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경제학 강의 - 위대한 경제학자 9인이 들려주는, 최신 개정판
조립식.조윤형 지음 / 길벗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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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길벗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경제 공부' '경제학 공부'라는 말을 들으면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부터 들기 마련입니다.

경제에 대해서 공부를 시작할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무턱대고 책을 펼쳐보거나 경제신문을 읽다가

금세 지쳐서 포기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오늘은 보다 쉬운 경제공부를 할 수 있고,

경제학을 대표하는 9인의 경제학자의 이론을

만화로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경제학 입문서인 〈만화 경제학 강의〉를 소개합니다.




이번에 만나본 〈만화 경제학 강의〉는 최신개정판으로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경제학의 여러 이론들을

경제학자별로 시대순으로 정리한 책으로

가볍게 만화로 읽으면서

보다 가깝고 쉽게 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로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추천해요




경제학이라고 하면

고등학교 때 선택과목으로 배우면서

마냥 '어렵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만화로 만나본 경제학자들의 이론들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쭉 이어져서

'학교 다닐 때도 이런 책으로 경제학 이론을

배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요.


읽다가 포기하거나

혹은 그저 글자만을 읽었던

다른 경제 책들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경제책이었어요.


이전에 읽었던 〈경제 상식 사전〉의 삽화를 그린

작가가 그리고 쓴 본격 개정판 저서로

애덤 스미스부터 토머스 맬서스,

데이비드 리카도를 비롯해

카를 마르크스, 앨프리드 마셜, 소스타인 베블런,

존 메이너드 케이스와 밀턴 프리드먼,

토마 피케티로 이어지는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주요 개념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들만 등장하는 만화가 아니라

익호와 골디락스, 깐돌이라는 캐릭터가 이야기를 펼치며

경제학자들의 등장과 각 이론에 대해

독자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포인트를 함께 짚어줍니다.

이름으로만 익숙했던 경제학자들도

각자의 모습으로 만화 속에 등장해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 알려주는데요


〈만화 경제학 강의〉라는 제목답게

경제학자들을 캐릭터화해서

등장인물로 나옴으로써,

말풍선과 유머가 더해진 설명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 이론과

역사적 사건들을 연결해서 풀어주며

실제 이론이 적용된 예를 통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연계된 내용들도 파악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또한 익호와 골디락스라는 등장인물이 문제를 제기하고

경제학자를 소환해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주고

정리하는 깐돌이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론을 익힐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론만 알기 쉽게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환경, 복지 등 오늘날의 인간들이 마주한 삶과 연결 지어

경제학이 결코 '돈'에만 한정된 학문이 아닌

하나의 사회적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요.




〈만화 경제학 강의〉에서 등장했던

9명의 경제학자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학자를 꼽자면

바로 존 메이너드 케인스입니다.




대공황 시기, 기존 자유시장 이론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실업과 경기 침체에 직면한 상황에서 등장한 그는

"경기가 침체될 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라며

→ 소비와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정부 지출을 늘려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이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가 침체되었을 때

정부의 개입에 대해서는

돈을 뿌리는 듯한 위트 있는 그림으로

더욱 그의 이론을 와닿게 해주었어요.


정부가 푼 돈이 '승수효과'로

영향력이 커지면서 경기를 부양한다는 것이

바로 케이스 혁명의 가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 1964년 존슨 정부의 예를 들어

그의 주장을 뒷받침했습니다.




경제학이나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다룬 책들은 많지만

〈만화 경제학 강의〉만의 특별함을 찾아보자면 먼저,

첫째 마당에서 아홉째 마당까지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살펴본 다음

마지막에 퀴즈를 푸는 익호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도 함께 총정리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각 학자들의 이론을 핵심요약하며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만화 속에서 등장한 용어들에 대해서도

마지막에 별도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주요 용어만을 뽑아서 정리하고픈 분들에게

더욱 와닿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눈에 보는 경제 연대표도

부록으로 있어서 별도로 절취해서 볼 수 있는데

1776년부터 2024년까지

경제 흐름을 한눈에 보고 기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친절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학 공부에 흥미를 붙이고 싶은 학생들,

재테크나 금융에 자연스러운 관심이 생긴

직장인과 창업 준비생,

경제 흐름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사회 초년생,

그리고 교양으로 경제를 바라보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책은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쉽고 재미있게 경제학을 시작하고 싶은 분께,

〈만화 경제학 강의〉는 공부의 첫 문이 되어줄 책이에요.

