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박스 - 인생의 중심을 잡는 거인의 16가지 생각
김익한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내가 나의 중심을 잡지 않으면

파도가 치는 바다처럼 흔들리기 마련이다.

흔들리면서 성장한다고는 하지만

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단단한 나만의 중심이 필요한데,

주변의 시선이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

이 중심을 잡는 것 자체를 어려워한다.


인생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나만의 생각이 필요하고,

이런 나만의 생각을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주어지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국내 1호 기록학자이자 《거인의 노트》, 《파서블》을

통해서 생각을 기록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김익한 교수의 신간이 나왔다.

바로 《마인드 박스》이다.


기존의 책들이 '기록'을 해야 하는 이유,

기록하는 방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번에 읽게 된 《마인드 박스》는 인생의 주인인

'나'에게 초점이 맞춰서 있다.


요즘의 우리들은 타인의 시선이나

세상이 정한 기준 등에 맞춰서 사느라

내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나다운 게 뭐지?'하고

부유하곤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원하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조차 어려워하고 말이다.


저자는 '기록'이라는 행위에 앞서

생각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내 안에 흐르는 무수한 생각을

의미 있게 꺼내는 수단으로의 기록을 말하고 있다.

내 안의 생각을 쓰기 위해서는

나만의 기준으로 정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한 사람에게 있어 인생관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기축이 되는 생각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리와 지식을 정리해 '생각 틀'로 만든 것을

마인드 박스로 정의하고

기록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이 마인드 박스를 채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16가지로 정리한 마인드 박스를 통해

책을 읽으며 저자와 함께 채우면서

나만의 인생관이자 기축을 세워가는

과정을 완성할 수 있다.



저자는 나답게 살고 싶다면

생각을 축적하라면서

나만의 인생관을 만드는

6단계 생각 정리 법을 소개하고 있다.


1단계 생각의 바다

: 무수한 생각이 오고 가는 생각의 바다에서

필요한 생각만 뽑아낸다


2단계 박스 채우기

: 머릿속에 빈 박스를 반들어 생각의 바다에서 뽑은

생각들을 하나씩 채워 넣는다


3단계 지식과 이론 넣기

: 책이나 강의 등 다양한 공부를 통해

나에게 필요한 외부의 지식과 이론을 찾아

생각과 함께 박스에 넣는다.


4단계 내용물 섞기

: 박스 안에 담아둔 나의 생각과 외부의 지식, 이론을

변증적 사고로 융합한다.


5단계 새로운 생각 기록

: 박스 안에서 융합된 생각을 노트에 기록하고

정리해 마인드 박스를 완성한다


6단계 마인드 박스 쌓기

: 필요할 때마다 마인드 박스를 만들고,

주제별로 분류해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마인드 박스를 만들고 채워가는 과정을 통해

무수한 생각 중 필요한 생각에

외부의 지식과 이론을 더해 더욱 단단한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보고 이를 나의 인생관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소개하고 있는데,


'마인드 박스'라는 생소한 개념이 무엇인지?

저자가 정의한 개념을 따라

빈 상자를 채워가면서 나만의 기축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아름답다'라는 말의 아름은 '나'를 뜻한다고 한다.

사람은 나다울 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인데

타인에게 휘둘리며, 내 삶을 주관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질문과 연계된 가치를 찾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기준이 생기고

자신 스스로도 '나다움'으로

가득 채워지지 않을까?


마인드박스 기록 법에 있어서도

기억에 남는 키워드를 뽑고

거기에 나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다음

나만의 인생관을 만들어 기록해둔다면

어떤 주제(마인드박스)에 따라

나의 기축을 확립해두고

그 기축에 따라 나의 의사를 결정하며

인생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록이라는 것의 행위에

의미를 더함으로써

그 가치를 더욱 높인 김익한 교수의 이 책은

중심을 잡지 못해 흔들리는 이들에게

나의 생각을 축적하고

흔들리는 삶의 돌파구를 찾는데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나는 몇 개의 마인드 박스를 쌓을 수 있을까?

내 속에서 몇 개의 마인드 박스가 완성되었을까?

나를 지탱해 줄 이 박스들을 차곡차곡 쌓아봐야겠다.


