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고양이 파견 클럽 1~2 세트 - 전2권
나카하라 카즈야 지음, 김도연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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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빈페이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둠 속에서 날카롭게 빛을 내는 눈동자,

갑자기 튀어나와 놀래는 몸짓,

문을 닫아도 들리는 애처로운 울음소리,

음식물 쓰레기를 뜯어내는 이빨,

영물이라 불리며 친숙함보다는

두려움에 가까웠던 존재.

바로 고양이라 불리는 동물이다.


동물이라 하면 동화에서 등장하거나

동물원에서 보는 친구 같은 느낌을 떠올리는데,

고양이는 그런 동물들보다는 훨씬 쉽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면서도

마음이 영 가지 않는

친하지 않은 반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고

일부러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은 그런 존재 말이다.


그들을 보고 깜짝 놀라는 나를 보며,

나보다 더 놀랜 듯 잰 걸음으로 달아낼 때나

고이 묶어 내어놓은 쓰레기들을 물어뜯어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때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다.

'대체 너희는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거야!'라며

어린 마음에는 울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점차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의 개체 수가 줄어들기도 하고,

추운 겨울에도 몸 숨길 곳 하나 없이

이리저리 방황하며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보다 보니

조금씩 안쓰러운 마음에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섭다는 이유로 되려 그들을

나의 시야에서 떼어놓았던 어린 나는

그들을 향해 '추우니 어디든 들어가'라고

말하는 어른이 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만났다.

고양이를 키워봤거나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그들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번 굳혀줄 것이고,

길고양이에 대해서 좋지 않은 혹은

나처럼 두려움의 감정이 있었던 이들에게는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그들의 세상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작품

〈고양이 파견 클럽〉이다.


소설은 하나의 도시 전설이라 불리는

냥이 냥이 네트워크, 이른바 NNN으로 활동하는

길고양이들의 세상을 그린다.


한때는 인간의 손길을 받기도 했고,

길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며

자신만의 세상을 꾸려가고 있는 그들에게

이 지구라는 공간에서 인간이라는 종족과

마주하며 펼쳐지는 여러 가지 문제들과 이야기는

그들의 삶과 행복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준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그들의 행동들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고, 왜 그랬는지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매섭게 노려보던 눈길이

촉촉해지고 마는 것이다.


NNN의 실질적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잘린 귀와

한때는 집고양이라는 소문이 있는 외눈이,

그리고 고양이들의 지친 하루 끝 피로를 날려주는

마타타비 바를 운영하는 콧수염과

NNN 활동을 돕는 오일과 복면,

고양이들 세계에서는 전설과도 같은 앙꼬할매,

새롭게 등장한 턱시도 등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NNN 활동을 하며,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들을 인간의 집으로 파견하는데

인간에 대한 믿음이 없는 듯 굴면서도

파견을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그들 역시 마음 한편에 인간에 대한 애정이나 믿음을

숨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함께 사는 지구라고는 하지만

최상위 포식자로서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세상은

집도 먹이도 없는 길고양이들에게는

때로는 너무 매섭게 다가온다.


그런데 그런 그들의 거칠으면서도 처절한 삶의 현실을

'보기 싫다' '불편하다' '지저분하다'라며

자꾸만 자꾸만 몰아내는 것이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소설을 읽고 나니,

스쳐 지나간 거리의 이름 없는 고양이들이

여느 때와는 다른 시선들로 보인다.


'오늘은 뭐라도 먹었을까?'

'곧 추워질 텐데 먹이터나 은신처는 마련했을까?' 등

그들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돕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이 가진 자유 속에 조금이라도

안락함이 다가가기를

적어도, 그런 자유를 방해하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고양이'를 전면 주인공으로 내세워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구조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각 스토리에 담긴 사연들이

뭉클하게도, 안쓰럽게도 다가왔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만 읽을 수 없는

수많은 길고양이들이자 우리들의 이야기.


각박한 세상, 외로운 일상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끈끈함으로 이어진 길고양이들의 온기가

그 어떤 따스함보다도 진하게 느껴졌다.


