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레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조용한 시골마을의 목장에서 들리는 총성 한 발,

목장에서 사람이 죽었다.

심장에 박힌 총알은 누군가 노리고 '살해'한 것이 분명하고

현장에서 잡힌 범인의 살인 혐의와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졌다.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범죄행위에 대한 내용보다

잘 알려진 유명한 작가와

평범한 목장 주인, 그리고 그의 부인의 치정사에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열세 살부터 시작된 그들의 인연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까?


신문 기자 출신 소설가로

심리 스릴러와 가족 드라마로 대중을 만나온

클레어 레슬리 홀의 세 번째 소설인

〈브로큰 컨트리〉는

아마존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출간 전 소니 픽쳐스 영상화 확정되는 등

화제에 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 24주 인기 베스트셀러,

전 세계 100만 부 판매 돌파,

해외 33개국 판권 계약 등

어마어마한 기록은 이 책에 대한

많은 이들의 극찬을 체감할 수 있게 한다.


한 발의 총성에서 시작된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뜨거운 한순간의 상흔처럼 남은 첫사랑의 기억은

그들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러면서도 이내 품게 되는 아픔과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데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과 피해자를 추측하는 과정

또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세워놓은 섬세하고 치밀하게 빚어진

완벽한 스토리를 만날 수 있게 된다.


평범한 농장에서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베스와 프랭크 앞에 반갑지 않은 얼굴이 등장한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양이

갑자기 등장한 사냥개의 공격을 받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개를 산탄총으로 죽이게 되는데

뒤늦게 나타난 개의 주인은 아직 어린 주인인 레오,

십 대 시절 베스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

상처뿐인 결말을 맞이하게 했던 게이브리얼의 아들이다.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과거의 상처가 떠오르는 듯하던 베스는

예고 없이 마주한 그와 그의 어린 아들 앞에서

몇 년 전 사고로 잃은 자신의 아들 바비를 떠올린다.

레오의 모습을 통해 바비를 추억하던 베스는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레오와 게이브리얼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그와의 재회를 반기지 않는 남편 프랭크와

시동생 지미의 염려를 뒤로한 채

베스는 거부할 수 없는 사랑과 과거의 문제 앞에서

잔뜩 흔들리게 된다.


완벽한 것만 같았던 일상에 그어진 실금 같은 균열은

모든 것은 통째로 흔들어버린다.

과거의 오해와 상처에서 벗어나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다시 만난 그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힘들 때 자신의 곁을 지켜준 남편 역시 사랑하는 베스는

두 사람 모두를 놓을 수 없어 그저 모른 척 제자리를 지킬뿐이다.


이윽고 밝혀진 그들의 관계,

이를 알고 흔들리게 되는 평온했던 가정.

사랑했고 또 잃었으며 그로 인해 분노하고

결국은 용서로 이르는 과정은

끊임없이 주어지는 운명 앞에 선택을 하는 인간이

어떤 결말에 다다르는지 지켜보는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과 여물지 않은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 베스와 게이브리얼의 만남,

가장 힘든 순간 곁을 지켜준 든든한 울타리 같았던 프랭크.

그리고 그들을 단단한 가족으로 만들어준 아이 바비,

바비를 꼭 닮은 지켜주고 싶은 레오까지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감정들이 가져온 결말은 이내 수긍하게 된다.


이를 비극이라 해야 할지, 어떤 의미의 해피엔딩이라 해야 할지

극적인 전개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따라

독자들까지 함께 성장하게 만든다.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바라보면서 말이다.


읽으면서 그들의 모습과 풍경을 절로 그리게 됐다.

영상화된다면 이 장면에서는 이렇게,

저 장면에서는 저렇게 연출이 되며

작품의 매력을 또 사람들에게 내보이겠지 하면서 말이다.


3단 반전으로 다가오는 소설에

몇 번이고 탄식을 금치 못했다.

이런 결말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어보니

작가가 촘촘하게 깔아놓은 씨앗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그런 소설이 아닌가 싶다.

결국은 모든 '사랑'에서 비롯된 이야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브로큰 컨트리〉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