요인을 밝혀냄으로써

스토리텔링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지식을 활용해 원하는 감정적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기본적인 스토리텔링 구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갈 수 있다.


8장에서는 SUPERB 모델을 다양한 비즈니즈 용도에

맞게 적용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가장 자세한 실례가 있어서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9장에서는 흔히 저지르는 글쓰기 관련 실수를 피하고

효과적인 글쓰기를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마지막 10장에서는 전체적인 총정리 단계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스토리에 대해 언급한다.

SUPERB를 기반으로 개인의 성장 스토리,

회사 탄생 스토리, 변화 탐색 및 도전 극복 스토리 등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책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흔히 우리가 이야기를 할 때 주인공은 말하는 '화자'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은 듣는 '청자'라는 점이다.


좋은 스토리의 요건이나

핵심요소 등을 언급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청자'를 주인공으로 인식하고,

그들에게 공감하며 그들이 원하고 궁금해하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게 하는 데 있다.


어떤 형태의 문서가 아니더라도

요즘은 SNS나 쇼츠 동영상을 통해서도

이야기를 전해야 할 때가 많은데,

그동안 제대로 보는 이들에게 도달하지 못했던 것이

청자가 아닌 '나만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해서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회사나 비즈니스 상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케이스에 맞춰서 제공되는 스토리텔링 설계법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으면서도

실례를 통해서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더욱 실용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데이터나 논리만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듯

청중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그들이 궁금해하고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핵심 메시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결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이야기의 힘'이 강하게 작용한다.

'이야기의 힘'이 어떻게 우리의 일터와 비즈니즈에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행동을 바꾸는지

제대로 된 탐구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이야기,

가슴을 통과 행동과 변화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통해

보다 신뢰와 유대를 강화하고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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