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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6월
평점 :

"이 글은 이야기장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한 사람이 자라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태어나 자라면서 그 수많은 도움들을 받았고,
덕분에 무사히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자라난 우리는
막상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앞에서
기꺼이 손을 내밀고 있나?라는 생각을 해보면
내미는 손을 잡아주는 용기보다도
외면하는 마음의 선택을 더욱 쉽게 한다.
더욱이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탓이 아님을 알면서도 손을 내밀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동행이라던가 함께 공존해야 하는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최소한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진정한 의미의 '공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사연이 전해진 후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꼭두"이자 피터팬의 아빠인
전경철씨가 쓴 <안녕, 피터팬>이다.
2.3세 수준의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을
홀로 키우는 아빠.
26년간 아들을 돌보아 온 그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
바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것.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쉽게 들을 수 있는
"내 아이보다 딱 하루 더 살고 싶다"라는
바람이 무색하게,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
아들이 머물 수 있는 '네버랜드'를 찾아야 하는
중대 과업을 마주하게 된다.
국내에 있는 장애인 시설은 1천 개나 된다는데,
그중에서 아들을 받아주겠다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일시적으로 머물며 예비 기간을 거쳐보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거의 확실시되었던 입소가
물거품이 된 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말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의욕보다도,
아들이 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아빠는 병마와 맞서 또 병마보다도 지독한
현실이라는 벽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런 아빠의 회고록이자,
아빠의 시선에서 아들의 26년에 대한 기록을 담아낸
피터팬 아들과 웬디 아빠의 회고록이다.
대놓고 "저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우리가 일상에서 장애를 가진 이들과 마주했을 때
그들이 아닌 '나의 불편함' 때문에
이들에 대한 배려와 도움을 꺼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런 선량한 차별주의자였다.
그들을 위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그들을 위해 나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느냐 하면
'아무래도 그건 좀...'이라며 난색을 표할 것 같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나에게,
그들을 위한 한두 가지를 배려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닌데 말이다.
일상 속에서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제원이 같은
'피터팬'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처음에는 이해하려 했었고,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지만
익숙지 않은 행동과 소리 앞에서
'아.. 굳이 이렇게 마주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며
말로만 깨시민인척 하는 나의 모습이
너무 이중적이라는 생각에 괴롭기도 했다.
내가 겪지 않은 일이라고,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해서
외면할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좋고 편한 시선에만 살고 싶어 하는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피터팬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의 시선에서
이 사회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만약 내 형제자매가 그렇다면,
나의 부모가 그렇다면, 나의 자식이 그렇다면,
나는 그때처럼 그런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작은 '불편함'을 쉽게 토로할 수 있는가?라고 말이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한 부자의 이야기로
쉽게 이 책을 소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근본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그들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간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이들 부자의 이야기를 넘어,
장애를 가진 수많은 가족들이 이겨내야 할
현실이라는 벽을 허물기 위해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마침표가 예정된 인생의 시간을 살아가며
아들과 아들과 같은 피터팬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아버지의 뜨거운 부성애,
그 간절함에 이 책을 한 장 한 장 천천히 곱씹었다.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를
말뿐이 아닌, 마음 깊이 우려낸 따스한 손길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한 달이라는 시간 만에 이 책을 냈다고 한다.
한정된 시간이라는 간절함이 아니더라도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손길이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이 그 계기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책에 대한 소개와 감상으로 대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