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나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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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일본 장르소설 작가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하면 떠오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 소식은 그의 작품만큼이나 쇼킹하게 다가왔다.


투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그이지만,

수많은 작품 속에서 너무나 생생하게 곁에 있었고

또 앞으로도 우리와 만날 작품들이 있기에

아직은 세상을 떠난 그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별세 소식이 전해진 것은

그의 작품 중 많은 이들이 손에 꼽는

갈릴레오 시리즈 중

국내에 가장 근간으로 나온 〈투명한 나선〉이

출간 소식을 알린지 얼마 안 된 때였다.


마침 '갈릴레오 시리즈의 전환점'이라 꼽는

이 작품이 그의 별세 소식을 알리는 소식과 더불어

국내에 선보이게 되니,

작품을 읽는 마음이 여느 때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소설은 지바현 바다에 떠오른

남성의 시신으로부터 시작된다.

단순히 익사가 아닌

총상을 입은 시신이라는 점에서

살인사건으로 전환이 되고,

사망자의 신원을 비롯해 범인을 찾기 위한

수사가 시작된다.


사건을 맡은 구사나기와 우쓰미는

수사 과정에서 유카와의 이름을 발견한다.

물론 사건의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사망자의 동거녀와 함께 종적을 감춘 것으로 추측되는

동화 작가와 함께 일을 진행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교수인 물리학자와

나이가 지긋한 동화책 작가의 연결고리라니,

유카와를 찾아가 협조를 요청하지만

그는 다른 방식의 협력을 약속하며

여느 때와 다르게 단번에 거절을 한다.


전혀 다른 사건인 것 같은

바다의 시신과 유카와와 함께 일한

동화 작가와의 일은 도대체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그리고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던

유카와가 숨겨온 비밀은 무엇일까?


갈릴레오 팬이라면 분명 놀랄 것이고,

히가시노 팬이라면 더욱 놀랄 것입니다.

라고 작가 스스로도 말한 이 작품은

기존에 갈릴레오 시리즈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친숙한 주인공의 이야기로 파고들어간다.


주인공들이 마주한 '바다에서 발견된 사망자'

사건과 별개로, 아니 그와 함께

알 수 없는 비밀을 품은 채 사건에 다가가는

유카와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을 키워나가게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을 때면

물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사건을 수사해 나가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이 사람이 범인이구나!'라는 생각을

몇 번이고 고쳐먹게 만든다.


그리고 이윽고 소설의 끝에 가서 진실에 다다르고 나면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가,

사건의 실마리가 되었던

작가가 뿌려놓은 촘촘한 떡밥들을

다시 회수하게 하고 말이다.


이번 〈투명한 나선〉은 사건의 진실 또한

기존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처럼

예측을 벗어나는 진행으로 기대감을

충분히 채워주면서도,

여기에 사건과 유카와의 연결고리를 맞물리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궁금증을 가지게 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추측을 하게 한다.


갈릴레오 시리즈의 전환점이라 하는

소개가 비로소 이야기를 덮고 나니 공감이 되었다.


어떤 이야기든 납득하게 만들어 버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마법은 이번에도 통했다.

그가 짜놓은 이 엄청난 세계관 속에서

그동안 꽁꽁 숨겨져 있던

유카와의 비밀까지 엮어내는

그의 솜씨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국내에 발표되지 않은

갈릴레오 시리즈의 다른 작품이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투명한 나선〉이후의 구사나기와

유카와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독자로서의 욕망이기도 하다.


세상을 떠난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안한 영면을 바라며

작품을 통해서 그와의 만남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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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숲 - 제19회 중앙공론문예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소담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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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살아서 나올 수 없다고

알려진 울창한 숲에서 다섯 살 아이가 행방불명되었다.


GPS도 터지지 않은 외진 장소,

더욱이 자폐를 가지고 있어

평범한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서

닷새가 넘어가자 아이가 살아있다고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아이는 기적적으로 살아돌아왔다.

다치지도 않고, 굶지도 않았으며

약간의 찰과상 외에는 건강한 상태 그대로였다.

혼자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아이는 "곰 아저씨를 만났다"라며 동일한 답을 한다.


숲에서 돌아온 이후 알 수 없는 말과 노래를 부르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깨는 아이를 지켜보는

가족의 입장은 타들어가는 듯했다.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삼촌이 다시 그 숲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이의 시선에서 숲을 돌아보며

지난 일주일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뉴스와 매체를 통해 소개되어 떠들썩했던

아이의 행방불명 소식이었는데,

아이를 일주일간 돌본 곰 아저씨는 누구일까?

