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우리의 어릴 적의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가끔 만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친구들하고 신나게 노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만화방이라는 것이 동네마다 몇 군데 있었다. 한 권에 얼마씩 주고 빌려보기도 했지만 그 자리에서 보기도 한다. 우리는 형제가 많아 한 번에 몇 권씩 빌려와서 돌려보곤 했는데 그 재미가 보통이 아니었다. 시리즈로 된 만화는 순번을 기다려야했고 아직 연재가 끝나지 않은 만화는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지금처럼 컬러가 아닌 흑백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기억에 그 만화들이 지금의 만화들 못지 않게 재미가 있었다. 만화방이 조금 나아져 라면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지만 내가 어릴 때에는 정말 순수하게(?) 만화만 볼 수 있고, 빌려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때 본 만화들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코주부나 고바우, 그리고 꽤 유명했던 꺼벙이, 고인돌 독고탁 등을 비롯해서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는 둘리도 있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그 때 만화 한 권이라도 더 보기위해 나름 노력했던 기억도 떠올려진다. 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순전만화도 꽤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만화주인공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나니 한국 만화책의 역사가 100년이라는 것도 놀라웠다. 각 시대별로 나누어져 있기도 하지만 개성이 다른 주인공들을 한 곳에 모아놓으니 만화주인공들의 역사를 한 눈에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왠지 정말 오래전에 나왔던 주인공들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더 풋풋하다. 좀 촌스러운 그런 주인공들의 모습..... 만화주인공을 한 곳에 모은 책에서 오래된 이야기를 많이 읽을 수 있어 좋다.
책으로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읽을 수 있다면 아이의 마음도 충분히 보듬을 수 있다.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라고 하니 그리 거창하거나 학문적이 아닐 것 같은 예감부터 들었다. 이 책의 서두에는 그 뜻을 분명히 밝혀두고 있다. 그 목적은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그 속에서 좋은 관계를 가지고 하고 스스로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다.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란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과정에서 엄마는 책을 읽어주고 재미있게 놀아주면 된다. 참 쉽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에게 마음의 편안함을 줄 수 있다면 엄마가 즉시 시작할 수 있다. 독서치료라고 해서 굳이 어떤 문제를 가진 아이들만 하는 과정이 아니다. 그 대상은 모두라고 해 두어도 괜찮을 듯하다. 아이들이 더 좋은 정서를 가지게 하기 위해서, 더 좋은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좋은 관계 맺기까지도 가능하다. 가끔 문제행동을 가진 아동이 있긴 하다. 이런 경우 독서치료라는 것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행동에 초점을 맞추면 없던 문제도 생길 수 있음을 주의하라는 작가의 당부도 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엄마가 직접 아이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례는 비교해보면서 자신이 엄마독서치료사로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엄마만큼 좋은 대상이 없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놀이와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서서히 마음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하고자 했던 것,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 등을 이야기할 수 있고, 책 속의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시킬 수도 있다. 이것이 독서치료의 목표이자 이유이기도 하다. 책 속의 내용이 알토란같아 욕심을 내어 급히 읽어 내려갔지만 두고두고 펼쳐보고, 또 펼쳐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일기와 독서록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매일매일 써야 하는 일기는 매일 어떤 특별한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에 아이들은 무엇을 써야 할지 늘 고민한다. 날짜만 써 놓고 있기도 하고 무엇을 써야할지 엄마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까지 아니면 커서도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부모들의 약간의 도움은 있어야 한다. 이런 부모님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주는 내용은 일기를 왜 써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일기를 쓰면 어떤 점이 좋아지는 쉽게 설명해준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설명해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또래의 친구들의 일기와 독서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들의 글을 보면 어떻게 써야 할지 알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그냥 읽은 것만으로 두는 것보다는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라는 것은 어른들은 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그냥 읽은 것만으로도 덮어두기 마련이다. 아이들에게 독서록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것이 가장 먼저이다. 독서록은 어떻게 쓰는 것인지, 책을 읽으면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내용을 기록해두면 좋은지 설명한다. 이렇게 기록하기 시작하면 책을 읽을 때 좀 더 꼼꼼하게 읽게 된다. 꼼꼼하게 읽는 습관이 길러지면 나아가 자연히 학습력도 키워지게 된다. 그러니 독서록은 무엇보다 중요하기도 하다. 일기의 종류에서부터 책의 선택에까지 두루두루 다루고 있어 아이들에게는 야무지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제목을 보면 그 책의 대부분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니 책의 제목을 짓는 것도 어려운 일임을 짐작해볼 수도 있다. 푸른문학상을 받은 세 명의 동시인 쓴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을 만큼 저력을 느끼게 한다. 동시는 참 신기하다. 그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다. 성인이나, 아이들, 청소년 그 누가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또한 동시 속에 있는 말들은 정말 하나같이 손뼉을 칠 만큼 아름다운 언어들이다. 더 보태자면 동시 속에 일어난 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인데 어쩌면 시인의 손과 마음을 거쳐 제대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이 이 동시집에도 어김없이 있다. 이병승 동시인의 시에서는 주위에 있는 모든 현상과 사물을 주로 다루고 있는 듯하다. 그 사물들이 벌이는 어떤 놀이나 행동들을 마치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다. 특히 ‘비밀일기장’이라는 동시는 몇 번을 읽어도 웃음만 나온다. 김미희 동시인의 시는 아주 간결하다. 그 간결함이 오히려 더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군더더기를 없애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독자에게 주는 듯하다. 박승우 동시인의 시에는 희망의 메시지를 읽게 된다. 가족들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면서 또한 그들에게 더 좋은 마음을 전달하려는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세 명의 동시인들의 시를 모았지만 제각기 다른 맛이 있다. 단 한 편도 대충 읽어볼 수 없는 진솔함이 있다. 동시는 역시 몇 번을 읽어도 새롭고, 따사롭고, 정겹고.........
그림책을 보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표지에서부터 구석구석 살펴보게 된다.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우리의 옛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들이 오롯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림책을 펼쳐보기도 전에 뭔가 재미난 일이, 정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만 같았다. 이 책은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할머니의 할머니.....들의 옷을 찾아 시간 여행, 옛날 여행을 다니는 그림책이다. 첫 장을 넘기니 책속 주인공 아이처럼 야호라는 소리가 나오게 된다. 커다란 화면 속에 가득 찬 그림, 그것은 정말 아이들 세상과도 같은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엄마의 옷장이나 화장대는 정말 신기한 것들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 엄마 옷을 입으면 크기도하지만 그 길이가 너무 길어 끌고 다녔고, 엄마의 신발을 신어보기도 했고, 화장대로 가서 엄마처럼 화장을 해 보기도 했다. 내 눈에는 정말 평소보다 예쁜 것 같은 착각에도 들었지만 엄마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았나보다. 야단을 맞은 기억이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도 그렇다. 엄마 옷을 죄다 꺼내놓고 입어본다. 그 기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곳에서 할머니의 옛날 옷을 발견한다. 그 옷은 할머니가 젊었을 때 입던 치마였다. 또 다시 할머니의 할머니가 입었던 옷과 고무신도 보게 된다. 또 다시 그 할머니의 할머니, 할머니 입던 옷도 만난다. 이번에는 아주 넓고 풍성한 치마에다 속옷도 일곱 겹이나 받쳐 입었단다. 여기서만 멈추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더 거슬러 올라가 우리의 할머니들이 입었던 옷과 장신구, 만드는 방법까지 모두 보여준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