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의 풍경
장강명 지음 / 해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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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해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점점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의 모습을 한 인류의 등장 이후,

우리의 신체적인 조건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지만

수명 연장을 비롯해 삶의 모습은

과거와 비할 바가 없이 달라졌다.

'기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영향력을 새삼 체감하게 된다.


특히 최근 10년, 아니 5년 이내에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라는 전염병을 차치하더라도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집에서 머무르며 일과 학업을 진행하던 그때,

때마침 등장한 다양한 서비스들은

'기술'이라는 것이 우리의 일상을

얼마나 순식간에 바꾸어 놓고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지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제 업무나 학업뿐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도 익숙해졌다.

나이에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AI 기술은

점점 그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이제는 AI 이전의 삶을 생각할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거기에 과한 의존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말이다.


한국식 SF 소설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장강명 작가는 기술이 인간과 사회와 얽혀

삶을 바꾸는 순간을 포착하는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F'

장르를 개척했다.

기사 출신 작가답게 현상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전달하는 그의 문체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왔는데,


이번에 그가 전한 이야기는

장강명 STS SF의 진수를 느낄 수 있고

AI가 점점 깊숙하게 우리의 삶 속에 들어오고 있는 지금,

독자 스스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SF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재한 단편에

여러 매체에 발표한 작품을 더해

하나의 세계로 묶어낸 짧은 소설집

〈근미래의 풍경〉이다.


새로운 기술이 선사한 편리하고 안전한 삶.

우리는 익숙해진 기술 앞에서

무엇을 그 대가로 내어놓고 있을까?

우리가 그것들을 내어줄 만큼

기술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사회제도는 물론 기업의 수익, 개인의 욕망이

짜 맞춰진 근미래 사회의 기술을

정교하게 그려낸 이 소설은

완벽한 세상을 그려낸 것 같다.


각기 다른 메시지를 품은 짧은 소설들 가운데에는

이 근미래의 핵심 기술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네카팡'이라는 거대 기업이 있다.

네이버+카카오톡+쿠팡의 합성어인가 싶게

네카팡의 서비스는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어디에든 강한 영향력을 품고 있다.


다양한 소설 속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네카팡의 서비스는 기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유토피아 같은 모습을 그려내는데,

반편에 이런 기술이 도입되면서

사람들이 '놓치게'되는 가장 인간적인 면모나

가치관, 문제의식에 대해서도

역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직은 AI 기술이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서기 시작한 '초기'라고 한다면,

이것이 깊숙이 들어온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소설을 통해 바라보며,

우리가 놓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미래'를 맞이할 것인지

그 선택을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기술'의 도입이 옳고 그른지는 단시간에 파악할 수 없다.

어쩌면 그것은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다음 세대들의 현실 앞에서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는

'정답이 없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삶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살 수 없는 것처럼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달라질 모습과

그로 인한 후회 역시도 모두가 감당해야 할

당연한 시간의 몫인 것처럼 말이다.


지금도 AI 기술의 활용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판이하게 갈리고 있다.

누군가는 '당연히' 활용해야 할 도구로,

누군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할' 선으로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 보이는 근미래의 풍경을

편리하고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선자일 것이고,

불편함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후자일 것이다.


결국 이 근미래의 풍경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다가올 수도,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는 불확실한 그림으로,

우리의 선택이 가져올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앞으로 그려나갈 풍경을 판단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미래의 모습에 대한 예언이 아닌

사람들에게 던지는 냉철한 질문.

기자 출신 작가답게 작가는

완벽한 세상에서 우리가 온전히 나로 지켜내야 할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묻는다.


단순한 기술의 영역이 아닌,

나와 우리 모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그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AI 기술에 대해

회의적까지는 아니지만,

특정 기술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AI 기술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기술들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삶을 기존과는 다르게

변화시킬 것이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지켜내야 할

'고유한 인간만의 것'을 가려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과 곧은 시야가 필요할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상상 앞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를 바란다.

'이 풍경이 마음에 드는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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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터가이스트의 죄수 ㅣ 아시야 초자연현상 2
가미조 가즈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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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매일 머무는 익숙한 공간이 주는 안락함은

잘 알고 있다는 인식에서부터 비롯된다.

지금은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본래 인간이라 함은 먹고살기 위해

사냥을 하고 채집을 하며 불안과 문제로부터

끊임없이 '대처'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이어 온 이 본성은

고정된 주거지와 끼니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 아래서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현재의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걱정은

원초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인 문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익숙한 공간이 더 이상 내가 아는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과연 그곳에서 제대로 쉬고 머무르며

'안락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근본을 흔들리는 불안 앞에서

사람은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호러와 초 자연현상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 가미조 가즈키는

데뷔작의 성공 이후 낸 차기작을 통해

'데뷔작을 뛰어넘는 차기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해당 장르문학 내에서도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염력'이라는

현실에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초자연적 능력을 소재로 해서,

호러라는 장르는 다시 정의했다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익숙했던 '집'이라는 공간이 낯설게 느껴지고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게 되면서

그것을 파헤치기 시작한 한 배우와

그 이야기의 진실에 대해서 독자와 함께 파고드는

모던 호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잔혹하고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

가장 현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폴터가이스트의 죄수〉이다.