"이 글은 다산북스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틈의 위로 - 해야 하는 일 사이에 하고 싶은 일 슬쩍 끼워 넣기
김지용 외 지음 / 아몬드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심히 노력해야만 하는 분위기,

그 속에서 쉴 틈을 찾고 싶지만

어쩐지 노력하지 않는 자신을 책망하게 될 때가 있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나지?'

'나는 왜 남들처럼 하지 못하지?' 하면서

타인과 견주어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순간

자신에 대한 빡빡한 기준치가 늘어나게 되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더 많은 노력을 더하다 보면

어느새 파스스 하고 무너져 버린 나만 남게 된다.


한창 앞으로 달리고 넘어야 하는 목표들이 많았던

20대와 30대 때와 달리 이제 40대를 앞두고 있다 보니

언니와 동생, 우리 세 자매는 이따금씩

살아가는 방식이나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곤 한다.

나이를 들수록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끌어안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는데,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질문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나를 확실하게 즐겁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일과 사람 간의 관계에 지쳤을 때,

나를 오롯이 나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나만의 해피포인트 나만의 숨 쉴 틈이

있다면 퍽퍽하고 바쁜 인생 속에서도

쉬엄쉬엄 템포를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런 확실한 기쁨이자 즐거움이

나는 꾸준하게 보아온 "배구"였고

언니는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아이들에게 맞추어졌던 인생시계가

아이들이 자라면서 혼자 있는 시간에는

무료함으로 다가오다 보니

'지금도 이런데 앞으로 더하면 더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언니는 부쩍

마음이 바빠진 것 같았다.


취미나 취향이랄 것도 없이

시간에 맞춰 혹은 주어지는 경제적 상황에 맞춰

나보다는 아이, 가족을 위했던 언니에게는

상대적으로 결혼을 안 하고 자유로이 지내는

우리들보다는 그 부침이 가까이 다가왔던 것 같다.


직장을 다니면서는 회사에서 도달해야 할 목표나

어떤 비교치에 따라가다 보니

스스로를 보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는 정체가 뭔지도 몰랐던 그 답답했던 감정과

무료했던 컨디션이 어쩌면 요즘 말하는

'번아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비로소 한다.


지금은 타인의 시선과 말에서도 한결 자유로워졌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든 나지만,

이전을 생각하면 어떻게 이겨냈는지

기억조차 까무룩 해질 무렵

해야 하는 일 사이에 하고 싶은 일을

슬쩍 끼워 넣어 숨 쉴 틈을 마련하며

무기력과 공허함을 이겨낸

사람들의 얘기를 만나게 되었다.


유퀴즈에도 출연했던 김지용 전문의와

강다솜 아나운서, 서미란 라디오PD,

농구선수 출신의 김태술이 공저한

《빈틈의 위로》이다.


사실 책을 읽으며 뒤늦게 유퀴즈 방송 장면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주변에서 무료함이나 번아웃,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을 겪고 있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어쩐지 소극적인 치료나 외면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대표작가인 김지용 전문의는

자신이 상담했던 환자들의 다양한 케이스와 더불어

함께 일하며 알게 된, 또 궁금했던 인물들과의

공저를 통해 '노력, 최선'만을 강조하고

열심히만 살았을 뿐인데 공허하고 무력해져버린

모두를 위한 따스한 위로를 책에 담았다.


법학과 출신의 아나운서

선천성 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난치병을

가지고 태어난 라디오 작가,

손에 꼽히는 선수였으나 찾아온 슬럼프 앞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농구를 내려놓은 농구선수까지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는 꼭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아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었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대 형성과 함께

이들이 자신의 지침 속에서 어떤 극복을 해왔는지를

접함으로써 '나도 빈틈을 만들 수 있다'라는

용기를 가지게 해 주었다.


시작과 끝을 담당한 김지용 작가는

책을 통해 근본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큰 골조를 잡았고

2~4장에서는 각 공저자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김지용 작가와의 나눈 대화들로

무언가 상담 같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열심히 하는 데도 성과가 나지 않고

부족하게만 보였던 스스로의 자신에게

지치고 자책했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기업에

일하고 싶던 서비스를 담당하며

남부럽지 않은 회사 생활을 하다가

'이때다!'싶어 기회를 잡은 듯

희망퇴직에 이름을 올리고 회사를 나와

한동안 방황을 하던 나 역시도

스스로에게 자책을 하던 시간이 있었다.


