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전찬민 지음 / 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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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키워본 적은 없지만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키워본 이들이 말하길,

고양이에게는 사생활이 있다고 한다.

무언가 내가 돌보고 살펴야 할 것 같은 동물에게

주인(집사)와는 또 다른 별개의 생활이 있다니

고양이의 시선에서 그들의 하루와 인생은 어떨지

궁금해지곤 한다.


넓은 우주, 지구라는 행성 안의 한 생명체에 해당하는

우리의 모습 역시 먼지 한 톨처럼 미미하지만

각자에게는 진한 의미와 흐름이 있듯이

한 송이 꽃과 나무, 늘어지게 자고 있는 고양이 등도

다 각자의 속도와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일상을 보내고 있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들여다보는 일이 얼마나 될까 싶다.

'인간극장'이나 '나는 자연인이다' '다큐 3일' 등

관찰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는 타인은

때로는 나와 비슷하고 때로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인생'이라는 시계가 이토록 다양한 시간을

가졌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에 만나본 에세이는 그런 점에서

나와는 다른 일상을 보내는 이의 이야기를 좀 더

세밀한 개인의 감정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도쿄 생활 20년 차를 앞두고 있는 작가는

일본에서 생활하며 보내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평탄치 않았던 부모님과 어린 시절,

도망치듯 떠나왔던 한국을 뒤로하고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허전함과 외로움을 품고

낯선 타국에서의 적응을 이어가고 있었다.

생각이 많아 복잡했던 마음은

수시로 그녀를 누워있게 만들었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으면 다시 일어나 우다다 달렸다.


인생의 시계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듯

갑작스럽게 마주한 결혼과 임신, 육아 앞에서도

'처음'이라는 낯섦 앞에서 흔들리곤 했다.

일하는 엄마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 생기는 미안함,

그러면서도 잘하고 싶었던 마음은

과거 어린 시절 자신에 대한 보살핌이자

받고 싶었던 애정에 대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타인에게 속을 터놓지 않은 그녀의 모습이

'이런 게 일본스러운 영향인가' 싶어서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다가도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듯 덤덤하게 털어놓는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는 그 누구보다도 솔직해서

양면의 감정이 모두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게 바로 타인의 사생활일까.

밑바닥까지 속까지 다 드러내어 보여주어도

혹은 꽁꽁 숨겨내어 감추어도

그저 지켜보고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조용히 응원을 더하는 것이 전부이니 말이다.

그녀는 담백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리고 이어 나간다.

정해진 정답이라는 게 없는 인생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느긋하게

또 자신만의 우선순위대로 한 발짝 씩 확실하게 말이다.


하루 종일 분주한 자신만의 사생활을 가진 고양이처럼

그녀는 대체로 누워있다가 또 우다다 달리다가,

자신만의 발걸음을 옮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오늘 치 보람을 채워나가는

성실한 도쿄의 천천히 고양이.


타인의 인생을 함부로 저울질할 수 없듯,

우리는 책을 통해 만나는 그녀의 일상을 통해

낯선 풍경의 아름다운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대리만족할 뿐이다.

나의 모습도 나의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적당한 거리감으로 보이고 있겠지.

그런 일상들이 가득한 인생들이 쌓여서

이 지구가 되고 우주가 되고 그런 게 인생이겠지라는

아련함을 느낀다.


시작은 쓸쓸함과 막막함, 안타까움이었다면

뒤로 갈수록 진한 진심이 느껴져서

그녀의 도쿄 라이프를 이내 곱씹게 했다.


가족의 의미,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시간,

다시 일어나서 달릴 힘까지

가득히 얻을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달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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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5 - 2025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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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준비하는 시기가 되었다.

늘 연말이 되면 뿌듯함이나 성취감보다는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나 부족함에 대한

스스로의 질책이 많아지곤 하는데

어쩌면 이러한 아쉬움 때문에 새해는

늘 더 큰 기대감과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트렌드나 새해에 대한 준비가

늘 예측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는 과거의 발자국이 이어진 길이기에

지금까지 흘러온 방향을 보다 보면

나아갈 방향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늘 연말이면 다양한 트렌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곤 하는데,

언젠가부터는 해마다 4분기에 접어들 때면

루틴처럼 읽게 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와서 이번에도 빠르게 만나보았다.


