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라이프
정하린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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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경제적인 문제나 가정불화로,

앓고 있는 질환이나 장애 때문에,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은

더 이상 삶의 의지를 이어가기 힘든지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를 행하고는

쓸쓸하게 기사의 한 줄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곤 한다.


누군가의 삶이 어떻다고 판단할 수 없기에

이런 안타까운 선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때면

'과연 그게 최선이었나?' 싶다가도

누군가의 입장에서 100% 공감할 수 없기에

이 또한 그것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그들의 삶을 판단하는 어리숙함이겠지

라는 생각에 입을 다물게 된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가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건

사람에게는 각기 다른 인생의 무게가 실려있고

다만 지금의 내가 견딜 수 있는 무게만큼을

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 죽어도 죽지 않는 여자가 있다.

열아홉의 마지막 날.

누군가가 봤을 때는 너무나 꽃다운 나이의 서은은

스스로 강물로 들어가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려 하지만,

그녀는 저승사자 앞에서도 천계에 이르지 못하고

계속 또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망자를 담당하는 신이 업무의 과로함을 호소하고

이로 인해 잠시 미뤄둔 업무로 인해

당분간 죽어도 죽지 못하는 이들이 생기게 된 것.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힘들어

세상을 떠나려는 결정을 내렸던 서은이

반복되는 죽음 속에서도 죽지 못하게 되는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저승사자를 마주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가

남겨둔 쪽지와 오만 원을 들고

쪽지에 적힌 장소로 가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함과 배려 속에서

'이 삶을 살아도 될까'와 천계로 떠나는 날까지

'살고 싶다'는 마음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다.


자꾸만 신경 쓰이는 저승사자와

죽어도 죽지 못하는 여자의 만남.

그들에게는 과연 어떤 인연이 숨겨져 있을까?

그리고 서은은 이윽고 천계로 떠날 수 있을까?


글로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자신을 소개한

정하린 작가의 장편소설인 〈네버엔딩 라이프〉는

스스로 삶을 포기한 열아홉의 소녀가

죽어도 죽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주한 저승사자와

엮이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판타지 로맨스를 전한다.


산자와 망자, 그리고 이승과 저승.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이승에 머무는 이들과

자신의 업보 때문에 벌 같은 업무를 부여받은

저승사자의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들어봤던 평범한 클리셰 같기도 하다.


처음 소설의 시작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삶에 지쳐버린 어린 소녀의 등장은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감정을 더욱 극적으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여느 저승사자에 비해서

너무나 이성적이었던 주인공 저승사자는

다른 망자들과는 달리 자신에게

죽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는

어린 소녀의 눈빛이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데...


미스터리 판타지 로맨스라고는 하지만,

나는 소설 속에서의 저승사자와 주인공 소녀의

관계를 로맨스라기보다는

서로를 구원하는 '연대'와 '진심'으로 바라봤다.

인간의 삶에 관여할 수 없는 저승사자의 역할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하는 그 진심,

삶을 포기한 이들에게 끊임없이

자신 역시 겪었던 그 감정을 공감하며

'삶'과 '생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등장인물들,

그리고 저승사자의 도움으로

태어나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온기를 느끼며

비로소 제대로 살아가게 된 소녀가

자신이 받았던 온기를 깨닫고

자신처럼 지친 이들을 지키고자 한 노력은

한 소녀의 성장이자 변화,

상처 입은 이들이 서로에게 전하는 위로로 다가왔다.


스스로를 보듬지 못했던 인물들이

비로소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고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들은

지쳐서 극단적인 생각을 한 번쯤 하게 된 이들에게

'당신 역시 너무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괴로워도 이승이 낫다는 옛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다 보면

그렇게 버텨낸다면 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쉽게 포기하고 스스로를 놓지 말고

스스로의 존재 의미가 있음을 잊지 말자고,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작가는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퍽퍽한 세상살이 속,

너무나 안타까운 뉴스가 나오고 있는 요즈음

이렇게 따스한 이야기가

지친 이들의 끈을 잡고 일으켜주는 힘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


너무나 따뜻하고 위로가 되었던 소설,

〈네버엔딩 라이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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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 - 계엄의 밤, 국회의사당에서 분투한 123인의 증언
KBS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 제작팀.유종훈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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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야기장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2024년 12월 3일.