한때는 잘 나갔었지만,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별 볼일 없는 배우로 전락해 버린 도조 쇼고.

돈도 없고, 더 이상 집세를 마련하기도 어렵던 상황에

조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홀로 본가에서 지내던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에

20년이 넘는 시간 만에 본가를 향하게 된다.

아버지는 요양센터에 들어가고,

한때는 자신도 살았었던 공간이지만

너무나 낯설고 폐허 같은 집에서

선택의 여지없이 지내게 되었는데.


본가로 들어온 첫날, 이웃이 봤다는

2층의 낯선 여자에 대한 얘기와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 속에서

도조는 오래전부터 느꼈던

'자신이 이 집을 싫어한 이유'를 되새기게 된다.


집을 처분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스케줄로 잡힌 연극을 준비하며

매니저에게 도움을 요청한 도조는

업무적으로도 닿았던 적이 있었던

아시야와 고시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이들은 도조의 본가에서 일어난

기이한 현상에 대해서 파헤쳐 가기 시작한다.


소설은 각 등장인물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20여 년 만에 찾은 본가라는 공간은

과거의 추억도 안락함도 없는 낯선 공간일 뿐이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도조는 자신이 잊고 있었던

과거의 경험과 아픔을 상기시킬 뿐이고,

익숙하지만 낯선 공간에서 펼쳐지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은 그를 더욱 움츠러뜨린다.


어떤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건 아니지만,

서늘해지는 공포와 백일몽처럼 느껴지며

알 수 없는 배경이 머릿속을 채우고,

도조 자신뿐 아니라, 조사를 위해 이곳을 찾았던

이들에게도 검은 형체가 다가가기 시작하는데..


이 기이한 현상을 '유령'으로 믿느냐,

아니면 '현상' 그 자체로 인식하느냐의

시선 차이 역시 등장인물 사이에서도 갈린다.

거기에 얽매이는 순간 헤어 나올 수 없다는 걸

독자인 입장에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작가의 계획대로 나 역시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오래전 이 지역에서 벌어졌던

'연쇄 납치 살인 사건'이 언급되면서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넓혀진다.


설명할 수 없었던 초자연적인 현상에서

이미 종결된 사건의 진실에까지

소설은 현실과 기이함을 논리적으로 파고들어간다.


그리고 이르게 된 이야기의 핵심에는

배우로서 제대로 된 성공을 하지 못한 채

전전하고 있는 도조가

자신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다른 곳에서 찾으면서

서로 다른 이야기였던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기이함이 하나로 합쳐지며

독자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범위의 이야기를

직접적인 가해행위가 없는 상황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낄 수 있게 한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게 되었고,

일본 모던 호러의 최전선이라는 묘사에

공감할 수 있었다.


흔하게 느낄 수 없는 괴이하다는 감정의

정의를 스스로 내릴 수 있게 한 작품,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비현실적이었던

〈폴터가이스트의 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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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을 팔아라 - 호감에서 구매까지, 브랜드를 키우는 귀여움의 법칙
윤진호 지음 / 경이로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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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귀여운 존재들!

우리는 필요가 아닌 단지 '귀엽다'는 이유로

이런 귀여운 것들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아이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캐릭터는

이제는 성별과 나이를 넘어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하나의 '브랜드 전략'이 되었습니다.


마케팅 타깃에 따라 선택요소 같았던 '귀여움'이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비즈니스 전략으로

그 중요도를 더하고 있는데,

이런 브랜드를 키우는

귀여움의 법칙에는 무엇이 있는지

호감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팔리는' 귀여움은 어떻게 다른지

세상을 점령한 귀여움 비즈니스 전략을 다룬

〈귀여움을 팔아라〉를 소개합니다.


월드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노티드,

CJ EMN 등 굵직한 회사에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보여준

마케터 초인이 꺼내든 카드는

바로 '귀여움'입니다.


본인 스스로도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할뿐더러

캐릭터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열고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지 연구하는 것이

일상이라 말하는 작가는,

본인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깨닫게 된

귀여움의 전략에 대해서 전합니다.