2025년은 뱀의 해로 'SNAKE SENSE'라는 키워드로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전부터 이어진 경기 불황은 나아지지 않은 채

어쩌면 체감상으로는 더욱 안 좋아진 듯한 상황에서

2025년의 소비트렌드는 어떻게 흘러갈지

함께 살펴볼 수 있었는데,


빅데이터, AI활용, 육각형인간 등

완벽을 추구하며 데이터 활용이 돋보였던

2024년이었다면

2025년에는 보다 인간적이고

보다 개인에게 가까운

그러면서도 현재 처한 현실에 공감하는

감성적인 부분이 강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2025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 옴니보어

: 소비의 전형성이 무너진다.

나이와 성별, 소득, 인종에 따른 경계와 구분을 지우고

완전히 새로운 소비시장이 형성된다.


✔ 아보하

: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가는 것에 감사하며

안온한 일상에 만족한다.

행복에 대한 새로운 담론의 등장이다.


✔ 토핑경제

: 소비자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중요하다.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것'이 된다.


✔ 페이스테크

: 생성형 AI 만능시대,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을 갖춘 최대한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기업과 상품이 선택을 받는다.


✔ 무해력

: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들이 사랑받는다.

퍽퍽하고 험난한 세상,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반대하거나 비판할 생각이 들지 않는

아기, 귀여운 동물 등 무해한 것이 가지는 힘!

무해력이 주목받고 있다.


✔ 그라데이션K

: 가장 한국적인 K가 무엇인가?

다문화 국가로 나아가는 한국

세계화와 로컬화가 섞이면서

그라이데이션이 진행 중이다.


✔ 물성매력

: 여전히 우리는 물질의 세계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보고, 만지고, 느끼고 싶어 한다.

체화된 물성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야 한다.


✔ 기후감수성

: 역대급 무더위로 기후위기에 대해

현존하는 위험으로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실천이 필수가 되어버렸다.


✔ 공진화 전략

: 상호연결성이 높아지며 경쟁기업은 물론

다른 산업과도 긴밀한 연계를 통해

공동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적과 나를 구분하지 않는 상생의 진화 전략.


✔ 원포인트업

: 위대한 롤 모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조금씩 성취감을 쌓아가고자 한다.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계발의 새로운 패러다임.

나만의 루틴, 나만의 밸류업을 시작하자.


개인적으로도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고

다뤄왔던 키워드들이

2025년 소비트렌드로 급부상을 했다.

포괄적인 개념의 키워드가 많았던 2024년보다도

개인적이고 좀 더 세밀한 키워드가 많아졌다 느낀 것은

아보하 토핑경제 무해력 원포인트업 등의

키워드를 통해서였는데,

퍽퍽한 현실 속에서 나만의 작은 행복을 찾고

또 자신의 창의성을 반영하고,

자신만의 루틴을 가져가고자 하는 움직임은

크게 경제나 소비적으로 활성화가 어려운 시기다 보니

작지만 멈추지 않는 움직임이 반영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고정된 어떤 형태에서 벗어나

개인적이고 특별한 나만의 것,

혹은 예상치 못했던 조합은

더욱 다양성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똑같은 것'이 아닌 '나만의 특별한 것'

'닿을 수 있는 작은 목표'라는 것은

소박하지만 결코 무디거나 평범하지 않은

날카로운 감각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로

2025년을 맞이하며 우리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좋은 포인트가 될 것이다.


2024년을 둘러보고

2025년을 예측하며,

지난 시간에 숨겨진 나아갈 이정표를 찾는다.

숨겨져있는 포인트들을

날카로운 감각을 세워 찾을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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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임파서블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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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상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죽음을 넘어 신비한 꿈의 세상으로 들어가

다양한 삶을 살아볼 수도 있고,

소설 속의 인물들과 대화를 하고 때로는 사랑에 빠지며

현실에서는 찾지 못했던 문제의 열쇠를 찾기도 한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많은 이들에게

인생의 두번 째 기회를 주었던

매트 헤이그의 신작이 4년만에 나왔다.

