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죽는 사회 - 사회적 부검으로 들여다본 한국인의 고독사
송인주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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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부부와 자식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형태의 가구에서 벗어나

이제는 홀로 살아가는 1인 가구의 시대가 열렸다.

길어진 사회활동, 결혼과 출산의 부재는

단순히 가족 구성원의 변화뿐 아니라

'1인 가구'로 살아가면서 삶의 마침표를 찍으며

나타날 수 있는 '고립된 죽음'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는데,


서로 관계를 맺는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어우러져사는 도시라는 공간 안에서

홀로 쓸쓸하게 고립된 채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나타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단순히 '고독사'의 현황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들이 고립되고,

고립 속에서 어떻게 죽음에 이르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면서

늘어나는 1인 가구 1,000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

그리고 지금의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됐다.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사회복지 연구가인 작가가

대중 독자들이 고독사 문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 〈혼자 죽는 사회〉이다.


뉴스를 통해 '고독사'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보통 홀로 사는 노인 가구 층에서 많이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중장년층이나

청년층의 고독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다가오는 미래에는 우리가 더욱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죽음의 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고독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물어보면

고독사를 맞이한 당사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왜 그 지경에 이르렀는가?'하는

책임론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현재의 우리는 곁에 아무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당사자에게서 '고독'의 원인을 찾으려 하는데,

이들이 마주한 고립이라는 외로움이

결코 한 사람의 탓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저자는 다양한 기록과 사례를 바탕으로,

'고독사'라 불릴 수 있는 현황을 자세히 살펴봤다.

이른바 '사회적 부검'을 통해

우리가 고독사라 부리는 현상에 대해서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조사와 연구를 했는데,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서 바라본 '고독사'의 현실을 통해

이들이 고독사에 이르게 된 이유를 발견하며

나아가 죽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립에 이르지 않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이르고자 한 노력이 담긴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해서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발견이 되길 바라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이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또 제도적으로 도움을 받았어야 할 이들에게

정책이 제때에 닿았는지를 살펴보며

우리가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또 제도적인 부분을 넘어

근본적인 '외로움'을 벗어나 그들을 고립에서 꺼내 줄

사회적 온기에 대해서도

사회구성원인 우리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이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달랐던

다양한 고독사 사연을 살펴보며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사회제도의 사각지대 및

'당사자'에게 가닿지 못하는 제도의 한계를 느꼈다.


우리는 '나'의 이야기가 되기 전까지는

문제를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데,

막상 그런 일이 나에게 닥친다고 생각해 보면

그들이 처한 '외로움'이라는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무엇으로도 형용할 수 없는 답답한 마음이 든다.


점점 늘어갈 1인 가구,

결국은 사람의 '온기'가

서로를 구원하고 연결 지으며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각 개인을 지킬 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지키고, 상대를 지키며

결국은 이 사회를 지키는 방법.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강력하면서도 이야기로 와닿았던

새로운 시선이 담긴 책이었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죽음이라는 결과 보다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원인을 독자들에게 던지며

다짐을 하게 하는 책,

〈혼자 죽는 사회〉를 통해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외로움'의 무게를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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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온다, 다정한 모습으로
김문희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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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바른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같은 동네, 같은 학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인간관계를 가졌던

어린 시절에는 '인연'이라는 말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친구, 이웃이 되어 어울렸으며

노력하지 않아도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라는

'인연'이라는 의미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점점 나의 경계가 커지기 시작하고

사회 속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을수록

'인연'이라는 것이 가진 힘에 대해서 체감하게 되었다.


한 번 맺은 인연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것도 너무 좋지만,

사실 끊어진 것과 다름없는 인연을 유지하려고

부단히 혼자 애쓰는 것도 좋지 않다는 깨달음.

그리고 어떤 인연은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와 얽히게 된다는 것을

살아온 시간의 두께만큼 점점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는 곳도, 나이도 다르지만

공통 관심사로 인해 알게 된 지인이

언젠가 우리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편지를 건네준 적이 있었다.


그 편지에 적힌 '인연'이라는 말을 보며

누군가에게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에

으쓱하며 기분이 좋기도 했고,

그 '인연'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 사람 역시

나에게 더욱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은 것 같았다.


'인연'이라는 것이

꼭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만을

다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로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다룰 수 있지만

함께 지구를 살아가는 생명체라면

그것이 동물이든 식물이든

'인연'으로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작은 생명체들과의

'인연'을 통해 평범할 수 있는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맞이한 사람이 있다.