지금도 어디선가 NNN 활동을 하고 있을 그들에게

소리 없는 응원의 눈빛을 보내며,

고양이 대한 편견을 넘어

그들에 대한 이해를 심어주었던

〈고양이 파견 클럽〉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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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 - 사람을 보고 길을 찾은 리더의 철학
권영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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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쌤앤파커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나만의 한줄평 👉🏻 성공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반드시 찾아온다.


성공에 목이 마른 이들은 많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천에 옮기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하는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성공한 사람을 두고, 이 사람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그 사람의 노력이나 차별성을 보기보다는

그가 가진 무언가를 평가하며

'저런 걸 가졌으니 성공할 수밖에 없었겠지' 하며

자신이 가지지 못한 그의 한 가지를

성공의 이유로 고정하고 만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한 사람만이

쉽게 성공을 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 대기업 하면 누구나 손에 꼽는

LG그룹에서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유플러스, 에너지솔루션 등을 거치며

평사원에서 부회장까지 오른

'LG맨의 신화'라고 불리는

권영수 전 부회장의 이야기를 읽으니

"성공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반드시 찾아온다."

라는 생각이 더욱 짙게 들었고,

끊임없이 변화 속에서 길을 찾아내고 노력한

그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 자가 이긴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에게

'당신도 해낼 수 있다'로 전하는

권영수 전 부회장의 철학을 담은 책

〈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이다.


굵직한 대기업의 임원진들을 보면

너무나 완벽한 스펙을 가진,

또 이른바 금수저라 불리는 타고난 이들이 많다.

나 역시 대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에 대한

편견 아닌 편견이 보통 사람들처럼 있었다.


'열심히 한다고, 노력한다고

사원에서 임원이 될 수 있는 게 아니야'라고

단정 지었지만, 작가는 실제로

45년간 한 회사에서 몸담고 일하며

다들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그 위치로 자신을 이끌고,

또 그에 걸맞은 리더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지난 45년간의 시간에 대한 회고이자,

그처럼 성공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짙은 응원이 담긴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사원에서 부회장까지 이르게 한 그의 발자취를 통해

그가 지켜 온 경영철학을 배우고,

아무리 점점 바뀌고 있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굳건한 '진심'과 '기본'에 대하여 들을 수 있다.


대기업이라 불리는 시스템에서의 시간을 보냈던 나 역시

그 속에서의 자신을 대체로 부품처럼 여겼다.

어떤 주인의식이나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보다

주어진 일을 하며 '대감댁 노비' 역할을

자처했다고나 할까.

그런데 같은 상황에서 저자는 자신의 발전을 끌어내고

하고 싶은 일을 기꺼이 하며,

끊임없는 변화 앞에 도전하고 준비를 하며

오랜 시간 한 회사에서

굵직한 일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45년이라는 시간들은 달콤한 성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쓰디쓴 실패와 힘듦이 얹힌 시간도 있었으며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며

더욱 배울 수 있었음을 작가는 허심탄회하게 전한다.


마치 탄탄대로만 걸었던 뻔한 성공담이 아닌,

곧지 않은 길 위에서 당당하게 순례한

흥미진진한 모험담처럼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감탄했던 부분은

늘 언제나 권영수 전 부회장의 곁에서 힘이 되었던

'사람'과 '진심'이라는 포인트이다.


리더로 여러 사람들을 관리하면서도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모르거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숨기거나 넘기려 하지 않고

꾸준히 배우고 변화에 따라가려고 한 솔직함,

도움이 필요할 때 기꺼이 도우며

그 덕에 필요한 순간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었던

인간적인 매력 등 말이다.


어렵고 무겁기만 하며

평가와 지시만 내리는 리더가 아닌

스스로 공부하고 배우며 소통하는 리더,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람과 진심은 그에게 붙게 되었고

그런 힘은 그가 있는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조직에서 점점 위로 올라가다 보면

자칫 놓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초심 그대로 지켜낸 그의 경영철학은

시간이 흘러도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울림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한 회사에만 한정 지어진 문제가 아닌

IMF처럼 전 국가적으로 어려웠던 상황에서도

과감한 결심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이렇게 결정하고 밀고 나갈 수 있는 용기가 부럽다'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했다.