전작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현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용기와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몰랐던 이들에게

이 작품은 완벽한 삶은 무엇인지,

또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무한한 평행세계를 오가는 노라의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번에 만나보게된 그의 신작

《라이프 임파서블》은 소중한 이들을 떠나보내고

삶의 기대를 저버리고 죄책감에 그저 살아가고만 있는

그레이스가 오랜시간 전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동료교사인 크리스티나가 자신에게 멀리 떨어진

스페인 이비사의 부동산(집)을 남겼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의 초대와 같은 편지로 이비사섬에 향하며

그곳에서 그녀의 흔적을 따라가며 벌어지는

신비한 경험을 담고 있다.


과거 지도했던 제자인 모리스에게 받은 메일에

답장을 하며 그에게 전하는 이비사섬의 이야기는

마치 그레이스가 받은 초대장처럼

우리를 신비한 그곳으로 초대하는 마법같은 경험이었다.


전작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전세계 1000만부라는 어마어마한 판매량과

영상화제작도 확정되며 그 저력을 보여주었다.

성공한 작품을 써내려간 이후,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다는 작가는

20년만에 방문한 이비사섬에서

완전히 다른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신비로운 이비사섬의 시간은 그에게 아이디어를 주었고,

덕분에 이 책에 모든 걸 쏟아내고 다시 글쓰기를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작가는 고백한다.


《라이프 임파서블》 에서 주인공 그레이스도 그랬다.

어린나이의 아들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서로 의지했던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니

그녀에게는 삶의 재미도 어떤 목표도 남아있지 않았다.

집 안에 틀어박혀 타인과의 소통도 없이 쓸쓸하게

늙어가는 몸을 홀로 끌어안고 말이다.

72세라는 나이. 그렇다고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엔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인데 말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자신에게 남겨진

옛동료의 유산을 확인하고자 떠난 이비사섬에서

마치 퍼즐처럼 흩어져있는

크리스티나의 흔적을 따라간다.

사고로 죽었다는 그녀는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도 않았고,

그녀는 주변인들에게 마치 그레이스가 올것을 알았던 듯

미리 도움을 요청히 놓기도 했다.

그저 단 한번의 친절로 우울함에 빠져있는 크리스티나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며,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던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준게

그들 인연의 거의 전부였는데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옛 동료에게 유산을 남기고 간 그녀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는 걸까? 그녀는 왜 하필

그레이스를 이비사로 불러들인 걸까?


처음에는 그 이유가 궁금했고,

그레이스가 도착한 후 이비사에서의 시간을 보며

이 신비한 섬에 숨겨진 비밀이 점점 커지고

생각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진행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전작에서도 다양한 평행세계에서의 삶을 사는

노라의 모습을 통해 울림을 주었다면

이번에는 아름다운 풍경, 신비로운 이비사를 배경으로

때로는 두려움으로 때로는 궁금증으로

독자들을 이리저리 이끄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던 것 같은

크리스티나와 이비사 섬,

그레이스는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왜 하필 그녀였을까?


잃어버렸던 방향을 찾고

믿지 못하던 것들을 마음에 담고

해보지 않았던 모험을 하며

새로이 태어나는 그레이스의 모습은

지난시간 그녀가 크리스티나에게 베풀었던

마음을 다시 되돌려 받는 것 같았다.


신비한 이비사섬에서의 시간을 그레이스와 함께 보내며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한 목표와 기대, 의지를

다시한번 상기시킬 수 있는 진한 시간이었다.


정해진 모습으로,

나에게 익숙한 환경에서만

나를 가두어두고 제자리에 멈춰있는 건 아닌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늘 머뭇거렸다면

마음 속에 있는 이비사섬을 떠올리고

오감을 자극하는 짜릿한 변화를

스스로 맞이해보기를 바란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잊고 있었던 기대를 다시 잡은 그레이스의 인생은

아직 앞으로도 가야할 길도, 해야할 일도 많아서

더욱 바쁘고 다채롭지 않을까 싶다.


"삶을 긍정하는 경이로움과 상상력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소설" 이라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추천 처럼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선물같은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인플루엔셜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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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일본 은퇴자가 사는 법 - 일본 은퇴 선배들의 인생 후반을 위한 현실 조언
김웅철 지음 / 부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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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우리보다 초고령 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을 보며 미래를 예측하곤 하는데

올해 초 읽어보았던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은

고령화 정책과 문화 기술 등 제도적인 부분으로서

바라보는 시선이었다면

이번에는 보다 더 세밀하게

실제 은퇴를 맞이한 은퇴자의 모습을 통해서

앞으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해나갈 모든 연령대에게

시니어 라이프 입문서로서 다가갈 수 있는 책을 만났다.

