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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위대한 영웅의 여정에서 내 인생의 길을 찾다
김태진 지음 / 민음사 / 2026년 7월
평점 :

"이 글은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최근 영화 〈오디세이〉의 열광이 심상치 않다.
어렸을 때부터 접해온
그리스 신화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이미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는데,
왜 우리는 3000년도 넘은 과거의 이야기에
이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인 이타케로 돌아가는 오뒷세우스는
자신의 여정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전쟁을 벌였던 10년이라는 시간만큼을 들여서야
비로소 도착할 수 있었던 귀환의 모험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단순히 벌어진 모험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이 왜 벌어지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추적하며 신화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책을 통해
영화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신화를 읽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트 인문학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작가이며,
서양미술을 공부하다 그리스 신화의 매력에 빠져
10여 년째 신화를 강의하고 있는 김태진 작가의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이다.
'역사가 가장 큰 스포'라는 말처럼
오래도록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나 역사적 사건들은
결말이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들에 열광하며
몇 번이고 반복해 읽고, 영상화로 즐기기도 하며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들곤 한다.
대체 왜? 이렇게 오래전 이야기를 읽게 되는 걸까?
작가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전쟁 이후 고향을 돌아가는 오뒷세우스의 모험은
어쩌면 지극히 '남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빠지는 것은
오뒷세우스의 모험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내 인생의 길을 찾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작가는 AI 시대 여전히 사랑받는
3000년 전 고전인 오뒷세이아를 통해서
자신을 증명해야 했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따라
흔들리는 시대에 진짜 나로 사는 법을 들려준다.
우리는 흥미진진한 신화 속 에피소드를
제대로 이해함은 물론,
이를 통해 '나 자신을 찾는' 열쇠 역시 얻을 수 있다.
이야기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동은 달라진다.
이 책은 오뒷세이아에 담긴
오뒷세우스의 모험을 시간 순으로 살펴보며
각 에피소드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추적하며
왜 그런 상황과 선택이 벌어졌는지를 살펴본다.
오뒷세이아의 줄거리와 모험담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을뿐더러
본문의 내용을 담고 있는 명화를 통해
명화 속에 담긴 신화의 이야기를
좀 더 생동감 있게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신화 속에서 오뒷세우스가 겪는 에프소드를
인문학의 언어로 풀어보며
다양한 인문학 작품들과 겹쳐 보며
신화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원전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포함되어
'오뒷세이아'라는 작품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제대로 재미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
한 나라를 이끄는 왕이기에 앞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 한 여자의 남편이기도 했던
오뒷세우스는 피할 수 없었던
전쟁의 '부름'을 통해 영웅으로서의 출발을 알린다.
용맹하게 전쟁터로 나갔을 것 같았던
오뒷세우스의 출발 장면에 숨겨져 있던
인간적인 면모는 지극히 현실적이었고
전쟁의 승리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방랑'이라는 부름은
지독한 인생이라는 굴레의 무게감 또한 느끼게 해준다.
10년간의 모험 동안 마주하게 된
수많은 선택의 순간 앞에서
오뒷세우스의 선택은 그와 부하들의 시간을
끝도 없이 집어삼킨다.
후회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지면서
인생이라는 항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밖에 없는
인간으로서의 운명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런 오뒷세우스의 모험과 선택, 방황 앞에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길을 배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3000년 전의 이야기를
그토록 매혹적으로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부름으로 시작된 오뒷세우스의 항해는
결국 '나 자신'을 찾는 길로 이어진다.
자신을 잃지 않고, 명확한 길을 따라가며
비로소 도달하게 된 그 여정의 끝은
인생이라는 길이 그려내는 '본질'에 가 닿는다.
오뒷세우스의 귀환을 응원하고
그의 모험을 함께하며
우리 역시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책을 '오뒷세이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의 측면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서 읽다 보니
'왜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왜 사람들이 이토록 오래된 고전에 열광하는지,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흥미진진한 신화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 신화를 통해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녀야 할
'인간적인 본질'에 대해서 스스로의 생각을 확립하며
이야기의 힘을 가득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신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샘솟는다.
결국 인문학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깊이는
이런 데에서 시작되는 게겠지?
인생의 방향을 찾고 있는 모두에게,
오뒷세우스의 모험을 들여다보기를 바라며
읽기를 추천하는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