사원에서 출발해 리더에 올랐던 그는

임원진들과의 소통은 물론,

현장이나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며

진정한 리더의 덕목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지시하고 평가하고 내려보내기만 하는 것이 아닌

함께 고민하고 때로는 잘못을 인정하며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모습은

행동하는 리더 그 자체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 통해

'이런 그의 포인트들이 그를 성공에 이르게 했구나'

하는 차별성을 느끼게 했고,

포기하지 않는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독자들 역시

마음속에 심게 된다.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100%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부끄러운 마음을 한가득 느낀다.

당연히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조건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낸 '성공'이라는 궤도를 바라보며

그의 말처럼 '나도 해낼 수 있다'라고 스스로에게

응원과 함께 꾸준함을 다짐하게 된다.


순식간에 책장을 넘기며 45년간의 이야기에 푹 빠졌다.

변화 속에서 길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포기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라는 응원을 받으며

성공으로 발을 내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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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품위 -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삶의 태도
최서영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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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로망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렸을 때 생각한 '어른이 된 내 모습'은

굉장히 단단하면서도 멋지고

흔들림이 없는 능수능란한 모습이었다.

막상 나이를 먹으며 '어른'이라는 범주에 들고나니

'정말 이런 나를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내가 살면서 제일 황당한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혼하고 직업을 갖고 애를 낳아 키우면서도, 옛날 보았던 어른들처럼 내가 우람하지도 단단하지도 못하고 늘 허약할 뿐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늙어버렸다. 준비만 하다가. - 황현산 @septuor1 트위터 中 -"


황현산 선생님의 트위터 글에서도

비슷한 결의 글이 있었는데,

우리가 늘 곧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선생님마저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하니,

'어른'의 경지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물음표가 짙어지는 요즈음이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다거나,

어떤 어른이 되어야겠다거나

그런 다짐들이 무색하게

흐르듯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어버렸다.

'어린이 아니고 어른이'라는 웃픈 표현만큼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아이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으로

어른의 삶을 사는 것 같은 오늘날의 우리들.


나이만 어른이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아 하는지,

진짜 어른의 모습은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너그러운 어른의 품위를 알려주는 책을 만났다.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를 쓴

최서영 작가의 신작 〈어른의 품위〉이다.


아나운서로 또 크리에이터로

사람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전하는 작가는

첫 저서를 통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첫 책의 출간 이후 독자들에게 받았던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요?"라는 질문 앞에서

순간의 행복을 미루지 않고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서

글을 쓰며 두 번째 책인 이 책을 완성하였다.


자신이 생각해온 좋은 어른의 모습을 그리며

그들의 모습과 그들에게서 배웠던 것들을

차분히 정리한 이 책은

독자들이 건넨 질문에 대한 답이자,

인생을 걸어가는 방향을 비추는 불빛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에서

저자는 '품위'라는 개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장식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나 말투, 태도, 자세, 신념 등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품위'가

진짜 어른을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나이만 든 어른이 아닌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를 나눔으로써

자신을 살피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기를 권하고 있다.


책 속에서 가장 강하게 전해진 메시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비치는 겉모습에 치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며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태도나 분위기가 생기고,

그런 자세는 그 자체로 '품위'가 된다는 것!


요즘은 특히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만 치중하는 이들이 많은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되고,

그런 자신을 살피고 사랑하면서부터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는

우리가 그동안 오해해왔던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도록 해줬다.


행복이나 품위는 어떤 목표나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나다움'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걸

항시 염두에 두고, 나를 살피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그런 진짜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어른의 모습,

어쩌면 자연스럽게 나이를 들며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르게 되는 경지는

가까이에 두고 멀리 찾아 헤맸던

파랑새처럼 우리 누구나 가닿을 수 있다.


누구나 나이를 먹어 도달하는 어른이 아닌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가져야 할 우리의 태도!

오늘부터 하나씩 연습해 나가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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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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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레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조용한 시골마을의 목장에서 들리는 총성 한 발,

목장에서 사람이 죽었다.

심장에 박힌 총알은 누군가 노리고 '살해'한 것이 분명하고

현장에서 잡힌 범인의 살인 혐의와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졌다.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범죄행위에 대한 내용보다

잘 알려진 유명한 작가와

평범한 목장 주인, 그리고 그의 부인의 치정사에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열세 살부터 시작된 그들의 인연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까?