고령화사회의 모습과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에

천착하고 있는 저자 김웅철의 신작

《초고령사회 일본 은퇴자가 사는 법》이다.


초고령사회(超高齡社會, Super-aged Society)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는데,

일본에서는 단카이 세대라 불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에 해당이 된다.


지금의 30~40대의 부모님이 해당하는 나이대로,

경제발전을 위해 기꺼이 열심히 달리고

가정에도 충실했던 부모님 세대들이

나이를 들고 은퇴를 맞이하면서

이들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 정책이

점점 필요해졌다.


모든 이들이 완벽하게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없고,

또 미래의 은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는 이들도 많다.

저자는 우리보다 10년 앞선 초고령사회 일본의

3500만 시니어 은퇴자의 이야기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준비하고 실현해야 할지

그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저 열심히만 살아왔고, 일하느라 제대로 노는 것도

취미로 갖지 못했던 노년층이 많다.

은퇴 이후 전부라 생각했던 일에서 떠나

가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가족들과의 관계나

갑자기 늘어난 시간 앞에서 허탈함을 느끼기도 하고

경제적인 부분이나 제도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꼭 당장 은퇴를 맞이하지 않더라도,

조금은 조기 은퇴를 준비하기도 하는 데다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 다가오는 노년을

두려움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청년층에게도 자습서처럼 다가갈 수 있겠다.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해지는 인생이란 어떤 것일까?

많아진 시간, 상대적으로 느려진 인생시계 앞에서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은퇴를 맞이하게 될 은퇴자에게

미래, 일, 돈, 관계, 일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에 나누어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무언가 중심에서 퇴장한다는 느낌을 받고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 그들에게

'은퇴'가 아닌 지역사회로의 새로운 '데뷔'의 시간으로

제2의 인생을 더욱 즐겁고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있었다.





특히나 '내가 처한 상황 점검' 및

'은퇴 생활 계획' '은퇴 후 삶의 가치관'에 대한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제공함으로써

실제 은퇴를 앞둔 이들이 자신의 현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은퇴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적기'를

은퇴 전문가들은 40세를

이상적인 은퇴 준비 나이로 꼽는다고 한다.

최소한 마흔부터는 마음가짐을

'은퇴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마흔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라고 한다.

그동안 살아온 삶이 얼굴에 쌓이기 시작하는

마흔이라는 나이, 자신의 처지를 냉정하게 고려하고

인생의 재설계를 하며 은퇴를 더욱 단단하고

즐겁게 마주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다.

이제 마흔을 코앞에 둔 나이, 때마침 만난

은퇴자들의 이야기가 더욱 와닿았던 것은

꼭 나이 탓만은 아니겠지 싶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소개하는 일본 은퇴자들의 모습이

쓸쓸하거나 모든 것을 비우고 내려놓은

텅 빈 상태가 아니라, 젊은이들보다도 더 많은

경험과 시간, 자본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했던 것들을 씩씩하게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모습으로 보여서 좋았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새로운 일을 찾기도 하며,

자녀나 손주에게 향하던 것을

자신에게 쓸 수 있게 그 방향을 전환하라는 얘기는

내가 나의 부모님 인생을 돌아보며

전하고 싶었던 속마음과도 일맥상통했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대전환을 마주하게 될 시니어 시대!

본격 은퇴를 맞이하며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해지는 인생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나도 지금부터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작에서는 제도나 기업에 대한 정책적인 부분으로

공공부문으로 나라에서 짚어가야 할

포인트들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실제 은퇴를 맞이할

각 개인들이 준비해야 할 포인트를 짚어줌으로써

보다 세밀하게 초고령사회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다.


은퇴자 1000만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5년,

우리는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

먼저 마주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배운다.


어렵지 않게 사례 느낌으로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책 속에서 언급한 기사나 언급 등을 통해서

보다 가깝게 느껴질 수 있었다.

