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춤 - 논쟁은 줄이고 소통은 더하는 대화의 원칙
제퍼슨 피셔 지음, 정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말을 주고받는다.

친구와의 농담, 가족과의 짧은 안부,

직장에서 오가는 대화까지.

그런데 그 많은 말들 속에서

진짜 마음을 나누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큰 힘은

결국 대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화가 단순한 말의 교환이 아니라,

잠시 멈추는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제퍼슨 피셔의 〈잠시 멈춤〉이다.


아마존, 반즈앤노블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고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인

〈잠시 멈춤〉은 우리가 대화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격해지는 감정이나,

마음같이 풀리지 않는 상황 앞에

단 한 번의 '멈춤'을 통해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법률가 집안의 장남이자 변호사인 작가는

승소를 위한 법정 다툼에 회의를 느끼며

'소통하는 전문가'를 자처하며

자신만의 법률사무소를 설립해

대화법 영상을 공유하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담은 요약이자,

어려운 대화를 해야 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안내서이다.

대화는 이기고 지는 승부가 아니라,

상대와 마음을 연결하는 과정임을 강조하며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자신과 연결되는 법을 살펴보고

그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에서는 대화 속에서 가져가는 '잠시 멈춤'을 중심으로

대화와 소통의 본질을 세 가지 원칙으로 풀어내고 있다.


1부에서는 먼저 자신과 연결되는 법을 다룬다.

갈등이 생기면 우리는 흔히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이해하고,

그 마음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2부에서는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상황을 통제하며 대화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고,

즉각적인 반응 대신 멈춤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또한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마음을 이어주는

연결의 시작으로서 대화를 바라보라고 강조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대화에 대한 부담을 덜고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는 점에서,

그 어떤 대화법 책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대화를 하다 보면 갈등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갈등 상황에서 문제를 회피하거나

대화의 방향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게 하고,

제대로 원하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

그런 대화의 기조를 알아차리고

우리가 취해야 할 대화의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부분은 쏠쏠했다.


나 역시 갈등 상황에서 감정이 앞서다 보면

대화가 승부처럼 느껴지고

일방적으로 당하거나 상대방을 찌르는 말을 하며

이기고도 찝찝한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말하는 '잠시 멈춤'은 나를 위해,

그리고 상대를 위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다.

대화의 흐름을 바로잡을 수 있는

소통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서로 벽을 가진 채 평행선을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소통의 기회로 거듭날 수 있는

대화법을 통해 '연결'되고자 하는 것이

작가와 이 책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 일 것이다.


대화를 승부로만 여기며 멈추지 않고 달리다 보면

결국 관계는 고장 나고, 대화는 탈선한다.

〈잠시 멈춤〉은 꼭 어떤 표현이나 말이 아니더라도,

멈춤과 침묵 똑한 하나의 표현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앞으로는 감정이 격해질 때나

상황이 마음같이 풀리지 않을 때면

잠시 멈추고 호흡을 골라보려 한다.

내 마음의 방향을 이해하고, 상대를 이해하며

연결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진정한 대화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화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

꼭 큰소리, 날선 표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겠다.


사소한 소통에서도 금세 지치는 이들에게

전하는 대화의 원칙.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출발점에서부터

삶의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잠시 멈춤으로 간단하고 쉽게 시작해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맨 만큼 내 땅이다
김상현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필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1년이라는 파도를 넘겨보내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올해는 어떤 한 해였나요?'라고 묻는 질문 앞에서

조금은 위축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은

나라는 사람의 한 해를 스스로 '평가'하며

점수나 성과 같은 결과론적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보다 좋지 않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불황 속에서

회사원이 아닌 자영업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숫자로는 결코 웃을 수 없는 매출을

쉬이 '괜찮다'라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일에서도 또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스스로를 끌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런 마음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스스로에게 따스하게 건네지 못했던 응원은

'올해는 어떤 한 해였나요?'라는 질문 앞에서

'아쉬웠다, 부족했다'라는 자책을 하게 했는데,

그런 나의 시행착오에 대해서도

이것 자체가 '자산'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선명해질 거라고

단단한 응원을 주는 책을 만났다.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등을 쓴

김상현 작가의 신작

〈헤맨 만큼 내 땅이다〉이다.