신문 기자 출신 소설가로

심리 스릴러와 가족 드라마로 대중을 만나온

클레어 레슬리 홀의 세 번째 소설인

〈브로큰 컨트리〉는

아마존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출간 전 소니 픽쳐스 영상화 확정되는 등

화제에 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 24주 인기 베스트셀러,

전 세계 100만 부 판매 돌파,

해외 33개국 판권 계약 등

어마어마한 기록은 이 책에 대한

많은 이들의 극찬을 체감할 수 있게 한다.


한 발의 총성에서 시작된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뜨거운 한순간의 상흔처럼 남은 첫사랑의 기억은

그들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러면서도 이내 품게 되는 아픔과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데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과 피해자를 추측하는 과정

또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세워놓은 섬세하고 치밀하게 빚어진

완벽한 스토리를 만날 수 있게 된다.


평범한 농장에서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베스와 프랭크 앞에 반갑지 않은 얼굴이 등장한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양이

갑자기 등장한 사냥개의 공격을 받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개를 산탄총으로 죽이게 되는데

뒤늦게 나타난 개의 주인은 아직 어린 주인인 레오,

십 대 시절 베스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

상처뿐인 결말을 맞이하게 했던 게이브리얼의 아들이다.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과거의 상처가 떠오르는 듯하던 베스는

예고 없이 마주한 그와 그의 어린 아들 앞에서

몇 년 전 사고로 잃은 자신의 아들 바비를 떠올린다.

레오의 모습을 통해 바비를 추억하던 베스는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레오와 게이브리얼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그와의 재회를 반기지 않는 남편 프랭크와

시동생 지미의 염려를 뒤로한 채

베스는 거부할 수 없는 사랑과 과거의 문제 앞에서

잔뜩 흔들리게 된다.


완벽한 것만 같았던 일상에 그어진 실금 같은 균열은

모든 것은 통째로 흔들어버린다.

과거의 오해와 상처에서 벗어나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다시 만난 그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힘들 때 자신의 곁을 지켜준 남편 역시 사랑하는 베스는

두 사람 모두를 놓을 수 없어 그저 모른 척 제자리를 지킬뿐이다.


이윽고 밝혀진 그들의 관계,

이를 알고 흔들리게 되는 평온했던 가정.

사랑했고 또 잃었으며 그로 인해 분노하고

결국은 용서로 이르는 과정은

끊임없이 주어지는 운명 앞에 선택을 하는 인간이

어떤 결말에 다다르는지 지켜보는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과 여물지 않은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 베스와 게이브리얼의 만남,

가장 힘든 순간 곁을 지켜준 든든한 울타리 같았던 프랭크.

그리고 그들을 단단한 가족으로 만들어준 아이 바비,

바비를 꼭 닮은 지켜주고 싶은 레오까지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감정들이 가져온 결말은 이내 수긍하게 된다.


이를 비극이라 해야 할지, 어떤 의미의 해피엔딩이라 해야 할지

극적인 전개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따라

독자들까지 함께 성장하게 만든다.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바라보면서 말이다.


읽으면서 그들의 모습과 풍경을 절로 그리게 됐다.

영상화된다면 이 장면에서는 이렇게,

저 장면에서는 저렇게 연출이 되며

작품의 매력을 또 사람들에게 내보이겠지 하면서 말이다.


3단 반전으로 다가오는 소설에

몇 번이고 탄식을 금치 못했다.

이런 결말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어보니

작가가 촘촘하게 깔아놓은 씨앗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그런 소설이 아닌가 싶다.

결국은 모든 '사랑'에서 비롯된 이야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브로큰 컨트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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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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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웅진지식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시대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문학이라는 장르.

우리는 그 속으로 들어가 시대를

다시 살고 이해할 수 있다.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박완서 작가의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이들에게

시간이 흘려도 큰 울림을 준다.


박완서 작가의 대표작이자,

그가 생전에 가장 아꼈다고 하는

자전적 소설이 이번에 이옥토작가의 사진과 만나

새롭게 대중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를 찾은

이옥토 작가의 이번 표지는

아련한 추억과 성장을 담은 유년기의 이야기를 담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가〉와 만나며

그동안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접하지 못했던

젊은 독자들에게는 새로움으로,

이미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만났던 기존 독자들에게는

다시 만난다는 반가움과 추억으로 다가오고 있다.