캐릭터 시장이 커진 요즘

왜 모두가 캐릭터에 주목하는지

그 소비 방식과 경험에 집중한 작가는

마케팅 언어로 '귀여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단순히 아기와 동물의 귀여움이 아니라

캐릭터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연결되고

비즈니스의 무기가 되는 귀여움을 통해

귀여움이 작동하는 구조를 파헤치고,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무기가 아닌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귀여움'을 브랜드의 무기로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귀여운 것은 많지만,

모든 귀여운 것이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반편 어떤 것들은 '그렇게까지 귀여운 것 같지는 않은데'

오래도록 많은 이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기도 하죠.

단순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적당히 귀여운 캐릭터가 아닌

귀여움을 통해 팬을 만들고 매출을 올리며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전략에 대해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귀여움을 낱낱이 파헤쳐 갑니다.


귀여움은 먹는 것과 입는 것은 물론, 즐기는 것,

타는 것, 전혀 어울리지 않은 금융이나 정유, 타이어,

공공 산업에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귀여운 캐릭터들은

고객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힐뿐더러

호감을 이끌어내며 브랜드 자체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나아가 매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도 과연 귀여워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매출로 연결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마케터나 기획자들에게

자체 캐릭터를 개발할 때 갖춰야 할 5대 요소부터

브랜드 콜라보, 계약 및 라이선스 실무,

리스크 관리까지 귀여움 법칙의 A to Z를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유행이나 단순한 눈속임이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닫힌 마음을 풀어주며

이를 통해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만들어주는 전략으로서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실용서로

스펙이나 가격으로는 차별화하기 힘든 시대에

브랜드만의 고유함을 만들어 줄 수 있고

나아가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귀여움 전략을 배우게 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귀여움'을

막연한 호감의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전하는 귀여움 법칙을 보고 있자니

정밀하게 계산되고 철저하게 검증하며 준비한

'귀여움'이라는 전략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새삼스럽게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 위해 대결을 하던

해와 바람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힘이 아닌 '따뜻함'인데요~

책에서 말하는 '귀여움'도 이런 따뜻함의

연장선 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 사이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무해한 마케팅!

〈귀여움을 팔아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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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곁에 두어 좋은 말 - 100년의 문학 작품에서 길어 올린 마음들
나민애 지음 / 북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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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자를 가졌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대단한 일인지

어렸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던 말과 언어였고,

많은 나라 사람들이 사용한다고 하는

이른바 '세계 공용어'라 불리는 타국의 언어를 배울 때면

'아, 애초에 내가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태어났다면

이렇게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느라

골치가 아프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던

학창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언어

'한글'의 맛있음과 멋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나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타국의 언어로 옮기려고 했을 때

그 느낌이 제대로 살지 않는다는 현실에 부딪힐 때면

이렇게 깊은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우리의 언어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2026년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 기념이 되는 해이다.

모두가 평등하게 읽고 쓸 수 있는 한글!

한글의 등장은 어쩌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단어를 모으는 사람이라 불리는 나민애 교수가

100년이라는 시간 속에 담긴 문학 속에 있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와 시대를 담고 있는

단어들을 골라내어 이야기를 담았다.

두고두고 꺼내 읽고픈

〈오래 곁에 두어 좋은 말〉이다.


사람들이 하루 종일 사용하는 단어의 수는

약 15,000개라고 한다.

이 중에서 서로 다른 단어의 수는 2,000개.

세어보지 않아서 몰랐던 단어의 수가

이렇게 많았다니 새삼 그 수치 앞에서 감탄하게 된다.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활자 형태였던 책이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사진이나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더 이상 글자를 많이 읽지 않게 되었다.


나날이 줄어가는 독서량은

어휘력 부족 문제를 염려할 정도에 이르렀고,

오늘날의 우리들은 내 마음을 제대로 묘사할 수 있는

표현조차 어려운 시대에 온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아름다운 문학 속으로 들어가서

잊지 말아야 할 단어들을 새겨야지

라는 생각이 든다.


익숙한 단어들부터 예전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

이런 의미를 뜻하는 단어가 있었나 싶은 단어들까지

나민애 교수가 한국문학 속에서 길어올린 단어들은

여러 가지 마음과 함께 다가온다.


어떤 단어들은 잊고 있었던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어떤 단어들은 순식간에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 단어들의

의미를 제대로 살펴보면서,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우리말'의 가치를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내가 쓰는 말은 나라는 사람을 보여준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해지는 느낌이 달라지는 것처럼

아름다운 우리말 단어들이 전할

우리만의 정서나 느낌은

다른 언어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뭉뚱그려 표현하던 말들에

좀 더 세밀한 줄기를 더해본다.

새롭게 발견한 단어들을 하나 둘 모아두고,

이렇게 모아둔 단어들로 글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 아니더라도

흐릿해져가는 우리말의 맛을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기를.

마음속에서 길어 올린 단어들이

당신이라는 사람의 깊이를 더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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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 나를 활자에 옮기는 가장 사적인 글방
양다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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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를 원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나 싶은 요즘이다.