5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출판사 대표,

또 5개의 지점을 가진 카페 공명을 운영하는 그는

잘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시행착오 없이 성공해

탄탄대로를 밟고 있는 여유 있는 이미지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좌절과 실패를 경험해 왔다.

자신이 겪었던 실패와 좌절이라는 경험 앞에서도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온 그는

자신과 같이 방황하는 이들에게

'당신은 멈춰 있지 않다. 당신은 조금씩 해내고 있다'라며

방황하는 그 순간 자체가 내가 원하는 여정임을 말하며

단단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고민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이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이들을 위한

작은 용기라고 할 수 있다.


'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자신의 정의부터

하고 싶은 일을 업으로 만들어 온

그만의 네 가지 키워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

불안의 시대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등

자신의 걸음들을 내보이며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일과 삶에 있어서 치열하게 달리다 보면

잘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인지

방향을 잃은 것 같다거나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게 된다.

이렇게 떨어진 자신감은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끔 만들기도 하는데,

이런 실패와 무력감까지 모두 겪은 작가의 이야기는

듣기에 달콤하기만 한 허울 좋은 말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나만의 믿음으로

독자들에게 스스로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오고 있었다.


작가의 응원을 읽으며,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또 나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려

스스로 질문을 하며

나만의 결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앞으로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리듬으로 인생이라는 바다의

시간이라는 파도를 넘겨야 하는데,

타인의 이목이나 기준에 맞추고

정작 나의 리듬은 놓친 채

이리저리 밀리면서 거기서

힘듦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방황하고 힘들어서 얻은 것이 없다고

아쉬움과 반성으로만 돌아보던 2025년을

나름의 의미 있음으로 시각을 돌려

새로운 기회와 채움의 시간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2025년을 떠나보내며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다.


늘 출간하는 책마다

독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준

작가의 응원이 더욱더 뜨겁게 다가왔던 책이었다.


일과 삶 모두에 진심인 모두에게 전하는

가장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나만의 서사를 벼려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름을 훔치는 그림자 사유와공감 청소년문학 3
이성엽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사유와공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 모두는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에 실제로 있다는 이 존재의 의미가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거나 두드러진 모습의 의미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존재들 사이에서 자신의 의미를,

이미 존재하는 자신을 스스로 잃기도 하고

되려 잊히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친하지는 않아도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있는데

마치 이 모든 기억들이 어디로 갔나 싶게

졸업앨범이나 오래된 사진 속에서 잊고 있던

얼굴과 이름을 발견하고는

"아! 맞다! 이런 이름이 있었지"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사라진 이름들은, 그 존재는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소설이 있다.

한창 '나라는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타인 사이에서 소외나 따돌림에 아파할 청소년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고민으로 다가갈

철학적 판타지를 담은 소설

<이름을 훔치는 그림자>이다.


상처도 많고 외로움도 짙은 '정지훈'이라는

아이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한다.

친구들 사이에서의 문제들로

어린 시절부터 상처가 많았던 지훈은

'차라리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기를,

이 세계에서 지워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어느 날 늘 옆자리에 앉았던 자신과 비슷했던

'김준서'라는 이름의 친구가 사라졌다.

그의 이름뿐 아니라 있었다는 기억, 사실, 흔적 등

모든 것이 말이다.


유일하게 그를 기억하는 지훈은 이런 현상이

단순한 이상 현상이 아니라, 이름과 기억을 삼키는

비형의 힘이 깨어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를 잡아끄는 듯한 방울소리와 기억해달라는 목소리,

오랜 과거의 신화적 요소와도 연결된 이야기는

기이하면서도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데..


자신의 존재마저 지우고 싶어 했던 지훈이

유일하게 준서를 기억하는 한 사람이 되고,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며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그를 다시 세상으로 끌어내려 한다.