평범했던 그날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어버렸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하루를 마치고

다음날 배구 직관을 가기 위해

여느 때보다 일찍 누워 잠을 잘 준비를 마치곤

늘 그래왔던 것처럼 휴대폰을 보며

노곤한 하루의 끝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 소식을 보기 전까지 말이다.


갑작스러운 속보와 함께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라는 생각과 함께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무섭다'였다.


민주화운동이나 군사정권을 모르고 자란 나는

당시의 모습을 사진이나 기사 등

혹은 그를 다룬 영화를 통해서 접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비상계엄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 무지했고

무지함에서 오는 두려움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크게 다가왔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보다는

그저 벙찐 상태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


소식을 듣자마자 국회로 달려간 사람들도 있었고,

온라인에서 목소리를 내며

소식을 퍼뜨린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체감했지만,

그날 나는 가장 소극적이고 비겁한 선택을 한

사람 중 하나였다.


대한민국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국가의 주인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존재하기만 하는 국민이었다.

정치나 사회 문제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조심스러워,

표현조차 하지 않았던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날의 밤을 보내며 깨달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눈이 필요하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역할이자 의무다.


〈12.3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는 바로 그날,

현장에서 분투한 이들의 증언을 담은 책이다.

우원식 국회의장, 안귀령 대통령 비서실 부대변인,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까지...

그들은 자신이 마주한 12월 3일의 기억을

차분하게 털어놓는다.


평범했던 하루가 순식간에 폭풍 속으로 휘말리며,

거침없이 그 속으로 뛰어들었던 이들의 용기.

책은 그날의 긴박한 공기를 생생하게 전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목소리들을 기록한다.


계엄령이 내려지고, 혼란스러움과 동시에

마음속 한편에서는 뜨거운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그것이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오래도록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화가 났다.

이렇게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사람이

바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이윽고 발표된 포고령을 보고 있자니

더욱 계엄의 현실이 와닿기 시작했다.

- 국회, 지방의회, 정당 활동,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정치 활동 금지

- 언론과 출판물 검열

- 전공의 등 모든 의료인의 48시간 내 본업 복귀 명령

을 내리며 위반 시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송할 수 있으며

계엄법에 의거하여 처단한다고 선포했다.


포고령이 선포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가 정상 접속되지 않으며

이렇게 순식간에 무력화 시킬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과연 이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그저 막막했다.


계엄 해제가 되기를 기다리며

계속해서 인터넷을 새로고침하고

관련 소식을 읽어보며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던 불면의 밤.

나는 미처 나서지 못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을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마음을 채웠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는

과거 수많은 희생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 또한

다시금 체감했다.


정치적 문제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던 내 모습은

사실 복잡함을 피하고 싶었던 핑계였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응당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


1년이 지난 2025년,

다시 12월 3일을 맞이했지만

그날의 일은 여전히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

책 속 증언들은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2024년 12월 3일, 당신의 그날은 어땠나요?"

그 질문은 단지 그날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게,

민주주의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역할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물음이기도 하다.


잊지 말아야 할 그날의 기록,

생생한 증언들이 전하는 뜨거운 이야기.

결코 당신도 예외는 아니라고 말하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그 속에서 나의 몫을 상기시켜본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그날을

기록으로 마음에 새기며,

이 책을 통해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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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 - 논쟁은 줄이고 소통은 더하는 대화의 원칙
제퍼슨 피셔 지음, 정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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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말을 주고받는다.

친구와의 농담, 가족과의 짧은 안부,

직장에서 오가는 대화까지.

그런데 그 많은 말들 속에서

진짜 마음을 나누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큰 힘은

결국 대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화가 단순한 말의 교환이 아니라,

잠시 멈추는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제퍼슨 피셔의 〈잠시 멈춤〉이다.


아마존, 반즈앤노블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고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인

〈잠시 멈춤〉은 우리가 대화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격해지는 감정이나,

마음같이 풀리지 않는 상황 앞에

단 한 번의 '멈춤'을 통해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법률가 집안의 장남이자 변호사인 작가는

승소를 위한 법정 다툼에 회의를 느끼며

'소통하는 전문가'를 자처하며

자신만의 법률사무소를 설립해

대화법 영상을 공유하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담은 요약이자,

어려운 대화를 해야 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안내서이다.