아홉 명의 경제학자들과 함께 웃고 배우며,

'경제학은 생각보다 내 삶과 가까운 이야기다'라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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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시호도 문구점
우에다 겐지 지음, 최주연 옮김 / 크래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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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전하는 진심을 좋아한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고르고 고민하며 쓴 글이라면

그 자체로 무엇과 견줄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편지는 특히나 그렇다.

편지에는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둘만이 존재한다.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쓴 편지라 하더라도

읽는 순간만큼은 단 한 명의 읽는 사람이 존재하고,

쓰고 읽는 순간은 오로지 두 사람만이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타인이 방해할 수 없는 둘만의 소통이 있고,

고르고 고른 말속에 담긴 진심은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래서 손 편지를 좋아한다.

메일과 메신저 등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진심을 담아 말을 고르고 골라

꾹꾹 눌러 담은 정성,

그 정성 때문에 여전히 쉽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데도

편지지와 봉투를 고르고 손글씨로 편지를 쓴다.


이렇게 편지를 좋아하는 내가 혹하는 문구점이 있다.

용도와 받는 이, 사연을 고려해서

가장 잘 어울리는 문구를 추천해 주는 곳.

문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가슴이 웅장해지는

〈긴자 시호도 문구점〉이다.


1834년 문을 연 이래 쭉 자리를 지켜온 이곳.

고풍스러운 3층 건물은 1층은 다채로운 물건들이,

2층에는 워크숍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활용되고

때로는 단골들의 휴식과 문서 작성을 위해 제공된다.

주인인 다카라다 겐의 집이자 가게인 이곳에는

오래된 활판 인쇄기까지 마련되어 있어

시간의 흐름까지 느낄 수 있는데,

문구 전문점인 이곳을 찾아온 손님들의 사연에 맞춰

그에 어울리는 물건들을 추천해 주는

섬세하고도 따스한 주인과의 대화 속에

사람들은 묻어둔 마음속 진심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가장 전하고 싶었던 말들을 담아

정성스럽게 편지를 작성하게 되는데..


생활용품 제조업계에서 일하면서

사소한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창조하는 작가

우에다 겐지가 1년 이상의

회의를 거듭해 구상한 이 작품은

일본 내에서도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4권까지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생활용품을 다루는 일을 해서인지,

책 속에서 등장하는 문구류에 대한

설명도 굉장히 조예가 싶으면서도 능숙했는데,

누구나 한 번쯤 곁에 두었을,

혹은 로망을 가졌을 문구와 엮어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다채롭게 펼쳐지면서

그 속에서 따스한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힐링 소설이었다.


한국에서 출간된 시호도 문구점의

첫 이야기를 만나보고는

'진심'을 담는 문구라는 점에서

더욱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었는데,

장마다 각기 다른 등장인물과 이야기가 나올 때면

자칫 흐름이 끊긴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만년필, 시스템 다이어리, 캠퍼스 노트,

그림엽서, 메모 패드 등 익숙한 문구류에 얽

나이와 성별, 직업도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각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엄마 같은 역할을 해주었던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에게 전하는

입사 첫 월급 선물에 동봉할 그리움을 담은 편지,

닮고 싶고 여러 가지 부분에서 존경하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상사에게

좋은 기회를 마주하고 전하는 퇴직원,

첫사랑의 상대에게 전하는 고백,

세상을 떠난 전 부인의 장례식장에서 읊게 될 인사,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나에게 새로운 삶을

열게 해준 스승에게 전하는 초대장 등


전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어떻게 그 마음을 담아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긴자 시호도 문구점의 주인 겐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울리는 물건을 추천하며,

이들이 자신의 마음과 마주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장소와 시간까지 제공한다.