서점에 가보면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고,

출판사를 통해 나오는 책뿐 아니라

개인이 직접 만드는 독립출판,

인쇄물 형태의 책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기고까지 살펴보면 '쓰기'에 대한 열망이 엄청나다는 걸

새삼스럽게 체감하게 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에는 '말하고 듣고 쓰기'를 배웠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또 글을 쓰면서 발표를 하고 다듬으며

연습의 과정을 충분히 거칠 수 있었다면

공식적인 학업이나 직장에서의 글쓰기를 제외하고는

'스스로 우러나서 쓰는 글쓰기'는

보편적이 아닌 특별한 일 같았는데

이 '쓰기'에 대해 마음을 먹고 나니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자가 생기고, 기록을 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인류는 엄청난 변화를 마주했다.

기억력의 한계로 인해 전해지지 못했던 이야기들은

기록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전달, 가공되었고

이로 인해 문화가 발달하기도 하며

우리는 기록을 통해 시간, 물리적으로 떨어진

시대와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어느 순간 나이를 먹으면서

타인과 외부를 향하던 시선이

나 자신에게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나라는 사람을 파악함으로 인해서

스스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기록'이었다.


나에 대해서 기록을 할 수 있다면,

그 기록을 돌아볼 수 있다면

인생이라는 시간을 더욱 나를 위해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막상 '쓰기'를 시작하려고 해도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막막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혼자서 읽고 쓰는 것인데도

이렇게 주저하게 되다니.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글쓰기는

얼마나 더 어려울지 말조차 꺼낼 수도 없다.


그런 글쓰기의 욕구를 가진 이들의 마음을 읽은 듯

요즘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교육도 많다.

어떻게 글을 쓰고 다듬어야 할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글쓰기 기회를 제공하고, 다른 사람들과 글을 나누는 곳.

쑥스러워서 실제 모임에 참석하기 어려운 나에게

작가와 단둘이 글쓰기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매우 사적인 글방'을 만났다.


양다솔 작가가 책으로 전하는 34통의 편지가 담긴

〈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이다.


양다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이슬아 작가를 통해서였다.

같은 글방을 나온 친구 사이로,

어쩐지 비슷한 듯 다른 모습을 보이는

두 작가의 모습은 분명 나보다 어린데도 불구하고

절로 '우러러' 보게 되는 포스가 있었다.


이렇게 맛있게 글을 쓸 수 있구나,

이렇게 솔직하게 글을 쓸 수도 있구나

감탄을 하면서 내적 친밀감까지 생긴

양다솔 작가는 '까불이 글방'이라는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 회마다 순식간에 매진되는 이 글방은

글방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아웃풋을 도출해 내고 있는데,

이번에 만난 〈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는

그런 까불이 글방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흔히 '글쓰기'라 하면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도 책이라고'

혹은 '이런 글을 쓰는 사람도 작가라고'하면서

쉽게 얘기할 수 있지만

막상 내가 그만한 분량의 글쓰기를 시도한다면

단 몇 문장을 적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를 활자로 옮기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는

34통의 질문을 통해

양다솔 작가는 독자들에게 글쓰기 과제를 던진다.

일주일에 한편씩 쓴다 해도

34개의 글이라고 하면 8~9달에 달하는 기간으로

꾸준히 글쓰기를 할 수 있을뿐더러

이를 통해 '나'라는 사람을 글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작가는 글쓰기의 소재가 될 수 있는

키워드들을 6부로 나누어 풀어가며

'나'라는 사람을 파헤치며

문장에 담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초고 작성법이나, 글쓰기에 막혔을 때 대처하는 방법,

글쓰기에 실패했을 때, 퇴고 체크리스트 등은

실제 전업작가로 살아가는 작가가 전하는

실질적이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팁으로 다가온다.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글쓰기의 높은 장벽을 낮춰주며

계속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시간.


작가는 누구보다 글쓰기의 어려움을 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고자 하는 마음을 공감하기에

독자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 같다.


글쓰기의 방법론이 아닌 글 쓰는 마음가짐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물꼬를 터주는 것 같은 이 책은

쓰기로 마음먹은 모두에게

환한 가로등이 되어줄 것이다.


단순한 감정의 배설이나

혼자서 읽는 늘어놓는 일기가 아니라

한편의 '글'을 탄생시킬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그런 시간!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를

'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였다.


책을 읽고 있자니, 감정을 뭉뚱그려 놓았던 일기가 아닌

제대로 된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10문장이라도, 직접 쓰고 다듬으며

'글'을 써보는 습관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이 들게 한 책.

글쓰기가 힘들고 버거워질 때면

언제든 펼쳐 읽으며 방향을 다잡고 싶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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