다친 아기 까치와 길고양이 세 마리의 엄마이자

누구보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작가가

자신에게 다가온 특별한 '인연'에 대해서 털어놓은

〈인연은 온다, 다정한 모습으로〉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우리가 마음속에 그려온

'동화'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저 의미 없는 얼굴들 같아도

사실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인연이라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부모와 자식은 전생에 원수였다거나,

한번 옷깃만 스치는 인연도

사실은 엄청난 겁의 인연으로 엮여있다고 하니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옛말을 되새기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서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사소한 접점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것이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될 수도 있고,

정말 말처럼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


우리가 매일 주어지는 24시간 동안

나를 둘러싼 수많은 인연의 가지들을 무시한 채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며

메마른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부러 주변을 둘러보며 나에게 주어진 인연을

품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는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아파트에서 마주친 다친 아기 까치에게

까토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 가족이 되고,

각기 다른 곳에서 다른 사연으로 떨어져 있던

길냥이 세 마리도 품게 된 작가.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비로소 그것이 현실이 되어야

'생명'이라는 것이 가진 무거움을 체감하게 되는데.

자녀들을 키우면서 이미 익숙해진 엄마라는 자리였지만,

이제껏 만나보지 못했던 작은 생명체들은

작가의 인생에도 특별한 일상을 선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다가온 다정한 인연들은

그녀가 힘들고 지칠 때 응원을 해주는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주기도 한다.

함께 웃고 웃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내가 이들을 구했다는 사실보다도

이들에게서 받게 된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치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스치는 '인연'을 비로소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


의식적으로 맺고 끊은 관계가 아닌,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맺어진 관계.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애틋하게 느껴진

작은 생명들과의 '인연'은

바쁘고 삭막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마치 어린 시절 마음을 부풀게 했던 동화책을 읽듯

따뜻하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인연과 인생, 그리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

이 책을 읽고 나니,

매일 걷고 둘러보는 아파트 주변의 풍경을

보다 다른 눈으로 살펴보게 됐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인연'들을

발견하고 품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지겠노라고 다짐도 하게 되었다.


'세상은 아직 다정하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에 '특별함'이라는 필터를 넣어 바라본다.

어딘가에 있을 나의 '인연'을 찾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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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도 자도 피곤한 당신을 위한 수면 처방 - 오늘 밤부터 달라지는 잠의 과학
이준용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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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래의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눈만 감았다 뜨면 아침을 맞이하는 것처럼

숙면을 취했던 어린 시절과 달리

학교와 직장에 다니면서 '잠'은

무언가 게으름의 척도가 된 것 같았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들었지만,

'그렇게 자고 싶은 만큼 다 자면서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에 잠은 줄여야 하는

현대인의 미덕으로 자리를 잡았다.


길어야 5시간 남짓, 주말에 몰아서 잠을 자다 보면

분명 수면시간은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전혀 가시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줄어든 잠에 익숙해진 신체리듬은

피로를 넘어 다이어트나 스트레스에도 영향을 주었고,

수면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7~8시간의 수면이 나에게 주어졌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잠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수면시간이 줄어들면서

"과연 나는 잠을 잘 자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

제대로 된 수면 방법을 배우고 싶던 찰나에

'잠'에 대해서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자도 자도 피곤한 당신을 위한 수면 처방〉이다.


수면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보편적으로 '신체적인 기능'에만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이나 기타 정신적인 힘듦으로 인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으면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이

"하루에 얼마나 자고, 잘 먹는지?"라고 하는데

그만큼 잠이 우리의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하나의 반증이 아닐까 싶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진료실에서 마주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이들을 마주하면서 이들의 발치에

'망가진 잠'이 놓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때

우리는 방법이나 환경보다는

스스로를 탓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신을 탓하는 마음으로는

'망가진 잠'을 치료할 수 없다고 한다.


저자는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발견한

현대인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

또 밤마다 잠을 청하는 한 생활인으로서

오래 생각해온 잠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 한 권에 정리했다.


책은 크게 5장으로 이루어진다.

1부는 '부족한 잠'에 대해서 먼저 살펴본다.

잠이 부족할 때 우리 몸과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부족한 잠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다이어트나, 학습 등

잠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연결이 되어 있어서,

의외의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던 파트이기도 하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잠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해서 살펴본다.

야근이나 스마트폰, 커피, 술 등

누구나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들여다보며

이와 잠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알 수 있다.