어렵게만 생각하고 경제적인 부분만 생각했던

노후준비에 대해서 '돈'보다도 '안락한 삶'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어 더욱 의미 있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외향적인 부분이나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 나이'

'감정 연령'을 제대로 체크하고

그것을 보듬을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겠다.


"이 글은 부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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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능동적
노연경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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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를 지나고 다시 찾은 일상에서

이전과 달라진 가장 큰 점을 찾으라면

'행복의 역치가 낮아진 것'이다.

워낙 사소한 것에 쉬이 반응하고,

누구보다도 감성적이라 자부하는 나이기에

그동안 안되던 것이 허가가 되고

그런 것이 일탈처럼 느껴지기 시작하자

마치 굉장한 행운을 얻은 듯

즐겁기 그지없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5》의 키워드 중 하나인

'아보하'를 보면서도 "어머! 내 얘기야" 할 정도였는데,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무탈하고 안온한 일상에서

감사를 느끼는 나의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고

무료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단단한 힘이 되어주었다.

아보하의 연결선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성격은 어쩌면 정 반대이지만 성향은 비슷한

나와 일란성쌍둥이인 동생은 우리의 이런 포인트를 살려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단>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라는 애니메이션의 제목에서

모티브를 따온 우리의 이 단체는

공인된 것도 어떤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단체라기엔 그저 둘뿐이지만

사소한 작은 기쁨에 감사하며

무탈한 하루를 행복으로 채우며

'이만하면 만족스럽다'라는

삶의 모토를 이끌어 오고 있다.


그만큼 행복에 진심이고, 행복의 역치를 낮추어

최대한 잦은 행복을 느끼고자 하는 내가 만난

행복에 관한 책이 있다.

나만큼이나 사소한 행복에 이토록 진심인

노연경 작가가 쓴 《행복은 능동적》이다.


20대의 나이에 맞이한 결혼과 이혼

그리고 학창 시절 내내 가지고 있었던 섭식장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쌍둥이에게서 느껴지는 비교 등

자신에게 주어지는 불안 앞에서

작가는 능동적 행복을 얘기한다.

우리는 흔히 행복이라고 하면 어떤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

행운이라는 것을 행복으로 오해하거나

누가 보기에도 부러운 상황이나 조건 등을

행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작가는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저 믿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하다고 믿는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는데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려는

에너지처럼 느껴졌다면서

행복은 능동적이라고 말한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만 가수가 될 실력은 아니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오래 그릴 수는 없다.

자신의 애매한 재능 앞에서

작가는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지? 하고

혼란스러워하다가

무언가 되려는 생각을 버리고

'나 자신'이 되고자 했다.

조급해 할 것이 없이 이미 모든 것은

다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하기로 한다.

그렇게 쌓여온 글쓰기는 그녀에게 첫 책으로 다가왔고,

자신의 첫 책인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가져온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라고 생각하면

거창하고 대단한 것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행복하다'라고 느끼는 순간은 굉장히 일상적이고

사소하며 별것 아닌 것에서 시작되곤 한다.

주차장에 놓인 인형,

집 앞에서 발견한 허름한 책방,

마트에서 우연히 읽은 글귀,

아빠가 사다 둔 맥주 등

별것도 아닌 귀엽고 하잖은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더 많이 감상하고 감명하자고 작가는 말한다.

불안이 나를 잠식해도,

나를 뒤덮을 것 같은 파도 앞에서도

사소한 감상과 감명으로

오늘의 행복을 찾으며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능동적 행복이 아닐까?


미래가 불안하고 두려울 때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을 때

주어지는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그저 주어지는 작은 행복들을 취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또 하루를 살아내는

힘을 얻어 가는 모습은

'커다랗지 않아도 돼, 행복은 믿는 만큼 주어지는 거야'

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불행해지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행복하고 싶다고 하면서

우리는 행복을 너무 멀고 크게만 생각하며

행복과의 격차를 이만큼 벌리고 쫓기 바쁘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는 아주 작은 행복의 조각을 발견해

행복을 채워나갈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그래서 모두가 좀 더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토록 진지하고

그러면서도 가볍고 친근하게 생각한 이가 있을까?

작가의 솔직한 얘기들을 통해

내가 찾아온, 내가 바라온 행복의 역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이 글은 필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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