마음속에 부유하는 생각들을

보이는 형태로 '적는다'는 자체로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된다.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보이는 실체로 나올 수 있도록

그것을 끌어내주는 문구점 주인 겐의 역할은

단순히 문구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담자의 역할 같아서

'이런 곳이 있다면 나도 한번 꼭 가보고 싶네'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손글씨에 담긴 정성과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이라면,

또 그것을 가치있게 받아주는 사람이라면

이 긴자 시호도 문구점이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진심 역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나라면,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무슨 내용의 편지를 쓰게 될까?

그리고 겐은 나에게 어떤 문구를 추천해 줄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기록을 하는 사람들은 흘러가는 시간과 추억을

기억하고 남기고 싶어 하는 섬세한 사람들이다.

그런 섬세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온

긴자 시호도 문구점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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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행복 - 사는 힘을 기르는 수수한 실천
김신회 지음 / 여름사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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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나는 꾸준함이라는

노력이 더해진 '근면'에 더욱 마음이 간다.


그래서 성과보다는 꾸준함에

스스로를 다가가게 하고 싶은데,

이 꾸준함이라는 것이

한순간이 아닌 여러 시간이 쌓여야 가능한 것이라

마음먹은 것처럼 쉽지가 않다.


꾸준한 사람이고 싶다는 바람은

무언가를 오래도록 계속한다는

부담감으로 다가오는데,

이런 '꾸준함'에 대하여 일상의 작은 반복으로

진입장벽을 낮추어 바라보고

내가 반복해온 일을 가벼이 여기지 않으며

그것을 사는 힘으로 가져가고 있는

작가의 수수한 실천을 만나며

오랜만에 꾸준함에 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이면 떠오르는

여름 제철 작가라 할 수 있는

김신회 작가의 〈꾸준한 행복〉이다.


여성 1인 가구이자, 반려견 풋콩이를 키우는

풋콩이 엄마, 그리고 작가로 자신을 소개하는

김신회 작가는 다양한 에세이를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이번 책에서는 꾸준함과 느슨함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나 자신과 화목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전하고 있는데,

매일을 너무 열심히 살아가다 지친 현대인들에게

커다란 목표 대신 작은 일 한두 가지를

꾸준히 실천하는 작은 하루를 권한다.


완벽한 목표로 금세 무너지는 루틴이 아닌

느슨하면서도 작은 반복으로 꾸준함이라는 달성을

자신에게 선사하는 작가의 모습은

바쁘게만 달려가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행복의 시작은 반복되는 일상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작가는 매일 해오던 일에서 지쳐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그 일이 스트레스가 되어

자신을 짓누를 때 그것으로부터 일상이 흔들리며

자신이 망가진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반복해 온 일상의 작은 것과 단순한 삶에서

잊어버렸던 기쁨과 행복을 찾는다.


스스로에게 자체 휴일을 주는 것,

갑자기 꽂힌 음식이 있다면 과감하게

'오늘은 라멘데이'로 지정하고

하루 종일 좋아하는 메뉴를 만끽해 보는 것,

내일의 목표로 나를 위한 아침 메뉴를 적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


누군가는 '그게 뭐야'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사소한 반복조차 계획하고 실천하려면

그 꾸준함이 어렵다는 것을

직접 해보면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무언가를 정해놓고 하려고 하기보다

자신이 이미 하고 있는 작은 반복들 사이에서

꾸준함을 발견하고, 그런 꾸준함을

앞으로 사는 힘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일상 속에서도

'이만하면 오늘 하루도 좋았다'라고 느낄 수 있다면,

그런 안도감이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이지 않을까?

그런 사소한 포인트들을

각자 자신의 일상에서 찾아보자고

작가는 개운한 응원을 건넨다.


반복되는 하루가 쌓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그런 시간들이 쌓여 내 인생이 된다.

별것 없는 나의 오늘을 존중하는 반복으로

꾸준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대단하지 않아도 단단한 삶을 일궈낼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행복의 역치를 낮추어

더 많이 행복한 사람이 되자'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나의 마음에 와닿았던 따스하고 단정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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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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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하루에도 몇 통씩 이메일을 읽는다.

휴가를 다녀오고 나면 쌓인 이메일을 읽고 처리하느라

시간이 순식간에 흐를 정도.