작가의 유년시절 이야기를 담은 이번 소설은

1930년대에 태어난 박완서 작가가

나에게는 할머니와 비슷한 연령대로

어렸을 때 전해 들었던 그 시절 어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박완서 작가를 만나며 익숙했지만,

기억의 더미를 파헤쳐 마치 그 시간을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이 작품은

가히 대표적이라고 할 만한

또 작가가 생전 가정 아꼈다고 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세워놓는 뿌리와 같으면서도

또 작가로 살아가게 된 자양분 같은 시간이니

그에 대한 애착이 큰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명칭조차 낯선,

나로서는 이 책의 제목으로 알게된 '싱아'만큼이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도화선 같은 역할을 하게되는 포인트들이

소설 속에서는 가득 담긴다.


역사에 담긴 시대의 흐름은 개인의 이야기로 들을 때

더욱 실감난 깊이로 다가온다.

한두줄의 사실로 담을 수 없는 그 광대한 마음의 흐름을

우리는 소설을 통해 '완서'로 살아가며

그녀의 마음에 자신을 겹치게 된다.


한국현대사를 아우르는 굵직한 사건들을

사회 역사 시간에 배우며,

그것이 일어난 것이 고작 우리가 태어나기 전

오래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입버릇처럼 배어버린 일본식단어와

왜정시대라는 표현을 쓰며

해방을 맞이하고 얼마지 않아 전쟁을 겪었던

할머니가 보고들은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겹치기엔

너무나 먼 시간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흔하디 흔했던 싱아와 그것의 맛은

배가 고파 콩새를 잡아먹었다던 아빠의 이야기처럼

까마득한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이야기' 였다.


그들 역시 그 시대에는 어렸고, 부단히 자라났으며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고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었고

그 속에서 고민과 해탈, 성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란하게 빛났던 순간을

새삼스럽게도 너무나 멀찍이던 그 이야기를

마치 나의 이야기인양 읽고 있자니

그 시간을 사는 것 같고,

그 계절이 여기 머무는 것 같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옮기며

'순전히 기억에 의지해서만 쓴다'라고 했던 작가.

그녀의 기억에 아로새겨진 풍경과 사람들,

하루하루는 그 어떤 장편소설보다도

섬세하고 깊이가 있었으며 아련함으로 남는다.

기억에 의지했다는 그 이야기의 깊이가 어찌나 깊은지

그 시간이 작가에게 그만큼 의미가 있었음을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가득 채워 준 할아버지의 사랑을

그득히 느낄 수 있었던 개성에서의 시간,

고고함을 잃지 않았던 엄마의 이끌림으로 오게 된

서울이라는 낯선 풍경 속에서의 학창시절,

시대의 흐름을 고스란히 직통맞은 모두의 일상 등

싱아를 먹으며 뛰어다니던 어린 완서는

점점 머리가 여물고 자라며

이념을 알게되고 사회를 살아가며

'삶'이라는 것에 대한 단단한 의지를 가진

성인으로 자라나게 된다.

그녀의 그 과정을 함께하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 역시

되새길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평온과 혼란을 넘나드는 시간의 흐름 앞에서

어려움이나 부침을 느낄 때마다

더 격동의 시간을 보냈던 어른들의 시간은

어땠는지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내가 겪는 이 흔들림을

그때의 시간에 비할 바는 안되겠지만,

어쩌면 미리 예습하는 것처럼

그들의 시간을 통해 내가 나아갈 방향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지도 모르겠다.


퍼즐조각을 맞추듯 그간 읽었던 박완서 작가의 작품 속

시간들을 차곡차곡 껴맞추며 새롭게 읽을 수 있었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가장 찬란한 계절의 흐름 속을 여행하며

지금의 순간을 더욱 깊이있게 관철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있었던 뜻깊음으로 다가왔던 그런 작품이었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은 이 작품을

주기적으로 한번씩 읽을 이유가 생겼다.

선생님이 남긴 이 아름다운 계절의 이야기를

욕심껏 잔뜩 머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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