이 세계로 다시 묶어주는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름 앞에

세상은 쉽게 기억을 잃곤 한다.

누구든 쉽게 채워지고 수정되며

낯선 얼굴로 바뀌긴 하니까 말이다.

오로지 '나로 존재한다'라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그 빈틈 앞에

이름을 잊어버린 자들의 목소리는

소중한 이름과 그 존재의 의미에 대해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얼마 전 SNS를 달궜던

이름이 적힌 과자의 인기처럼

비로소 타인이, 또 내가 부를 때

의미가 있어지는 이름은

'존재함'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가장 원초적인 구분점이 돼주기도 하는 것 같다.

불러야 의미가 되는 이름,

불러야 비로소 존재가 되는 얼굴들은

'나'라는 존재를 혹은 '타인'에 대한 애정을

우리 모두가 갖자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한때는 스스로 지워지고 싶었던 소년이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놓고

지워진 이름을 불러 세상에 묶어주는 모습은

한 단계 성장하고 초월한 단계의 사랑 그 자체였다.

지훈의 성장과 희생을 지켜보며

나도 불러야 그 의미가 더해지는

소중한 이름들을 자주 입에 올려야겠노라고 생각했다.


나의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어떤 존재로 남아있을까?

기억이라는 무게가 전하는 존재감을 느끼며

함께 어우러지는 따스한 온기를

우리 모두가 서로 전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잊은 건 아니지만 가슴에 품은 그 이름을

맘껏 불러보며 한때는 분명 존재했었고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있는 얼굴들을 떠올린다.

'잊히지 않는다면 존재할 수 있어!' 하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로 살 결심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문학동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라는 옛말처럼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해진 운명이라는 게 있지는 않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가두리 같은 것은 있는 것 같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를 증명하듯

여러 영역을 오가며 자신의 능력을

한껏 내보이는 이들이 있다.


판사 출신 작가,

책뿐만 아니라 드라마 각본도 쓰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준 '개인주의자' 문유석 작가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법원을 떠나 전업작가로의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담은 신작이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보았다.

〈나로 살 결심〉이다.


문유석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개인주의자 선언〉을 통해서였다.

워낙 지적이고 근엄한 이미지인

현직 판사가 쓴 책은 그 자체로도

굉장히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실제로 읽어보고 나니 막연하게 마음속으로 그려왔던

법과 정의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던

계기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리고 뒤이어 만나게 된 〈쾌락독서〉는

책을 좋아하는 한 명의 독자로서

공감이 가는 포인트도 많았고 말이다.


이처럼 문유석이라는 한 사람은

'판사'라기보다는 '작가'로 심어진 이미지가

나에게 자연스럽게 심어졌고,

그가 법복을 벗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을 때도

'언젠가 마주할 것만 같았던

드라마의 당연한 장면'과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정년까지 근무할 생각했던

판사라는 선택에서 전업작가로의 두 번째 선택은

쉽지 않고 큰 변화로 다가왔을 것이다.


〈나로 살 결심〉은 판사에서 전업작가로,

인생의 두 번째 선택을 하게 된 작가가 전하는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한 회고이자,

전업작가로서 살아가며 느낀 법복 바깥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1부에서는 판사로서의 그의 삶,

부장판사로 사표를 내고

법이라는 세상 속에서 벗어나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그에게 '왜 전업작가가 되었는가?'라는

궁금증을 가졌던 이들에게

또 판사 문유석의 삶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전업작가 문유석의 삶,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업으로 삼으며

'자유'를 찾고 꿈꾸며 선택했지만

스스로 '구속'을 더할 수밖에 없었던

프리랜서의 쉽지 않은 삶의 고충을 엿볼 수 있다.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되었을 때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마주한

작가의 허심탄회한 심정을 읽고 있자니,

'사람 사는 일은 다 거기서 거기구나~

어떤 일을 했고 무엇을 했느냐에 관계없이

느끼는 건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에

그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3부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그의 삶을 다룬다.