그리고 아이를 발견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오기와라 히로시가 치열한 사전 조사와 고민 끝에

1년간 연재하며 완성한 작품 〈웃는 숲〉이

사람들에게 다가왔다.


비밀을 간직한 것 같은 숲이라는 공간에서

자폐를 가진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막다른 공간처럼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현실과 문제 앞에 직면한 이들에게

반드시 마주하게 될 '희망의 빛'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실종되었던 마히토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자폐 장애를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평범하지 않은'아이라는 점은

아이를 찾기 위해 수색하는 과정 내내

사람들의 입방아에 쉽게 오르내리는 포인트가 된다.


아이를 놓친 무신경한 엄마,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싱글맘으로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마히토와 그의 엄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확인되지 않는 사실도

개의치 않아 하며 퍼뜨리고,

쉽게 비방을 하고 단정을 짓는다.


벌어진 사건에 대한 사실보다는

가십으로 취급하고, 피해자에게 '왜 그랬냐'는

시선을 보내는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을

소설 속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돌아온 아이가 무사하다는 감사함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를 기다리며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느꼈던 분노,

그리고 아이를 발견한 사람이 분명히 있음에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문점은

마히토의 가족뿐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들까지도

깊은 가미모리의 숲속으로 이끈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시체를 유기하려고 한 여성,

거짓으로 방송 촬영을 하고 있던 유튜버,

직장 내 왕따와 괴롭힘으로 인해 자살하려고 한 선생님,

조직의 돈을 훔쳐 달아나려고 하는 야쿠자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은

숲속에서 마히토와 마주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신만의 막다른 골목에서 홀로 있던 이들은

마히토를 만나고 마음과 행동의 변화를 마주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의 모습,

그 투명한 순수함 앞에서

등장인물들은 자신에게는 멀리 있을 거라 생각한

희망의 빛을 발견해낸다.


작가는 마히토라는 어린아이와

모든 비밀을 삼키고 있는 것 같은

깊은 '숲'이라는 배경을 통해

인간들이 품고 있는 겉과 다른 속의 모습을 내보이고,

과오를 제대로 마주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리 깊은 숲(문제)라 하더라도

빼져 나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이 앞에서 그의 시선에 맞춰 바라보며

그를 보호해 주었던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선의'를 보여주며

인간에 대한 신뢰까지도 느낄 수 있다.


분명 아이를 발견하고도 알리지 않은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이지만,

아이를 보호하고자 했던 마음만큼은

따스하게 아이를 데우고 먹이며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버틸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아이의 대답 속에서 반복해서 나오던

"곰 아저씨"의 반전스러운 정체까지!

믿을 수 없지만 분명 있을 법한 힐링 판타지로

다가왔던 따뜻한 시간이었다.


소설 속에서 교차되어 서술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듯하지만,

아이를 만나고 변화한다는 사실 자체는

동일하게 펼쳐진다.

이를 바라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변화'에 공감하게 하고,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며

문제로부터 외면하지 않는 당당함을 배우며

우리는 인간으로서 품어야 할

'믿음이라는 선의'를 갖추게 된다.


따뜻한 믿음의 힘을 전해주는 책,

〈웃는 숲〉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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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츠하우스 ANGST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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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특정한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비이성적이고 극렬한 두려움.

공포에 대해서 우리가 그려 온 모습은

주로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여름'이면

더위를 가시게 하는 공포 영화, 드라마나

소설에는 그런 소재들이 왕왕 등장했다.


누군가의 한이 서려있는 장소,

구천을 떠도는 비인간의 존재.

어쩌면 '죽음'이라는 미지의 세계여서인지

삶과 죽음을 경계로 나눠진 존재의 차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공포감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존재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당장 먹고사는데 영향을 미치는

'현실'이 더 무섭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내 다리 내놔!" 하는 공감하지 못하는 말보다

"보증금이나 물가가 오른다"라는 말이

무엇보다 소름 끼치는 한기로 다가오는 건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가 마찬가지 아닐까?


이런 자본주의 시대에 걸맞은 '부'를 둘러싼 비밀과

그 속에 숨져진 욕망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공포를 다룬 소설을 만났다.

동서양이 만나는 오컬트 호러라는

추천으로 흥미 있게 시작했지만,

현실 공포에 더욱 한기를 느꼈던

〈프린츠하우스〉이다.


독일의 유명 건축가가 공들인

4층짜리 고급 빌라.

19세기 네오클래식 양식으로 지어진 이 빌라는

왕자나 영주를 일컫는 말인

프린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거기 살기 위해서는 재력은 물론

용모까지 갖추어야 하며,

공간을 지배할 수 있는 오라와

기세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던 선우는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의 이별 뒤

얼마 되지 않아 마주한 부모님의 실종사고로

떨어진 마음의 빈곤함을 채우기 위해

방 한 칸을 나눌 임차인을 구한다.


