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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 결심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이 글은 문학동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라는 옛말처럼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해진 운명이라는 게 있지는 않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가두리 같은 것은 있는 것 같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를 증명하듯
여러 영역을 오가며 자신의 능력을
한껏 내보이는 이들이 있다.
판사 출신 작가,
책뿐만 아니라 드라마 각본도 쓰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준 '개인주의자' 문유석 작가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법원을 떠나 전업작가로의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담은 신작이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보았다.
〈나로 살 결심〉이다.
문유석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개인주의자 선언〉을 통해서였다.
워낙 지적이고 근엄한 이미지인
현직 판사가 쓴 책은 그 자체로도
굉장히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실제로 읽어보고 나니 막연하게 마음속으로 그려왔던
법과 정의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던
계기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리고 뒤이어 만나게 된 〈쾌락독서〉는
책을 좋아하는 한 명의 독자로서
공감이 가는 포인트도 많았고 말이다.
이처럼 문유석이라는 한 사람은
'판사'라기보다는 '작가'로 심어진 이미지가
나에게 자연스럽게 심어졌고,
그가 법복을 벗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을 때도
'언젠가 마주할 것만 같았던
드라마의 당연한 장면'과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정년까지 근무할 생각했던
판사라는 선택에서 전업작가로의 두 번째 선택은
쉽지 않고 큰 변화로 다가왔을 것이다.
〈나로 살 결심〉은 판사에서 전업작가로,
인생의 두 번째 선택을 하게 된 작가가 전하는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한 회고이자,
전업작가로서 살아가며 느낀 법복 바깥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1부에서는 판사로서의 그의 삶,
부장판사로 사표를 내고
법이라는 세상 속에서 벗어나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그에게 '왜 전업작가가 되었는가?'라는
궁금증을 가졌던 이들에게
또 판사 문유석의 삶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전업작가 문유석의 삶,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업으로 삼으며
'자유'를 찾고 꿈꾸며 선택했지만
스스로 '구속'을 더할 수밖에 없었던
프리랜서의 쉽지 않은 삶의 고충을 엿볼 수 있다.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되었을 때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마주한
작가의 허심탄회한 심정을 읽고 있자니,
'사람 사는 일은 다 거기서 거기구나~
어떤 일을 했고 무엇을 했느냐에 관계없이
느끼는 건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에
그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3부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그의 삶을 다룬다.
여전히 흔들리고 방황하며,
그러면서도 멈추지 않고 글을 쓰고 있는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자기답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다짐을 한다.
지난 첫 번째 선택에 대한 마음을 간직하고
두 번째 선택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은
그의 글을 즐겁게 읽고 만나온 독자로서
반갑기도 하고,
또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큰 응원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정해진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일을 판사에서
질문을 던져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작가로,
문유석의 이런 선택은 서로 다른 듯싶지만
결국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옳고 그름 앞에서 '사람'을 생각했던 판사,
또 글을 통해서 그런 옳고 그름을 보이려고 하는 작가.
그 모든 모습은 '문유석'이라는 사람을
하나의 카테고리로만 정의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선택 앞에 후회 없이 달려나가며
오롯이 '나로 살 결심'을 내놓는다.
그의 모습을 통해 나 스스로도
'어떤 모습의 나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무수한 선택 앞에 고민과 방황,
후회 또는 만족을 할 모두에게
그의 선택이 전하는 응원이 가닿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