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오팬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 집에서 20년 이상을 거주하다 보니

어느새 구석구석 짐이 잔뜩 쌓였다.

밖으로 나와있는 물건이 하나도 없었던 집이었는데,

수납공간은 왜 이렇게 부족하기만 한지

'치워야지' 하는 결심을 하고 들여다보면

막상 '그래도 다 필요한 것들인데'

'이게 어떤 추억이 있는 물건인데'

'얼마 주고 산 물건이었는데' 하면서

의미 부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정리는커녕 물건을 꺼냈다가

추억여행만 하고 도로 쑤셔 넣어

감추는 꼴이 돼버리고 만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쭈욱 같은 방을 쓰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며 자연스럽게 치워버린

교과서나 문제집 등을 제외하고

도배를 핑계로 방 구조를 바꾸며

겨우 줄여버린 물건들은

연차가 지나다 보니 어느덧 수북해졌다.


정리를 해야지 하고 물건을 꺼내서

필요에 따라 분류를 하고

남기고 버릴 것을 구분하긴 했지만

그렇게 정리한 물건들도 다시 열면

또 정리할 것이 나오는 걸 보면

정리에는 정말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집 정리'가 굉장한 화두에 오른적이 있었다.

정리에 관련된 TV 프로그램이 생기기도 했고,

정리와 맞물려 미니멀라이프도 주목을 받으며

가진 것을 정리하고 버리는 챌린지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정리의 중심에

이른바 '정리 컨설턴트'라는 개념을 모두에게 인식시킨

정희숙 컨설턴트의 정리론은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과 정보로 다가왔고

이런 정리일을 하며 쌓은 자신만의 생각을 담은

책도 출간하며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 정리의 핵심은

물건을 잘 구분하는 데 있다.

우리가 흔히 '수납'이나 '청소'란 개념과

혼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정리에 대해서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은

삶의 주기에 따라 공간의 목적을 인식하고

변화시키는 정리 시스템의 원칙을 통해

큰 자산이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이라는 공간의 가치를

온전히 누리는 지혜를 전하고자 한다.


1장에서는 정리 컨설턴트로 일하며

그리고 현재까지도 현장에 직접 나가며 만났던

수많은 케이스들을 바탕으로

정리를 통해 '나를 위한 공간'을 설계해야 하는

필요성을 얘기한다.

다양한 케이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가 직접 겪거나 혹은 가까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태의 집을 가지고 있다.

타인의 케이스를 통해 내가 외면하고 있던

혹은 내가 사실을 잘 몰랐던 집의 현실을 파악하고,

쉬고 기대며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집이라는 공간의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2장에서는 본격적인 정리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간다.

어떻게 정리하고 어디에 가치를 두며

나의 삶을 채울 것인지, 정리를 넘어서

삶의 균형까지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3장은 그런 삶의 균형을 위한 5단계 정리 원칙을 통해

실질적인 정리의 방법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4장은 인생주기에 맞춘 정리의 필요성을 얘기하는데

독립, 결혼, 출산, 퇴직 및 자녀의 독립, 시니어 등

각 인생주기에 맞추어 달라질 수 있는

집과 물건들의 배치, 정리에 대해서 다룬다.

아직 독립하지 않은 성인 상태의 자녀로

퇴직을 맞이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나는

마지막 두 단계 내용을 읽고 나니

이 책을 부모님께도 권해드리고 싶었다.


사람들이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생각하거나

나를 위한 공간을 찾고 싶을 때인 것 같다.

인간생활의 기본 요소라 할 수 있는

의식주에서 집이 차지하는 의미는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더욱 짙어졌는데,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드러내면서도

또 하루의 시작과 끝에 머무르게 되는

가장 원초적인 공간인데


이 집이라는 공간을 제대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방향을 세울 수 있고,

인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나를 위한 장소를 만듦과 동시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통해

다른 활동을 해낼 수 있는

근본적인 힘까지 얻을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생각한 '정리'라는 개념이

사실은 '수납'에 가깝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건을 단순히 어디에 넣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또 내 삶의 방향에 맞는지를 파악하고

그를 바탕으로 정말 필요한 것만

내 옆에 남긴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로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인지도 모르겠다.


아깝다는 이유로, 가지고 싶다는 이유로 소유했던

물건들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에 맞춰

필요한 물건들만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동선을 고려하여 최적의 배치를 하는 것,

그런 정리를 이제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한번 정리를 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점검을 하며 물건이 쌓이지 않도록

주의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물질이 부족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부모님 세대에게는

어쩌면 멀쩡한 물건을 정리한다는 것이

물자 낭비이자 욕먹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꼭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누거나 재활용함으로써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물건의 쓰임을 다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나도 부모님께 알려드려야겠다.


정리로 시작한 이야기는 물건에 멈춰있지 않고

삶의 균형, 인생의 변화까지 이야기한다.

정리를 통해 집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인생까지 확 바뀔 수 있음을,

그런 운명을 바꾸는 공간 정리의 마법을 배우고 싶다면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을

얻어 가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