이윽고 마주한 임차인은

스물네 살의 여성인 승아.

그녀는 자신이 선우와 부모님이 살기 전

이곳 프린츠하우스에 머물렀던 원주민이라며

너무나도 익숙한 움직임으로 집안을 둘러보며

선우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마치 본인이 주인인 듯,

선우의 마음이나 그는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불쾌하면서도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낀다.


한 번씩 낯선 사람이 튀어나온 듯

다중인격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또 보이지 않는 결계에 묶인 듯

자신의 방과 주방만을 오가며

오래전부터 말로만 듣던

패닉룸이 있다는 서재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승아의 모습을 보며,

선우와 부모님이 이 집에 들어오기 전

승아와 그녀의 부모님에게 얽혀있는

비밀을 파헤치기로 한다.


4가구가 한 층씩 사용하고 있는 프린츠하우스에서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뉘며

입주민들에게 기억되어 있는 승아네 집.

그들에게는 어떤 숨겨진 비밀이 있는지,

도대체 프린츠하우스에 있다는 패닉룸은

어떤 용도로 누가 사용하고 있는지.


무당과 사제, 동서양을 넘나드는 인물들의 조화와

가장 서슬 퍼런 현실 앞에서

작가가 프린츠하우스를 통해

독자들에게 던지고자 하는

시대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흔한 오컬트 물에서 만나볼 수 있는

퇴마/구마 의식의 뻔한 전개가 아니라,

'집'이라는 공간에 얽혀있는 사람들의 욕망을

새로운 오컬트의 소재로 삼은 이 작품은

현실적인 공포가 무엇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더욱 날카로운 칼날을 겨눈다.


그리고 가장 추악하고 무서운

'인간의 욕망'이라는 모습을 통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자본'이라는 계급 아래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불티'를 묘사함으로써,

우리가 가진 내면의 추악한 악마의 모습을

수면 위로 꺼내어 보여주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뻔한 악귀나 저주, 영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더 이상 두려움이 되지 않는 지금.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악'이라는 것은 다가오고 있다.


이런 현실적인 공포와 그것을 마주하고

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며,

'과연 우리가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한들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형태로든 인간이 욕망하는 형태로

우리에게 나타날 존재들 앞에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준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으로 다가왔던 심오한 소설이었다.


지금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법한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단지를 스쳐가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또 어쩔 때는 그곳에 머무르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곤 한다.


모든 것을 소유한 듯 만족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만족이라는 감정에 한계치란 있는 걸까?

꼭 누가 봐도 비싼 값어치의 집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모든 집이 각자의 '프린츠하우스'로

그곳에 있는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가진 욕망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라고.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집'이라는 공간을

'욕망'이라는 색다른 공포로 조명한

색다른 현실 공포의 오컬트 호러 소설!

〈프린츠하우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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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 라이프 - 일상을 짓는 태도에 관하여
전보성 지음 / 푸른숲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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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푸른숲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옷을 짓는다'

옷을 정성 들여 만들어 완성하다는 의미이다.

손수 치수를 재어,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완성하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옷을 입으며

'옷이 품고 있는 정성'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 물질적 요소로 의식주를 꼽는다.

우리가 매일 너무나 당연하게 입고 있기에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의복'에 대해서

더위와 추위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적인 요소를 뛰어넘어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기능적인 부분뿐 아니라,

이제는 사람들이 '나'를 드러내기 위해 입는

옷, 그 옷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전하는

〈스테디 라이프〉이다.


더위와 추위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상처가 나지 않도록 지켜주는 의복의 의미는

물질적 풍요와 더불어 공장을 통해

의복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하나의 '표현'요소가 되어버렸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기분에 따라,

때로는 사치품이 될 수도 있는 '옷'의 의미.

이 옷을 만드는 이야기에서 출발해

꾸준한 삶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이 책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라이프웨어 브랜드

스테디 에브리웨어를 운영 중인 저자는

13년 동안 옷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옷'과 관련된 질문을 통해

'일'과 '삶'을 동시에 돌아보게 된다.


옷을 만들고 알리는 일을 하면서

만드는 옷과 제품에 대한 생각을 넘어

옷을 만드는 이 '일'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의류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좋은 옷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나는 어떤 태도로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단순히 옷을 사랑한 이가

옷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근본적인 '일'에 대한 이야기로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든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옷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일과

일 앞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선택하며 살아갈 것인지,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점점 확장된다.


서로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일 앞에서 느끼는 감정은 매우 비슷하다.