대화는 이기고 지는 승부가 아니라,

상대와 마음을 연결하는 과정임을 강조하며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자신과 연결되는 법을 살펴보고

그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에서는 대화 속에서 가져가는 '잠시 멈춤'을 중심으로

대화와 소통의 본질을 세 가지 원칙으로 풀어내고 있다.


1부에서는 먼저 자신과 연결되는 법을 다룬다.

갈등이 생기면 우리는 흔히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이해하고,

그 마음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2부에서는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상황을 통제하며 대화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고,

즉각적인 반응 대신 멈춤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또한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마음을 이어주는

연결의 시작으로서 대화를 바라보라고 강조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대화에 대한 부담을 덜고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는 점에서,

그 어떤 대화법 책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대화를 하다 보면 갈등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갈등 상황에서 문제를 회피하거나

대화의 방향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게 하고,

제대로 원하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

그런 대화의 기조를 알아차리고

우리가 취해야 할 대화의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부분은 쏠쏠했다.


나 역시 갈등 상황에서 감정이 앞서다 보면

대화가 승부처럼 느껴지고

일방적으로 당하거나 상대방을 찌르는 말을 하며

이기고도 찝찝한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말하는 '잠시 멈춤'은 나를 위해,

그리고 상대를 위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다.

대화의 흐름을 바로잡을 수 있는

소통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서로 벽을 가진 채 평행선을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소통의 기회로 거듭날 수 있는

대화법을 통해 '연결'되고자 하는 것이

작가와 이 책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 일 것이다.


대화를 승부로만 여기며 멈추지 않고 달리다 보면

결국 관계는 고장 나고, 대화는 탈선한다.

〈잠시 멈춤〉은 꼭 어떤 표현이나 말이 아니더라도,

멈춤과 침묵 똑한 하나의 표현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앞으로는 감정이 격해질 때나

상황이 마음같이 풀리지 않을 때면

잠시 멈추고 호흡을 골라보려 한다.

내 마음의 방향을 이해하고, 상대를 이해하며

연결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진정한 대화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화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

꼭 큰소리, 날선 표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겠다.


사소한 소통에서도 금세 지치는 이들에게

전하는 대화의 원칙.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출발점에서부터

삶의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잠시 멈춤으로 간단하고 쉽게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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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맨 만큼 내 땅이다
김상현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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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1년이라는 파도를 넘겨보내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올해는 어떤 한 해였나요?'라고 묻는 질문 앞에서

조금은 위축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은

나라는 사람의 한 해를 스스로 '평가'하며

점수나 성과 같은 결과론적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보다 좋지 않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불황 속에서

회사원이 아닌 자영업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숫자로는 결코 웃을 수 없는 매출을

쉬이 '괜찮다'라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일에서도 또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스스로를 끌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런 마음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스스로에게 따스하게 건네지 못했던 응원은

'올해는 어떤 한 해였나요?'라는 질문 앞에서

'아쉬웠다, 부족했다'라는 자책을 하게 했는데,

그런 나의 시행착오에 대해서도

이것 자체가 '자산'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선명해질 거라고

단단한 응원을 주는 책을 만났다.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등을 쓴

김상현 작가의 신작

〈헤맨 만큼 내 땅이다〉이다.


5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출판사 대표,

또 5개의 지점을 가진 카페 공명을 운영하는 그는

잘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시행착오 없이 성공해

탄탄대로를 밟고 있는 여유 있는 이미지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좌절과 실패를 경험해 왔다.

자신이 겪었던 실패와 좌절이라는 경험 앞에서도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온 그는

자신과 같이 방황하는 이들에게

'당신은 멈춰 있지 않다. 당신은 조금씩 해내고 있다'라며

방황하는 그 순간 자체가 내가 원하는 여정임을 말하며

단단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고민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이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이들을 위한

작은 용기라고 할 수 있다.


'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자신의 정의부터

하고 싶은 일을 업으로 만들어 온

그만의 네 가지 키워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

불안의 시대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등

자신의 걸음들을 내보이며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일과 삶에 있어서 치열하게 달리다 보면

잘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인지

방향을 잃은 것 같다거나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게 된다.

이렇게 떨어진 자신감은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끔 만들기도 하는데,

이런 실패와 무력감까지 모두 겪은 작가의 이야기는

듣기에 달콤하기만 한 허울 좋은 말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나만의 믿음으로

독자들에게 스스로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오고 있었다.