지난한 후회를 하기도 했고

그러다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밖으로 잘나가지도 않고 가족들과만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를 꽁꽁 숨기곤 했었는데,

그런 나에게 숨 쉴 틈이자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던 건 배구였다.

워낙도 좋아하던 것이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는 '시간이 없어서'

'일해야 하는데 언제'라는 생각에

보러 갈 엄두조차 못 냈었던 배구였는데

집에만 콕 박혀있는 우리를 보고는

"너희 배구 좋아하는데, 배구라도 보러 나가봐"라는

부모님의 말에 한 번, 두 번 나가다 보니

코트 위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경기,

선수들의 땀과 함성, 그 속에서 함께하는 나도

마치 하나의 몫을 하고 있다는 만족스러운 느낌에

다시 사람들 속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배구를 좋아하고 있고,

내 인생에서 제법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제는 거기에 너무 의존하기보다는

일과 쉼, 배구 사이에서도 완급조절 및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조절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빈틈이 여행 일지도,

혹은 사진 일지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그 자체일지도

혹은 어떤 경험일 수도 있을 텐데

자신만의 그 틈을 찾아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놓쳐버린, 혹은 잊고 있었던 나만의 빈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칠 때마다 자신의 부족함을 탓했던 이라면,

너무 힘든데 어떻게 일어나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읽고 작은 실천이라도 하나씩 하면서

빈틈 있는 삶으로 빛을 잔뜩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도서출판 아몬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혼을 울리는 음식이라는 뜻의 소울푸드.

추억이 담긴 음식 혹은 각 지방의 특색음식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특히

정서적인 의미를 가득 부여하여

원래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나만의 화이팅 메뉴'가 있다.

비가 오는 날 어쩐지 처진 기분을 업 시켜주는

달달한 믹스커피에 찍어 먹는 크래커라든가

아프고 난 뒤에 꼭 통째로 아구아구 깨물어먹는 사과,

배고팠을 때 뜨거운 하얀 밥에 콩가루를 버무린

콩가루 밥 등 꼭 화려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내 마음에는 꼭 드는 그런 음식 말이다.


기운이 없거나 기분이 상하거나

혹은 기쁘거나 슬프거나

어떤 감정에 '음식'이라는 게 더해지면

그 분위기가 반전이 된다.

더욱 즐거워지기도 하고, 슬픔이 조금 마르기도 하며

상처받은 마음에 딱지가 생기는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런데, 계획 없이 만나고 방문하게 된

조용한 1인 전용 카페에서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음식을 만난다면

이걸 '운명'이라는 말 말고 무어라 할 수 있을까?


전편이었던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를 통해서

많은 손님의 마음을 훔쳤던 소로리가

이번에는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새로운 메뉴로 다시 찾아왔다.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작가인 시메노 나기는 《막차 전의 간단 식사》로 데뷔해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와 그 속편으로

일본 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음식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내고 있는데,

실제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도쿄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카페 주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실감 나면서도 특색이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을 읽으면서도 마음을 어루만지는

1인 전용 카페 '도도'의 매력에 푹 빠졌는데,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온 이번 속편 역시

한껏 축축했던 마음을 뽀송하게 말려주는

기분이었다.


카페 사장인 소로리는 어쩜 이렇게

적시에 각 손님에게 잘 맞는 메뉴를 만들 수 있을까?

이렇게 마음에 가진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카페 도도를 근처에 둔 손님들은 또 얼마나 행복인가?

하고 괜스레 주변의 카페들을 둘러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타인과의 관계와 말에 있어서 상처를 받기가 쉽다.

때로는 그런 상처 앞에서 괜스레 자기 탓을 하며

괴로워하기도 하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할 때도 있는데

담담하게 내 마음속을 꿰뚫는 질문을 주고

마음속 상처를 치유해 주는 맛있는 음식까지

제공하는 이런 카페라면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시리즈로 나오는 작품의 경우

자칫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되어 지루하다 느끼거나

진부하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전편인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가

각 손님들 간의 연결고리가 강조되고

카페에 대한 이해를 하게 하는 편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속편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는

보다 각 편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 초점을 맞추면서

인물들이 가진 상처를 이겨내는 과정을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전편과는 다른 감동을 주었다.