3부에서는 수면 무호흡증, 야간 공황발작,

ADHD, 악몽 등 사람들이 마주하는

다양한 유형의 수면장애를 살펴보고

이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한다.

꼭 누군가와 함께 잠을 자지 않더라도

체크리스트를 통해 스스로 자가 진단을 할 수 있어서

'불면'의 원인을 찾지 못했던 이들에게

더욱 실용적으로 다가갈 것 같다.


4부에서는 매일 밤 되풀이되는 잠의 구조를 살펴본다.

우리가 어떻게 잠드는지 살펴보면서

잠을 방해하는 요인과 수면장애가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5부에서는 '불면의 밤'을 개선하고 싶은 이들에게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전략을 정리한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활동이 부족하거나,

피곤하지 않아서라고 쉽게 단정했었다.

그냥 조금 피곤하고 말겠지라고 생각했던

수면 부족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나의 수면생활을 돌아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잠을 잘 자야지!' '지금부터 잠을 자야지!'라는

생각이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각성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점,

잠과 적당한 거리를 두되

한 번쯤은 깊이 알아두자는 다짐을 해본다.


오늘부터는 자기 전, 침실 풍경이 달라질 것 같다.

'그냥 누워서 자는' 잠이 아니라,

내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보다 수면의 질을 높여서

편안한 밤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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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도쿄 - 개정증보판
임진아 지음 / 유유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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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유히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뭔가 현재에서 벗어나 색다른 즐거움이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우리는 여행을 간다.

'여행의 의미'를 수치나 조건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누구든 큰맘 먹고 떠나는 만큼

'이왕이면 더 많이, 다양하고 알려진 곳'으로

도장 깨기를 하듯 다니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광고 카피에 공감하면서도

한정된 시간과 돈을 여행에 투여를 하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본전' 생각 앞에서

기억에 남는 여행보다는

남길 수 있는 여행을 선택하고,

그러다 보니 여행의 마무리에서 어쩐지 알 수 없는

짙은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행으로 낯선 도시를 갔을 때

여유롭게 그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면서도

막상 그런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험,

나 역시 그런 여행만을 지속해 왔었다.


하지만 남들이 추천하는,

혹은 잘 알려진 핫플레이스가 아니라

나만의 '기억'을 가득 채운 여행을 완성한 사람이 있다.

읽고 그리는 삽화가이자,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 작가가 쓴

〈아직, 도쿄〉가 바로 그 기록이다.


평소에도 다양한 글과 그림을 통해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의 일상 속에서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해온 임진아 작가는

자신의 기억을 꽉 채운 '도쿄'라는 도시에 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온전히 한 권의 책을 혼자서 쓰지 못했던 때에

도쿄 속에 그려낸 자신의 지도를 펼치며

그 도시를 통과해 다시 자신에게 도착한

기록을 담아낸 이 책은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들에게 다시금 손을 내밀었다.


뻔한 여행에 질리거나

혼자 여행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내가 모르는 도쿄의 매력을 건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같은 동아시아에 속해있기도 하고

생활적으로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별로 느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여행지의 후보로는 크게 생각지 않았었다.

짧은 휴가가 아닌 이상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던 곳,

그런 일본의 수도이자 서울의 면적과도 거의 비슷한

도쿄라는 도시의 매력을 느끼게 한 이 책은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해주었다.


'여행'이라는 시간은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부러 시간을 내어 나를 움직이고,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환경을 비롯해 모든 것을 바꾸어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디폴트로 설정된 '나'라는 캐릭터를 벗어나

새로운 배경의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

그렇게 낯선 공간에서의 '나'를 마주하다 보면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새롭게 알아갈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고 말이다.


떠나는 이유에 관계없이

시간을 누리는 걸 '여행'이라 부르고 싶다는 작가는

모처럼 자신을 구경할 수 있는 도시로 '도쿄'를 꼽았다.

유일하게 혼자가 가능한 도시,

혼자서도 즐기고 만끽할 수 있는

아무래도 좋은 그런 도시로 말이다.


책은 크게 5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진다.