옷을 만들 때 했었던 질문들은

나아가 일을 하는 모두가 나눌 수 있는

질문으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다.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옷을 만드는 저자는 옷이 이런 질문을 풀기 위한

하나의 도구라고 말한다.

매일 입는 옷처럼 우리가 반복하는 일 역시

우리를 드러내고 만들어 간다고 말이다.


옷이 단순히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듯

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를

드러내는 과정이며,


옷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통해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으로 이 책은

그렇게 조금씩 다가온다.


옷을 만드는 기준이나,

옷을 만드는 일을 들여다보며

우리는 좋은 삶을 만드는 기준이나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서도

빗대어 생각할 수 있다.


정성을 들여 한 땀 한 땀 옷을 짓듯

나라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삶'을

한 땀 한 땀 정성 들이는 일.

어쩌면 인생은 옷을 짓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옷 브랜드를 가지고 있거나

옷을 만드는 사람들은 많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옷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우리는 쉴 새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옷들을 소비하면서도

옷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잘 맞는 옷은 입는 것만으로도

나의 자세를 바꿔주는 것처럼

옷의 의미에 대해서 색다른 시선으로

그것을 가까이 들여다보고

생각을 확장해 나가보는 건 어떨까?


가장 쉽게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자

매일 반복되는 하루, 매일 입는 옷을 고르는 것처럼

삶에 임하는 나의 태도를 고르고,

원하는 나의 모습을 취하는 것.

궁극적으로 작가가 추구하는 "꾸준함"이란

무릇 이런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는

삶을 대하는 개개인의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나에게 어울리거나 좋아하는 것이 아닌

유행이나 사람들을 좇아

쉽게 사고 버리는 패스트패션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그 자체만으로도 가장 나답고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알찬 삶의 태도를 가져갈지는

나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입는 옷을 고르듯,

일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다듬어 본다.

정성스럽게 옷을 지어 완성하듯

나에게 가장 fit 한 삶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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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어린이 찾기 - 김소영 그림책 에세이
김소영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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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먹은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

라는 옛 속담이 있다.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은 미완성의 존재,

가르침이나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아이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이 말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아이에게

인간 본성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린이'라는 개념이 인식되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내일의 희망이 되는 어린이를 훌륭하게 키워내자며,

잡지 「어린이」 창간을 비롯해

아동인권 운동가로 활동해온

방정환 선생님의 뜻은

이후 어린이날이 제정되며

일제강점기와 전쟁 이후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는 시선과 함께

오늘날에 이르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어린이를 잘 돌보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미래를 이끌고 갈 어린이들을 위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이 '좋은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가야 할지,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그림책을 통해서 전하는 책이 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은 물론 교육적인 측면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며,

그들이 바라는 세상을 그린다는 점도 있다.

문학이라는 것의 힘이 그러하듯이

우리는 어린이라는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시선에 맞춰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느끼며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것'을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숨은 어린이 찾기〉는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다.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고,

지금은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작가는 다양한 어린이 관련된 책을 썼다.


〈어린이책 읽는 법〉, 〈어린이라는 세계〉를 비롯해

다양한 책들을 통해

어린이의 시선을 공감하는 이야기를 전한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서는 그림책을 펼쳤다.


그림책이 어째서 어린이의 것인지,

어린이가 그림책을 통해 무엇을 하는지

보여주는 책 50권에 대한 글을 묶은 이 책은

어린이라는 시기의 특성 및

어린이들의 삶의 드러내는 그림책들을 소개한다.


어린이의 생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책,

그림책만의 예술성을 느낄 수 있는 책,

지식을 전하는 그림책 등

4부로 나누어 소개되는 이 책들은

아이들에게 다정함을 전하고 싶은

어른들의 마음을 담고 있기도 하고

또 어린이들을 이해하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보물처럼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른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똑같은 풍경을 바라보더라도

눈높이에 따라 달라 보이는 세상의 모습처럼,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다양한 사회의 모습과 문제들은

순수함이나 곧은 시선을 잃은 어른들에게

또 다른 '선생'의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빠르게 흘러가기만 하는,

성과와 목표에 매달리기만 하는 어른들에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 집중하고,

그날그날 주어진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된다.


그런 동심을 되찾게 하는 그림책의 힘,

그림을 통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시간을 다시금 어른들에게 선사하며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의 모습을

함께 그리자는 목소리 또한 전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어린이였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어린이'였던

나의 마음은 금세 잊어버리고,

그들을 다그치고 통제하며

부족하고 채워야만 하는

미완성의 존재로 바라보곤 한다.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또 사랑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세상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가장 원초적인 기쁨으로 돌아가는 시간,

그림책에 담긴 이야기에 빠져들어

기억해야 할 소중함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던

〈숨은 어린이 찾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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