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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평점 :

직장인이라면 하루에도 몇 통씩 이메일을 읽는다.
휴가를 다녀오고 나면 쌓인 이메일을 읽고 처리하느라
시간이 순식간에 흐를 정도.
하지만 이메일을 처음 만들던 순간을 떠올리면
아날로그 감성이 더해진 '편지'의 느낌이 더 강했다.
얼굴을 보고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말들이나 고백을 메일로 담아내었던
그리고 사진과 음악, 때로는 재미있는 게임을 보내주며
'함께 만끽하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이 거기 있었다.
하지만 그런 메일이 보편화되고 익숙해지며
이제는 쇼핑몰 등에서 결제 알림이나 홍보 메일,
차단해도 죽지도 않고 또 찾아오는
좀비 같은 스팸메일에 질려서인지
메일에 대한 감흥이 떨어지고 말았다.
더 이상 이메일은 낭만이나 설렘, 기다림이 아닌
처리해야 하는 업무 *건,
내 개인정보가 얼마나 털렸는지 체감하게 하는
계정으로서의 역할을 하고만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메일에서 점점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메일에 담긴 상대방의 모습이
더 이상 그려지지 않으면서부터
그렇게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는 메일이
익숙해지고 나서부터는
메일은 '읽는 것'이 아닌 '보는 것'이 되었고,
거기에는 감정도 담기지 않은 텍스트만이 놓였다.
여기에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앱이 활성화되면서
우리는 더 이상 메일에 말을 고민하며 골라 쓰지 않았고,
부러 열어보지 않을뿐더러 몇 번의 클릭만으로
읽음 처리나 삭제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전히 이메일은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업무에서 여전히 메일을 쓰고 있고,
한번 보낸 뒤에는 수정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있으며, 쓰는 이와 받는 이의 시차가
어떻게든 발생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아날로그적 관점이 남아있기도 하다.
'이메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가로젓겠지만
나는 여전히 그렇다고 고개를 이내 끄덕일 것 같다.
대부분의 중요한 이슈들은 전화로 통화하더라도
이메일로 안내가 될뿐더러
(입사 안내, 거래 서류뿐 아니라 사소하게는
건강검진 결과도 이메일로 받을 수 있다.)
작가 이슬아처럼 실제로 이메일로
인생을 바꾼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슬아는 이메일로 자신의 글을 납품하는
본격 산지 직송(?) 서비스 〈일간 이슬아〉로
한국문학의 판도를 뒤집고,
이제는 완연하게 많은 이의 사랑을 받으며
자신 스스로 그 증거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메일이 좋은 메일일까?
이메일은 어떻게 써야 할까?
작가 이슬아는 〈월간 이슬아〉를 운영하며
쌓아온 자신만의 영업 비밀을
만천하에 널리 알린다.
사회 초년생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혹할
설득의 마법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섭외와 조율, 설득의 비법을 담은 책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이다.
웹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던 당시
내게 이메일은 '없어지면 큰일 나는 것' 중 하나였다.
서비스 운영과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 조율을
이메일로 했을뿐더러,
그것들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되었기에
때로는 업무의 기록으로,
때로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협박(?) 같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언제나 함께 했다.
이메일로 일을 하다 보면 꼭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어떤 설득을 하거나 혹은 제안을 받은 당사자가 되어
수락이나 거절, 문의 등을 하게 된다.
결국은 함께 협의라는 마침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보다 내가 원하는 바를 담기 위해서는
상대를 알고 나를 잘 표현하며 그것을 알맞게 조율하는
언어의 마법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 가장 원초적인 언어의 마법이
통하는 것이 이메일이자,
이메일이라는 것이 없어질 수 없는 이유이다.
이슬아는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작가답게
자신의 노하우를 듬뿍 담아
이메일 쓰기에 대하여 말한다.
그녀의 이메일 쓰기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갑작스레 많이 쓰지도 않는 메일이지만
보낸 편지함과 받은 편지함을 뒤적이며
내가 보낸 메일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왔던 메일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들여다보게 되었다.
(뒤늦었지만 회사원 시절,
일정을 지키지 않고 퇴근해버린 UI 개발자에게
그녀와 그녀의 파트장, 팀장님을 비롯해
관련자들을 모두 참조해
'그럴 리가 없는데 오지 않는 메일이
혹시 시스템상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기다리다 보낸다며 새벽에 보낸 이메일은
점잖지 못한 못난 표정의 이메일이었음을 고백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것처럼,
이메일 한 통이 이슬아처럼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나는 나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고 싶은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잘 담고 싶은가?
이슬아의 글을 읽으며 다듬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대화는 쉽지만 아직 메일은 어려운
사회 초년생이나 직장인들에게
가장 설득력 있으면서도 강력한 후킹이 있는
이메일 쓰기를 배울 수 있는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