필수 쇼핑 리스트에 올라가 있지는 않아도

두고두고 여행의 시간을 떠올리게 해주는

귀여워서 쓸모 있는 것들이 모아져 있는

도쿄의 상점들,

한 잔의 음료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까지도

누릴 수 있게 해주었던 도쿄의 카페,

건너뛰기도, 때로는 두 끼를 한 번에 먹기도 하며

잊을 수 없는 맛을 느끼게 해준 도쿄의 테이블,

오로지 '이것'만을 위해

도쿄로 발을 옮기게 해준 도쿄의 산책,

그리고 읽고 그리며 쓰는 사람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그에게

더욱 특별하게 찾아왔던 도쿄의 책방 등


추억의 발자국이 가득 담긴

임진아 작가의 도쿄 이야기는

상점을 지나 카페를 거쳐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산책을 하며

삶의 의미까지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곳에서의 추억은 물론

방문한 곳들의 정보까지 함께 곁들여져서

천천히 도쿄를 만끽하고 싶은

나 홀로 여행족에게는 색다른 도쿄 바이블로,

도쿄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공감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일상을 잠시 잊게 해주는 시간으로

그렇게 새롭게 다가갈 것 같다.


책을 읽고 있자니, 조용하고 고즈넉한

아기자기한 물건들과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도쿄의 골목에 다다른 것 같았다.


나만의 기억으로 채우는 '여행'의 기록이

이토록 빛날 수 있음을 느꼈던 시간,

나도 이렇게 나를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나만의 도시'가 어디인지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도쿄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을 꼭 품고 눈앞의 풍경과

책 속의 풍경을 겹쳐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런 여유로운 '여행의 의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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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피치
이서현 지음 / 한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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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흔히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곤 한다.

막 태어나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시절은 봄,

한창 활동적인 청년기는 여름,

조금씩 여물 어가는 중년은 가을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후반부는 겨울로 말이다.


각 계절의 매력이 있듯

인생을 살아가는 시간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간다.


무언가를 이루고 성장해야만 하는데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오늘을 살고 있다'는 감각은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인생의 의미를 채워준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씩 높은 허들을 스스로에게 채우며

'성공하지 못한, 노력이 부족한'으로

결과론적으로 판단하며 좌절에 빠지기도 한다.


실패하고 좌절하면서도

끝끝내 다시 매달려 길을 찾아내는

찬란하게 빛나는 여름 같은 이야기를 만났다.

끝도 시작도 좋은 계절,

뭐든 무성하고 푸르게 무서울 정도로 자라는

찬란한 여름을 닮은 소설

〈여름의 마지막 피치〉이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전 표지와 제목을 보고

'피치'가 여름 대표 과일이라 할 수 있는

복숭아를 상징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동네 작은 암장 '다운 클라이밍센터'를

배경으로 한 클라이밍의 이야기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재회의 벽'이라는 소문을 가진 벽을 오르며

자신의 한계와 실패를 넘어

되찾고 싶은 것을 품고 매달리는

간절함이 담긴 따뜻한 힐링 소설이다.

익숙지 않은 클라이밍이라는 소재와 용어들은

클라이밍 초보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

한발 한 발 내딛다 보면 어느새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좌절과 실패, 어떤 이별 앞에서

우리는 나 자신에게서 과오를 찾곤 한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못나서', '내가 살이 쪄서' 등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러했다.


이별 이후 거식증을 앓고 있는 요리 유튜버,

만년 반페이만 받고 있는 무명 성우,

신기가 떨어진 20대의 어린 무당,

중요한 대회에서는 실수를 하고 마는

만년 2등에 머물러있는 국가대표 클라이머,

누군가가 돌아오길 간절하게 기다리는

속을 알 수 없는 암장 센터장까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되찾고 싶은' 무언가를 하나씩 품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의 후회와 각오를 가지고

'재회의 벽'에 등반을 하는 것이다.


〈재회의 벽 수칙〉

간절히 원하는 단 한 명만 떠올릴 것!

클라이밍 도중 울지 않을 것!

홀드가 흔들린다면 내려올 것!

탑을 찍은 후에도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

모든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 것!

재회의 벽 성공 시, 다시 오지 말 것!


재회의 벽 수칙을 가만히 보다 보면

클라이밍 주의 사항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의 사항 같기도 하다.

인생이라는 시간 앞에서 주저하고 흔들리는 이들에게

'나' 자신을 찾고, 확신을 가지며

앞으로 나아가라는 충고와 함께 말이다.


미완성이라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인생의 '여름'을 보내고 있을 많은 이들에게

정해진 길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나만의 길'을 찾으라는 응원이 담긴 소설!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전하는 소설을 읽고 있자니

스스로에게 가혹하게 만들었던 높은 벽에

잡고 디딜 수 있는 홀드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완등은 정해진 모양이 아니다.

내가 만든 루트로 이 뜨거운 시간을 만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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