'오이 포타주'의 주인공인 가즈키와

'앙버터 토스트'의 주인공인 아카리

이야기 편이 특히나 기억에 남았는데,


가족을 잃고 그 슬픔 이후 일상을 찾기까지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소로리가 가즈키에게 해주는 말들이

마치 그때의 나에게 해주는 위로 같아서 말이다.


아카리의 경우 낮아진 자신감으로

사람들에게 무시당한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존감'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즘

스스로에게 높은 기준과 평가를 하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이후에 카페 도도의 새 시리즈가

또 나올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새로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면

이번에는 또 어떤 메뉴로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지

너무나도 기대가 된다.


한껏 상처를 머금은 장마철의 마음을 가졌다면

카페 도도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뽀송하게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더퀘스트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흐느실, 외갓집 가는 길 -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 발간 기금 사업 선정
김경순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의 외갓집이야 시골의 느낌이 아닌

어느 도시의 아파트나 멀끔한 주택이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외갓집 = 할머니 집으로 일컬어지는 곳은

"시골"이라 불릴법한 그런 이미지였다.


컴퓨터나 인터넷, 다양한 TV프로그램 없이

기껏해야 공중파 채널만 나오는 작은 TV에

푸릇한 풀이 가득한 풍경이 있는

소담한 마을은 심심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시끌시끌했고 누구나 함께 어울렸으며

열심히 뛰어놀며 집에서는 허가되지 않는

많은 것들이 "그래~ 하고 싶은 데로 해"라는

무한한 동의와 함께 펼쳐지는 마법 같은 공간이었다.


그런 할머니의 집에서 보냈던 방학이나 명절날의

기억은 잊은 듯 지내다가도 이따금씩 불쑥 떠올라

'아련한 그리움'을 선사하곤 했는데,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나이는 아니고 부모님 나이대와

오히려 가깝지만 작가가 전하는 고향에 대한

추억 어린 이야기들은 그때의 할머니 댁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흐느실, 외갓집 가는 길》이다.


충북 음성에서 4남매의 막내로

나고 자란 작가는,

2008년 월간문학 수필로 등단해

다양한 문인 협회 및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책을 통해서 나고 자란 '음성'에 있는

추억이 어린 다양한 장소들에 대한 소개와

음성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풍경,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꽉 채웠다.


음성하면 떠오르는 건

대학교 OT 때 갔었던 꽃동네와

특산품인 고추이다.

잘 알려진 지역축제 중 하나인

품바축제가 음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고추의 고장, 꽃동네가 있는 지역이라는

이미지만 있던 이곳, 음성이라는 곳에 얽힌

여러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이웃의 고향에 대한 소개를 받는 것 같아

따스한 마음이 들었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오래된 가게들 중에서는

여전히 성업을 하고 있는 곳들도 있어서

지도 내에서 등록된 정보와 사진을 찾아보며

매칭하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취업을 했다가

2년 만에 다시 음성으로 돌아왔다는 작가의 말처럼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큰 힘과 지지대가 되어주는 것 같다.

'돌아갈 곳이 있다' '나를 기다리는 집이 있다'라는

안락함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는

비로소 나이가 들고 사회의 맛을 겪어봐야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인 것 같다.


한 지역에서 쭈욱 나고 자란 나 역시

비롯 몇 번의 이사를 했지만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 주는 안정감에

어딘가 나갔다가 돌아올 때면

내 고향 이름이 있는 표지판만 봐도

안도감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어린 시절 일탈을 즐길 수 있던 공간이었던

외갓집 동네, 할머니의 작은 집.

시간이 지나 그 공간이 이제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고 나니 더욱 그리워진다.

이제는 우리의 추억 속에 기억 속에

공유하고 있는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야만

아련하게 존재할 수 있는 그 공간이

작가처럼 한 권의 책으로 담길 수 있다면

나와 형제들에게도 또 엄마에게도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게도

더욱 의미 있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다.


정수리가 후끈거리게 뜨거웠던

여름 태양빛을 맞으며 뛰고 웃고 놀고

그러다가 뭐든 다 된다고 하는

할머니의 기세를 등에 입고 작은 황제처럼 굴었던

그 시간이 그리워진다.

외갓집 가는 길, 그 시간이

지금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때로는 불편한 부분도 싫은 때도 있었지만

그 불편함마저도 몽글몽글 그리워진다.