여전히 흔들리고 방황하며,

그러면서도 멈추지 않고 글을 쓰고 있는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자기답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다짐을 한다.


지난 첫 번째 선택에 대한 마음을 간직하고

두 번째 선택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은

그의 글을 즐겁게 읽고 만나온 독자로서

반갑기도 하고,

또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큰 응원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정해진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일을 판사에서

질문을 던져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작가로,

문유석의 이런 선택은 서로 다른 듯싶지만

결국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옳고 그름 앞에서 '사람'을 생각했던 판사,

또 글을 통해서 그런 옳고 그름을 보이려고 하는 작가.

그 모든 모습은 '문유석'이라는 사람을

하나의 카테고리로만 정의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선택 앞에 후회 없이 달려나가며

오롯이 '나로 살 결심'을 내놓는다.

그의 모습을 통해 나 스스로도

'어떤 모습의 나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무수한 선택 앞에 고민과 방황,

후회 또는 만족을 할 모두에게

그의 선택이 전하는 응원이 가닿을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이명진 지음 / 크루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크루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몸의 감각은 결국 하나이기 때문일까?

어떤 추억을 떠올릴 때면

그날의 날씨라든가 입었던 옷,

혹은 먹었던 음식의 맛 등

하나의 감각이 열쇠가 되어

보물 상자에 보관해둔 추억이

쏟아져내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추억들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많아져서인지 때때로 자주 멈칫하게 된다.


최근 들어서는 부모님이 나이가 드시면서는

언젠가 다가오게 될 이별의 순간을 떠올리며

매일매일의 추억과 맛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음식으로 기록된 추억의 이야기를 담은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를 만나보고 나니,

그런 나의 결과 일치하는 책 같아서

엄마와 함께 읽어보고 우리 집 만의 레시피를

정리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또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요리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작가는,

음식에 얽힌 추억을 글로 옮기며

자신의 시간에 대한 치유와 성장 또한 함께 담아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서 재치 있고

따뜻한 시선을 통해 매일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은

별다를 바 없는 우리들의 인생에도

조용한 위로를 전해주는 것 같았다.


이제는 세상을 떠나버린

시어머님, 시아버님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들부터

'우리 집'만의 대표 메뉴라 할 수 있는

특별한 조리법들은 누가 쉽게 따라 하지도

또 쉽게 낼 수도 없는 묵직한 맛을 가지고 있다.


음식을 통해 시부모님께 표현했던 사랑은

거슬러올라가 할머니와 엄마에게

아낌없이 받았던 사랑 가득 메뉴들로 떠오른다.

여느 집 아이들의 김밥과는 다른 양파달갈전,

일요일마다 온 가족이 청소를 한 뒤에 먹었던 잔치국수

등으로 말이다.


남편, 아이들과 함께 먹으며

새롭게 쌓아가는 추억들도 있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가득 담아 요리를 해주다 보면

어느새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엄마의 마음 가득한 메뉴들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힘으로 다가갈 것이다.

마치 그녀가 할머니와 엄마에게

받았던 응원처럼 말이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힘들고 지치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해준 메뉴들도 있다.

음식이라는 것은 이토록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고 끌어올려 주는 깊은 맛과 힘이 있다.


입맛을 돋우는 맛있는 음식의 사진과

이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나도 우리 집 만의 추억이 가득한 메뉴들과

절대로 잊고 싶지 않은 맛들이 떠올랐다.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할머니가 해주셨던

다시는 먹을 수 없는 메뉴도 있고,

언제까지고 영원했으면 하는 엄마 아빠의 메뉴도 있다.


아무리 지친 날도 한술 밥을 뜨다 보면

잊고 이겨낼 수 있는데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추억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하나씩, 배우고 만들어가며

그 맛과 추억을 오래도록 이어나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친 하루 끝, 이윽고 도착한 집에서

따끈한 김을 피워 오르며

나를 달래던 음식의 힘,

사랑이라는 양념을 더해

무엇보다도 내 입에 잘 맞는

그 음식이 부리는 마법을 오늘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