하지만 이메일을 처음 만들던 순간을 떠올리면

아날로그 감성이 더해진 '편지'의 느낌이 더 강했다.

얼굴을 보고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말들이나 고백을 메일로 담아내었던

그리고 사진과 음악, 때로는 재미있는 게임을 보내주며

'함께 만끽하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이 거기 있었다.


하지만 그런 메일이 보편화되고 익숙해지며

이제는 쇼핑몰 등에서 결제 알림이나 홍보 메일,

차단해도 죽지도 않고 또 찾아오는

좀비 같은 스팸메일에 질려서인지

메일에 대한 감흥이 떨어지고 말았다.

더 이상 이메일은 낭만이나 설렘, 기다림이 아닌

처리해야 하는 업무 *건,

내 개인정보가 얼마나 털렸는지 체감하게 하는

계정으로서의 역할을 하고만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메일에서 점점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메일에 담긴 상대방의 모습이

더 이상 그려지지 않으면서부터

그렇게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는 메일이

익숙해지고 나서부터는

메일은 '읽는 것'이 아닌 '보는 것'이 되었고,

거기에는 감정도 담기지 않은 텍스트만이 놓였다.

여기에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앱이 활성화되면서

우리는 더 이상 메일에 말을 고민하며 골라 쓰지 않았고,

부러 열어보지 않을뿐더러 몇 번의 클릭만으로

읽음 처리나 삭제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전히 이메일은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업무에서 여전히 메일을 쓰고 있고,

한번 보낸 뒤에는 수정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있으며, 쓰는 이와 받는 이의 시차가

어떻게든 발생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아날로그적 관점이 남아있기도 하다.


'이메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가로젓겠지만

나는 여전히 그렇다고 고개를 이내 끄덕일 것 같다.

대부분의 중요한 이슈들은 전화로 통화하더라도

이메일로 안내가 될뿐더러

(입사 안내, 거래 서류뿐 아니라 사소하게는

건강검진 결과도 이메일로 받을 수 있다.)

작가 이슬아처럼 실제로 이메일로

인생을 바꾼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슬아는 이메일로 자신의 글을 납품하는

본격 산지 직송(?) 서비스 〈일간 이슬아〉로

한국문학의 판도를 뒤집고,

이제는 완연하게 많은 이의 사랑을 받으며

자신 스스로 그 증거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메일이 좋은 메일일까?

이메일은 어떻게 써야 할까?

작가 이슬아는 〈월간 이슬아〉를 운영하며

쌓아온 자신만의 영업 비밀을

만천하에 널리 알린다.


사회 초년생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혹할

설득의 마법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섭외와 조율, 설득의 비법을 담은 책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이다.


웹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던 당시

내게 이메일은 '없어지면 큰일 나는 것' 중 하나였다.

서비스 운영과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 조율을

이메일로 했을뿐더러,

그것들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되었기에

때로는 업무의 기록으로,

때로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협박(?) 같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언제나 함께 했다.


이메일로 일을 하다 보면 꼭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어떤 설득을 하거나 혹은 제안을 받은 당사자가 되어

수락이나 거절, 문의 등을 하게 된다.

결국은 함께 협의라는 마침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보다 내가 원하는 바를 담기 위해서는

상대를 알고 나를 잘 표현하며 그것을 알맞게 조율하는

언어의 마법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 가장 원초적인 언어의 마법이

통하는 것이 이메일이자,

이메일이라는 것이 없어질 수 없는 이유이다.


이슬아는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작가답게

자신의 노하우를 듬뿍 담아

이메일 쓰기에 대하여 말한다.

그녀의 이메일 쓰기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갑작스레 많이 쓰지도 않는 메일이지만

보낸 편지함과 받은 편지함을 뒤적이며

내가 보낸 메일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왔던 메일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들여다보게 되었다.


(뒤늦었지만 회사원 시절,

일정을 지키지 않고 퇴근해버린 UI 개발자에게

그녀와 그녀의 파트장, 팀장님을 비롯해

관련자들을 모두 참조해

'그럴 리가 없는데 오지 않는 메일이

혹시 시스템상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기다리다 보낸다며 새벽에 보낸 이메일은

점잖지 못한 못난 표정의 이메일이었음을 고백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것처럼,

이메일 한 통이 이슬아처럼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나는 나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고 싶은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잘 담고 싶은가?