"이 글은 바른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멜라닌 -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하승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민자의 시선에서

혹은 그들과 다른 외모, 문화를 가졌다는 이유로

배척당하고 차별받으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러 디아스포라 문학을 만났었다.

그들은 작품을 통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차별 속에서 느꼈던 고립감을

실감 나게 묘사하며 '다수'에 속하지 못한 이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에 대해서 차분히 쌓아갔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이동이 자유롭고

여러 사람들이 섞여서 지구라는 곳에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리타분하게도 다른 피부색, 인종,

어떤 신체적 특징, 문화에 대해서는

다르다는 인정에 앞서 '다수인 우리와 틀리다'는

옳고 그름으로 비뚤어지는 시선이 여전하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재일은

베트남 사람인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파란 피부를 가진 아이다.

파란 피부와 엄마가 베트남 사람인 사실 중

어느 쪽이 더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태어난 순간 가장 먼저 마주한 엄마 외의 타인,

그리고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재일은 자유롭지 못하고

어울려지지 못했으며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당시 재일의 아빠가 일하는 가구공장에서는

방글라데시, 몽골, 태국, 스리랑카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이 있었는데

그들 사이에서 아빠는 같은 직장동료임에도

불구하고 계급이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서열은 대체로 피부색의 밝기와

출신 국가의 소득수준에 좌우됐는데,

한국 사람들이 사는 한국에 있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가장 높은 지위의 의미를 부여한 아빠는

이곳에 와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 앞에서

권력의 최상위에 군림했던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다른 피부색이라는 이유로

차별의 시선을 받던 재일은

1년에 한 번씩 엄마를 따라 외할머니 댁이 있는

베트남에 가면 알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그곳에서는 자신을 향한 야릇한 눈빛이 없었고,

메콩강에서 하는 물놀이가 즐거웠던

한 명의 소년 그 자체였던 것.

그곳에서는 다름도 차별도 없는 오롯이

재일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버지의 계획으로 미국으로 터전을 옮기게 된

재일의 가족은 때마침 건강이 좋지 않았던

외할머니를 걱정하던 엄마의 요청으로

엄마와 동생 재우는 베트남으로,

아빠와 재일은 미국으로 향한다.

비자가 만료되기 전 미국으로 와야 한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그 뒤로 엄마와의 연락은 끊기게 되고

영어가 서투른 아빠와 푸른 피부를 가진 재일,

두 사람은 낯선 미국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낯선 미국에서의 생활은 언어장벽을 넘어선

인종 차이, 피부색 차이에서 비롯된 멸시까지

더해져 더욱 그를 고립시킨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점점 자신의 존재를 조용히 숨기는

재일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려왔다.


같은 파란색 피부를 가진 친구를

소개받는 것을 꺼렸던 그가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잠시나마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었던 시간은

그가 앞으로 마주할 수많은 사건과 문제들 사이에서도

끝끝내 스러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아끼고 소중히 여기던 사람들이

하나 둘 자신의 곁을 떠나고

그를 무너지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 회복하는 방법을 터득한 그가

이만큼 자라나 자신과 같은 블루 멜라닌을

찾아 나서는 그 여정을 지켜보자니

한편의 성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여러 사건들과

정치적인 이슈들이 흘러가는 모습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그의 모습을 묘사하는 듯했다.


소속감이라는 것이 인간의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듯 보이는 그가

깊은 물속으로 스스로를 침잠시키며

바닥에 발을 닿으며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며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은

애처로우면서도 기특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가 무너지지 않아서 좋았다.

그가 쉽게 스러지지 않고 맞서 일어나서 다행이었다.

차별 앞에서 당신들이 틀렸노라고

목소리를 내고 다시 또 일어서는 그라서 좋았다.

그는 이제 자신의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차별로부터 벗어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향한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그는 스스로 증명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피부색이 다른 것이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음을,

어떤 문제를 만들지 않음을 말이다.


잔잔한 물속에서 숨을 참으며

위로 올라오는 그의 모습이

마치 다수가 정답인 것 같은

지금의 차별 가득한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떠오르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지금껏 접해왔던 디아스포라 문학의

여느 차별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소설 속에서 다른 피부색은 인종이나 국가를 넘어선

또 다른 차원의 차별 같았다.


언제쯤 이 다름이 그저 다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아직도 갈 길이 먼 이 차별 앞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에

조용히 힘을 실어본다.


"이 글은 한겨레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