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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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울리는 음식이라는 뜻의 소울푸드.

추억이 담긴 음식 혹은 각 지방의 특색음식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특히

정서적인 의미를 가득 부여하여

원래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나만의 화이팅 메뉴'가 있다.

비가 오는 날 어쩐지 처진 기분을 업 시켜주는

달달한 믹스커피에 찍어 먹는 크래커라든가

아프고 난 뒤에 꼭 통째로 아구아구 깨물어먹는 사과,

배고팠을 때 뜨거운 하얀 밥에 콩가루를 버무린

콩가루 밥 등 꼭 화려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내 마음에는 꼭 드는 그런 음식 말이다.


기운이 없거나 기분이 상하거나

혹은 기쁘거나 슬프거나

어떤 감정에 '음식'이라는 게 더해지면

그 분위기가 반전이 된다.

더욱 즐거워지기도 하고, 슬픔이 조금 마르기도 하며

상처받은 마음에 딱지가 생기는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런데, 계획 없이 만나고 방문하게 된

조용한 1인 전용 카페에서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음식을 만난다면

이걸 '운명'이라는 말 말고 무어라 할 수 있을까?


전편이었던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를 통해서

많은 손님의 마음을 훔쳤던 소로리가

이번에는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새로운 메뉴로 다시 찾아왔다.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작가인 시메노 나기는 《막차 전의 간단 식사》로 데뷔해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와 그 속편으로

일본 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음식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내고 있는데,

실제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도쿄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카페 주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실감 나면서도 특색이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을 읽으면서도 마음을 어루만지는

1인 전용 카페 '도도'의 매력에 푹 빠졌는데,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온 이번 속편 역시

한껏 축축했던 마음을 뽀송하게 말려주는

기분이었다.


카페 사장인 소로리는 어쩜 이렇게

적시에 각 손님에게 잘 맞는 메뉴를 만들 수 있을까?

이렇게 마음에 가진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카페 도도를 근처에 둔 손님들은 또 얼마나 행복인가?

하고 괜스레 주변의 카페들을 둘러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타인과의 관계와 말에 있어서 상처를 받기가 쉽다.

때로는 그런 상처 앞에서 괜스레 자기 탓을 하며

괴로워하기도 하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할 때도 있는데

담담하게 내 마음속을 꿰뚫는 질문을 주고

마음속 상처를 치유해 주는 맛있는 음식까지

제공하는 이런 카페라면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시리즈로 나오는 작품의 경우

자칫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되어 지루하다 느끼거나

진부하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전편인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가

각 손님들 간의 연결고리가 강조되고

카페에 대한 이해를 하게 하는 편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속편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는

보다 각 편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 초점을 맞추면서

인물들이 가진 상처를 이겨내는 과정을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전편과는 다른 감동을 주었다.


'오이 포타주'의 주인공인 가즈키와

'앙버터 토스트'의 주인공인 아카리

이야기 편이 특히나 기억에 남았는데,


가족을 잃고 그 슬픔 이후 일상을 찾기까지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소로리가 가즈키에게 해주는 말들이

마치 그때의 나에게 해주는 위로 같아서 말이다.


아카리의 경우 낮아진 자신감으로

사람들에게 무시당한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존감'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즘

스스로에게 높은 기준과 평가를 하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이후에 카페 도도의 새 시리즈가

또 나올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새로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면

이번에는 또 어떤 메뉴로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지

너무나도 기대가 된다.


한껏 상처를 머금은 장마철의 마음을 가졌다면

카페 도도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뽀송하게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더퀘스트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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