이슬아의 글을 읽으며 다듬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대화는 쉽지만 아직 메일은 어려운

사회 초년생이나 직장인들에게

가장 설득력 있으면서도 강력한 후킹이 있는

이메일 쓰기를 배울 수 있는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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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강양구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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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트리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근시대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많지 않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매해 과학의 날을 맞이해서

고무동력기 날리기, 물로켓 만들기, 과학 상자 조립하기

같은 선택활동을 비롯해

미래 일기 쓰기, 미래 그림 그리기 등을 하며

각자 머릿속에 그려온 '미래'라는 시간을

담아내고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때의 '미래'나 '과학'에 해당하는

현실이 된 지금은 주어진 현실을 사는 것이 바빠서인지

미래나 과학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잊고 지내는 '가까운 미래' 혹은 '근시대의 과학'을

떠올리면 오히려 가장 가깝게 접하는 것이

SF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SF 장르문학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젊은 작가들이 그 중심을 잡고 이끌며

'한국 SF 문학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번에 이런 SF 작품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전하는 책을 만났다.


어떤 의미의 독서 에세이라고 할 수도 있고

미래예측 도서라고도 할 수 있는

과학 전문 기자이자 지식 큐레이터인

강양구 작가가 쓴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이다.


작가는 다양한 SF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현상들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를 진단한다.

우리가 마주할 과학기술이 데려다줄 세계를

정교하게 그려낸 사고실험으로써 SF 소설을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질문들을 파헤치고,

오랫동안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성찰해 온

자신만의 시각으로 답해보려는 시도를 한다.

상상력에 기반을 두고 과학기술과 역사, 정치,

경제, 문화를 넘나드는 읽기를 보여주는 시도가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SF 작품들을 소개하는데,

이 작품들을 읽지 못했다 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거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공감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작가는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한 명의 SF 독자로서

이 책을 통해 한 명이라도 또 다른 SF의 팬이 되기를,

또 이런 SF 작품을 통해서 '망가진 세계'에서

설사 무엇 하나 바꾸지 못하더라도

재미있게 꿈꾸고 싸우기를

그래서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는 희망을 품는다.


과학이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무엇보다 차가우면서도 기술적이고

인간미가 없는 기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나누자면 문과형 인간인 나에게

과학이란 '피도 눈물도 없는 그저 기계 같은 학문'의

이미지가 강했고, 그런 과학을 다루는 이야기에서

어떤 세상을 구한다거나 인간을 생각한다는 것보다는

'기술발전의 의의'만을 생각한다는

편견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지극히 문학적인 그리고 그 속에 무한한 세계가

펼쳐지는 SF 문학들을 만나고 나니

과학, SF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오해가 하나씩

지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SF 장르에 대해서도

이번에 만난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을 읽으며

보다 쉽고 가까운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주어진 현실을 보다 잘 묘사하는 건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의 문학이라 생각했다.

초자연적인, 기술적인 과학을 담은 SF 문학이

과연 담을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 한계를 정했던 것은 스스로의 편견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인종 차별, 세대 간의 분쟁, 감시와 통제,

기후 재앙이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겪은 수많은 현신들은 SF 소설 속에서

다양한 파편들을 품은 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당신들의 세계가 여기 있다'라고

'그리고 이렇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말이다.


소설들이 던지는 질문 앞에서

우리는 그 생생한 미래를 미리 겪어보고 예측하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고 현재를 돌아보게 된다.

작가는 그런 SF의 매력을, 그들이 전하는 질문을

너무나 친절하게 독자인 우리에게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해 준다.


작가의 바람만큼이나 소개된 18편의 소설 중

읽고 싶은 작품들을 여럿 꼽아보았다.

주로 한국 젊은 작가들의 SF 소설만을 읽어보았던

나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올 것 같아서

너무나 기대가 된다.


무너진 세상을,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을

SF가 조용히 일러준다.

그리고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장 큰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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