작가의 응원을 읽으며,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또 나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려

스스로 질문을 하며

나만의 결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앞으로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리듬으로 인생이라는 바다의

시간이라는 파도를 넘겨야 하는데,

타인의 이목이나 기준에 맞추고

정작 나의 리듬은 놓친 채

이리저리 밀리면서 거기서

힘듦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방황하고 힘들어서 얻은 것이 없다고

아쉬움과 반성으로만 돌아보던 2025년을

나름의 의미 있음으로 시각을 돌려

새로운 기회와 채움의 시간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2025년을 떠나보내며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다.


늘 출간하는 책마다

독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준

작가의 응원이 더욱더 뜨겁게 다가왔던 책이었다.


일과 삶 모두에 진심인 모두에게 전하는

가장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나만의 서사를 벼려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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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훔치는 그림자 사유와공감 청소년문학 3
이성엽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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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유와공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 모두는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에 실제로 있다는 이 존재의 의미가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거나 두드러진 모습의 의미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존재들 사이에서 자신의 의미를,

이미 존재하는 자신을 스스로 잃기도 하고

되려 잊히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친하지는 않아도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있는데

마치 이 모든 기억들이 어디로 갔나 싶게

졸업앨범이나 오래된 사진 속에서 잊고 있던

얼굴과 이름을 발견하고는

"아! 맞다! 이런 이름이 있었지"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사라진 이름들은, 그 존재는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소설이 있다.

한창 '나라는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타인 사이에서 소외나 따돌림에 아파할 청소년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고민으로 다가갈

철학적 판타지를 담은 소설

<이름을 훔치는 그림자>이다.


상처도 많고 외로움도 짙은 '정지훈'이라는

아이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한다.

친구들 사이에서의 문제들로

어린 시절부터 상처가 많았던 지훈은

'차라리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기를,

이 세계에서 지워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어느 날 늘 옆자리에 앉았던 자신과 비슷했던

'김준서'라는 이름의 친구가 사라졌다.

그의 이름뿐 아니라 있었다는 기억, 사실, 흔적 등

모든 것이 말이다.


유일하게 그를 기억하는 지훈은 이런 현상이

단순한 이상 현상이 아니라, 이름과 기억을 삼키는

비형의 힘이 깨어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를 잡아끄는 듯한 방울소리와 기억해달라는 목소리,

오랜 과거의 신화적 요소와도 연결된 이야기는

기이하면서도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데..


자신의 존재마저 지우고 싶어 했던 지훈이

유일하게 준서를 기억하는 한 사람이 되고,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며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그를 다시 세상으로 끌어내려 한다.

이 세계로 다시 묶어주는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름 앞에

세상은 쉽게 기억을 잃곤 한다.

누구든 쉽게 채워지고 수정되며

낯선 얼굴로 바뀌긴 하니까 말이다.

오로지 '나로 존재한다'라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그 빈틈 앞에

이름을 잊어버린 자들의 목소리는

소중한 이름과 그 존재의 의미에 대해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얼마 전 SNS를 달궜던

이름이 적힌 과자의 인기처럼

비로소 타인이, 또 내가 부를 때

의미가 있어지는 이름은

'존재함'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가장 원초적인 구분점이 돼주기도 하는 것 같다.

불러야 의미가 되는 이름,

불러야 비로소 존재가 되는 얼굴들은

'나'라는 존재를 혹은 '타인'에 대한 애정을

우리 모두가 갖자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한때는 스스로 지워지고 싶었던 소년이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놓고

지워진 이름을 불러 세상에 묶어주는 모습은

한 단계 성장하고 초월한 단계의 사랑 그 자체였다.

지훈의 성장과 희생을 지켜보며

나도 불러야 그 의미가 더해지는

소중한 이름들을 자주 입에 올려야겠노라고 생각했다.


나의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어떤 존재로 남아있을까?

기억이라는 무게가 전하는 존재감을 느끼며

함께 어우러지는 따스한 온기를

우리 모두가 서로 전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잊은 건 아니지만 가슴에 품은 그 이름을

맘껏 불러보며 한때는 분명 존재했었고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있는 얼굴들을 떠올린다.

'잊히지 않는다면 존재할 수 있어!'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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